“공개된 ‘공개SW’ 강좌로 SW 경쟁력 제고”
상태바
“공개된 ‘공개SW’ 강좌로 SW 경쟁력 제고”
  • 김선애 기자
  • 승인 2010.12.11 23: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개방형 소프트웨어 교육센터 ‘OLC’, 인재육성 ‘박차’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산업의 심각한 문제 중 하나로 지적되는 것이 고급인력이 없다는 것이다. 특히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줄 아는 인력은 있어도 개발할 줄 아는 인력은 극히 적다. 게다가 열악한 근무환경을 견디지 못하고 업계를 떠나고 말기 때문에 세계적인 소프트웨어가 나오기 어려운 현실이다.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수 있는 스킬셋을 배울 데가 없다는 것이다. 소프트웨어 개발 방법은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새로운 스킬셋을 배우고 익힐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OLC가 발족된 이유다.”

OLC 기획운영위원회 위원장인 고건 서울대학교 교수의 말이다. ‘OLC(Open Source Software Learning Community Center)’는 지식경제부가 주최하고,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과 공개소프트웨어협회(KOSSA)가 공동주관하고 있는 개방형 소프트웨어 교육센터이다.

OLC센터(olc.oss.kr)는 회원 개개인이 직접 교육 콘텐츠를 생산하거나 소비는 프로슈머의 역할을 할 수 있는 ‘마켓플레이스’로, 지난 8월31일 공식 오픈한 후 4달여 동안 124개 과정, 346명(누적통계)의 수강생을 배출하는 등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였다.

SW 사용법만 가르쳤던 것이 문제”
고건 교수는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인력 양성 정책은 자동차 설계는 안 가르치고 운전만 가르친 격”이라며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방법은 잘 가르쳤지만, 이를 설계하는 방식을 가르치지 못했다. 소스코드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고 교수는 미국과 일본의 예를 들어 설명했다. 이 나라에는 컴퓨터와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기업들이 있다. 그들의 시스템 개발 방법을 배워 우리나라 인력을 양성하려면 해당 기업에 엄청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이 기업들은 자국 내에서는 산·학 협력의 일환으로 대학 등에 소스코드를 공개했다. 따라서 자국 대학들은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기업들이 개발한 시스템을 학생들에게 가르칠 수 있었다.

직접 시스템을 만들어보지 못한 우리나라가 선진국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공개SW(오픈소스 소프트웨어)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가장 빠르다. 공개SW는 소스코드가 공개돼있으며, 비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때는 무상으로,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때는 일정한 비용을 지불하거나 오픈소스 커뮤니티에 이와 상응하는 만큼의 기여를 해야 한다.

고건 교수는 “우리나라는 자체적으로 개발한 SW가 거의 없으며, SI 사업만 성장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앞으로는 스마트폰, 스마트 태블릿, 스마트 TV 등 다양한 단말기가 등장하면서 IT 생태계가 크게 바뀌고 있으므로, 고급 SW를 개발할 수 있는 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공개SW 개발인력 양성에 힘을 쏟아야 하는 이유”이라고 설명했다.

인재 양성 방법 다양하게 제공해야”
국내에서 SW 개발 방법론을 가르치는 곳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대학과 사설학원에서 현장에 필요한 많은 강좌와 강의를 개설하고 인재를 키우고 있다. 고 교수는 이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 아니라, 인재를 양성할 수 있는 방법을 보다 다양하게 제공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대학의 경우, SW 개발 이론을 가르치는 것은 스킬셋을 가르치는 것 보다 쉽다. 개발이론은 10여년이 지나도 상대적으로 많은 부분이 바뀌지 않는다. 그러나 스킬셋은 수개월 사이에도 상당한 변화가 있기 때문에 교수들이 교안을 만들어 가르치는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는다. 한 번 만든 교안을 다음 학기에 다시 가르치기 어려울 만큼 기술이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교과과정을 체계화하는 것도 쉽지 않다. 스킬셋은 반드시 실습이 병행돼야 하는데, 학교 환경에서 모든 학생들에게 충분한 실습여건을 제공하는 것도 만만치않은 작업이다.

학원의 경우, 강의를 통해 수익을 창출해야 하기 때문에 수익성이 약한 강의를 충분히 개설하지 못한다. 그러나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은 학원의 수익을 보장하지 않는다. 현장에서 필요로하는 것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한 것이지만, 학원에서는 수강생들이 취업이나 학과 성적에 도움이 되는 안정적인 부분에 더 관심을 갖게 된다.

고 교수는 “학교나 학원 모두 맡은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 현재 SW 산업의 문제”라며 “수익을 보장하지 못하지만, 반드시 필요한 SW 개발 방법론, 1~2년 혹은 몇 달 단위로 바뀌거나 업그레이드되는 SW 등을 배울 수 있는 공간이 바로 OLC센터”라고 소개했다.

그는 “OLC 센터는 전국 방방곡곡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SW 개발자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나아가 아시아, 남미 등 SW 개발에 높은 관심을 갖고 있는 비영어권 세계에도 폭넓은 교육 기회를 줄 수 있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 SW 산업 경쟁력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 교수는 “OLC 센터에서는 자신이 원하는 강의만, 원하는 챕터만 선별해서 들을 수 있어 저렴한 비용으로 새로운 기술을 익힐 수 있으며, 자신이 개발한 놀라운 스킬을 공개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비영어권 국가에 공개SW 강좌 수출”
고 교수는 “OLC센터가 정상궤도에 올라야 전체 SW 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고 역설하며 “기업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OLC센터 강좌를 수료했을 때 취업시 가산점을 주거나 승진시 혜택을 주어야 한다. 기업과 전문인력이 모두 성장할 수 있는 길”이라고 밝힌 후 “보다 많은 기업들이 OLC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전방위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OLC 센터에는 기본교육과정으로 모델 커리큘럼 과정 ▲수요자 요청 과정 ▲자유과정 등 3 분야가 운영되고 있다.

모델 커리큘럼 과정은 공개SW 동북아 활성화 포럼 워킹그룹 2에서 개발한 모델 커리큘럼 중 일부 과정을 선정해 강의와 촬영을 동시에 진행한다. 이 과정에는 공개SW 동북아 활성화 포럼 의장인 고건 교수의 ‘Kernel of Linux’를 비롯한 9개 과정이 진행중이다.

수요자 요청 과정은 현업에서 필요로 하는 실무형 교육과정으로, SW 기업, IT 서비스 업,기 공개SW 협회 회원사 등 실수요 기업의 요청으로 선정됐다.

자유과정은 누구나 공개SW 강좌를 들을 수 있고, 직접 제작한 강좌를 개설해 객관적인 평가에 의해 투명하게 보상받는 온라인 강좌 서비스 과정이다.

고 교수는 “인도, 중국에서 기업 수요조사를 실시해 기업이 시급히 필요로 하는 기술을 선정해 그 과목을 가르치는 정책을 펼치기도 했다. 이들은 오프라인으로 강좌를 개설했지만, 우리나라는 온·오프라인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훨씬 더 진일보한 체제를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OLC센터의 또 다른 중요한 특징은 익명으로 강의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보수적인 대학이나 기업체의 경우, 자기 조직에 고용된 교수나 직원들이 온라인 활동을 하면서 지식을 나누는 것을 바람직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 있다. 교수와 직원들이 가진 지식을 자기 조직의 자산으로 여기기 때문에, 자산을 외부로 유출시킨다며 불이익을 줄 수 있다.

고 교수는 “자신의 저작물을 출판할 때 실명대신 필명을 사용하듯, OLC의 강좌도 예명이나 별명을 사용할 수 있다”며 “가장 신선하고 좋은 콘텐츠가 빠르게 전국에 유통되기 위해서는 현실의 장애물을 가급적 피해갈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실력있는 강사들이 쉽게 이곳에 참여해 좋은 강의에 대한 정당한 보수와 평가,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고 교수는 “OLC 센터의 강의를 스마트폰 등 모바일 디바이스에서도 서비스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국내 다양한 오픈소스 커뮤니티와도 폭넓은 교류를 통해 한국의 ‘소스포지닷컴’으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