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네트워크 시장은 도깨비(?)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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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네트워크 시장은 도깨비(?) 시장
  • 정용달 취재부 부장
  • 승인 2001.05.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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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트워크 칼럼
IMF 시절을 제외하고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왔던 국내 네트워크 시장이 지금과 같은 침체의 나락에서 쉽게 빠져나오지 못할 것 같은 불안감에 쌓여있다.

지난해 연말까지만 해도 업계는 올 상반기를 전후해서 다시 옛 영화(榮華)는 아니어도 어느 정도는 시장이 상승기류를 탈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1/4분기가 지났는데도 국내 네트워크 시장은 관련 업계의 기대와는 달리 더욱 더 좋지 않은 쪽으로 흐르고 있다.

지난해 어느 분야보다 외형과 내용면에서 다른 업계에 부러움의 대상이었으며, 실제로 많은 네트워크 업체들이 소위 짭짤한 재미를 봤던 국내 네트워크 시장이 지난해 말부터 불어닥친 경기 불황의 여파와 해외 장비업체 및 소위 기술주도 주식의 하락, 그리고 지나친 경쟁과 과잉투자라고는 하지만, 어찌됐던 국내 네트워크 시장이 성장하는데 큰 몫을 수행했던 통신사업자들의 투자 축소 등으로 IMF 이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그러나 상당수 업체들의 입장은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네트워크 업계가 위기인 것만은 사실이지만, 우리는 해당사항이 없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1/4분기 매출도 증가했으며, 적지만 이익도 내고 있다고 강변한다.

올해는 다른 해와 달리 지난해부터 어려움을 겪으면서 이월된 프로젝트도 극소수에 불과했으며, 올해 들어 국내 네트워크 업계의 효자였던 통신사업자의 프로젝트도 아주 미미할 뿐만 아니라 공공, 엔터프라이즈, 금융 시장도 별반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 않다는 것은 네트워크 업계 종사자라면 누구나 잘 알고 있다.

그렇다면 ‘국내 네트워크 시장은 도깨비(?) 시장’인가
크든 작든 네트워크 관련 프로젝트가 ‘떴다’하면 너나 할 것 없이 뛰어들어, ‘못 먹는 감 찔러나 보자’는 심정으로 소위 가격을 긁어버리는 출혈을 감수하는 것은 기본이며, 코스닥 시장에 진입하기 위한 매출 부풀리기(서류상 매출)도 그 어느해 보다 심각한 수준이라는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작금의 상황에서 이익은 커녕 출혈을 최소화하면서 수주만해도 인정받는, 다시 말해 네트워크 업계 자체가 막다른 골목으로 달려가고 있는 느낌이라고 관계자들 스스로 인정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어려움을 겪으면서 4월까지의 프로젝트와 수주금액 등이 뻔한데도 국내 대다수의 네트워크 업체의 매출과 이익이 증가한 것이 정말 사실이라면, 이는 분명 도깨비 장난이다.

그러나 기자가 만나본 업계 CEO들은 지난해 세웠던 매출 및 경영 계획을 재수정하고 있으며, 코스닥 등록에 절대적인 요소라 할 수 있는 매출 증대를 위해서는 덤핑 수주는 물론 다른 업체와 긴밀한(?) 협력을 통해 서류상 매출을 올리고 있는 업체가 상당수에 이른다는 귀띔이다(보도하지 않겠다는 전제하에). 물론 모든 업체가 그렇다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

현재 국내 네트워크 시장은 이런 저런 이유로 IMF 이후 최대 위기를 맞으면서 ‘무분별한 덤핑’, ‘경쟁사 흠집내기’, ‘매출 부풀리기’, ‘인력 빼가기’, ‘인위적인 주가관리’, ‘부적절한 로비’ 등 네트워크 업계의 고질적 병폐의 망령이 되살아나고 있다. 이러한 업계의 병폐가 어제 오늘의 문제는 아니지만, 이를 해결하지 않고는 지금의 위기에서 벗어나는 것은 물론 장기적으로 네트워크 산업이 발전하는데 큰 걸림돌로 작용할 것은 불보듯 뻔하다.

잘못된 관행에서 빨리 벗어나기 위한 관련 업계 공동의 노력과 생존을 위한 체질 개선에 나서지 않으면 정말로 전체가 공멸할 처지에 놓일지도 모른다. (www.data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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