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정부가 내놓은 장미빛 전망과는 너무나도 상반되게 최근 국내 B2B 시장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기업간 거래를 중개하는 B2B 마켓플레이스(이하 B2B e-마켓)는 현재 참여자들의 이해 갈등으로 사이트 개설조차 힘든 업체가 많고 거래가 가능한 업체라 하더라도 수익을 창출할 만한 비즈니스 모델을 갖춘 기업은 매우 드물다.
국내 B2B e-마켓 현황
국내에 설립된 B2B e-마켓은 약 200개 정도로 추산되고 이중 24개만이 실질적인 온라인 거래가 가능한 것으로 조사되었다(2001년 2월 산업자원부 자료).
현재 나타나고 있는 B2B e-마켓의 특성을 살펴보자.
① 대부분 대기업 집단 주도의 수직적 e-마켓
국내의 e-마켓은 특정 산업의 효율성 제고를 위해 운영되는 수직적 e-마켓이 대부분이고 산업에 구애받지 않는 특정 프로세스(예: HR, 물류, 회계 등)를 지원하는 수평적 e-마켓은 국내 e-마켓 중에서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분야인 MRO(Maintenance, Repair and Operations)를 제외하면 전무한 실정이다.
국내 e-마켓은 대기업 집단이 주도하는 산업 구조의 역학 관계가 그대로 적용되어 특정 산업(주로 제조업)의 주요 기업들이 독자적 혹은 컨소시엄 형태로 e-마켓을 운영하고 있다. 구매자와 판매자를 중립적인 입장에서 중개하는 독립적인 e-마켓이 소수 존재하지만 대기업의 참여가 매우 제한적인 영역에 국한되기 때문에 그 영향력은 매우 미미하다.
② 구매자 위주의 e-마켓
국내 B2B e-마켓이 표방하는 가장 흔한 가치 명제(value proposition)가 공동 구매를 통한 조달 비용 절감이다. 어차피 기존의 오프라인에서 거대 물량을 구매하고 있던 대기업들에게 e-마켓 설립에의 참여는 매우 매력적인 전략 대안으로 비춰졌으나 경영진이 심각하게 그 경제적 타당성을 고민한 후 내려진 의사 결정은 아니었다. 이 과정에서 e-마켓의 한 축인 공급자를 어떻게 확보할 지에 대한 방안이 사실상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구매자만 참여하는 e-마켓들이 매우 짧은 시간에 경쟁적으로 설립되어 운영되고 있다.
다수 구매자와 공급자와의 거래를 어느 쪽에도 편입되지 않은 중립적인 중개자가 중심이 되어 활성화시키는 것이 이상적인 e-마켓의 형태라고 할 때 현재 구매자 중심의 e-마켓은 그 발전의 초기 단계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