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소프트웨어·R&D 정책 ‘수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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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 “소프트웨어·R&D 정책 ‘수술’ 필요”
  • 김선애 기자
  • 승인 2009.09.21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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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사 통해 일갈…“구체적 방향 제시 없는 구호” 비판 제기

“소프트웨어 산업과 R&D 지원에 대한 근원적인 고민이 필요하다.”

최경환 신임 지식경제부 장관은 21일 취임사를 통해 “우리부의 업무범위가 매우 넓다. 그러나 그러나 한편으로는 업무에 대한 ‘근원적인 고민’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대적으로 성과가 부족한 일이 눈에 띄었기 때문”이라며 대표적인 예로 소프트웨어 산업과 R&D, 에너지 산업 등을 들었다.

최경환 장관은 “소프트웨어산업은 IT와 제조업 간 융합의 핵심이 되는 산업이다. 다른 산업의 경쟁력을 한 단계 높여줄 뿐 아니라 고용창출 효과도 매우 크다”며 “최근 발표한 ‘IT 코리아 미래전략’을 신속히 추진하고, 필요하면 새로운 정책도 보완해야 한다. 소프트웨어 코리아라는 말이 나올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 산업의 경쟁력을 근본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R&D 지원체계도 바꿔야 한다고 일갈하며 “지금 밖에서는 R&D에 대한 인식이 매우 좋지 않다. ‘깨진 독처럼 아무리 부어도 성과가 보이지 않는다’는 이야기까지 나올 정도다. 이에 대한 ‘근본적인 수술’이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R&D 자금은 우리 경제의 미래를 위한 소중한 종자돈이다. 먼저 갖는 사람이 임자인 눈먼 돈이 되어서는 결코 안 된다. 과제 간에 치열한 경쟁이 이루어지고 객관적이고 냉정하게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 확실한 성과가 기대되는 사업에 R&D 자금이 투입될 수 있도록 R&D 지원체제를 확실하게 바꿔나가야 한다.”

최 장관은 나아가 “부품소재 산업의 취약성 때문에 수출이 내수와 고용에 미치는 영향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하며 “수출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중·일 간 분업구조에 있어서 ‘넛크래커(nut-cracker)’ 상황을 돌파할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일본에 대한 의존을 줄여나가는 동시에 중국의 급성장이 우리 산업의 성장으로 직결되는 구조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덧붙여 최 장관은 지속적인 노력을 해왔지만, 진전이 더딘 산업으로 ‘에너지’ 분야를 꼽았다. 그는 “규제나 캠페인 차원을 넘어 가격과 이윤동기를 활용한 시장 친화적이고 지속가능한 수요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에너지절약을 돈벌이가 되는 사업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최 장관의 취임사를 통해 앞으로 지식경제부는 경쟁을 보다 강화하며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야를 더욱 육성하는 정책을 펼쳐나갈 것으로 내다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방향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R&D 지원체계에 ‘근본적인 수술’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일부 공감하는 부분도 있지만, 정부가 ‘성과제일주의’를 내세우며 단기간에 성과를 낼 수 있는 부분을 강조한다면 장기간의 연구가 필요한 분야에서는 업계를 선도할 깊이 있는 기술을 개발하지 못할 것이라는 문제가 제기된다.

또한 소프트웨어 산업에 대한 ‘근원적인 고민’ 역시 구체적인 방향제시 없이 ‘소프트웨어 코리아’라는 구호를 외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비판이 나온다. 에너지 문제 역시 이윤만을 추구하다보면 지나치게 시장중심주의로 흘러 본질이 흐려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가 진정한 IT 강국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단·중·장기적인 계획이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정부는 업체간 경쟁을 유발하는데에만 힘을 쏟지 말고 기술기업이 살아남을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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