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형 시스템 업체들의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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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형 시스템 업체들의 변신
  • 정광진 기자
  • 승인 2001.03.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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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비즈니스 환경은 기업에게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더 이상 경영 전략과 정보 전략은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IT에 대한 투자는 선택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필수 사항이 된지 오래고, 체계적이지 못한 경영·정보 전략을 가진 업체는 역사의 한 자락으로 밀려나가고 있다.

중대형 시스템 업체들은 이런 시대 요구를 포착, IT컨설팅·SI 사업 영역으로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IT 컨설팅·SI 업체로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중대형 시스템 업체들의 행보를 짚어본다.

지난해 휴렛팩커드는 세계적 컨설팅 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를 인수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비록 CEO 피오리나가 인수 포기 의사를 밝혀 물거품이 됐지만 사람들 뇌리에는 ‘휴렛팩커드가 컨설팅 사업도 하는구나’라는 인식이 낙인되었다. 사실 휴렛팩커드는 프린터, 서버만 파는 것이 아니다. 휴렛팩커드는 93년부터 컨설팅 사업을 하고 있다. 그럼 아이비엠 경우는. 아이비엠은 세계 최대의 컴퓨터 업체인가? 이건 아이비엠에게 별로 달가운 타이틀이 아니다.

그럼 질문을 바꿔보자. 아이비엠은 세계 최대의 컨설팅 업체인가? 아이비엠은 반기면서 그렇다고 대답할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도 그렇다.

지난 99년 컨설팅 전문 연감인 MCI (Management Consultant International) 조사 결과 아이비엠 글로벌서비스가 앤더슨, PwC, 맥킨지 등을 제치고 97억 6,000만 달러 매출을 올려 컨설팅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아이비엠, 세계 최대 컨설팅 업체
아이비엠 글로벌서비스는 컨설팅 외에도 IT 아웃소싱, 호스팅 및 시스템 서비스 등의 사업을 벌여 99년 320억 달러 매출을 기록했다. 아이비엠은 99년 총 875억에 달하는 매출 중 하드웨어가 42.3%, 서비스 36.7%, 소프트웨어 14.5%, 글로벌파이낸싱 3.6%, 기타 2.9%의 분포를 보였다. 날이 갈수록 아이비엠 매출 가운데 서비스와 소프트웨어 비중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특히 아이비엠 루이스 거스너(Louis V. Gerstner) 회장은 99년 연간 리포트(Annual Report)에서 “앞으로 5년 이내에 전체 아이비엠 인력과 매출의 절반 이상이 서비스 분야에서 나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난파 직전의 ‘빅 블루(아이비엠의 애칭)’가 기사회생한 배경에는 아이비엠 글로벌서비스가 있었다.

다른 중대형 업체들이 손넣고 구경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3년전 디지털 인수로 아이비엠처럼 서비스 사업에 뛰어든 컴팩은 그동안 부진을 털어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썬, 후지쯔, 유니시스 등 대부분의 중대형 시스템 업체들도 사정은 크게 틀리지 않다. 앞으로 박스 장사로는 큰 재미가 없고 결국 컨설팅·SI를 동반한 프로젝트를 수주해야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게 업체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IDC는 세계 기술 서비스 시장이 매년 13% 성장해 2004년에는 5,85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중대형 시스템 업체들은 이 거대 시장을 향해 돌진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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