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을 위한 기업의 ‘질(質)’적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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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을 위한 기업의 ‘질(質)’적 전략
  • 데이터넷
  • 승인 2009.07.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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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철

여러분도 알다시피 이솝 우화에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있다. 바람과 태양이 지나가는 나그네의 옷을 누가 먼저 벗길 수 있는가로 내기를 했다. 이때 바람은 자신만만하게 자신의 힘으로 나그네의 옷을 벗길 수 있다고 장담하며, 나그네를 향해 세차게 바람을 불어대기 시작했다. 그런데 처음에는 벗겨지는듯 하더니 나그네가 깜짝 놀라 더욱 힘껏 옷을 거머쥐는 바람에 아무리 불어대도 벗길 수가 없었다.

반면 태양이 나서서 따뜻하게 빛을 비추기 시작하니 점점 더워져서 나그네가 스스로 옷을 벗어 던졌고 태양이 내기에서 결국 이겼다. 우화 속 이야기지만, 나그네의 옷을 벗게 하는 것은 외부의 강압적인 ‘양(量)’적인 힘이 아니라 나그네의 마음을 움직이는 ‘질(質)’의 힘이었다.

무엇이 개인의 삶의 질을 결정하는가
얼마 전에 1937년 하버드대 졸업생 268명의 72년간 인생추적 연구 보고서가 발표됐다. 이 연구는 ‘잘 사는 삶에 일정한 공식이 있을까’라는 기본적인 의문에서 출발했다고 한다.

연구진에는 하버드대 생리학·약학·인류학·심리학 분야의 최고 두뇌들이 동원됐다. 이들은 정기적인 인터뷰와 설문을 통해 대상자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체크했다. 그 중에는 후에 제35대 미국 대통령이 된 존 F 케네디를 비롯해 워싱턴포스트 편집인 등 유명인사가 다수 포함돼 있었다. 연구 결과는 예측과는 다소 의외였다.

연구결과는 대학 졸업장이 아니라 47세 무렵까지 형성돼 있는 인간관계가 이후 생애를 결정하는 데 가장 중요한 변수로 나타났다. 그리고 평범해 보이는 사람이 가장 안정적인 성공을 이뤘다.

연구 대상자의 약 3분의 1은 정신질환도 한때 겪었다. 연구보고서는 이에 대해 “하버드 엘리트라는 껍데기 아래엔 고통 받는 심장이 있었다”고 표현했다.

그리고 보고서는 행복하게 늙어가는 데 필요한 요소로 7가지로 추려냈다. 고통에 적응하는 ‘성숙한 자세’가 첫째였고, 교육·안정적 결혼·금연·금주·운동·적당한 체중이 필요했다. 보고서의 결론. 성공적인 노후로 이끄는 열쇠는 일류대를 졸업한 지성이나 좋은 직장의 계급이 아니라 사회적 적성, 즉 인간관계였다.

연구보고서를 인용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삶의 질은 외적 환경보다 내면에 의해 결정된다’라는 평범한 진리를 잊고 살 때가 많다. 아무리 부자라 할지라도, 아무리 유명하고 명예를 많이 소유한 자라 하더라도 그의 인생의 삶의 질은 자신의 마음속 건강에 달려 있다. 어떤 경우도 외적 환경이 삶의 질을 결정하지 못한다.

대한민국의 브랜드
오늘날 대한민국은 5000년 역사 이래 가장 풍요로운 시대에 살고 있다. 지난 50~60년간 한국은 놀라운 경제 발전으로 세계의 부러움과 박수를 받기에 충분하다. 이는 한국인의 악바리 같은 근면성과 도전정신과 창의가 만들어 낸 걸작품이다.

하지만 그 동안의 경제성과가 ‘양’적인 성장에 치우쳐 ‘질’적인 성장은 간과돼 온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현재는 물질주의의 각박함과 이기심, 폭력성과 부조리의 현상들이 많이 불거지고 있으며, 이러한 결과로 건강에 불균형이 발생하고, 자살과 이혼이 늘어나며, 계층·집단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등 다양한 사회적인 문제들이 야기되고 있다.

이를 극복하는 길은 결국 ‘양’적인 성장의 가치보다 ‘질’적인 가치를 더 추구하는 가치관의 확립에서 찾을 수 있다. 국가의 브랜드도 마찬가지다. 질적인 가치관이란 결국 삶의 가치를 외부환경에서 찾지 않고, 내부에서 찾는 것과 같이 대한민국의 브랜드 가치를 국민소득의 양이나 소비수준보다도 문화와 서비스 품질, 콘텐츠 등 눈에 보이지 않는 ‘질’적인 것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경제적인 규모나 힘으로 막강한 중국, 미국, 일본을 따라잡을 수 있는 전략이 바로 ‘질’적 전략일 것이다.

기업의 ‘질’적 전략
기업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매출액이나 자산규모가 크다고 좋은 회사라고 볼 수 없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오늘 같이 불황이 지속되고 경제 환경의 예측이 불확실한 시대에는 ‘고루고루’ 잘하는 거대 기업보다 ‘하나만이라도 정말 잘하는’ 회사의 가치가 더 높아지게 된다.

일본의 제조업 인력 파견회사인 니혼에임은 이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1995년 창립 당시 니혼에임은 그저 그런 제조 인력 파견 회사에 불과했다. 하지만 니혼에임은 여러 제조업 전반에 대한 인력 파견을 포기하고, 반도체 제조 인력 파견에 집중했으며, ‘하나만 정말 잘하는 회사’로 탈바꿈했다.

이때 때마침 전세계적인 반도체 시장의 급성장으로 전문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 닥쳤으며, 니혼에임은 다른 파견회사들과 달리 단순작업자뿐 아니라 고객이 필요로 하는 전문가까지 파견할 수 있었다. 이후 니혼에임은 반도체 분야에서는 최고의 인력 파견 기업으로 인정받게 됐다.

진정한 가치투자자는 작지만 강한 기업에 매력을 갖게 된다. 이제 기업은 고급 지식 근로자의 수, 특허와 같은 보유기술, 제품 리더십, 업계 신뢰와 같은 ‘질’적인 부분에서 더욱 많은 투자와 우위성을 발굴해야 향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환경에 직면하고 있다. ‘질’적 부위에서 우위를 갖는 것, 이것이 성공을 위한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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