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반독점 벌금에 AMD “유럽시장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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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반독점 벌금에 AMD “유럽시장 열렸다”
  • 김선애 기자
  • 승인 2009.05.15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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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젤 AMD CMO “IT 시장 완전히 바뀌는 순간”

인텔이 유럽연합의 반독점법 위반혐의로 사상 유례없는 벌금폭탄을 맞으면서 프로세서 시장에서의 독점적 지위에 위협을 받고 있는 가운데 AMD가 “이제 드디어 인텔이 집요하게 막아왔던 유럽시장에 접근할 수 있게 됐다”고 반색했다.


AMD의 나이젤 디소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자신의 블로그에 ‘소비자에게 힘을(Power to the People)’이라는 글을 올리고 인텔 반독점에 대한 유럽위원회(EC) 결정에 대해 “IT 시장이 돌아가는 방식이 완전히 바뀌려는 순간”이라고 밝혔다.


“인텔, PC 제조업체 리베이트로 소비자 선택권 박탈”
나이젤 디소 CMO는 “EC의 결정은 IT 산업에서의 급격한 변화에 대한 신호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며 “8년 이상 소요된 이 판결은 인텔 프로세서의 가격인하 문제를 넘어 인텔이 독점적 이득을 이용해 산업을 통제하는데 사용했는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인텔 프로세서 가격 중 원자재 비용은 3분의 1에도 미치지 않지만, 프로세서 시장의 거의 모든 이익을 인텔이 가져가고 있는 시장 상황과, 인텔이 독점적인 지위를 이용해 시장을 왜곡시켜 소비자의 결정을 통제해왔다는 점을 강력히 비판했다.


PC 제조업체나 공급업체, 유통업체가 인텔이 정한 법칙에 따르지 않았을 때 이에 대한 강력한 제재를 취해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게 만들었다. 이 때문에 PC 공급업체들이 인텔 프로세서를 채택해야 했으며, AMD와 같은 뛰어난 기술력을 가진 제품을 선택하지 못해 소비자의 선택권을 박탈했다.


나이젤 디소는 인텔이 프로세서 시장에서 거둔 막대한 이익으로 시장을 교란시키고 왜곡시켜왔다고 비난하면서 “다양한 공급업체의 다양한 제품이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유통시장에서 판매돼야 한다. 한국과 일본은 이미 이러한 방식을 선택하고 있다”고 말했다.


“AMD는 인텔에 기술을 개발하도록 채찍질했다”
인텔은 3번에 걸쳐 반독점 판결을 받았으며, 이번 최종 판결에서는 지난해 인텔 매출의 4%에 달하는 10억6000만 유로의 벌금을 받았다. 이번 판결 때문에 80%가 넘는 인텔의 시장 점유율에 타격을 입지는 않겠지만, 유럽은 물론 미국까지 인텔의 반독점 행위를 규제하는 분위기가 확산될 수 있다.


이번 판결에 대해 폴 오텔리니 인텔 CEO는 “EC는 불공정 거래를 입증할 증거를 찾지 못하고 단지 구두 계약이 맺어졌을 것이라고 추정할 뿐”이라며 “EC의 판결을 반박할 만한 증거를 다수 갖고 있다”고 반박했으며, 인텔은 곧 항소를 제기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나이젤 디소는 “인텔은 이번 판결에 대해 ‘인텔의 혁신을 제한할 것’이라고 주장할 것”이라고 설명하며 “그러나 인텔이 오랜 시간 동안 전 세계를 상대로 불공정하고 불법적인 행위를 해왔다는 점을 고려할 때 AMD를 비롯한 다른 기업이 10분의 1 수준의 리소스로 혁신적이고 경쟁적인 제품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것은 놀라운 사실이다. 만일 우리가 시장에 대한 자유로운 접근을 누렸다면 기술 로드맵을 얼마나 확장할 수 있었을지 생각해달라”고 말했다.


그는 인텔이 최근 발표한 네할렘 프로세서가 2003년 AMD가 내놓은 AMD 옵테론 x86-64와 같은 메모리 컨트롤러를 채택했다는 점을 들어 “인텔이 우리를 따라했다는 것은 최상의 칭찬이다. AMD가 10여 년 동안 마이크로프로세서와 그래픽 프로세서에 혁신을 전개해왔다는 것이 업계에서 널리 인정되고 있다”고 역설했다.


더불어 그는 “2003년 AMD 옵테론과 AMD 애슬론 64를 출시하면서 내놓은 x86-64비트 명령어 처리 기술이 없었다면 인텔은 전세계 IT 업계가 비싸고 독점적이며, 세상이 필요로 하지 않는 아이테니엄 기반 컴퓨팅을 여전히 강요했을 것”이라며 “AMD는 인텔이 더 잘하도록 채찍질해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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