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전야 서버시장, 일대 혁명 일어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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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전야 서버시장, 일대 혁명 일어날까
  • 김선애 기자
  • 승인 2009.05.1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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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팍’에 관심보인 오라클, 유닉스 시장 부활시킬수도

한동안 잠잠했던 서버시장이 한바탕 요동을 칠 준비를 하고 있다. 썬을 인수한 오라클이 하드웨어 사업 강화를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썬의 유닉스 서버 프로세서인 스팍(SPARC)칩에 대한 투자를 더 강화하겠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전세계적으로 유닉스 시장은 점차 축소되는 분위기이지만, x86 서버로 해결할 수 없는 안정성과 성능을 구현할 수 있다. 앞으로 상당기간은 유닉스가 현재와 비슷한 시장규모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는 얘기다.


특히 썬이 세계 유닉스 시장에서 2위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마케팅의 천재인 래리 엘리슨이라면 저물어가는 유닉스 시장을 다시 성장시킬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서버시장을 둘러싼 관심은 프로세서 기술에 모아져있다. 프로세서 시장의 오랜 숙적인 인텔과 AMD는 멀티코어 프로세서를 만드는 기술을 두고 서로 누가 기술우위인가를 두고 다투고 있다.


IBM은 5.0GHz라는 괴물같은 속도의 클럭스피드를 기록하는 유닉스 서버 프로세서 ‘파워(POWER)’로 지난해 유닉스 시장점유율 1위에 올랐으며, HP는 오는 하반기 인텔이 출시하는 아이태니엄 신제품(코드명 투킬라)를 통해 1위를 탈환한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여기에 썬을 인수한 오라클이 스팍 칩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와 마케팅을 펼친다면 유닉스 서버 시장에도 큰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번외로 인텔과 HP, IBM 내부에서 x86과 유닉스, 유닉스와 메인프레임 시장이 서로 충돌하는 부분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는 점 역시 관심을 갖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


서버 프로세서 전쟁 관전 포인트 1. 인텔 vs AMD


‘누가 진정한 기술 리더인가’ 신경전 팽팽


지난 3월31일 인텔이 ‘15년만의 혁명’이라고 명명한 네할렘 프로세서를 공식 출시하자 서버벤더들이 일제히 인텔 아키텍처(IA) 서버를 출시하면서 x86 서버 시장을 가열시켰다.


x86 서버 시장의 이슈는 어떤 서버 벤더가 더 비용효율적으로 제품을 판매하는가였다. 모든 서버 제품들은 가상화와 높은 성능, 높아진 에너지 효율 등을 특징으로 내세우면서 침체에 빠진 x86 서버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시장의 이목이 네할렘에 집중돼있을 때 느닷없이 AMD가 6코어 x86 서버 플랫폼인 AMD 옵테론(코드명: 이스탄불)의 조기발표를 선언했다. 다음달 x86 서버 시장에 머리가 여섯 개 달린 프로세서가 등장한다. AMD는 이스탄불에 대해 “x86 서버 플랫폼의 시장 판도를 완전히 바꿔놓을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AMD “인텔이 AMD를 쫓아오고 있다”
AMD는 원래 이스탄불을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쯤 발표할 계획이었다. 이스탄불의 조기 발표가 네할렘을 겨냥한 것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히지는 않지만, 쿼드코어 네할렘 플랫폼으로 화두를 만들어낸 인텔의 자존심에 상처를 내기 위한 심산이라는 것쯤은 미뤄 짐작할 수 있다.


시장점유율이나 매출 면에서 봤을 때 AMD는 인텔의 경쟁상대가 될 수 없다. 시장조사 업체인 아이서플라이가 공개한 시장점유율을 살펴보면 인텔의 지난해 시장점유율은 무려 80.5%다. AMD는 12%에 그치며 다른 프로세서 업체들이 7.5%를 차지한다.


프로세서 시장에서 10% 남짓한 시장점유율을 가진 AMD가 아무리 거센 공격을 한다 해도 거의 독점에 가까운 지위를 갖고 있는 인텔에게 생채기 하나 제대로 낼 수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텔은 AMD의 공격에 은근히 신경을 쓰는 눈치다. AMD가 인텔의 자존심인 ‘기술’을 걸고 넘어지기 때문이다.


AMD가 이스탄불이 서버 플랫폼 시장을 바꿀 것이라고 장담하는 것은 인텔의 제온 프로세서보다 훨씬 앞선 아키텍처를 취하고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인텔은 전통적으로 메모리 컨트롤러 허브(MCH)를 중앙에 두고 CPU와 메모리를 주변에 배치하는 아키텍처를 선택했으나 네할렘 프로세서는 메모리와 CPU를 직접 연결해 MCH의 병목현상을 방지한다.


이 아키텍처는 6년 전 AMD 옵테론이 처음 출시됐을 때부터 사용한 방식으로, AMD는 네할렘이 발표됐을 때 “결국 인텔은 AMD의 기술을 따라오고 있다”고 마음껏 비웃었다.


인텔 “네이티브 멀티코어, 프로세서 기술 정답 아니다”
다음달 공개되는 이스탄불은 하나의 다이에 6개의 코어를 얹은 형태로 AMD는 “진정한 네이티브 방식의 멀티코어 기술”이라고 자부한다. 인텔에도 6코어 프로세서인 ‘하프타운’ ‘더닝턴’ 등이 있지만 엄밀한 의미의 6코어 프로세서라고 말하기 어렵다는 것이 AMD의 입장이다. 인텔의 6코어 프로세서는 코어가 2개 붙은 멀티코어 3 세트를 하나의 다이에 붙인 형식이다.


AMD 관계자는 “인텔의 6코어 프로세서는 멀티코어들이 서로 다른 신호를 주고받기 때문에 하나의 다이 내에서 통신을 할 수 없고, 별도의 통신수단을 경유해야 한다. 프로세서 내에서의 처리속도가 떨어진다는 뜻”이라며 “속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텔은 캐시메모리를 늘리고 있지만, 캐시 크기를 키우는 것으로는 한계가 있다. 조만간 인텔은 AMD의 네이티브 방식을 쫓아오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AMD의 주장에 인텔은 “네이티브 방식이 프로세서 기술의 정답이라고 할 수 없다”고 반박한다.


나승주 인텔코리아 부장은 “멀티코어 프로세서를 만드는 방식에 여러 가지가 있으며, 모두 장단점을 갖고 있다”며 “모든 프로세서 벤더들이 해당 기술을 갖고 있으며, 경제성과 대량생산 등 현실적인 요소를 따져 적합한 방법을 채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텔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AMD는 여전히 우쭐해있다. 네할렘 플랫폼에서 봤듯이 결국 인텔은 AMD의 네이티브 멀티코어 기술을 따라올 것이라는 자신감 때문이다.


AMD는 “앞으로 서버시장은 성능, 확장성, 가상화가 관건이 될 것이며, 보다 많은 개수의 코어를 통해 클라우드 컴퓨팅과 고집적 컴퓨팅 환경을 구현해야 한다”며 “AMD의 새로운 다이렉트 커넥트 아키텍처(Direct Connect Architecture 2.0)은 거의 네이티브에 가까운 가상화 성능과 전력 소모가 적으면서도 모든 기능을 제공하는 다양한 전력대의 12코어까지 제품이 가능해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의 요구를 만족시켜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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