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감리 시장 확대로 기술사 ‘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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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감리 시장 확대로 기술사 ‘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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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3.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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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마칼럼

2008년 12월 현재까지 기술사는 22개 분야에 걸쳐 3만5000명이 배출됐으며, 해당분야의 설계, 감리, 시공 등 기술서비스 업무의 핵심인력으로 활동하거나 기술사사무소(약 1300여개)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 정부기관의 IT감리 시행 의무화로 감리시장이 확대되고 기술사의 국제 상호 인정으로 NI, SI 업체의 많은 엔지니어들이 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 2회에 걸쳐 기술사 취득 동기와 미국 기술사와 비교, 시험공부방법, 기술사 활용 확대 등에 대해 살펴 보자. | 임보혁 삼성SDS 통합보안컨설팅그룹 책임컨설턴트 |

기술사란 건설 공사나 정보통신시스템 구축 사업 등 과학 기술에 관한 전문적 응용능력을 필요로 하는 사업을 수행할 때 설계, 시험, 시공, 감리나 기술 자문을 담당하는 직종을 가리킨다. 응시생의 취득 사유는 다양했다. 설문조사를 보면 ‘이동통신, 인터넷, 홈 네트워크, 보안 등의 여러 분야에 대한 최신기술을 습득’, ‘회사 내에서 기술적 위상 상승과 승진의 가점’, ‘정부에서 이공계 우대정책으로 5급 기술직 공무원 특별채용시 자격요건’, ‘구조조정의 불안감에 대한 대안’ 등 다양했다.

국내에서는 초고속인터넷, u-시티 등의 정보통신 인프라 활성화로 IT관련 설계 감리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기술사 응시생이 많아지고 있다. 시험응시현황을 알아보자. 통신·정보관리 부문은 세부적으로 정보통신, 정보관리, 전자계산조직응용이 있으며, 1년에 2회의 시험이 있다, 2005년~2007년 3년간의 합격률을 보면 정보통신은 4.4%, 정보관리 4.7%, 전자계산조직운영 9.6%로 평균 6%대의 합격률을 보이고 있다. 일부 기업은 자체 기술사 양성반을 운영하며 몇 개월씩 집중적인 시험대비 교육을 진행하기도 한다. 한정된 대상에 신청자가 많아 업무평가가 상위권이고, 모의시험을 통해서 대상자를 선정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국내 기술사 취득의 어려움으로 인해 미국 기술사를 준비하는 이들도 많아졌다. 미국 기술사는 정규 대학졸업 후 4년의 실무 경력으로 서류 전형과 필기시험 2단계의 심사를 받으며, 합격률도 35% 정도다. 시험과목은 수학, 물리, 전기 등의 기초과학에 많이 편중돼 있다. 시험형식은 객관식 4지 택일이며, 오프북으로 자료를 참고할 수 있다. 절차는 미국기사(FE)를 취득한 후 미국기술사(PE)를 응시할 수 있으며, 취득 후 2년간 30시간의 전문교육을 받아야 한다.

한국은 정규 대학졸업 후 7년의 실무 경력이 필요하며, 필기시험-경력심사-면접의 3단계 심사를 거치며 합격률도 고작 8% 정도다. 시험내용은 응용기술 등에 많이 편중돼 이론에서부터 신기술까지 폭넓게 알아야 한다. 시험은 주관식 논술형으로 작성하며, 취득 후 3년간 90학점의 교육을 받아야 한다. 상대적으로 한국이 미국보다 기술사 합격률이 낮고, 응시절차도 어렵다.










시험합격 3단계

기술사를 취득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1000시간 이상의 공부시간이 필요하다. 수 십 권의 참고 도서를 읽고, 300개 이상의 기출문제를 서브노트로 작성해 이해하고 암기해야 한다. 300개 문제를 A4 3장으로 정리하자면 1000장이 넘는 분량으로 여러 번 쓰기를 반복하는 것은 많은 노력을 요구 한다. 또 6개월 이상 간행물, 학회지, IT 관련 뉴스 등 최신 동향과 정책 방향을 알아야 한다. 시험장에서는 각 교시마다 100분 내에 13장 이상 수기로 적어야해 미리 준비돼 있지 않으면 작성할 수 없다.

몇 년째 시험에 응시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힘든 점을 물었다. “기술사 준비로 1000시간을 준비하려면 1년간 하루 3시간씩 빠지지 않고 공부해야 하는데, 각종 프로젝트 등으로 회사일이 바쁜 경우 한 달 정도 쉬면 의욕저하로 시험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직접 경험하지 못한 다양한 분야에 대해 이해하며 공부하기가 어렵다.”, “언제 합격할지 모르는 불확실성과 보이지 않는 종료시점이 답답하다.” 등이라는 대답이 나왔다.

합격을 위해서는 3단계를 거친다고 할 수 있다. 1단계는 시험점수로 20~30점 수준으로 공상과학소설을 작성하는 단계다. 기술적 내용 정립이 안 돼 문제에 대해 상상의 답을 작성하는 수준이다. 2단계는 시험점수로 40~50점 수준으로 연애소설을 작성하는 단계다. 자신의 연애 경험을 소설로 작성하듯 일부 경험적인 내용을 작성하는 수준이다. 3단계는 시험점수로 55점~61점으로 자서전을 작성하는 단계다. 자신의 인생의 걸어온 길을 차분하게 회고하면서 자신의 살아있는 이야기를 작성하듯 관련 기술 비교, 표준화, 업체동향까지 작성하는 단계다.

포기하지 않으면 합격
일반 시험과의 기술사 시험의 차이점을 알아보자. 첫째 6개월간의 집중된 시험 준비가 필요해 개인적인 생활이 없다. 회사에서의 회식이나 취미활동도 눈치를 보며 피해야 한다. 또 ‘포기란 배추김치 담을 때 사용한다’는 문구를 책상에 써놓고 1년간 가족과의 놀이시간을 갖지도 않고, 친지 관혼상제도 피하면서 주말마다 도서관에서 집중적으로 공부하기도 한다. 또 출퇴근 시간에 음성강의를 듣거나 새벽까지 서브노트를 작성하고 시험에 임박해서는 하계휴가를 내 마무리를 하기도 한다. 기술사 취득 후 아들이 ‘이제 아빠와 같이 놀러 갈수 있는 거야’라는 말을 듣고 가족에 대한 그간의 무관심에 눈물이 나왔다는 얘기는 합격을 위해 많은 걸 희생해야 하는 것을 단적으로 나타낸다.

둘째, 출제범위가 광범위하고 신기술과 신용어가 계속 출현해 외울 내용이 많다는 것이다. 시험시간 400분간 서술식으로 50여장을 작성하기 위해서는 충분히 암기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모르는 분야에 대한 자료 취합과 이해에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대학 4년간의 공부시간보다 1년 기술사 시험준비에 더 많은 공부를 했다’고 할 정도다. 갈수록 위상이 높아지는 기술사는 장원급제에 비유하기도 하지만 우리 사회는 의사나 변호사와 달리 산업 현장의 최고 장인으로 대접해 주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화재나 건물 붕괴 등 재해 위험성이 있는 설계, 감리의 일부 종목인 소방, 건설 분야 등에서만 대접을 받고 있는 것이다. 취득 후에 당장 신분 상승이나 경제적인 혜택이 주어지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대부분 안정된 직장에서 노후 감리사 등의 업무를 위해 저축성으로 취득하기도 한다. “노후를 위해 공인노무사 취득보다는 IT감리사를 할 수 있는 IT기술사를 취득하는 것이 여러 가지로 유리하다”고 말하기도 한다. 과거에는 한 가지 전문영역을 파고드는 ‘I형 인재’가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최근에는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타 기술과의 유기적인 조합과 창출이 가능한 ‘π형 인재’가 각광받고 있다. 시스템에 대한 폭넓은 지식과 업무 능력이 받쳐 준다면, 기술사 시험은 IT분야 엔지니어라면 충분히 도전할 만한 가치가 있다. ‘된다고 생각하고, 된다고 행동하면 틀림없이 된다’는 교훈을 체험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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