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을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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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을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것”
  • 김선애 기자
  • 승인 2008.12.13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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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문성 IBM 플랫폼 영업총괄 본부장 “비용효율이 가장 중요한 화두”

“경제가 어렵다면서 모두들 내년에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막막하다고 하는데, 길이 없는 것이 아니다. 시장을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것이다.”


한국IBM에서 플랫폼 하드웨어 영업총괄을 맡고 있는 홍문성 본부장의 말이다. 글로벌 경제위기 상황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비관적인 전망이 대세인 현 상황을 고려하면 지나친 이상주의자의 발언처럼 들린다. 최근 몇 달간 내년 시장이 기대된다고 말한 이는 단 한 사람도 없었다.


“IDC, 작년에도 올해 시장 어렵다고 전망했다”


“지난해 이맘때쯤에도 IDC는 ‘내년 시장이 매우 어려워 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올해 벤더의 실적을 살펴보라. 전반적으로 20% 이상 실적을 올리지 않았나. 올해 경기도 그리 좋지 않았지만, 벤더들은 주목할 만한 성적을 올렸다. 세계적인 경기위축 상황을 고려한다면 20%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는 곤란하지만, 20% 안팎의 성장률은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홍문성 본부장은 이 말을 거듭해서 강조하면서 “경제위기 상황에서 기업들은 비용 효율성을 강조하기 때문에 기업의 IT시스템의 변화가 필수적이다. 아직까지는 기업에 여유자금이 있기 때문에 IT에 대한 투자 규모가 급격하게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그러나 세계적인 기업들이 줄도산 위기에 처한 상황을 감안하면 홍 본부장의 전망은 지나치게 이상적이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기업이 운영비용을 줄이기 위해 차세대 데이터센터에 투자를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데이터센터가 ‘전기 먹는 하마’에서 기업의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필수 전략으로 변신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가상화 기술과 통합 기술이 예전에 비해 매우 안정적이며, 신뢰할만한 구축사례가 충분히 쌓여있기 때문에 이 기술을 바탕으로 한 차세대 데이터센터 구축작업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를 통해 기업은 TCO를 높일 수 있으며,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기대할만한 산업군으로 그는 금융권을 가장 먼저 꼽았다. 지난해와 올해 IT산업은 금융권이 이끌어주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 대부분의 사업이 끝났으므로 내년에 기대할 수요가 없다고 단정하는 사람이 많지만, 이 시스템에서 구동할 각종 솔루션과 유지·보수 비용 등이 추가로 소요되기 때문에 금융권은 여전히 매력적인 시장이라는 것이 홍 본부장의 분석이다.


IT산업의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주는 공공부문에서도 상당한 기대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홍 본부장은 전망했다. 공공 정보화사업 예산이 대폭 줄었다고는 하지만, 정부가 의지를 갖고 있는 사업과 관련된 정보화 예산이 추가로 배정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IMF때도 가장 빠르게 시장을 활성화 시킨 것이 공공부문이었다. 사회적인 이슈가 있으면 공공시장은 확대되기 마련이다. 올해 공공부문에서 사업이 거의 진행되지 않았으니 내년 이후 기대할 만한 사업들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파트너 통해 중소기업 맞는 IT 환경 적극 제안할 것”


대기업이나 공공부문은 아직까지 IT에 투자할 여력이 있다고 보여지지만, 중소기업은 그렇지 않다. 이에 대해서도 홍 본부장은 “기업의 IT투자 흐름을 보면 엔터프라이즈에서 사용하고 성공사례가 입증되면 SMB로 넘어간다. 대기업에서 IT투자를 통한 비용효율성을 증명하고 있으므로, 중소기업에서도 필요한 투자는 하게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중소기업이 어려운 상황에 처한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IT 투자를 당장 중단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원가절감 압박을 받는 중소기업은 기업의 각종 비용을 효율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으며, IT시스템의 변화가 중요한 해법을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IBM은 중소기업에 맞는 가상화와 통합기술, 데이터센터 전략을 갖고 파트너를 통해 적극적으로 시장을 확산시키고 있다고 홍 본부장은 설명했다.


중소기업 시장에 대해 이야기할 때 x86 서버와 논 x86 서버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발표된 IDC 시장조사 자료에 의하면 올해 3분기 x86 서버 시장이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무려 20% 가량 줄어들었다. x86 서버를 사용하는 중소기업의 투자가 대폭 축소됐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HP는 출하량을 기준으로 20% 가까운 성장을 기록했다. IBM의 성장률은 1.3%에 불과했다.


“HP가 잘한 것은 인정한다. 우리나라 x86 시장에서 HP가 강세인 것은 사실 아닌가. 그러나 기업 입장에서 x86보다 유닉스 서버 쪽이 더 많은 이득을 줄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 달라. 유닉스 고객이 x86으로 변경하는 속도가 생각보다 빠르지 않다.”


홍 본부장의 설명에는 최근 금융권이나 공공기관 등 유닉스를 선호하는 산업군에서 대량으로 구입해 ‘유닉스 특수’ 현상을 보이게 된 것이라는 점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는다. 이에 그는 “맞는 지적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유닉스에 대한 선호도가 높기 때문에 유닉스 강세가 상당기간 유지될 것”이라며 “IBM은 미드레인지급 x86 시장에도 많은 관심과 투자를 지속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상당한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 본부장은 “언제나 ‘균형 있는 성장’이 가장 큰 목표이며, 내년에도 변함없이 이어갈 것”이라며 “내년에 특히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데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지만, 업계에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새로운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장은 이끌어가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가는 것”이라며 “IBM은 IT시장의 맏형으로서 시장을 끌고 나가야 하는 의무가 있다. 내년의 경제위기를 고객과 함께, 그리고 경쟁사와 함께 성장하는 기회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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