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모델 조립에 세상걱정 ‘훨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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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모델 조립에 세상걱정 ‘훨훨’
  • 오현식 기자
  • 승인 2008.10.0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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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환
벌써 몇 시간째인지 모르겠다. 이마에 흐르는 땀. 에나멜을 바르고, 먹선을 넣고, 마감제를 바른다. 휴~ 이제야 끝났다. 프라모델 마니아인 이규환 이글루시큐리티 대리의 어느 주말 모습이다. 이규환 대리는 프라모델 조립의 재미에 푹 빠져 있다. 생활패턴이 총각 v3.0에서 유부남 v1.0으로 바뀐 이후로는 프라모델 조립에 예전만큼 시간을 내긴 녹록치 않지만, 그래도 간간이 짬을 내고 있다. 프라모델 마니아인 이규환 대리를 만났다. <편집자>

프라모델을 조립하는 어른은 이제 낯선 풍경이 아니다. 프라모델 커뮤니티로 유명한 ‘달롱넷’의 경우, 일일평균 2만7000명, 일평균 페이지 클릭 100만회, 하루 데이터 전송량 250GB에 달하는 거대 사이트로 운영되고 있다. 달롱넷 회원의 절대다수는 서른이 넘은 어른들이다.

“집중하지 않으면 완성할 수 없다”
장난감 조립이라고, 아이들의 문화로 폄훼하기 쉽지만, 프라모델 조립은 생각만큼 쉬운 일은 아니다. 수백개의 정교한 부품을 맞춰나가야 할 뿐 아니라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도색은 물론 사포질을 통해 부품에 남아있는 파팅라인까지도 없애는 고도의 노력이 필요하다. 이에 프라모델 만들기는 4~5시간을 훌쩍 넘기게 되며, 보다 정교한 제품의 경우에는 며칠씩 소요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프라모델의 매력은 무엇인가. 이 질문에 이규환 대리는 “성취감”이라고 답한다. 많은 노력이 필요한 만큼 완성 후 느끼게 되는 성취감 또한 대단하다는 것. “프라모델을 만드는 과정이나 성취감은 제로 상태에서 시작해 커다란 프로젝트를 완수했을 때의 성취감과 비견될 수 있다”고 이규환 대리는 설명했다.

이 대리는 “정교한 프라모델은 고도로 집중하지 않으면 결코 완성할 수 없다”고 말한 후 “완성을 위해 모든 신경을 다 기울이다 보면 자연스레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게 돼 현실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수 있게 되는 것도 장점”이라고 프라모델 조립을 예찬했다.

“취미는 취미일 뿐”
프라모델에 흠뻑 빠져 있지만, 이 대리는 프라모델 만들기에 너무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는다. ‘개그는 개그일 뿐 오해하지 말자’란 유행어처럼 ‘취미는 취미일 뿐’이란 것이 이 대리의 생각이다.

이규환 대리는 “우리나라는 독특한 취미생활을 갖고 있으면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프라모델 만들기 또한 ‘오타쿠’로 단정짓거나 ‘아이취미를 가진 이상한 어른’으로 바라보는 사람도 있는데 그냥 보통의 여가생활로 바라봐 줬으면 한다”는 바람을 표현했다.

이규환 대리는 현재 약 100여점의 프라모델을 보유하고 있다. 더 많은 프라모델을 조립했지만, 주위 사람들에게 나눠주기도 해 현재 갖고 있는 모델은 100여기 가량된다. 이규환 대리의 프라모델이 궁금하다면, 블로그(dolgubooki.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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