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정체기 지나 ‘성장세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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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정체기 지나 ‘성장세 약속’
  • 김나연 기자
  • 승인 2008.09.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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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A/EA ②

ITSM의 기본 토대라 할 수 있는 ITIL v3가 발표되고 기업, 솔루션 및 IT서비스 업체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ITSM 시장은 커다란 전환기를 맞았다.
ITIL v3는 v2 이후 7년만에 발표됐으며, 2000년대 초반부터 국내에 도입됐던 ITSM이 보급기를 지나 본격적인 도입기에 접어드는 국면에서 국내 ITSM 시장은 ITIL v3의 발표로 인해 도약의 시점을 마련하게 된 것이다.
ITSM은 IT시스템 사용자가 만족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지속적인 관리를 통해 서비스의 품질을 유지, 증진시키기 위한 일련의 활동으로 기업 내부의 IT 관리 역할을 서비스 관점으로 바꿔 고객과 서비스 제공자간 계약인 서비스 수준관리(SLA)의 품질 수준을 만족시키기 위한 모든 기법이다.
따라서 ITSM은 비즈니스와 고객중심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한 IT 전략의 실행과 IT 인프라의 효율적인 운영을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고, IT의 비즈니스에 대한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하는데 기여할 수 있는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다.


ITIL v3, 시장 전환기 몰고와
ITIL v3가 발표되면서 ITSM은 그동안 부족한 점으로 지적됐던 ROI 측정 분야가 강화됐으며, 그동안 서비스데스크 역할이 강조돼 온 것에서 벗어나 프로세스, 컨설팅, 운영, 리뷰, 혁신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IT업무 전반의 라이프사이클을 관리하는 것으로 확대되고 있다. ITSM에 있어 라이프 사이클 관리의 확대는 ITSM의 고도화를 의미하며, IT 거버넌스로 이행하는데 있어 그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2003년부터 보급되기 시작한 ITSM은 2005년부터 대기업을 중심으로 도입이 본격화되기 시작하면서 시장이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시장 규모도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KRG의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라이선스 기준으로 2005년 69억원 시장을 형성했던 국내 ITSM 시장은 대기업과 IT 서비스 업체들이 주도하면서 2006년에는 2005년 대비 23.2% 성장한 85억원, 2007년에는 2006년 대비 35.3%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115억원의 시장으로 성장했다.

ITSM, 올해는 성장할까
지속됐던 ITSM 시장 성장세가 지난 5월 ITIL v3 발표 이후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됐었지만, 생각보다 성장 속도가 더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새로운 가이드라인의 발표로 ITSM의 서비스 레벨 향상은 물론 전체적인 기능적 향상도 이뤄진 것은 사실이다. 이에 ITIL v3 발표 이후로 미뤄왔던 ITSM 신규 도입이나 업그레이드가 가속화되고, IT 거버넌스로 발전할 것이란 분홍빛 기대도 없지만은 않다.
한국CA 양진섭 이사는 “ITSM에 대해 애플리케이션이나 툴 측면에서 접근하려던 그간의 시각이 전사적인 프로세스나 IT 거버넌스라는 개념 하에서 접근하려는 시도가 점차 나타나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올해 ITIL v3를 기반으로 한 ITSM 구축이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국IBM 윤영훈 실장은 “올 상반기에 ITSM 시장이 약간 소강상태였긴 하지만, 지금 상황은 관망기적 성격을 띄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하반기부터는 기존 투자를 미루던 고객이나 버전 3 기반의 업그레이드 및 신규 도입도 활성화 될 전망이다”라고 밝혔다.
윤 실장은 “IT 및 현업 실무자간 ITSM에 대한 인지도의 수준차도 ITSM 도입을 저해하는 요소였다. ITSM을 도입하면서 현업과 IT의 공감대 형성 및 목표에 대한 공유, 변화관리 부분이 좀 더 철저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ITIL v3가 ‘무엇을 할 것인가’ 뿐 아니라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비즈니스 환경의 급변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방식의 관리 방법론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ITIL v3는 서비스 전략, 서비스 디자인, 서비스 변경, 서비스 운용, 지속적인 서비스 등 총 5가지 영역으로 구성돼 있는데, ITIL v2가 프로세스를 기반으로 ITSM에 접근했다면 ITIL v3는 라이프사이클 접근법을 도입한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한국BMC 이성준 이사는 “ITSM은 프로세스가 IT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현업에 관련해 충분히 전달돼야 하는데, 그동안에는 IT부서의 효율화를 위한 측면으로 많은 부분이 구현됐다”며 “그러나 ITIL v3가 발표되면서 현업이 가진 비즈니스 특성에서부터 어떤 비즈니스 특성 때문에 어떤 서비스와 가치가 제공돼야 하는가의 부분이 연계돼 포함되면서 이 같은 문제는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라이프사이클 접근법이야말로 비즈니스 전략을 수립하고, 그에 맞춰 IT서비스가 비즈니스 전략을 충족시킬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론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행 초기의 부작용 발생과 정착에 다소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ITIL v3가 발표된지 채 1년이 지나지 않았을 때부터 솔루션 업체들은 이를 완벽히 지원하는 솔루션을 출시했다고 앞다퉈 선전하기 시작했다.
또, ITIL v3가 충분히 구현된 솔루션이 출시됐다 하더라도 시장에서의 적용성에 대한 검토가 충분히 이뤄지고 성공사례가 보급돼야만 시장이 성숙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이유가 실제로 지난해부터 ITSM 시장 성장에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BMC 이성준 이사는 “ITIL v3가 발표된 지 1여년 만에 ‘시장성장이 더디다’고 판단하는 것 자체가 시기상조다”라며 “ITIL v2가 발표된 후 본격적으로 시장이 활성화 되는 데에도 3~4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던 것처럼, 벌써부터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을 기대하는 것은 이르다”라고 반박했다. 이 이사는 또 “앞으로 2년 이상은 v3의 내용을 파악하는 단계라 본다”고 덧붙였다.
또한 지난 수년간 ITSM의 도입 결과, IT서비스 관리에 있어 객관화된 기준점 제시, 사용자 만족도 개선, 프로세스 체계의 중요성을 인식시킨 계기라는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그 효과에 대해서는 회의론이 일부 제기되고 있다.

국내 ITSM 구축 방식, ‘너무 위험하다’
최근 itSMF 코리아 컨퍼런스 2008 행사 참석차 방한한 데이비드 윌든 itSMF 명예 부회장은 국내에서 ITSM을 구축하는 방식이 너무 위험하거나, 늦춰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서비스데스크-인시던트 관리-변화관리-서비스 수준 관리 순으로 ITSM을 구축하는 것은 잘못된 접근 방식”이라고 지적하며 “순서에 얽매이지 않고 대신 비즈니스 목표에 따라 수위를 조절하는 접근 방식이 맞다”고 설명했다. 각 기업들이 처한 상황과 환경이 다른 만큼, 각자 필요한 부분이 무엇인지 우선순위를 평가하고 타깃을 설정해 도입해야 한다는 것. 또한 국내 대부분의 기업들이 빅뱅 방식의 ITSM 방법론을 도입한데 대해 “너무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업계 전문가들 역시 “ITSM은 필요한 영역부터 시작해 점진적으로 도입해 나가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다. 마치 유행을 쫓듯이 서비스 딜리버리, 서비스 서포트를 한꺼번에 하려고 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CA 양진섭 이사는 “ITSM 프로젝트는 현업 실무자들도 충분한 사전 학습기간을 거친 후 진행해야 하는데, 보통 타사 레퍼런스만 보고 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면서 “실제로 CA가 초창기 제안에 많이 떨어지기도 한 이유를 돌이켜보면, 우리는 모든 프로세스를 한꺼번에 단 몇 달만에 도입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기 때문이다”면서 “3년전에도 10개 프로세스를 모두 제안하라는 고객이 있었는데 명확한 목표와 전략 없이 범위만 넓게 잡아서는 성공할 수 없는 프로젝트였다”고 밝혔다.
ITSM 도입을 성공하려면 도입에 앞서 IT 거버넌스, ITSM, EA 등 IT 효율성(Efficiency) 영역의 관련 프랙티스들을 전반적으로 고려한 로드맵 수립이 매우 중요하다. 이 로드맵을 기반으로 기능 요건, RFP 등이 시작될 때 전체 IT관리 체계가 유기적인 연관성과 전체 방향성을 유지할 수 있다.
범위를 너무 크게 잡는 것뿐만 아니라,  ITSM을 한번 도입하고 나면 후속 프로젝트가 아직까지 없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즉, ITSM을 1회성 프로젝트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후속 프로젝트가 없다는 것은 후속 관리 작업이 안되고 있다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막대한 돈을 투자해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TFT를 구성했는데, 프로젝트가 끝나면 TFT가 해산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한국HP 지동욱 부장은 “ITSM이 구성되면 ITSM 체계로 조직까지 변경해 가는 후속작업이 필요한데, 프로세스 규정 지침 등만 만들고, 제대로 된 관리부서 없이 프로젝트가 끝나버리는 것이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윌든 부회장은 “ITIL의 최대 이슈 가운데 하나인 ROI에 대한 명확한 성과를 요구하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ITIL을 도입하면 일상적인 기업 업무에 어떤 문제가 발생할 지 미리 예측해 대비할 수 있는 가시성이 생긴다”고 말했다.

ITIL v3, 토착화 과정 진행중
새로운 기술이나 개념, 표준 등이 발표되면 현실에 적용하고, 솔루션을 구현하고, 컨설팅 방법이 정립되는 등 현실화되고 구체적인 적용 사례들이 보급돼야만 시장은 본격적인 성장 가도를 달릴 수 있다.
한국HP 지동욱 부장은 “ITSM은 단순히 솔루션을 도입하고 운영함으로써 끝나는 것이 아니다. 사람, 프로세스, 기술, 정보 등에 대한 조직과 문화의 변화는 물론, 충분한 운영을 통해 효율성과 성과가 입증돼야 한다”면서 “현재 각 기업들은 ITIL v3를 기반으로 ITSM을 각사에 맞게 토착화하고 특성화하기 위한 전략 수립 및 연구 과정에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즉, ‘ITSM을 비즈니스와 어떻게 연계시킬 것인가’라는 광범위한 시각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한편, 이성준 한국BMC 이사는 “ITIL 버전 2·버전 3의 도입을 떠나서 ITSM 시스템 구축이 아직도 서비스데스크 중심으로 한 체인지 매니지먼트 영역이 대부분일 것”이라며 “컨설팅 영역은 버전 3의 새로운 부분을 배우려고 하지만, 진행되고 있는 시스템 구축은 아직 버전 2의 코어 부분에 머물러 있는 수준이다”고 덧붙였다.
최근 KRG가 매출액 1천억원 이상 241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08년 IT투자계획’에 따르면 기업들의 신규 투자계획 중 ITSM은 KM, EP, BI 등과 함께 가장 주목하고 있는 애플리케이션으로 나타났으며, ITSM 투자 계획이 있는 기업 중 17.4%가 신규투자 및 업그레이드에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금융과 유통/물류 업종이, 매출 규모별로는 매출액 5천억원 이상의 대기업들이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ITIL v3가 발표되면서 비즈니스와 IT의 연계가 더욱 강화되고, 급변하는 빚브니스 환경이 더욱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IT전략의 수립과 실행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관련 소프트웨어 기업들도 발빠르게 ITIL v3에 부합하는 컨설팅 제공 및 솔루션 제공에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국내 ITSM 시장은 한국BMC, 한국CA, 한국HP, 한국IBM 등 외국계 업체가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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