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서비스 시장에도 꽃피는 봄이 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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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서비스 시장에도 꽃피는 봄이 오길…”
  • 김나연
  • 승인 2008.05.3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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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파이낸셜 타임즈가 뽑은 20개국 400개 대표브랜드 조사에서 상위 10개 브랜드 중 6개가 IT 기업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생활용품 전문 브랜드가 강세를 보였던 과거와 비교해 볼 때 우리의 생활에 많은 변화가 있었고, 특히 IT가 우리 삶의 전반에 깊숙이 각인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바다. 이렇듯 IT 기술은 점점 더 발전하고 우리의 삶도 점점 더 IT 친화적으로 편리하게 변화하고 있다.



서비스 유료화 정책 파장 ‘일파만파’

그러나 IT의 이러한 편리함과 활성화 이면에는 과거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또 다른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최근 국내 대표적인 인터넷 쇼핑몰이 해킹을 당해 1천만 여명의 개인정보 유출사고가 발생해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이는 IT 활성화 이후 재앙에 가까운 사고가 아닌가 싶다. 이미 1천만 여명 이상의 개인정보가 유출됐고, 유출된 개인정보들이 중국에서 팔리고 있으며, 보이스 피싱 등의 추가적인 피해가 나타나고 있어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또한 얼마 전에는 청와대까지 해킹을 당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전 국민을 더욱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최근 네트워크 업계도 이와 유사한 불안한 상황을 겪고 있다.



얼마 전 모 네트워크 업체에서 그동안 무료로 제공하던 네트워크 장비의 유지보수 및 업그레이드시 발생하는 서비스 비용을 유료화하기로 해 시장에서 큰 논란을 일으켰다. 국내 네트워크 장비 시장점유율이 최고인 이 업체가 업계 최초로 연간 서비스 대가를 받는 방식으로 서비스 정책을 전환함에 따라 채널 및 고객, 네트워크 관련 업계에 적지 않은 충격을 안겨 준 것이다.



이에 따른 각 이해 당사자들의 반응 또한 가지각색이다. 경쟁 네트워크 장비 벤더들은 앞으로 이런 서비스 정책을 따라 가야할지 아니면 총소유비용을 강점으로 가격 대비 경쟁력을 앞세워 국내 최대 네트워크 업체를 추격하기 위한 기회로 삼아야 할지 아직은 섣불리 판단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면 서비스 비용을 유료화하는 것이 원칙적으로는 맞을 것이다. 하지만 아직 국내 시장에서는 서비스는 무료라는 인식이 워낙 강해 과연 이러한 시도가 성공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IT 서비스는 무료(?)

한편 이런 변화의 직접적인 수혜자(?)인 고객들의 반응은 어떠한가. 현재 서비스 계약이 종료된 한 업체의 경우, 갑작스런 변화에 당황스러워 하며 사전에 확보해둔 예산은 없고, 그렇다고 마냥 두고 볼 수도 없어 애만 타고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사실은 그것보다 그 동안 서비스는 무료라는 인식이 강해 비용을 지불하고 서비스를 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그 동안은 무상으로 지원해주던 것을 갑자기 만만치 않은 금액을 내라니 부담스럽기도 할 것이다.



또 이 벤더의 파트너사들은 어떠한가? 중간에서 벤더의 눈치를 살피랴 고객들의 눈치도 보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편으로는 이런 변화를 시도한다는 것이 업계 1위라는 자리를 더욱 굳건히 유지하기 위한 나름의 차별화 전략일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현재의 단순한 장비 유지보수 차원을 넘어 글로벌 환경 속에서 고객 비즈니스의 기반이 되는 인프라의 핵심에 있는 네트워크에 보다 강력하고 체계적인 서비스를 지원하겠다는 뜻일 것이다. 따라서 당장에 있을 약간의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향후의 더 큰 수익과 서비스 향상을 위해서는 필수불가결한 조치로 받아들일 수 도 있을 것이다.

 

소비자·판매자 모두 마인드 전환 필요

최근 네트워크 장비가 처리해야 하는 데이터의 용량은 과거에 비해 엄청나게 증가했을 뿐 아니라 기업 내에서 주요 업무용 애플리케이션이 운영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핵심 인프라로 자리하고 있다. 따라서 실제 네트워크 장비가 고장나면 업무가 중단돼 모든 업무 프로세스 중단으로 이어져 서비스 제공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는 상황 이다. 실제로 유지보수 계약이 종료된 모 업체의 경우는 당장은 네트워크상의 장애가 발생하지 않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언제 사고가 터질지 모르는 폭풍전야와 같은 상황에서 장애가 발생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한 번 상상해보라. 아마 말하지 않아도 누구나 예측 가능할 것이다. 어쩌면 우리의 예상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일어날지도 모른다. 이미 기업뿐만 아니라 각 가정까지 네트워크는 우리 삶의 기본 인프라로 들어왔다. 굳이 계산하지 않아도 이로 인한 피해액은 물리적인 금액뿐 아니라 정성적인 요소들까지 포함한다면 어마어마한 금액이 될 것이다.



우리 사회의 많은 분야에서 늘 그래왔듯이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것’과 같은 일이 또 되풀이되는 순간이 올 지도 모른다. 물론 사고가 발생하지 않는 다면 정말 다행이겠지만. 그러나 어느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일이다. 어쩌면 사고를 계기로 더 신속하고 빠르게 문제가 해결될지도 모를 일이다. 과연 첫 고리를 누가 어떤 방식으로 풀어야 될지 아직은 미지수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앞으로 점점 더 네트워크는 복잡해지고 지능화될 것이며, 그에 따른 중요성 또한 커질 것이다. 이미 소프트웨어 시장의 경우, 서비스를 받고 또 그에 상응하는 적정 비용을 지불하는 시장이 형성돼 있는데, 하드웨어의 서비스도 이와 동일하게 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 결국 문제를 풀어나가기 위해서는 무료라는 소비자들의 마인드에서부터 출발해야 하지 않을까. 물론 네트워크 벤더들도 기본적인 단순 장비 유지보수 위주의 서비스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서비스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IT강국 위상 새롭게 다지는 계기로…

옛말에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이 있다. 값을 주면 반드시 제값을 하게 마련이라는. 벤더는 제 값을 받고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또 고객은 제 값을 지불하고 만족하는 최상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성숙한 문화가 벤더나 고객 모두 윈-윈 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닌지 한 번 생각해본다.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다. IT 강국이라는 위상에 맞게 성숙한 소비자 의식과 보다 질 높은 서비스가 형성돼 IT강국으로서의 한국의 위상을 다신 한번 보여주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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