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 ‘차세대 기술’ · ‘제품 과대 포장’이젠 지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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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 ‘차세대 기술’ · ‘제품 과대 포장’이젠 지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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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2.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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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특집(Ⅱ) IT종사자 846명설문조사
허위전달·책임전가에 강한 불만 … 올해 IT시장 ‘흐림’

IT산업의 종사자들은 내부의 분쟁과 IT 업체들의 허풍스러운 판매술에 염증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연말 실시한 DataNet 설문조사에서는 IT관리자들이 매일같이 직면하는 기술적인 도전과 이런 문제를 업체들이 어떻게 해결해주기를 희망하는지에 대한 의견을 물어봤다.
지난 2007 황금돼지의 해인 정해년(丁亥年)은 IT가 그동안의 경기 불황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에 부풀었지만, IT 체감 경기는 더욱 바닥을 치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설문조사는 2007년 IT산업을 분석하고, 2008년의 기상도를 가늠해본다. IT산업의 종사자들은 과연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그 진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자.
| 김나연 기자·grace@datanet.co.kr |

설문 응답자 분포
이번 설문조사는 본지의 IT 데일리 뉴스 DataNet(www.datanet.co.kr)의 회원들을 대상으로 지난 12월10일부터 14일까지 ‘IT관리자 및 현업에서 직면하는 도전과제’와 ‘2007년 IT산업 평가 및 2008년 전망’에 대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 지난 한해와 올 한해의 국내 IT산업을 평가·조망했다.
본 설문조사에는 846명의 DataNet 회원들이 참여했다. 이 응답자들은 다양한 IT 직무와 회사 규모, 그리고 업계를 대변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설문조사에 앞서 실시한 표본 조사 결과 응답자의 96%(808명)가 IT 종사자로, 응답자 846명 가운데 남성의 비율이 95%(802명)로 월등히 높았고 30대 응답자가 65%로 과반수를 넘었다.
본지 온라인 설문조사에 참여해준 DataNet 회원들에게 지면을 빌려 감사의 말을 전한다.

IT종사자들은 IT업체들의 비즈니스 방식에 대해 매우 강한 불만을 갖고 있었다. 이것이 바로 지난 연말 실시한 독자 설문조사의 최종 결론이며, 이번 설문에서의 응답 통계를 보면 현재 IT업체들이 고객을 어떻게, 어디서 실망시키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고객들은 ‘허위전달’과 ‘과대포장’ 등 솔직하지 못한 IT업체들의 행동을 가장 먼저 지적했다. 사양과 능력을 부풀려 약속한 업체들은 그것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IT전문가들은 대부분 업체들의 약속을 어느 정도 ‘에누리’해서 듣고 있을 수도 있지만, 33%의 응답자가 제품 결점에 대해 솔직히 말해주길 바라고 있었다.
상당수의 설문 참가자들은 IT업체들의 통합 문제에 대한 허위 전달을 가장 시급히 해결돼야 할 문제로 꼽았고, 배치시간/복잡성에 대한 약속들도 과대 포장이었다고 답했다.
이번 설문조사에서는 구체적인 업체명을 거론하지 않았기 때문에 IT업체들은 고객들의 이 같은 불만사항들에 대해 ‘우리 회사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일’이라고 자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846명의 IT 의사 결정자들이 진정으로 무엇을 원하고, 또 원하지 않는지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볼 필요성이 있다. 아마 이미 확보하고 있는 고객들의 지원책에 대한 것이든 새로운 전략을 구상하든 보다 쉽게 방향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공허한 외침 ‘이제 그만’
고객들은 IT업체들의 마케팅과 기술광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가장 먼저 짚어봤다. 업체들의 제품 설명은 오늘날 가장 화려한 방법을 총 동원해 매력적인 모습으로 선보이고 있다. 그러나 과대광고는 기술에 대한 진정한 능력과 비즈니스 가치를 가려내기 위해 애쓰는 IT 담당자들에게 큰 방해요소가 될 수 있다.
가장 혐오하는 마케팅 문구가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는 권한을 준다는 말이 31%로 1위를 차지했다. 이런 문구가 반발심을 사는 이유는 IT 담당자들은 권한을 부여받길 원하지 않으며, 365일 아무런 문제 발생 없이 원활하게 돌아가기를 원할 뿐이다.
공허하게 들리는 또 다른 선전 문구로 차세대 27%, 인에이블 20%, 시장 주도 14%로 나타났다. 최근 너도나도 외치고 있는 ‘차세대(Next Generation)’라는 용어에 대해서는 IT 관리자들은 이제 지겹다는 반응을 보였다. 가시성 7%, 끊김 없는 통합 1% 등은 조금 나은 편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사실상 이음새 없는 통합은 거의 존재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마케팅 부서에서 새롭게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컴플라이언스’ 문구도 점차 바람을 타기 시작했다는 동향도 눈에 띄었다. 최근 대두되고 있는 컴플라이언스 이슈로 인해 지난해 제품 광고, 각종 세미나 등에 ‘컴플라이언스’ 문구가 속속 언급되기 시작했다. 여전히 IT 전문가들은 컴플라이언스 이슈를 파악하기 위해 여러 가지 채널에 주목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지키지 못할 공약들
업체에서는 언제나 제품과 서비스의 능력을 과대 포장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지만, 그러한 관계가 이제 너무나 널리 퍼져가고 있다. 실제로 주요 제품 배치에서 판매원이 약속한 핵심 특성들이 실제로 있었다고 말하는 IT 담당자들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과대포장의 습관은 고객의 마음을 단시간에 사로잡을 수 있을 런지는 모르나 그렇다고 그들을 반드시 만족시킬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업체 측에 한 가지를 못하게 막을 수 있다면?’이라는 질문에 가장 많이 나온 대답은 ‘통합 문제에 대한 허위 전달(55%)’이었다. 뒤를 이어 ‘배치시간/복잡성에 대한 과대포장(20%)’, ‘배치 비용에 대한 과대포장(13%)’ 순으로 나타났고, ‘투자회수율 부풀리기’ 및 ‘기타’가 6%로 동률을 나타냈다.
업체로부터 제품을 구입해 기존 시스템과의 통합시 상당수의 사용자들은 통합에 많은 어려움을 겪으면서, 업체가 처음에 약속한 배치시간보다 길어진 경우가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한 독자는 “업체들은 자신들이 내세운 공약을 아주 명료하게도 정리해 선전하고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애매모호한 선전문구도 많이 있었다”고 지적하며, “IT 담당자들이 먼저 선전문구의 현실성을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비난은 여러 분야에 골고루 퍼져 있는 듯했다. 어떤 기술 부문이 가장 지키지 못할 약속을 남발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보안 업체들이 37%로 1위를 기록했으며, 보안 시스템을 제외한 나머지 기업용 애플리케이션 업체들이 32%로 2위를 차지했다. 또 특이할 만한 점은 최근 세계 표준기술로 채택된 우리나라 와이브로 기술 역시 8%로 불명예스럽게 3위를 차지했다.

책임감 있는 모습 기대
업체들에게 새롭게 시작하게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한 가지를 묻는 질문에 가장 많은 수(33%)가 ‘제품의 결점에 대해 솔직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이는 앞서 조사된 과대포장, 허위과장 광고 문제와도 일맥상통한 결과로 볼 수 있다. 자사 제품에 대한 기능을 부풀려 선전하는 것이나, 결점을 교묘하게 숨기고 장점만을 부각시키는 행위는 제품 판매에만 급급한 ‘눈 가리고 아웅하기’식이 될 수밖에 없다.
또한 ‘데이터 시트에서 광고한 기능성을 전달하도록(26%)’, ‘제품 결함에 책임을 지도록(22%)’, ‘주워들은 말을 떠드는 대신 실제 비즈니스 문제를 해결하도록(14%)’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또한 지원을 제공함에 있어 유인상술(bait and switch)도 여전히 빈번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술 질문에 대해 판매 전에는 몇 시간 내에 최고의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판매 후에는 며칠이 걸린다는 데 동의하거나 일부 동의한 응답자가 47%를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 2006년 연말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같은 질문에 대한 응답이 92%에 달했던 것으로 보아 점차 이 문제는 해결돼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 응답자는 “거의 어떤 업체든 제1선의 지원 인력은 고객이 반할 만큼 문제 해결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설문조사는 업체가 고객을 돕고자 하는 의지나 능력에 대해 깊은 불만이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다중 제품들간에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더욱 첨예하게 드러났다. 두 가지 이상의 제품들간에 기술 충돌이 일어났을 때 업체에서 가장 먼저 보이는 반응에 대해 성실하게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을 보여줬다고 답한 응답자는 26%에 불과했다. 이에 반해 절대 다수(73%)는 마지못해 문제 해결을 시도하는 것이 업체측의 반응이라고 답했다. 소수(1%)의 의견이지만 다른 쪽에 책임을 넘기는 경우도 있었다고 답했다.
IT 담당자는 “관련 제품의 업체에 계속 전화를 걸어 성가시게 할 경우 업체들이 질질 끌기는 하겠지만 결국 솔루션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또 한 응답자는 “자신들의 잘못이 아니라고 우기는 업체도 있다”며 “알고 보면 관련 업체 모두에게 문제가 있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IT산업 체감 경기 ‘한파’
본지가 실시한 ‘2007년 IT산업 평가 및 2008년 전망’ 설문조사에 따르면 IT에 대한 체감 경기 및 투자 심리는 한파가 몰아닥친 겨울날씨처럼 ‘영하권’을 기록했다.
설문 조사에 참여한 423명(54%)의 응답자는 2007년 IT경기는 예년보다 다소 나빠졌다고 답했고 192명(24%)의 응답자는 2006년보다도 2007년 IT산업 경기는 매우 나빠졌다고 답변했다. 이번 설문 조사에 응답한 IT산업 종사자들 가운데 한 직종에서 5년 이상 근무한 과장급 이상 응답자가 절대다수였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이 수치가 주는 의미는 결코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이와 더불어 본지가 지난 2006년에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2006년 IT산업 경기는 2005년보다도 나빠졌다’고 응답한 수치가 71%였으므로, 매년 IT산업 경기가 더욱 나빠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이번 설문 조사에 따르면 2007년 IT산업이 활성화를 저해하는 요소는 정부정책 부재(37%)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타 의견(32%)도 다수 나타났지만, 정부정책이 미비한 상황에 기업들의 마케팅 부족(16%)도 IT산업이 부진한 요소로 작용했다. 또한 그나마 이뤄지던 업체간 경쟁은 출혈, 과당 경쟁(11%)으로 IT산업 발전의 걸림돌이 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어려운 IT산업 환경 속에 투자 및 소비심리 위축(4%)까지 더해져 IT산업 활성화를 둔화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보안시장 계속 ‘구름’
지난해 IT산업 경기 침체로 가장 큰 타격을 받았을 것으로 생각되는 IT분야에 대해서는 31%에 해당하는 252명이 보안시장을 꼽았다. 걱정스러운 점은 1년 전 설문조사에서도 무려 42%에 해당하는 응답자가 보안시장이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고 밝혀, 앞으로 가장 중요한 분야이면서도 침체의 늪에 빠질 것으로 전망되는 양면성을 보여줬다.
2008년 시장 활성화가 기대되는 분야에서는 서버/스토리지(36%)에 이어 보안시스템(27%)이 뒤를 이어 이 분야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기 때문.
실제로 NAC(네트워크접속제어)가 계속해서 시장규모가 커지고 업체 간 경쟁이 뜨거워지면서 총체적인 불황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잇따랐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2007년 두각을 나타냈던 기술이나 서비스로 SOA(24%), NAC(21%), UC(13%), RFID(14%), 가상화(7%), 와이브로(7%) 등의 순으로 기록됐다.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한 SOA는 실제로 전 IT 분야에서 언급되면서 ‘2007년은 SOA의 해’로 불러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다양한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을 레고 조각처럼 조립해 쓸 수 있다는 ‘서비스 지향 아키텍처’ 개념 소개를 위해 각종 세미나 및 고객 초청 컨퍼런스가 잇따랐다.
보안시스템 외에 IT서비스(22%)와 서버/스토리지(20%)도 위기에 봉착한 것으로 조사됐다. IT서비스 시장은 경쟁 심화 및 지속된 경기 침체로 투자가 연기되면서 기업용 애플리케이션 시장의 둔화와 함께 힘든 한 해를 보냈다. 시장 포화로 계속해서 신규 수요가 급감되고 있는 서버/스토리지 시장 역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2008년 DMB가 성장 ‘주도’
국내 IT산업이 성장을 주도할 품목으로는 DMB(44%)가 당당히 1위를 차지해 지난 2005년 상용화가 시작된 DMB가 앞으로는 더욱 활성화 및 활용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기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지상파 DMB가 국제전기통신연합(ITU) 표준으로 채택돼 세계시장 진출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국제표준에는 우리나라의 지상파 DMB외에 미국 퀄컴의 미디어 플로(MediaFLO), 유럽 노키아의 DVB-H 및 일본의 원세그(OneSeg) 규격도 복수표준으로 함께 채택됐다. 정통부는 이번 ITU 표준채택으로 글로벌 모바일TV시장 진출기회가 확대돼 중소 단말업체의 해외판로 개척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상파 DMB는 우리나라가 유럽의 디지털라디오 기술인 DAB에 멀티미디어 기능을 추가, 고속이동 중에도 선명한 멀티미디어 수신이 가능하도록 개발한 이동멀티미디어방송 기술이다. 현재 국내에 780만대의 단말기가 보급됐으며, 독일 바티칸 이탈리아 가나 등 11개국에서 실험방송이 진행되고 있다. 이 밖에 디스플레이(25%)가 올해 국내 IT산업을 주도할 품목으로 와이브로(16%)를 제치고 2위로 꼽혔다.
지난 2005년을 기점으로 침체의 늪에 빠졌던 디스플레이 산업이 2008년 제2차 호황기를 맞이하면서 LCD패널 업체들이 사상 최대 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 따른 LCD TV 수요 증가와 모니터와 노트북 등 IT제품의 공급증가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패널 수요 증가 속 당분간 LCD 패널공급 부족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이번 호황은 2009년까지 이어진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 LCD 패널업체의 호황소식은 각 패널업체들의 라인 신규투자와 맞물려 디스플레이 장비기업들에게도 희소식으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지원 및 정책 마련 ‘시급’
IT산업 종사자들은 현재의 불황을 타파하고 IT산업 활성화를 위해 시급한 과제로는 정부지원 및 정책(33%)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또한 업체 자발적인 공정경쟁체제 확립(28%)이 뒤따라야 하고, 시장 다각화 차원에서 해외 시장을 개척하려는 수출강화(24%) 또한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일부 응답자는 국내 IT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업체간 출혈경쟁 자제(12%)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한편, 지난해 초에 세운 회사의 목표 달성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해 ‘목표 달성 미달’이 90%로 나타나 업계 전반적으로 2008년에는 이를 타파하기 위한 신발끈을 바짝 졸라매야 할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올해 국내 IT업체들은 자사 경쟁력 강화책으로 관리 효율성 제고(24%)에 가장 열을 올렸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포화된 국내 시장에서 눈을 돌려 해외 시장 개척(17%)에도 박차를 가하고, 신규 시스템 개발 및 발굴, 영업 및 마케팅 강화가 각각 14%로 동률을 기록했다. 이 밖에 신제품 개발(8%)을 통한 경쟁력 강화책 마련에 고심했던 업체들도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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