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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업과 국내 IT 기업의 짝짓기 차이
2007년 12월 12일 00:00:00
지금 IT산업은 1위가 아니면 살아남기 힘들만큼 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는 기업에게 끊임없는 변화와 하루가 다른 시장 상황에 대한 발 빠른 대응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 기업들은 비주력사업을 매각하거나 사업 다각화를 위해 IT와는 전혀 무관한 엔터테인먼트나 식품 유통, 하물며 고속도로 휴게소나 주유소 사업까지 수익성만 있겠다 싶으면 주저하지 않고 뛰어들고 있다.

누가 뭐라고 해도 치열한 경쟁 속에 새로운 수익 모델 창출은 기업의 생존을 위해 당연한 것이지만, 혹자들은 IT산업을 하루 빨리 벗어나는 것이 생존할 수 있는 최고의 방안이라는 얘기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그렇지만, 주력 업종인 IT에서 벗어난 기업 중에 소위 잘 나가는 기업은 그리 많지 않다. 우리가 배운 것, 갈고 닦아온 것, 그리고 정말 잘 알고 할 수 있는 것 역시 IT이기 때문이다.

원치 않던 시장의 흐름이 생존을 위한 변화를 요구하는 이 시점에서 기업은 터무니없는 새로운 업종에 무모하게 도전하기보다는 기존 주력 IT사업과 가장 잘 시너지를 누릴 수 있는 짝짓기를 적극 검토하는 것이 보다 나은 방법일 것이다. 짝짓기(M&A)는 검증된 기업을 인수, 안정된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과 신규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오랫동안 기업의 핵심 전략의 하나로서 각광받아왔다.

일례로 대표적인 짝짓기 성공기업인 시스코 존 챔버스 회장은 M&A의 중요성과 매력에 대해 “만일 6개월 내에 완제품을 개발할 만한 역량이 없다면, 관련 기업을 사들이지 않고서는 기회가 달아나고 만다”고 말할 정도다.

경쟁업체인 시벨을 인수한데 이어 BEA 인수의향서까지 제출한 오라클은 물론, 머큐리인터랙티브를 인수한 HP, 알카텔과 루슨트, 시만텍과 베리타스 합병 등 수많은 글로벌 기업들은 가치가 있을 성 싶으면 기업의 규모와 상관없이 무모할 정도로 어마한 비용을 지불하고서도 과감하게 짝짓기에 나서고 있다.

반면, 국내 IT기업들의 짝짓기는 어떠한가. 글로벌 기업들과는 달리 국내 IT기업들은 미래지향적인 경쟁력 확보의 핵심 경영전략이기 보다, 실적 악화와 주가 급락 등으로 미래가 불안해진 대주주가 내놓은 경영권을 인수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특히 코스닥 상장이 까다로워지면서 전혀 관련 없는 기업들이 시장 침체가 지속된 IT기업을 매개체로 우회 상장을 하거나 유상증자로 자금을 조달해 되갚는 돈놀이를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을 뿐이다.

모럴 헤저드가 심각한, 미래는 전혀 개의치 않는 머니게임에 의해 지금까지 네트워크 분야에서 이름만 들으면 누구나 알만한 코스닥 상장업체의 상당수가 사라진지 오래이며, 이는 국내 IT 산업의 경쟁력 저하라는 악순환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기업의 기술, 위치, 신산업 진출, 연구 개발 능력 등과 정확한 목적 없이 주가 부양이나 일부 기득권층의 사적인 관점에 의한 짝짓기로 인해 시너지 효과는커녕 기업의 기반까지 흔들리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하버드경영대학원의 바우어 교수는 “M&A는 첫째 성숙산업에서의 구조조정을 위해, 둘째 지리적 확장을 위해, 셋째 신상품의 개발 또는 신시장의 개척을 위해, 넷째 연구개발 능력을 높이기 위해, 마지막으로 산업의 융합화에 대비하기 위해서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리 기업들도 머니게임에 의한 막연한 기대감에 의한 사적인 짝짓기가 아니라 시너지 효과와 그 목적, 그리고 상대 기업의 경영과 기술, 미래 지향성을 잘 분석·파악하고 짝짓기에 적극 나서는 것이 글로벌 경쟁 시대에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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