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깝고도 먼 일본, “배울 것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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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깝고도 먼 일본, “배울 것은 많다”
  • 승인 2007.10.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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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진출은 국내 IT 산업의 숙원이라 할 수 있다. 높은 인터넷 보급률과 최신 기술 수용으로 IT 강국으로 자부하지만, IT 기업의 측면에서 볼 때 이러한 말이 설득력을 얻기는 힘들다. 몇몇 분야를 제외하고는 외산 기업들이 주도권을 가져가고 있으며, 국내 IT 기업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경우에도 글로벌 기업과 대등하게 겨루는 장은 국내 시장에 국한될 뿐이다. 세계 시장에서 한국의 IT 기업이 글로벌 기업의 면모를 획득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 공략을 위해 장기 출장중인 파이오링크 조영철 사장의 일본탐방기를 싣는다. <편집자>

가깝고도 먼 일본, “배울 것은 많다”
시니어 엔지니어 육성으로 IT 경쟁력 확보해야 … 일본시장 성공 필수조건 ‘문화 이해’

조영철 파이오링크 대표이사
jyc@piolink.com

잃어버린 10년’을 한번에 만회하려는 것일까? 일본의 경기가 많이 좋아지고 있다고 한다. 거품이 꺼진 일본은 요즘 ‘미니버블’ 얘기가 나올 정도로 다시 부활의 날갯짓을 하고 있다. 길거리의 사람들도 활기차 보인다.
일본의 출근 지하철을 타 보았는가? 출근 전쟁이 따로 없다. 동경 근교에서 살면서 장거리로 출근하는 직장인들이 많은 일본에서는 자동차로 출근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자동차를 한두 대씩 보유하고 있지만, 대부분 지하철을 이용해 출근하기 때문에 일본 지하철과 철도는 복잡하기 이를 대 없으며, 이용률도 높다. 한국과 비교하면, 한국의 약 10배 정도 일본의 지하철이 복잡하게 느껴진다.
일본을 ‘가깝고도 먼 나라’라고 한다. 일본 비즈니스에 발을 들여 놓으며 필자 또한 이 말을 더욱 실감하고 있다. 지리적으로 가깝고 생김새도 비슷하지만, 문화적으로나 사고방식에서 다른 측면을 많이 발견하곤 한다. 평소 알고 지내는 한국의 한 지인은 ‘일본은 부족한 게 없는 나라다. 한국제품에 대한 평가가 좋지 못하고 한국제품을 낮게 보는데 일본 시장에 왜 굳이 진출하려 하느냐?’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한국기업으로서 일본은 결코 사업하기 쉬운 나라는 아닐 것이다. 애플리케이션 네트워킹 장비업체인 파이오링크가 일본에 진출한지도 4년이 돼 가지만, 이제야 조금씩 뿌리를 내려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일본 수출이 3년째에 접어들면서 매출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일본 총판 채널 체계와 기술지원 서비스가 비로소 안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왜 더 빨리 성장하지 않을까 자문해 보고, 혹시 무언가 잘못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불안해 질 때도 있었다. 하지만 일본의 비즈니스 관습과 문화를 이해하다 보면 일본 시장에 대한 불안보다는 오히려 장기적인 전략과 확신을 갖게 된다.

Time × 2 법칙
일본에서 비즈니스를 하기 위해서는 일본만의 독특한 상습관과 규제를 잘 파악할 필요가 있다. 필자는 일본과 비즈니스를 하면서 ‘Time × 2’ 법칙이 있음을 알게 됐다.
“일본 기업은 제품과 기술이 새롭고 획기적이라고 해서 급하게 비즈니스를 진행하지 않는다”란 얘기가 있다. 예를 들어, 일본 채널이나 고객과 미팅 약속을 잡기 위해서 한국에서보다 두 배 일찍 예약을 해야 한다는 점이 단적인 사례일 것이다. 미팅 약속뿐만 아니다. 일본 채널이 우리 제품을 평가하는 데에도 두 배 이상의 인력이 투여된다. 두 배의 인력이 꼼꼼히 검사해 제품 평가 보고서를 제출하기 때문에 그 품질도 두 배 이상 좋을 수밖에 없다.
업무상 만난 고객들도 생각했던 것보다 두 배 이상의 경력자인 경우가 많다. H사의 고객은 20년 이상의 엔지니어 경력을 갖춘 나이가 지긋한 사람이었는데, 그의 직책은 ‘책임급 엔지니어’였다. 우리나라에서는 경력이 10년 이상 된 IT 엔니지어를 찾기가 어렵지만, 그는 아직도 엔지니어로 현장에서 경력을 쌓아 나가고 있었다. 한국에서는 그 업계에서 10년 종사하면 베테랑이라고 하지만, 일본에서는 20년을 종사해도 베테랑 축에 끼지 못하는 것 같다.

‘혼내’ 와 ‘다테마에’
한국과 일본은 모두 유교문화이기 때문에 남들 앞에서 대의명분이나 겉치레(형식)를 중요시 하는 것이 비슷하다. 하지만, 한국 사람들은 자신의 본 심정을 보다 빨리 드러내는 반면, 일본인들은 비즈니스이건 개인 관계이건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는다. 이렇기 때문에 비즈니스의 상태를 제대로 파악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혼내(본심)’와 ‘다테마에(형식)’를 잘 파악해야 하는 것이다. 대다수 일본인들이 본인이 확신하지 않는 사항은 잘 이야기 하지 않는 편이이기에 만일 일본인 상대방이 만약 “문제없습니다.”라고 말한다면 이는 정말로 ‘문제없다’는 얘기가 되지만, “덕분입니다”, “고려해 보겠습니다”, “한번 검토해 보지요” “좋군요”라는 말을 듣는다면 이를 너무 좋아할 필요는 없다.
비즈니스에서 의사 결정을 할 때 한국은 빠른 반면 일본은 느리다. 일본 기업이 비즈니스에서 중시하는 것은 회사 내에서 ‘네마와사’(사내 합의를 얻는 일)의 과정이다. 채널이 우리제품을 평가해 팔지 말지 결정하는데도 6개월 혹은 1년 이상이 걸리곤 한다. 우리는 이렇게 하다가 시장에 너무 늦게 진출해 시장을 놓치는 건 아닌지 조급해 하지만, 일본은 그렇지 않다.
한국기업은 ‘상향식(Top-down)’ 형태의 비즈니스가 많아 ‘TOP(사장이나 최고결정권자)의 결정이니 따르십시오’하면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지만, 일본의 경우에는 현장담당자의 결정을 중시하기 때문에 기업 고위층을 잘 안다고 해서 ‘사장에게 의사결정을 먼저 논의하자’라고 제안하면 오히려 역효과를 초래하게 된다. 특히 대기업일수록 이런 성향이 강하다. 하지만, 일단 결정이 되면 다음 단계는 빠르게 진행된다. 결정할 때까지는 일본의 ‘슬로우 푸드’처럼 시간이 걸리는 것이 일본이라면, 결정하고 나서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게 한국이다.

느리지만 빠른 일본
짐 콜리스의 ‘위대한 기업으로’에서 언급됐듯 거대한 수레바퀴를 돌리는 데는 처음에 조금씩 조금씩 힘과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한번 바퀴가 움직이고 돌기 시작하면 그 관성의 힘으로 주체하지 못할 속도로 발전한다.
한국기업이 해외에 진출하는데 시간이 더 걸리는 것은 당연하다. 일본의 경우는 ‘신중함’, ‘철저함’, ‘신뢰 관계’를 중시하는 상거래의 독특함을 잘 이해해야 한다. 3년 내에 결과를 내기를 기다린다면 3년×2, 즉 6년 계획을 짜는 것이 맞다. 그리고 3년 동안 투자할 비용을 6년으로 나누는 것이 필요하다. 일본에서는 한번 신용과 사업 관계가 형성되면 그 관계는 좀처럼 깨지지 않는다.
흔히 일본의 90년대 경제를 ‘잃어버린 10년’이라고 한다. 이는 IT분야도 마찬가지다. 일본의 IT는 늦게 출발했지만, 그것은 시간의 문제이지 능력 문제는 아니다. 오히려, 한국은 일본의 무서운 성장 속도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대학교를 가려는 초등학생이 초등학교를 우수 졸업한 후에 자랑하듯 샴페인을 먼저 터트리는 모습이 우리의 자화상이 아닌지 자문해봐야 한다. IT 강국으로 칭하는 우리는 자만하는 것이 아닌가, IT강국의 명칭을 일본 그리고 중국에 이미 내준 것이 아닌가.
중소기업, 대기업 할 것 없이 일본에 부푼 꿈을 품고 진출하지만, 성급하게 2~3년 영업적인 투자를 해 보고 결과가 나오지 않는 경우 지사를 철수시키곤 한다. 초기에 적극적인 마케팅의 투자로 이미 ‘총알’을 소진해 버린다. 하지만, 우리보다 5~10배의 IT 규모를 가지고 있는 것이 일본이다. 단기적인 성과를 내기보다 장기적인 목표를 세운다면 일본처럼 가능성 있는 시장도 없을 것이다.

“와타시와 IT엔지니아 데스네”
다른 한편으로는 사람의 문제도 짚고 넘어가야할 부문이다. 일본 엔지니어와 한국 엔지니어의 차이점은 무엇이고, 이러한 차이가 향후 어떤 영향과 의미가 있을까. 한 번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할 부분이다.
몇 년 전 한 동료는 미국 굴지 네트워크 벤더의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것에 자부심을 느꼈다. 하지만 지금은 호주로 이민을 갔다. 다른 한 지인은 미국의 가장 큰 소프트웨어 회사의 프로젝트 매니저(Manager)이지만, 다른 직업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불안해하고, 매번 프로젝트에 쫓겨 스트레스를 받는다.
처음 일본의 IT관련된 기술을 접한 것은 약 10여년 전 대학 연구소에 근무할 때다. 당시 필자가 속한 팀은 국내 제철회사로부터 갓 생산된 철판을 냉연하는 공정 라인 네트워크 트래픽 분석을 의뢰받았다. 그 공정 라인은 길이만도 1km가 넘을 뿐만 아니라 아날로그와 디지털 시스템을 모두 관리하는 거대하고 복잡한 시스템이었는데, 바로 1980년대 초 일본 회사에 의뢰해 설계되고 플랜트가 기공된 것이었다. 프로젝트를 통해 일본의 IT기술에 처음 접하게 된 필자는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1980년대 초라면 아직 마이크로 프로세스가 잘 만들어지지도 않은 시대였는데, 과연 무엇으로 이 시스템을 만들었을까? 일본의 질로그(zilog) 마이크로 프로세스를 이용해 기본 메인 프로세스가 만들어졌고, OS도 자체 개발한 실시간 OS였으며, 네트워크도 실시간을 보장한 시스템이었다.
네트워크 분석을 위한 기초 자료를 요청했더니 관리자가 한쪽 창고에 매뉴얼이 있음을 알려 줬다. 필자는 그 매뉴얼에 다시 놀랐다. 두꺼운 책자로 약 20권에 해당하는 방대한 분량의 매뉴얼은 직접 손으로 쓴 것이었다. 그 매뉴얼에는 전 공정 시스템의 설계도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흐름도, 네트워크 상의 각종 트래픽 종류, 각 트래픽 필드의 내용, 전송 주기 등이 자세히 기술돼 있었다. 그 때 그 매뉴얼이 없었다면 프로젝트도 불가능했을 것이다.

엔지니어 육성 환경 조성돼야
이번에 한 일본인 CTO를 만났는데, 미팅 후 저녁 식사를 하면서 여러 가지 담소를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두 명의 손자를 둔 60세의 할아버지인 그는 30년 전에는 실시간 OS를 자체적으로 개발했고, 이후에는 약 10년간 RTOS의 드라이버와 네트워크 프로그램을 개발한 ‘디벨로퍼’였다. CTO로서는 네트워크 어플라이언스 장비를 발굴, 기획하고 있다는 것이 그가 밝힌 경력이다. 맥주 한잔을 하면서 C, JAVA의 장단점에 대해 논하는 열정과 ‘디벨로퍼’로서의 그의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또 그는 최근 고안한 안티 바이러스 특허를 자랑스럽게 설명했다.
앞서 ‘Time × 2’ 법칙을 논한 적 있다. 그것은 일본의 엔지니어 세계에서도 통하는 것 같다. 한국의 엔지니어의 평균 경력 연수와 일본의 엔지니어의 평균 경력 연수를 통계를 내 보면 어떻게 될까? 필자가 만난 시니어 엔지니어들의 경력은 대부분 20년을 넘었다.
한국 시니어 엔지니어 평균경력의 약 2배 이상은 될 것이다. 한국의 엔지니어는 10년 이상 엔지니어로 종사하다가 그 다음에는 관리직이나 영업직으로 옮기려는 고민을 많이 하지만, 일본 엔지니어 중에는 10년이 지난 이후에도 계속 엔지니어로 종사하는 경우를 특별한 경우로 보지 않고 진로에 대한 고민도 적은 편이다. 그래서 고위급 엔지니어들은 스페셜리스트(specialist) 혹은 아커텍트(architect)라는 직함을 갖는다. 일본 기업과 만나면, 한 부서에 두 명의 부장이 동석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 1명은 순수 관리직이고, 1명은 수석 엔지니어다.
아무리 능력 없는 사람이라도 20년간 한 직종에 근무한 사람과 10년 근무한 사람 사이에 업무의 기술 수준과 업무 효율성에 분명 차이가 있을 것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경력자가 즐비한 사회와 그렇지 않은 사회간 경쟁력 차이가 더욱 벌어질 것은 한밤에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존중’의 문화 필요
왜 이러한 차이가 날까? 일본 엔지니어의 연봉이 높은 것인가? 아니면 업무 환경이 좋거나 편해서 일까? 만나본 일본 엔지니어 연봉이 얼마인지는 정확히 모르지만, 타 직종에 비해 특별히 많은 것 같지 않다. 그리고 타 직업에 비해 업무환경이 좋은 것 같지도 않다. 일본의 엔지니어도 좁은 책상에서 근무해야 하고, 소음이 심하고 춥고 더운 데이터센터를 지켜야 하고, 수많은 버그를 찾아야 하고, 밤샘을 하며 주어진 일정에 프로젝트를 완료해야 한다. 근무 환경에 있어서 한국 IT엔지니어의 환경과 다를 바 없다.
일본인 엔지니어 여러 사람들을 만나면서 몇 가지 큰 특징을 알게 됐다. 첫째는 바로 ‘자신의 말을 잘 들어주기 때문이다’라는 것이다. 즉, 최고위층이 업무상에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 엔지니어의 의견을 존중하고, 그들의 의견을 결정적 근거로 사용한다는 것이다. 제품의 선정과 프로젝트의 비용 및 일정 등에 대해서도 위에서 내려오는 상향식 방식이 아니라 실무자인 경력자 엔지니어의 의견을 존중하여 프로젝트에 반영하기 때문이다.
둘째는 엔지니어링 비용에 대한 인정이다. 일본 기업은 제품을 적정 가격에 구매하는 것은 물론이고, 제품을 유지하고 관리하는 비용에 대한 예산을 틀림없이 할당하는 것을 당연시 여긴다. 파이오링크도 일본 진출 이후에, 유지보수에 대해 확실한 비용을 책정하고 실행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점차 나아지고 있으나, 아직도 엔지니어링에 대한 정당한 지급이 되지 않고 있다는 점은 부인하기 힘들다.
단순하게는 제품 가격을 깍거나, 유지 보수비용을 ‘무료’로 처리하는 것을 비용절감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바로 기업(고객)의 입장에서 이러한 비용은 IT엔지니어에 대한 비용 절감과 동일한 관점에서 바라보게 된다. IT엔지니어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 이뤄지지 않게 되는 것이다.
전체 IT엔지니어의 입장에서 보면, 엔지니어의 보유 기술에 대한 정당한 평가가 이뤄지지 않는 환경이 조성되는 셈이다. 결국 자신의 연봉은 그만큼 평가 절하돼 돌아오는 부메랑을 맞게 된다. 즉, 상대방 뿐 아니라 IT엔지니어는 개발의 보상, 엔지니어링의 보상을 자신이 자발적으로 절감하고 있는 것이다.
셋째는 개발 프로세스 준수이다. 개발 프로세스는 기획, 설계, 구현, 검증, 생산, 유지 보수 단계 등을 거친다. 이러한 모든 프로세스는 세밀한 계획과 단계별 검증단계를 거쳐야 품질이 높고 성공적인 프로젝트가 된다. 일본은 그 동안 지나칠 정도로 프로세스 중심의 사고를 실행해 왔다. 개발 프로세스의 준수는 결국에 엔지니어의 관리와 존중으로 연결된다. 반면, 우리의 모습은 어떤가. 많은 한국의 개발자, 혹은 엔지니어들은 사장 혹은 상사의 ‘해라’는 지시에 따르는데 많이 지쳐있다. 계속 그렇게 가면 단기간에 성과를 낼 수 있어도 장기적인 성과를 낼 수 없다.
다른 한편으로 IT엔지니어들도 자신의 주체성을 찾을 때다. 실제 기술은 알지도 못하면서 자격증만 많이 있는 엔지니어, 단순 기술에만 만족하고 전체 설계 및 기획을 등한시 하는 엔지니어들이 많다. 필자도 따기 어렵다는 국제 보안 전문 자격증이 있다. 하지만, 우리 주변의 많은 다양한 자격증은 점차 형식이 돼 가고 있다. 다행인 것은, 요즘 우리나라에서도 엔지니어의 의견을 존중하여 제품을 선정하거나, 시스템의 구조를 결정하는 경우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엔지니어가 희망이다
엔지니어가 희망이다. 우리나라에는 변변한 네트워크 제품, 소프트웨어 제품이 드물다. 대부분이 외산 제품에 의존적인 것이다. IT선진국이라는 미국제품은 기술 지향적 일지언정, 엔지니어 지향적이지는 않다. IT가 점점 인프라의 성격을 띠면서 더 중요한 사회 자본이 될 것인데 한 가지 기술, 한 가지 제품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인프라를 기획하고, 설계하고, 관리하고, 분석하고, 평가하는 엔지니어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어떤 인프라 구축에 100억원이 필요하다면 엔지니어는 적절한 기술이나 제품의 적용으로 10억원으로 예산을 줄일 수도 있고, 장애를 원래보다 10%로 줄일 수도 있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IT는 엔지니어에게 기대하는 바가 커야 한다. 일본의 엔지니어는 미국제품을 단순히 쓰고 있다고 생각지 않는다. 자신들이 ‘미국벤더가 제품을 제대로 만들도록 가르쳐 주었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는 것이다. 제대로 된 제품의 평가, 개발에 반영하게 하는 설득력 있는 주장, 그리고, 제품을 제대로 활용하고 관리하는 능력을 중요시하기에 이러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다.
기업 혹은 관공서의 최고경영자는 IT엔지니어와 함께 상생관계에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한국의 최고경영자나 임원은 IT 관리자, IT엔지니어가 향후 그 기업의 핵심 인재가 될 수 있도록, 기업 비즈니스의 CIO로 갈 수 있도록 인력에 대한 투자와 엔지니어들이 중요 결정에 참석할 수 있도록 체계를 만들어 가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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