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모인터랙티브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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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모인터랙티브 사장
  • 승인 1999.1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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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나스닥시장에서는 월 평균 3백여개 벤처들의 희비가 엇갈린다. 또, 현재 나스닥에 자신의 이름을 올려 지속적인 성공을 누릴 있는 벤처의 수는 전체 기업 중 3%미만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렇다면 국내 벤처시장은 어떨까? 불행하게도 국내 벤처들은 코스닥을 명예의 전당으로 여기지 않는다. 그저 벤처기업 운영에 있어 자금을 조달하는 창구로서 생각하는 게 고작이다. 이런 점에서 볼때 나모는 자신들의 아이디어와 기술력, 강력한 자생력을 바탕으로 벤처 성공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고 있는 회사다.
지난 달 릴레이인터뷰에 응한 하한수 ISM사장이 박흥호 나모인터랙티브(이하 나모) 사장을 다음 주자로 지목한 이유 역시 미국 나스닥에서 말하는 3%의 성공 때문이다.

■ 홀로서기

미국 벤처들의 꿈은 나스닥 상장이다. 나스닥은 야심찬 젊은이들이 벤처 회사를 설립하는 목적이며, 최선을 다해 자신의 능력을 발휘했음을 모든 이들로부터 인정 받는 일종의 명예의 전당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벤처들은 출발에 앞서 세계시장에서 자신들만의 깃발을 꽅을 수 있는 공간이 어디인지 확인해둔다. 그리고 조직원 모두가 그 곳만을 바라보며 흔들림 없이 전진에 몰두한다.

이런 면에서 나모는 준비된 회사다. 최근의 미국, 일본 등에서의 영업호조가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얘기다. 세계시장의 고객들이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제품을 만들어 내는 일은 나모가 문을 여는 순간부터 시작됐으며, 중도하차나 방향전환은 한 번도 고려되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아직까지 국내 기업의 소프트웨어를 세계적인 업체들이 정당한 가격을 지불하고 사용한 예가 없습니다. 국내 소프트웨어 역사의 가장 큰 획인 「아래아한글」 역시 교포 시장을 벗어나면 상품력이 상실되는 제품 이었습니다.』

이는 박홍호 사장이 나모 설립이전부터 세계시장을 겨냥한 제품을 구상하게 된 이유며 열악한 개발환경에서 세계적 상품력을 갖춘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해 1년여에 걸친 연구에 전념한 배경이다.

이 연구로 나모는 웹 에디터 개발을 결정 했다. 한글확회의 5단계 정보화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당시 전문 소프트웨어였던 핫도그(Hotdog), 프론트페이지(Frontpage) 등을 사용해본 결과 홈페이지 구축에 있어 소프트웨어의 결함을 확인한 것이다.

이 때부터 박사장은 사용자 입장에서 보다 편리하고, 다양한 기능을 갖춘 홈페이지 제작 툴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러나 결과는 참패였다 「나모 웹 에디터」 1.0 버전이 출시 됐을 때 총 판매 수량이 500카피에도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물론 아직 시장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았던 만큼 좌절할 일은 아니었지만, 중요한 것은 세계시장에 내놓을 만한 수준이 되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이와 관련, 박사장은 『한글과컴퓨터 시절 50,000카피를 기본으로 발주했던 습관 때문에 500카피 발주란 말이 입밖으로 나오질 않았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어리석은 행동이었지만, 결국 1,000카피를 주문했습니다.』라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나모1.0버전의 실패는 백보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였다. 이 실패에서 「비타민에 속하는 소프트웨어가 아닌 백신에 해당되는 제품을 개발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으며, 오늘날 나모의 성공의 밑거름이 되는「사용자 중심 소프트웨어 개발」신념을 얻었기 때문이다.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기능 향상을 이룬 1.2버전을 출시했다. 그러나 결과는 또 실패. 이번에는 제품에 대한 목표설정을 잘 못한 탓이었다. 아이디어와 기술만 있으면 성공할 것이란 환상이 깨진 것이다. 이 실패는 2.0버전에서도 계속됐다.

반면, 나모의 제품은 이미 세계시장에서 성공하고 있던 제품들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는 수준이었고, 당시 회사가 가지고 있던 능력의 3분의1도 집적되지 못한 상태였다.

이것이 포기 대신 재도전을 결정한 배경이었다. 물론 그 뒤에는 시장에서의 실패로 인해 자신을 따르는 개발팀들에 대한 책임감,「한 번만 더 생각했으면…」하는 미련과 후회도 적지 않았다.

이 때문에 박사장은 직원들의 동의를 묻지도 않은 채 2.1버전 개발에 들어갔다. 그리고 비로소 시장에서 빛를 보기 시작한 나모 웹 에디터는 12억원 정도의 매출을 기록했다. 그것도 잠시, IMF와 함께 경기침체를 맞은 국내 시장은 나모에게 계속되는 생활고를 안겨주며 또 한번의 움츠림을 요구했다. 소프트웨어 시자에서 나모의 홀로서기는 결국 절반의 성곧으로 일단락된 셈이다.

■ 개발은 계속돼야만 한다.

시장 상황이 어찌됐건 나모 웹 에디터의 시장 확산에 실패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 박 사장은 회사의 존폐를 두고 냉철한 자기심사에 들어갔다.

시장에서의 실패 이유는 무엇인가, 20억원에 달하는 투자비용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화려한 능력을 가진 핵심 인력들의 노력은 어떻게 할 것인가 등에 대한 고민끝에 3.0버전의 개발이 결정된 것이다. 마지막이란 결심으로 개발에 나선 박사장은 크게 세가지 결론을 내린 채 개발팀의 동의를 구했다.

첫째, 한글과컴퓨터에서 성공만 하던 개발의 자만심을 버려야 한다. 나모 웹 에디터가 외국 제품에 비해 우수하기는 하지만, 보편화되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

둘째, 초보사용자와 고급사용자 모두에게 적합한 개발이어야 한다. 개발진의 시각과 사용능력이 아닌 철저한 실사용자 중심의 소프트웨어를 만들어야 한다.

셋째, 개발을 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시장에서의 성공 가능성이 개발의 중심이 돼야 한다.

이러한 결론을 바탕으로 개발된 3.0버전은 지난 3월 직원들의 급여를 지급하지 못한 채 시장에 발표됐고, 관계자들로부터 갈채를 받기 시작했다.

현재 일본시장에서는 선입금 형식으로 제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개발자들 사이에 제품의 우수성이 무섭게 퍼지고 있어 2000년말 쯤에는 현지 시정점유율 2위는 충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달 14일부터 열리는 컴덱스 ‘99에서도 독립부스로 참여하게 된다.

이미 다수의 기업들로부터 제품판매에 대한 계약이 의뢰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나모의 세계시장 진입은 일단 성공리에 마쳐질 가능성을 충분히 확보한 셈이다.

박사장의 성공은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 이제 좀 더 편한 환경에서 4.0버전을 준비 할 수 있게 된 것 뿐이다. 이는 독보적인 기능과 감각적인 마케팅, 완벽한 고객지원 등으로 무장해 뉴 미레니엄의 주인공이 되기 위한 준비운동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더 이상 기회가 오지 않을 것입니다. 지금 전력투구해야 세계시장 점령을 엿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래야만 나모의 목표가 이뤄지는 것입니다. 일체의 외부자본 없이 자체 기술력만으로 성공하는 비즈니스 모델, 그것이 나모가 예약해 놓은 벤처비지니스모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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