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한 시장 풍토가 건실한 업체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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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전한 시장 풍토가 건실한 업체 만든다”
  • 승인 2007.04.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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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업계 CEO와 종사자들의 얘기들을 종합하고, 관련 기관이나 정부가 내놓은 각종 지표를 살펴보면 올해 국내 IT시장은 그렇게까지 절망적일 것 같지는 않다. 연초에 수립했던 1분기 매출 목표를 달성하거나 초과한 업체들이 상당수에 이르며, 지난해 수준보다 더 성장할 것으로 자신하는 업체들도 한둘이 아니다.
그러나 지난해보다 조금 낳아졌다고(낳아질 것이라고) 작금의 상황에 만족하거나 자위해서는 미래가 불투명할 뿐만 아니라 또다시 장기 불황에 골머리를 앓을 수 있다. 그때그때마다 아스피린으로 두통을 해결할 것이 아니라 곪아 터지기 전에 보다 근본적인 불황 탈출 방안을 사전에 마련해야 할 것이다.

국내 IT 시장의 장기 불황에 따라 관련 업계는 지난해까지 인원 감축, 비용 절감 등 경상비를 절감하는 내핍을 최대 방안으로 내놓고, 허리띠를 졸라맸다. 어떻게든 버티다 보면 시간이 흘러 자동적으로 해결될 것이란 극약처방이었다. 어쩔 수 없이 긴급 처방을 내렸지만, 그러나 이러한 방안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곤 할 수 없다.

지금까지 국내 IT업계는 ‘단맛에 취해 이 썩는 줄 모르듯’이 오직 눈앞의 시장과 매출만을 바라보며, 쉼 없이 달려왔다. 그러나 이제 IT라는 명패만 달아 놓으면 모든 것이 만사형통이던 그런 시절은 더 이상 오지 않는다. 다시 말해 변화와 혁신 없이는 이제 더 이상 생존할 수 없다.

예를 하나 들어보자. 지금까지 국내 네트워크 업계는 각각의 업체마나 태생이 비슷하고, 소위 ‘뜬다’는 시장, 다시 말해 기업의 특성이나 한계는 생각지 않고 돈이 될 것이란 막연한 기대에 너나할 것 없이 경쟁적으로 뛰어들었다. 그 결과 네트워크 시장은 어느 누구도 승자라 할 수 없이 서로 물고 물리는 피투성이 시장이 됐을 뿐이다. 업체간 불신, 그리고 치유할 수 없는 고질병과 함께.
작금의 보안 시장도 과거 네트워크 시장과 너무나 비슷한 형상이다. 보안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너도 나도 뛰어들고 있고, 공정 경쟁은 커녕 서로 물고 물리는 처절한 혈전만이 한창일 뿐이다. 이 같은 상황은 결국 ‘상대도 죽고, 나도 죽는’ 공멸의 지름길로 빠르게 접어들고 있다는 의견이 상당수다.

그럼 불황의 늪을 하루빨리 탈출하는 방안은 무엇일까.
썩은 물에서 깨끗한 고기가 살기를 바랄 수 없듯이, 이를 계기로 사업 내용을 다시 재점검하고, 다소 희생이 따르더라도 산업 전반에 불합리한 요소를 제거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그래야만이 건전한 시장 풍토와 건실한 업체가 견딜 수 있는 토양이 마련된다. 그리고 각 기업들도 자사만의 특화된, 전문화된, 그리고 미래 지향적인 안목을 갖추려고 노력한다면, 아무리 불경기가 이어진다고 해도 최소한 퇴출의 주역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지금까지 IT업계는 충분한 훈련도 없이 경기장에 나와 상대방의 영업에 딴죽을 걸거나, 말 그대로 비겁한 행동이나 지위를 이용한 악의적인 반칙으로, 관중들을 짜증나게 했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이제부터라도 튼튼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가장 효율적인 전략과 전술을 갖추고, 상대방의 약점을 파악한 후 훈련을 거친 다음 공정한 게임을 펼쳐야 한다. 그래야 만이 관중의 열광과 끊임없는 관심 속에 승자와 패자 모두 박수를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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