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다 빠르고, 보다 작고, 보다 우수하고, 보다 싸게…. 이것이 지난 90년대에 모뎀 기술이 거쳐온 여정이었다. 더 이상 무엇을 원할 수 있겠는가? 보다 낮은 가격은 물론 모뎀 속도, 크기 및 신뢰성의 발전은 인터넷의 성공에 기여했고 새 응용 프로그램을 가능하게 했으며 노트북 컴퓨터의 광범위한 채택을 부추겼다. 보다 놀라운 것은 이 모든 것이 기술적인 발전만큼이나 정치적인 요소에 의해 진행되었으며 거대 기업의 흥망성쇠에 관계없이 이루어졌다는 사실이다.
ITU 1989 v.32 9,600bps 표준에서 1998년의 v.90 56Kbps 표준에 이르기까지 모뎀 속도는 거의 6배나 향상되었다. 그 과정에서 1991년의 v.32bis(14,400bps)와 1994년의 v.34(28,800bps)와 같은 표준은 2년 내지 3년 간격으로 원 대역폭을 증가시켰다. 벤더들은 혁신을 꾀하고 협정을 맺고, 그런 다음 자사의 특허 소유 기술이 공식적인 차세대 표준이 되기를 기대했다. 모뎀 고객들은 일단 선택을 한 다음 오랜 시간동안 단일 표준을 기대하고 기다려야만 했다.
AT&T와 펜릴 데이터컴 네트웍스(Penril DataComm Networks)는 v.34 표준을 따른 기술을 선택하여 전체 v.34 커뮤니티를 한 발 앞섰으며 최대 데이터 속도가 33,600bps였다. 이 새로운 v.34+ 또는 v.34bis 표준은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PSTN에서 사용이 불가능했지만 28,000 bps나 31,000 bps의 속도는 가능할 경우가 있었다. 이 속도는 보통 약 24,600 bps 정도인 v.34의 실제 속도보다 훨씬 빠른 것이었다. 이 표준은 놀라운 향상을 이루었지만 널리 사용되지는 못했다.
이와 동시에 다른 두 개의 주요 모뎀 사이에 경쟁이 싹트고 있었다. U.S. 로보틱스의 x2와 락웰(Rockwell Corp.) K56flex 기술간의 오랜 경쟁은 v.90 표준이 탄생하면서 정점을 이루었다. 이 표준의 56,000-bps 속도는 아날로그 전화선에 대한 이론적 최대값의 근사치였다. 이 속도는 디지털 헤드 엔드로부터의 다운스트림 전송에만 해당되었다. 업스트림 데이터는 33,600bps로 전송되었다. 그러나 그래픽 웹 콘텐츠를 빠르게 다운로드해야 할 필요성을 여전히 충족시킬 수 있었기 때문에 이러한 비대칭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원 대역폭은 웹을 감당할 만큼 모뎀의 속도를 증가시킨 요인들 중 하나일 뿐이었다. 모뎀 펌웨어에는 처리량 증가를 위한 압축이 포함되었으며 오류 수정은 대부분의 PSTN 손상을 보완함으로써 연결을 계속 흐르게 했다. MNP(Microcom Network Protocol) 및 v.42bis는 최대 4:1의 비율로 압축할 수 있는 능력이 있지만 2:1이 최대일 경우가 많았다. 헤이스(Hayes)-AT&T 오류 수정 프로토콜인 LAPM(모뎀용 링크 액세스 프로토콜)은 1996경에 v.42bis로 통합되었다.
속도가 증가하면서 가격은 오히려 떨어졌다. V.32 모뎀의 가격은 초기에 가장 성능이 떨어지는 것이 200 달러였고 우수한 제품일 경우 최대 1,100 달러 정도였다. 칩 기술의 발전 덕분에 이제 안정적인 v.90 모뎀을 40 달러 정도에 구입할 수 있는 한편 최고 성능의 모델은 약 150 달러 수준이다. 오늘날 모뎀 구입은 전혀 힘든 일이 아니다.
새로운 v.92 ITU 표준은 48Kbps 업스트림 속도와 64Kbps 다운스트림 속도를 가능하게 할 것이다. V.92는 전화 설정 시간을 감소시키고 전화 대기 기능을 지원함으로써 전화선이 하나밖에 없는 가정 사용자에게 큰 이득이 될 것이다.
프로스트 & 설리반(Frost & Sullivan) 컨설팅 회사에 따르면 전화 접속 모뎀은 여전히 가장 보편적인 인터넷 연결 방법이다. 이 회사는 전 세계 모뎀 시장에서 1996년 매출이 약 30억 달러였으며 앞으로도 계속 증가하여 2003년에는 56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말한다.
케이블 모뎀과 DSL 연결은 많은 가정과 호텔에서 전화 접속 모뎀을 대신할 것이다. 그러나 믿을만한 아날로그 모뎀은 여전히 필수적인 상비품이다. 다른 모든 수단이 실패하더라도 모뎀은 여전히 작동하기 때문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