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특집(II) IT 20개 분야 2006년 평가와 2007년 전망(上) - VP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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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특집(II) IT 20개 분야 2006년 평가와 2007년 전망(上) - VPN
  • 데이터넷 관리자
  • 승인 2006.12.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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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PN 시장, 외형 ‘평온’·내부 ‘혈전’
퓨쳐·어울림 양강에 넥스지 약진 … 외산 솔루션 공공진입 실패

2006년 VPN 시장은 전체적으로 볼 때 최대 수요 시장인 금융권 시장의 대형 프로젝트가 진행되지 않으며, 조용한 한해를 보냈다. 전반적으로는 전년과 동일한 규모, 혹은 소폭의 시장 감소가 예상되는 상황일 정도로 커다란 이슈가 존재하지 않았지만, 내부적으로는 적잖은 소용돌이가 있었다.
지난 몇 년간 유지됐던 퓨쳐시스템, 어울림정보기술의 양강 구조가 흔들리고 있는 것. 퓨쳐시스템과 어울림정보기술은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나노기술, 식품사업 등에 뛰어들었는데, 이는 기존 보안 사업 부문의 집중력 저하로 나타나 시장 구조의 재편으로 나타났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VPN 시장의 최강자로 꼽히는 나노엔텍 보안사업부문인 퓨쳐시스템(이하 퓨쳐시스템)은 디지탈바이오테크놀로지(DBT)와 주식 맞교환을 통해 나노기술 개발 제조 판매업, 나노생명공학, 나노의약 기술개발/판매 등 나노사업 분야 진출을 꾀했으며, 지난 8월에는 사명 또한 나노엔텍(Nanoentek)으로 변경하는 등 신규사업인 나노분야에 힘을 실었다.

시장 1위 ‘설왕설래’
국내 VPN 시장을 양분해 온 퓨쳐시스템과 어울림정보기술이 내외적인 구설수에 휘말리는 것을 기회로 상대적으로 약세에 있었던 기업들은 모두 양사의 고객을 타깃으로 윈백 시장에 집중한 것이다.
이러한 틈새를 뚫고 들어가는 데 성공한 기업이 바로 넥스지다. 현재 국내 VPN 시장은 나노엔텍과 어울림정보기술, 넥스지의 3강 구도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퓨쳐시스템이 밝힌 상반기 매출액은 40억원, 어울림정보기술은 VPN 시장에서 20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렸다고 밝혔다. 퓨쳐시스템 측은 “퓨쳐시스템은 상반기 40억원, 3분기까지 70억원의 매출을 올려 지난해 제품 매출 135억원에 근접하는 성과를 올리고 있다”면서 “이는 순수 제품 매출만 집계된 것으로 서비스 등의 매출이 결합된 타사와는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여전히 VPN 시장 최강자는 퓨쳐시스템이란 것. 퓨쳐시스템은 올해 부산은행, 하나은행, GS리테일 등 올해 있었던 5억원 이상의 대형 VPN 프로젝트 중 상당수를 수주하는 등 만만치 않은 저력을 과시했다.
어울림정보기술 역시 “금융권 시장이 성장하지 않고 있는 열악한 시장 상황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시장점유율을 계속 가져가고 있다”며 “3분기까지 40억원의 매출을 달성, 매출이 집중되는 4분기에는 더욱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어울림정보기술은 올해 국방부 프로젝트 수주로 금융권 외에 국방 시장을 개척하는 등의 성과를 올렸다.
VPN 3강으로 떠오른 넥스지는 VPN 시장에서 VPN 통합관제서비스(VAAN) 포함해 올 상반기 5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밝히는 등 전년 대비 30%의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국내 VPN 시장 전체 규모가 정체 내지 소폭의 감소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30%의 성장은 넥스지의 상승세를 반증하는 대목으로 VPN 매출 중 약 절반이 어플라이언스 판매가 아닌 VAAN 서비스 매출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VPN 시장 3강의 하나로 넥스지가 자리매김했다는 데 이의를 달기는 힘들다. 넥스지는 올해 푸르덴셜생명, 삼성화재, 메리츠화재, 동부화재, 알리안츠 생명 등 제2금융권을 비롯해 미니스톱, 삼성건설 등 굵직굵직한 레퍼런스를 확보하고 있다.

보안적합성 검토, 외산 솔루션 ‘걸림돌’
K4 인증 등의 문제로 인해 보안시장의 절반에 이르는 공공/금융 시장에 접근하지 못했던 외산 기업들은 지난 5월 우리나라가 국제공통평가기준 상호인증협정(CCRA)에 가입함으로써 공공/금융 시장 진입에 대한 장밋빛 전망을 키웠다. 하지만, 결론부터 놓고 보면, 외산 기업들의 이러한 기대는 ‘한여름 밤의 꿈’에 그쳤다. 새로이 ‘보안적합성 검증제도’가 등장, 여전히 외산 솔루션의 발목을 잡은 것이다.
CCRA 가입으로 국내 공공기관은 해외에서 CC인증을 획득한 보안제품을 국내 제품과 동일하게 구매할 수 있게 됐지만, 기관별 보안 등급에 따라 CC인증을 받은 제품을 구매하기 전 국정원에 보안적합성 검증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한번 보안적합성 검증을 받은 제품은 같은 보안 등급의 기관에는 별도의 절차 없이 구축이 가능하지만, 아직 보안적합성 검토를 신청한 외산 솔루션은 전무한 상태다.
이는 보안적합성 검증을 위한 소스코드 제출 문제 때문이다. 국정원 측은 “CC 평가 범위에 포함된 부문은 소스프로그램을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고 밝히고 있지만, 외산기업이 선뜻 수용하기는 힘든 부문. 아울러 보안적합성 신청 주체가 해당 공공기관의 담당자란 점도 외산 솔루션의 보안적합성 검증을 힘들게 하는 부문이다.
그렇지만, “CCRA 가입으로 외산 솔루션의 공공기관 납품의 길이 열린 것은 분명하다”면서 내년 공공시장 진입에 대한 기대감을 여전히 갖고 있는 것 역시 사실이다. 이는 보안적합성 검증이 모든 공공기관에 적용되지는 않을 것이란 기대가 한 가지이며, 다른 하나는 국정원의 주장처럼 보안적합성 검토가 CC 평가사항 이외의 제출을 요구하지 않는다면 이를 충분히 수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CC인증 제품의 경우, 보안목표명세서, 평가보고서, 인증서 사본을 제출 등의 간단한 행정절차로도 검증절차를 완료할 수 있다는 게 국정원 측의 설명이다.
체크포인트코리아의 조현제 사장은 “그동안 공공 및 금융권 담당자들은 국적에 관계없이 성능과 편리성이 뛰어난 우수 솔루션 도입을 희망하면서도 인증 문제로 국산 제품에 만족해야 했다”며 “CCRA 가입으로 외산 솔루션 도입의 길이 열린 만큼 보안적합성 검토로 인한 혼란이 정리되면 시장 구도가 크게 재편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 사장은 이러한 예측의 근거로 “올해 VPN 시장에서 대형 프로젝트가 없었던 까닭 역시 공공 및 금융권에서 인증과 관련된 혼란이 정리되기를 기다리는 대기 수요로 인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VPN, UTM 기본으로
다른 한편에서 VPN은 UTM의 기본 기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IDC코리아는 향후 보안 장비 시장을 전망하며 “성능과 기능의 복합적인 경쟁이 될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러한 예상에 걸맞게 시장의 흐름은 UTM 장비로 넘어가는 추세에 있다. UTM 장비의 경우, 다양한 기능이 탑재됨으로써 이들 기능을 모두 구현할 때 성능이 감소하는 이슈가 아직 존재하지만, 기술의 발달과 더불어 점차 이를 해결해 나가고 있다. 더불어 UTM을 단품처럼 사용하거나 혹은 한두 가지 기능만을 사용하는 고객들의 경우에도 방화벽, 안티바이러스와 함께 VPN은 UTM 장비를 도입한 고객이 가장 선호하는 기능으로 자리매김하면서 UTM은 전통적인 VPN 단독 어플라이언스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상태다.
VPN 시장의 전통적 강자인 퓨쳐시스템은 지난 9월 방화벽, VPN, IPS, 안티바이러스 등 다양한 보안 기능을 통합한 ‘퓨쳐UTM’ 출시로 UTM 시장에 뛰어들었으며, 넥스지 역시 내년 초 10기가급 UTM 장비를 출시하고 통합화 추세에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시스코, 주니퍼를 필두로 한 외산기업 역시 UTM 확산에 주력하고 있다. 시스코코리아가 ‘ASA 시리즈’, 주니퍼코리아가 ‘SSG 시리즈’를 시장에 선보이는 등 UTM 시장에 빠르게 대응하고 있는 것. 또한 UTM 전문기업으로 시장에 UTM 바람을 몰고 온 포티넷코리아 등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한국IDC는 “보안적합성 검증이 여전히 공공/금융시장의 진입 장벽으로 잔존하겠지만, 보안 장비의 패러다임이 UTM으로 넘어가는 것은 상대적으로 앞선 기술력과 자금력을 보유한 외산기업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업계는 지난 2000년대 초반 공급됐던 VPN 장비의 교체가 내년도부터 시작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공공/금융 시장에 구축된 대다수 VPN 장비가 노후화됐을 뿐만 아니라 무선, VoIP 등의 새로운 애플리케이션과의 결합 등이 요구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멀티미디어 애플리케이션의 대두로 인해 대용량 트래픽을 처리할 수 있는 보다 대형화된 VPN 장비가 요구되고 있다는 것 또한 내년도 수요 확산을 기대케 하는 요인이다.
2007년 VPN 시장은 교체수요를 둘러싼 벤더 간 경쟁, UTM과 VPN 전용 장비의 경쟁, 외산과 국산 기업과의 경쟁 등 복합적 요인으로 달아오를 전망이며, 점차 시장을 확산하고 있는 SSL VPN과의 결합 등이 화두로 부각될 전망이다.
<오현식 기자·hyun@data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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