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태어나도 IT 人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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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태어나도 IT 人 되겠다
  • 승인 2006.10.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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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4
다시 태어나도 IT 人 되겠다
과다 업무 때문 야근 … 자기할일 미루는 동료 가장 얄밉다

月刊 NETWORK TIMES는 창간 13주년을 맞이해 국내 IT 종사들의 생각, 이모저모를 알아보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본지가 운영하는 IT 뉴스포털 dataNet을 통해 진행된 이번 설문에는 792명의 IT 종사자들이 참여했다.
눈에 띄는 것은 다시 택의 기회가 온다면, 선택하고 싶은 직종을 묻는 문항에서 설문참여자 중 1/3에 해당하는 240명이 IT산업에 종사하겠다고 밝힌 것. 일은 고되지만, IT에 대한 자부심과 애정을 갖고 있는 이들이 있기에 국내 IT산업의 미래는 화사한 장밋빛으로 빛날 수 있다고 생각된다.
이번 설문 응답자 분포를 보면, 남성이 745명으로 절대다수(94%)를 차지했으며, 연령별로는 20대가 9%, 30대가 70%, 40대가 15%, 50대 이상이 5%의 비율을 보였다. 기업규모별로는 대기업 종사자가 29%, 중소기업 종사자가 51%, 벤처기업 종사자가 16%, 외국계 기업 종사자가 4%였다.
글·오현식 기자·hyun@datanet.co.kr

다시 직종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온다면 어떤 직종을 선택하겠는가란 질문에 ‘IT분야’란 응답이 30%로 1위를 차지했다. 현재 자신이 종사하는 IT분야에 대해 깊은 애정과 자부심을 갖고 있다는 반증. 물론 다른 분야로 응답했다고 해서 스스로의 직종에 대해 애정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새로운 분야에 대한 관심과 열망 등의 이유로 다른 직종으로 응답했을 수 있다. 하지만, 다시 선택의 기회가 와도 IT분야에 종사하겠다고 밝힌 것은 그만큼 IT를 천직으로 알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외에 ‘공무원이 되고 싶다’는 응답이 29%로 2위를 차지했으며, ‘교육에 종사하고 싶다’는 응답이 17%, ‘금융권에서 일하고 싶다’는 응답이 9%로 뒤를 이었다.
IT 종사자들이 힘겨워 하는 것은 역시 야근이었다. 야근 횟수를 묻는 문항에 42%가 ‘한주에 2~3회’ 정도 시간외 근무를 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거의 매일 야근을 하고 있다’는 응답도 10%에 달했다. 일주일에 1회 이상 야근하는 IT 종사자가 절반이 넘는 것. ‘아주 가끔씩 야근한다’와 ‘야근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각각 18%와 8%에 불과했다.

과다한 업무량 ‘불만’
야근을 하는 이유로는 한순간 업무가 집중되는 직업적 특성과 과다한 업무량이 꼽혔다. 응답자의 37%에 해당하는 292명이 일이 한꺼번에 몰리는 경향으로 인해 야근한다고 응답했는데, 이는 예기지 않은 장애 발생에 대비해야 하거나, 각종 최첨단 기술에 대응해야하는 IT산업의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두 번째로 많은 응답은 과다한 업무량으로 인해 초과근무를 수행해야 한다는 응답으로 31%가 과도한 업무량에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신이 맡은 일에 대한 책임감과 열정 때문에 야근한다라는 의견도 19%에 달해 3위를 차지했다. 국내 IT 종사자들의 일에 대한 애정을 느끼게 하는 부분. 앞선 문항(다시 직종을 선택하라면)에서의 응답률을 고려할 때 국내 IT산업의 환경이 더 나은 상태였다면, 책임감과 열정으로 야근한다는 비율이 보다 더 높지 않았을까란 긍정적인 추측도 충분히 가능하다.
반면 ‘부서의 야근하는 분위기’로 인해 시간 외 근무를 한다는 응답은 4%에 불과했다. 리서치 포털 폴에버가 올초 실시한 직장인들의 야근 실태에 관한 조사에서 분위기 때문에 야근한다는 비율이 21%에 달했다는 점과 비교하면, 사뭇 다른 결과다. 이는 개방적인 문화에 익숙한 IT 종사자들이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지 않는 당당한 생활습관을 가졌다는 것으로, 또 IT 기업이 일반 기업에 비해 자유로운 분위기란 것을 의미한다고 풀이할 수 있다. 이 외에 소수 의견으로 ‘야근 수당 때문에’, ‘퇴근후 할 일이 없어서’ 등이 소수의견을 차지했다.
야근시 불만사항으로는 ‘업무시간 내 처리하지 못할 만큼 많은 업무량’이란 응답이 26%를 차지했다. 역시 과도한 업무량에 대한 IT 종사자들의 불만이 높은 것이다. 하지만, 과도한 업무량에 대한 불만은 2위를 차지했다. 불만사항 1위는 야근 수당 및 식대 미지급에 대한 불만이 차지했다. 응답비율은 27%. 이러한 조사 결과는 일을 하더라도 이에 대한 정당한 보상, 식대와 같은 기본 사항들에 대한 요구가 높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하는 부문이며, 다른 한편으론 기본일 수 있는 이 같은 사항이 지켜지지 않고 있는 기업이 다수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취재차 현대그룹의 직원들을 만나 故 정주영 회장 시절을 회상하면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구내식당에 얽힌 추억이다. “다른 건 몰라도 밥 하나만큼은 정말 잘 먹였다”는 것으로 “구내식당에서는 언제나 원없이 먹을 수 있었다”고 한다. 예전에 만났던 한 현대그룹 직원은 “구내식당은 현대를 성장시킨 원동력”이라고까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말할 정도다. 생각해보면 아무것도 아닌 복지일 수 있지만, 추억 속에서 구내식당이 빠지지 않는다는 점을 미뤄보면 말 그대로 ‘잘 먹는다’는 게 대단한 힘이 되는 일인 모양이다.
“사장님들, 회사가 어렵더라도, 일을 시킬 때 시키더라도, 지킬 것은 지키고, 먹을 건 먹고 합시다!” - 네타 생각

인터넷 메신저 금지, 과연 옳은 일(?)
기업의 뜨거운 감자 중 하나인 인터넷 메신저에 대해서도 알아봤다. ‘싸이질’이란 신조어를 낳았던 싸이월드와 인터넷 메신저는 업무효율을 떨어뜨린다는 점에서 기업 경영자의 고민거리 중 하나로 흔히 언급되며, 이들의 사용을 금지시키고 있는 기업도 상당수 존재한다.
이번 dataNet의 설문에서도 77%의 사용자가 ‘메신저를 사용한다’고 응답, 메신저의 사용비율은 높게 나타났다. 사용하지 않는다고 대답한 이유에서도 ‘회사에서 금지했기 때문’이 69%로 응답자의 절대 다수를 차지했다.
하지만, 인터넷 메신저의 용도를 묻는 설문결과를 보면, 일부 회사에서 수행하는 메신저 금지 정책이 과연 옳은 것인가를 물을 수 있게 한다. 인터넷 메신저의 주된 용도를 묻는 문항에서 절반이 넘는 사용자(62%)가 ‘업무 관련용도’로 응답한 것이다. ‘친구와의 대화 등 사적인 용도’로 사용한다는 응답은 26%에 불과했다.
인터넷 메신저가 업무 능률을 저하시킨다는 세간의 인식을 불식시킬 만한 조사결과다. 지난해 한 리서치 업체의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업무관련 용도로 인터넷 메신저를 사용한다는 비율이 4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을 참조한다면, 인터넷 메신저가 개인적인 용도보다는 업무관련 용도로 더 많이 사용되고 있으며, 특히 PC사용에 익숙한 IT업계에서는 그 비율이 더욱 높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하는 결과다.

무책임한 동료·아부하는 동료 ‘얄미워~’
얄미운 직장 동료를 묻는 질문에서는 ‘자기 업무를 미루는 동료’와 ‘아부하는 동료’에 대한 불만이 높았다. 설문조사 기간 내내 수위를 다투던 얄미운 직장동료 1위는 맡은 일에 대해 무책임함으로써 남에게 피해를 입히는 유형인 ‘자기 업무를 미루는 동료’가 차지했다. 응답자의 34%가 이러한 유형이 가장 얄밉다고 답한 것. 직장인들의 영원한 ‘왕따’ 대상인 아부하는 동료는 26%로 2위를 차지했으며, 언제 어디서나 높은 비호감 유형인 ‘잘난척하는 동료’가 10%로 뒤를 이었다.
이 외에 얄미운 유형으로는 ‘공격적인 대화를 즐기는 동료’(8%), ‘모두 야근하는데 혼자 칼퇴근하는 동료’(7%), ‘업무중 잡담이나 사적인 통화가 잦은 동료’(6%)도 비호감으로 꼽혔으며, 소수 의견으로 ‘짠돌이와 짠순이’, ‘야한 농담을 하는 동료’도 얄밉다고 응답했다.
재밌는 점은 ‘모두 야근하는데 혼자 칼퇴근하는 동료’도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는 점이다. 무책임한 동료와 아부하는 동료에 대한 ‘얄미움’이 워낙 큰 탓에 비율은 높지 않지만, 순위로는 다섯 번째로 높은 비호감 유형이다.
앞선 문항에서 분위기 때문에 야근한다는 응답이 4%에 불과했던 것을 생각해보면 다소 아이러니한 일. 하지만, 다르게 생각해보면 일하는데 칼퇴근하는 동료에게 눈을 흘기게 되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속내인 것 같기도 하다. 특히, 과도한 업무로 잦은 야근에 시달린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칼퇴근 하는 동료에 대한 얄궂은 감정은 힘든 일을 나눠하는 동료애에 대한 갈증으로도 생각할 수 있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옛말처럼 동료에 대한 의리를 발휘하는 것도 직장 내 호감도를 높이는 방법이 될 것이다.
얄미운 직장 동료에 대해서 많은 IT 종사자들이 소극적으로 대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41%가 ‘싫지만 내색하지 않는다’고 답한 것. 또 ‘무시한다’는 응답도 16%에 달했다. 반면 ‘불쾌하다고 밝힌다’거나 ‘돌려서 말한다’는 응답은 각각 6%와 32%에 그쳤다. 대다수가 얄미운 직장 동료에게 “이러이러한 점을 고쳤으면 좋겠다”고 얘기하고 있지 못한 것이다.

IT 종사자, 자기개발욕구 충만
IT 종사자들은 자기개발욕구가 높았다. 이는 매일같이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는 IT산업의 특수성을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된다. 주변 환경은 빠르게 변화하는데 혼자만 변화하지 않는다면 이는 곧 뒤처지는 결과가 되기 때문에 그만큼 더 강한 자아개발 욕구를 갖고 있는 것이다.
설문응답자의 70%가 직장 동료로부터 열등감을 느낀 적이 있었으며, ‘업무수행능력의 차이’가 이러한 열등감의 주요 원인(41%)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결과를 반영하듯 열등감을 느꼈을 경우 대처법을 묻는 문항에서는 ‘자기개발을 한다’는 응답이 45%로 가장 많았다. 또한 설문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회사로부터 가장 받고 싶은 복지 혜택으로 ‘학원수강, 학자금, 문화생활비 등 자기개발비’를 선택해 IT 종사자들이 가진 강한 자아개발 욕구를 엿볼 수 있게 했다.
다른 한편, 동료로부터 느낀 열등감과 친밀도의 차이는 별다른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았다. 열등감을 느낀 이후 ‘관계가 소홀해졌다’거나, 또는 ‘관계는 유지하지만, 친근감은 사라졌다’는 응답은 각각 6%와 25%에 그친 것. 절반가량의 응답자들(48%)은 ‘과거와 같은 관계’라고 답해 보다 의연하게 대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IT 종사자들의 자기개발욕구가 강하는 것을 고려해 볼 때, 대다수의 IT 종사자들이 ‘선의의 경쟁자’로 의식하고 있으며, 동료로부터 느끼는 열등감을 자아개발을 위한 자극제로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평균 근속 기간 2년 이내, 회사비전·직원복지 높여야
IT 종사자들의 이직률은 높았다. 평생직장이 사라진 최근의 경향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것. 이번 설문조사자들의 46%가 한 두 번의 이직경험을 갖고 있었으며, 다섯 번 이상 직장을 옮긴 응답자도 4%에 달했다. 3~4회의 이직경험자는 19%, 이직경험이 없는 응답자는 31%였다. 한 직장에서 평균 근무연수는 ‘1~2년’이란 응답이 39%로 가장 많았다.
이직의 이유로는 연봉에 대한 이유가 1위를 차지했다. 응답자의 40%가 이직의 사유로 ‘전 직장보다 높은 연봉’을 꼽은 것. 한 업계 관계자는 “연봉은 단순히 돈의 문제라기보다는 회사에서 얼마나 인정받고 있으며, 필요한 인물인가를 알 수 있게 하는 객관적인 척도가 될 수 있다”며 “낮은 연봉은 스스로의 가치가 저평가된 것 같이 기분 나쁘다”고 말했다. 연봉 외에 이직사유로는 ‘자기 발전을 위해’란 응답이 32% 뒤를 이었으며, ‘과다한 업무량’이나 ‘적성에 맞지 않아서’란 응답은 소수에 그쳤다.
현재 직장에 대한 만족도는 높지도, 낮지도 않았다. 현재 직장 만족도를 묻는 문항에서 ‘불만’ 또는 ‘매우 불만’으로 응답한 비율(불만 9%, 매우 불만 2%)도 낮았지만, 그렇다고 ‘매우 만족’ 또는 ‘만족’으로 답한 비율(만족 31%, 매우 만족 12%)도 높다고 볼 수는 없는 수준이다. 대다수의 응답자들은 현재 직장 만족도에 대해 ‘보통’이라고 답했다. 이는 기업에 대한 충성도가 그다지 높지 않아 기회가 오면 언제든 옮길 수 있는 잠재적 이직군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각 IT기업은 우수 인력을 확보하고, 이직 방지로 업무연속성을 확보하기 위해 직원의 만족도를 보다 향상시킬 필요성이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직원 복지 향상과 더불어 회사 비전을 명확히 제시해 줄 필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회사가 더 신경을 써줬으면 하는 부문을 묻는 문항에서 1위는 ‘직원복지 향상’이 40%의 지지를 받으며 1위를 차지했다. 이 외에 27%의 지지를 받은 연봉인상은 2위를 차지했으며, ‘자기개발을 위한 교육지원’이 25%로 뒤를 이었다. 직원복지와 연봉인상, 교육 등 세 가지 항목에 쏠림현상이 발생한 것을 알 수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한 IT 종사자들의 갈증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한다.
또 다른 측면에서는 우수인력 확보를 위해 명확한 기업 비전 제시가 필요하다는 결과도 얻을 수 있었다. 직장을 고를 때 IT 종사자들이 중요하게 살피는 요소를 묻는 문항에 47% ‘회사 비전’이라고 답해 응답자의 절반에 달한 것. 이직 사유에서 높은 응답을 받았던 연봉의 경우에는 22%로 3위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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