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진출을 성공으로 이끄는 필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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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진출을 성공으로 이끄는 필수 조건
  • 승인 2006.09.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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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SI 업체들에게 해외 시장 진출은 필수 불가결한 요소다. 유비쿼터스(Ubiquitous)나 텔레매틱스(Telematics)와 같이 새롭게 부각되는 시장을 제외하면 이미 내수 시장은 포화 상태에 이르렀고, IT컨설팅과 아웃소싱 산업은 본격적인 성장궤도에 진입하기에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한 상태다. 지속되는 영업이익 하락에 고심하는 국내 SI 업체들에게 해외 시장 개척은 분위기를 완전히 반전시킬 만한 매력적인 신대륙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해외 진출을 시도한 기업 가운데 적지 않은 이들이 비싼 수업료만 지불하고 중도 하차하는 경우가 심심찮게 발견된다. 블루 오션(Blue Ocean) 창출이라는 거대한 포부를 품고 달려들었지만 막상 처한 현실은 ‘지독한’ 레드 오션(Red Ocean)이었다는 게 이들의 공통된 주장이다. 이들의 지적이 전혀 근거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100% 타당한 것도 아니다.

해외 시장 진출의 허와 실
우선 이들의 가장 큰 실수는 해외 시장 자체를 블루 오션으로 구분한 데 있다. 블루 오션이란 아직 발견되지 않은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을 의미하며, 기업에게는 경쟁이 무의미한 비경쟁 시장 공간으로 영역은 한정된다. 누구나 알고 있고 접근이 손쉬운 시장이라면 이미 블루 오션이 아니다. 따라서 아무리 시장 상황을 충분히 검토하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하더라도, 첫 단추부터 잘못 끼운 이상 실패는 이미 예견된 것이나 다름없다.
나아가 이보다 더 큰 실수는 너무 쉽게 물러섰다는 사실이다. 해외 시장 공략에 있어서도 국내에서와 마찬가지로 프로젝트 단위로 접근하다 보니, 단기적으로 영업 수익은 낮고 위험 부담은 높은 해외 사업이 매력적일 리 없다. 게다가 글로벌 장비 업체들의 공세가 거세지면서 자체 솔루션을 갖고 있지 못한 국내 SI 업체들이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도 쉽지가 않다. 결국 적지 않은 국내 SI 업체들은 가능성만 남겨놓은 채 시장 개척에는 수수방관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게 현실이다.

해외 시장 블루 오션을 찾는 5가지 방법
국내 SI 업체들이 해외 시장에서 가치 혁신을 통한 새로운 창조적 시장, 즉 ‘블루 오션을 발굴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가’라는 숙제가 남는다. 다양한 변수가 존재하지만 적어도 다음과 같은 필수 준비 사항만 명심한다면 언제든지 기회는 오게 마련이다.

1. 거점을 마련하라
무엇보다 해당 국가에 거점을 마련하는 것이 우선이다. 해당 거점을 토대로 현지화(localization)를 진행하고, 다시 이를 바탕으로 사업을 확대하는 것이 정석이자 지름길이다. 간혹 문화적 차이로 사업에 애로를 겪기도 하지만, 거점 없이 수익원을 창출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중동 지역을 예로 들어 보자. 이 지역은 최근 유가상승으로 큰 이득을 보고 있어 최근 또 다시 건설 붐이 일고 있다. 여기에서 주목할 만한 사항은 새롭게 지어지는 아파트와 빌딩들은 모두 최첨단 IT인프라가 기본적으로 구축된다는 사실이다. 그 동안 장기적 안목을 갖고 이 지역에 거점을 뒀던 기업이라면 이 상승세를 고스란히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단타성 프로젝트 수주에만 관심을 기울였던 기업이라면 이러한 중동지역 아파트 정보화 사업 합류를 위해서는 수배의 노력이 추가로 요구된다.

2. 현지어에 능통한 직원을 배치하라
거점을 마련했다면 이제 그 시장에 최적화된 인물을 배치해야 한다. 현지 기업의 조직이나 구조에 익숙한 인물도 좋지만, 무엇보다 현지의 고객들과 자유로운 의사소통이 가능해야 한다. 즉, 언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해외 시장 진출은 단념하는 것이 좋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언어 문제는 해외 시장 진출 실패의 첫 번째 원인이었을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현재 해외 사업을 진행중인 국내 SI 업체들 대부분은 언어가 자유로운 직원을 전진 배치시켜, 더 이상 언어가 불안 요인의 최상단을 차지하지는 않는다.
반면 현지 기업의 조직이나 구조에는 더욱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단순히 국내 조직도나 서비스 체계를 그대로 현지에 옮겨놓는 것보다는, 현지 고객의 요구에 최적화된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 좋다. 필요하다면 본사 차원의 고객 서비스도 적절히 활용하고, 현지의 파트너사를 지속적으로 발굴, 교육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3. 고객이 원하는 솔루션을 준비하라
유용한 솔루션 발굴 및 최적화 작업도 해외 진출에 있어 중요한 사항 중 하나다. 아무런 솔루션을 갖고 있지 않은 업체는 물론이고, 이미 자체 솔루션을 확보하고 있는 경우라 할지라도 해당 국가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안하는 작업은 사업 수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것은 앞서 말한 지속적인 수익원 창출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중동 지역을 다시 살펴보자. 현재 중동지역에서 일고 있는 u-시티 프로젝트는 단순히 하드웨어적인 의미의 IT인프라 구축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 오히려 그보다는 실질적인 유비쿼터스 라이프(Ubiquitous Life) 실현을 가능케 할 소프트웨어적인 부분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
이를 테면 바이오인식(Bio-recognition)과 같은 기술 집약형 솔루션이나 첨단의 통신망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영화, 드라마, 게임과 같은 콘텐츠 개발이 더 중요할 수 있다. 하드웨어적인 기술력은 물론 소프트웨어적인 사업 수완까지 겸비한 기업이라면 이미 해외 시장에서 경쟁자들보다 한걸음 이상 앞서 있는 셈이다.

4. 정부 기관과 협력하라
정부 기관을 활용하는 것도 해외 시장 개척에 상당한 도움이 된다. 사실 국내 SI 업체가 해외 정부 기관 담당자와 일면식도 없는 상태에서 접근하기란 쉽지 않다. KIPA(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 KADO(한국정보문화진흥원), KOICA(국제협력단) 등 유관기관이 관 대 관(官 對 官)으로 접근해 해당 기업들과의 접촉 기회를 마련해주는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해외 시장 진출이 한결 수월해질 수 있다.

5. 돈보다 신뢰를 먼저 얻어라
해외 시장 개척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건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다. ‘빠른 건 신의 뜻에 어긋난다’고 여기는 중동 지역 기업들이나 느긋한 것을 미덕으로 여기는 동남아 지역 기업들을 상대로 신속하고 간결한 사업 계약을 요구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5분이면 될 이야기도 1시간으로 늘려 대화하는 것을 선호하는 이들에게 필요한 대화만 하고 일어서는 것은 자칫 이들로 하여금 자신들을 무시하고 있다고 느끼게 할지도 모른다.
무엇보다도 이들 문화권에 소속된 기업들과는 단발성 협력이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협력할 수 있다는 신뢰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조인트 벤처를 설립하는 것도 유익한 방법이 될 수 있다. 개발도상국 기업 대부분이 정보화에 대한 경험 및 자금이 부족한 만큼, 자금 지원 방안의 하나로써 조인트 벤처 설립은 신뢰를 주는 것을 넘어 혈맹과 같은 분위기를 조성할 수도 있다.

블루 오션 아니지만, 블루 오션인 해외 시장
얼굴도 다르고, 언어도 다르고, 무엇보다 문화가 다른 해외 시장을 개척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다만 충분한 준비 과정을 거쳐 차근차근 발을 짚어간다면 국내 SI 업체들의 축적된 경험과 전문 기술력이 해외에서도 통할 것을 확신한다. 해외 시장은 블루 오션이 아니지만, 해외 시장에는 국내 SI 업체들이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블루 오션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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