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스펙 - 기대주 iSCSI, 이점 분명… 적용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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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스펙 - 기대주 iSCSI, 이점 분명… 적용 글쎄
  • 승인 2006.06.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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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앱 독주·이퀄로직 도전장 … FC SAN 여전히 맹위

지난 2002년 한 해외 IT전문지가 허풍 광고 10선을 발표한 바 있다. IT는 과학의 판매행위로 볼 수 있는데, 과학의 모호성으로 인해 IT의 기술마케팅에서 과장이 발생하는 경우가 종종 있으며, 모호한 수식어로 포장돼 관심을 끄는 과대광고를 선정한다는 것이 기사의 취지. iSCSI는 CRM, 10Gb 이더넷 등과 함께 당당히(?) 허풍광고 10선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 매체가 iSCSI를 허풍 광고로 꼽은 이유는 분명하다. iSCSI가 이를 대체하며 사양길에 접어들 것이라던 FC SAN이 여전히 스토리지 영역의 주류로 자리매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지적은 지금도 유효하다. 10기가비트 이더넷 시대의 도래가 기대되고 있지만, iSCSI의 활약은 미미하며 FC SAN은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다. 몇 년 째 기대주에 머물고 있는 iSCSI 시장을 점검한다.
오현식 기자·hyun@datanet.co.kr

SAN은 초기 IP 네트워크가 대용량 트래픽을 처리하는 데 적절치 못했기 때문에 탄생했다. 스토리지 전용 FC 채널을 통해 빠르고 안정적인 강력한 네트워크에 대한 필요를 만족시켜 준 것이다. IP SAN의 대두는 IP 기술 진화로 IP 네트워크가 이전과 달리 대용량 트래픽을 처리할 수 있을 정도로 발전했다는 데에서 출발한다.
스토리지 네트워크는 크고 복잡하고 비싸다. 특히 빠르고 안정적이지만, 장비간 호환성 부족과 별개의 고립된 네트워크 구축이라는 FC SAN의 특징은 TCO 절감을 최대 목표로 하는 현재의 비즈니스 요구와는 걸맞지 않는다. 또한 FC SAN은 초기 구축 뿐 아니라 이를 유지보수하는데 전문 지식이 필요하다는 단점도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바로 IP SAN이다. 대용량 트래픽을 처리하는데 부족했던 IP 네트워크는 이제 대용량 트래픽을 처리할 정도로 강력해졌다는 점은 IP SAN에 대한 기대를 부풀리는 요인이 된다.
10Gb가 언급되는 최근의 상황은 IP 기술 발전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10Gb 이더넷이 구축되면 TCP/IP는 FC 기술이 제공하는 속도를 상회할 수 있게 된다.
1992년 스토리지 접속을 위해 10Mb 인터페이스가 제공하던 시절 IP 네트워크는 FC의 1%에 불고한 0.1Mb의 속도만을 제공했지만, 격차를 크게 좁힌 것이다. 이는 IP 네트워크 대역폭이 이미 스토리지를 연결하기에 충분한 속도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IP를 신봉하는 이들은 “저렴한 도입 비용과 표준에 기반한 IP 네트워크는 모든 기업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따라서 파이버 채널에 투자되는 비용보다 훨씬 많은 비율로 투자가 지속되고 있어 더욱 고무적”이라고 강조한다. 친숙한 네트워크 기술 및 관리 도구들을 이미 보유하고 있으며, 거리 제한이 없는 연결을 지원할 수 있다는 추가적인 장점은 IP가 FC를 대체할 것이라는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부문이다.

IP 스토리지 네트워크
IP SAN을 구축하는 방법으로는 FCIP, iFCP, iSCSI 등을 사용할 수 있다. IP망을 통해 FC SAN을 상호 연결하는 방법인 FCIP(Fibre Channel over IP)는 장거리 네트워크용으로 설계된 TCP/IP의 장점을 통해 FC SAN이 갖는 거리 제약을 해결하는 솔루션으로 사용될 수 있다. iFCP(In ternet Fibre Channel Protocol)는 기존의 FC 어레이들과 FC HBA가 iFCP 게이트웨이를 통해 IP 네트워크로 연결된다. 표준 TCP/IP 스위칭 및 라우팅 인프라 요소들이 동일한 기능의 광 채널 요소들을 전환시켜 주기 때문에 iFCP는 광 채널 스위치를 필요로 하지 않으며, 광채널 패프릭과 연관된 확장성 문제를 극복하게 한다.
iSCSI(Internet SCSI)는 IP 네트워크를 통해 전송된 스토리지 I/O 측면에서 FCIP나 iFCP와 비교해 더 심화된 수행 방식을 취한다. FCIP와 iFCP가 FC를 일부 사용하는데 비해 iSCSI는 근본적으로 FC를 배제하는 점이 특징적이다. 호스트 기반의 애플리케이션은 IP를 통해 네트워크로 연결된 스토리지 장치와 통신하는 것으로, 모든 전송 링크가 IP링크라는 것을 의미한다.
모든 전송 링크가 IP링크라는 것은 하나의 분명한 이점을 제공한다. 그것은 비용절감이다. 값비싼 FC 대신 TCP/IP란 저렴한 하나의 공통된 네트워크 플랫폼에서 기업의 모든 애플리케이션을 구동, 저장하게 됨으로써 성능 대 가격비를 크게 향상시킬 수 있는 것. 기존 인프라와 스토리지를 공유함으로써 하드웨어는 물론, 유지보수에 있어 막대한 비용 절감을 가져오게 되며 특히, 교육 및 인력 확보의 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다. 즉, 블록 단위로 데이터를 처리하고 가용성 SAN의 장점을 유지하면서도, IP 네트워크를 사용해 비용절감을 이룰 수 있는 것이 바로 iSCSI다.

국내 iSCSI 사례 ‘미미’
빠른 I/O 처리, 기존 네트워크 프로토콜을 통한 가용성 보장, SNMP 및 기타 네트워크 관리 툴에 의한 간편한 네트워크 관리, IPSec 등의 기술을 통한 높은 신뢰성 제공, FC 대비 10분의 1에 불과한 저렴한 구축비용, 기 구축된 IP 랜 및 왠 인프라와의 호환으로 인한 투자 보호, 기존의 네트워크 기술과 인력 이용, 확장성 및 거리상의 제약을 해결 등 수많은 장점을 제공하고 있는 IP SAN. 그러나 실제 시장에서의 적용은 아직 부족한 상태다.
IDC에 따르면, 2004년 4분기 전세계 외장형 스토리지 시장에서 iSCSI는 9천400만달러를 차지, 점유율은 2% 미만에 불과하다. FC을 빠르게 대체하리라던 당초 기대와는 달리 FC SAN의 기세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것이다.
국내 시장에서의 iSCSI 적용은 더욱 처참하다. 한국EMC, HDS코리아, 한국HP, 한국썬, 넷앱코리아 등에 iSCSI 적용 사례를 요청했지만, 돌아온 답변은 넷앱코리아가 유일했다. 한국EMC, HDS코리아 등 기존 스토리지 시장의 강자들은 “일부 적용 사례가 있지만, 아주 실험적인 적용 수준으로 iSCSI 사례라 말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그만큼 실제 iSCSI 적용 사례가 미미한 상황이다.
동일한 시기에 주목을 받았던 4Gbps SAN의 경우, 올 하반기 본격화가 예상되면서 한국IBM과 한국EMC간 때아닌 ‘최초’ 논쟁을 벌였을 정도로 기대를 받고 있는 것과 비교해본다면 iSCSI의 부진은 더 크게 나타난다. 아마도 2002년 iSCSI를 IT 시장의 ‘10대 허풍’으로 꼽았던 매체가 이후에도 계속해서 이를 선정했다면 iSCSI는 지금까지 연속 이 상을 수상하는 불명예를 안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다. 2002년 ‘10대 허풍’으로 함께 꼽혔던 10Gb 이더넷의 경우에도 올해 본격적인 날개짓이 기대되고 있어 iSCSI에 대한 아쉬움은 더욱 크다.
iSCSI의 부진에 대해 업계는 다양한 평가를 내린다. “iSCSI가 우리나라 고객의 높은 기대치를 충족시키는 것은 무리”라는 주장이 그 중 하나. iSCSI가 FC SAN의 70~80% 수준의 성능을 약속하기는 하지만, 이 정도 성능으로는 빠르고 안정적인 속도를 원하는 국내 사용자들의 눈높이를 맞출 수 없다는 것으로, iSCSI의 부진을 국내 시장의 특수성으로 설명한다. 국내 사용자의 경우, 가격 대 성능비 보다 높은 성능 쪽에 선택의 우선순위가 있다는 설명으로 전세계 어느 지역보다 우리나라에서 4Gbps가 가장 먼저 적용되고 있는 것은 이러한 성향을 반증한다는 주장이다.
또다른 견해로는 “SAN/NAS 컨버전스 환경이 각광받으며 iSCSI의 필요성은 현저히 감소한 것이 원인”이란 분석도 있다. iSCSI의 최대 강점이 비용절감인데, NAS의 부상은 iSCSI의 장점을 희석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또 매년 크게 낮아지고 있는 하드웨어 가격은 SAN 구축에 따른 가격 부담 역시 점차 사라지게 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선 영업사원들도 iSCSI의 필요성을 공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하며 “이런 이유로 비용 부담을 느끼는 고객에게는 NAS를, 성능을 우선하는 고객에게는 SAN을 제안하는 것이 보편적”이라고 말했다. iSCSI는 시장 공략을 위한 적절한 위치에 자리매김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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