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올해부터 우리나라가 국제공통평가기준상호인증협정(CCRA)에 가입해 국제공통평가인증(CC)이 국내외에서 모두 통용되는 만큼 국산과 외산의 경계가 사라지며 경쟁은 보다 뜨거워질 전망입니다.
올초 온라인 게임 리니지 명의 도용 사건과 중국발 해킹 등으로 피해를 입는 사례들이 늘어나며 기업의 웹 애플리케이션을 보호하기 위한 전문 솔루션인 웹 애플리케이션 방화벽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관련 시장의 규모도 지난해 11월 본지(NETWORK TIMES)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약 80여개였던 국내 레퍼런스가 2006년 5월말 현재 약 170여개로 2배 이상 증가해 빠르게 도입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고객 수요가 늘어나며 관련 업체들의 숫자도 증가해 현재 약 10여개에 이르고 있습니다. 여기에 최근 웹 방화벽의 오픈 소스가 공개되고 기존 방화벽, VPN 시장 침체의 돌파구로 웹 방화벽을 준비하는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웹 방화벽 시장 경쟁의 주요 요인으로 CC인증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아직 CC인증을 받은 업체는 없지만 듀얼시큐어, 펜타시큐리티, 잉카인터넷 등 대부분의 국내 웹 방화벽 업체들이 인증을 신청하고 대기 상태라 올 하반기쯤이면 인증받은 제품들이 공공, 금융 시장을 집중 공략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처럼 국내 업체들은 공공, 금융 등의 시장을 주 타깃으로, 외산 업체들은 엔터프라이즈, 통신, 포털, 쇼핑몰 등을 타깃으로 바쁜 행보를 보일 전망입니다.
하지만 외산 업체들도 공공 시장이 국내 업체들의 전유물이 되지 만은 않을 것이라며 채널 등을 활용해 공공 고객들을 포섭할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한 외산업체의 관계자는 “CC인증을 받아도 국정원 보안성 평가를 받아야한다는 조항이 있어 소스코드 공개 등 외산업체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이 나올지도 모르지만 아직 웹 방화벽에 대한 인증의 기준이 확실치 않아 공공 시장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본사에서 CC 인증을 받으면 이를 통해 국내 공공, 금융 시장에 도전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공공이라 해도 예전과 달라 외산제품이라도 성능만 좋으면 도입한다는 분위기도 확산되고 있어 공공, 금융, 엔터프라이즈 등 산업군별 구별 없이 국산과 외산의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양상입니다.
하지만 아직 국내 제품들이 성능과 보안 기능에 있어 외산 제품들에 못 미친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습니다. 여기에 웹 방화벽은 기존 네트워크 방화벽과 달리 설치하고 끝나는 제품이 아니라 기업 애플리케이션과의 조율 등 구축 후의 커스트마이징이 중요한 만큼 컨설팅 능력 등 웹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노하우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국내 업체들이 웹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이해 없이 급하게 웹 방화벽 시장에 뛰어들 경우 고객의 신뢰를 잃을 수 있다는 것이죠.
또 업체간 레퍼런스 확보 차원에서 저가, 출혈경쟁에 나설 경우 낮아진 가격을 다시 회복할 수 없어 시장이 채 성장하기도 전에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또 웹 방화벽이 자금 회전율이 빠른 제품은 아닌데다 여러 대가 공급되는 제품도 아니라는 점이 문제입니다. 전산담당자만으로 구입 결정이 내려지는 것이 아니라 전산, 각종 애플리케이션 서버 담당자, 임원진 등 여러 단계의 검토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제품 도입까지 평균 약 9개월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고 합니다. 이런 제품의 특성을 고려해서 지원 능력, 영업력, 자금력 등의 충분한 준비를 갖춘 후 시작해야한다는 조언입니다.
그러나 웹 방화벽 사업은 제대로 된 기술력과 사업력을 갖추고 시작한다면 국내 시장은 물론 해외 진출까지 가능한 품목입니다. 현재 웹 방화벽 전문 제품은 미국에 약 10여개, 이스라엘에 3개 정도로 소수지만 이미 국내에는 약 10여개 업체에서 자체 개발된 웹 방화벽 제품이 있다는 것. 따라서 개발업체와 정부, 그리고 사용자가 합심한다면 세계 시장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관련 전문가들은 저가공급으로 나만 살고보자는 식의 전체 시장의 구도를 망가뜨리는 영업이 아닌 기술을 기반으로 한 진정한 승부를 통해 웹 방화벽 시장 전체의 성장은 물론 해당 업체들의 수익성도 향상시키자는 각성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장윤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