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M&A시장 결산 및 2001년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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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M&A시장 결산 및 2001년 전망
  • 김종철 기자
  • 승인 2000.12.2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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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코스닥 주가 폭락과 닷컴위기설이 널리 퍼지면서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M&A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관련 업체는 물론 금융권, 창투사 등의 대체적인 분석이었다. 하지만 대우, 현대 사태가 연이어 터지고, ‘정현준 파동’이 발생하면서 국내 경기가 급격히 위축되고 현금 흐름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으면서 M&A 시장 역시 얼어붙었다.

또한 매물은 쏟아지고 있지만 매력 있는 기업은 찾아보기 힘들고, 하반기 들어 진행된 M&A에도 실패 사례가 속출하는 등 M&A 활성화를 위한 인식의 변화와 환경 조성이 아직은 미흡한 실정이다.

이에 올해 인터넷 업계의 M&A 시장을 정리해 보고, 내년도 시장 전망과 함께 M&A를 준비하고 있는 기업들이 고려해야 할 점에 대해 점검해봤다.

올해 5∼6월을 지나면서 닷컴위기설이 팽배해지고 코스닥 시장의 주가가 폭락하면서 닷컴기업들은 「더 이상 미래가치보다는 당장 수익모델을 제시하라」는 압력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이는 곧 투자 유치를 어렵게 만들었으며, 이러한 위기에서 벗어나는 유력한 탈출구로서 M&A가 대두되기 시작했다.

상반기보다는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M&A건수나 규모면에서 서서히 늘어나기 시작했지만 코스닥 시장의 폭락을 비롯한 전반적인 국내 경기 침체로 인해 아직까지 M&A 시장은 초보적인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정부는 규제개혁위원회와 관련 부처의 벤처기업 M&A 지원방안을 마련하고 있으며, 벤처캐피털 회사도 닷컴위기설과 함께 투자 자금 회수가 어려워지면서 기존의 벤처지원팀을 M&A팀으로 변신시키는 등 각계각층에서 M&A 활성화를 위한 환경을 서서히 조성하고 있는 실정이다.

■ 닷컴위기 돌파구는 역시 M&A

올해 인터넷 벤처기업의 M&A 시장을 돌아보면 그야말로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더라」에 다름 아니었다.

지난 3∼4월 새롬기술을 중심으로 네이버와 다음커뮤니케이션의 2자 내지 3자 합병 논의는 관련 업계와 각종 언론매체의 관심을 집중시키면서 국내 M&A 시장의 메카톤급 이슈로 떠올랐다. 하지만 당시 코스닥 시장의 하강 국면이 계속 이어지고 시너지 효과에 대한 투자가들의 냉담한 반응, 당사자들간의 일정 조정 실패와 제도상의 문제로 결국은 무산되고 말았다.

또한 지난 8월에는 충성도 높은 실명 회원을 확보한 동문 찾기 사이트 아이러브스쿨이 M&A 시장에 매물로 나오면서 야후코리아, 바른손, 삼성 등 여러 기업들이 인수전에 뛰어들어 닷컴기업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아이러브스쿨의 M&A건은 기업의 미래가치와 거래 가격에 대한 당사자간의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대주주인 금양의 내부 증자로 M&A 계획이 백지화되었다.

올해 최대 관심을 끌었던 이들 M&A건은 공통적으로 대형 거래였으며 인터넷 비즈니스의 지형을 바꿀 수 있는 이슈로 부상했지만 국내 M&A 시장의 미성숙과 주가하락, 기업가치 평가에 대한 객관성 부족, 제도 및 절차의 복잡성, 시너지 효과에 대한 불신 등으로 계약 직전에 모두 무산되는 결과를 낳았다.

하반기 들어 벤처기업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고 M&A 관련 전문가들은 시장 분위기를 전하고 있다. 하지만 매물로 나오는 대부분의 기업은 기업가치가 현저히 떨어지고 「영양가 없는」 회원 수나 콘텐츠 기반의 순수 닷컴기업이기 때문에 거래 성사가 거의 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 전반적인 평이다.

이커뮤니티 정회훈 대표는 『국내 M&A 시장 활성화는 아직 이르다. 지금 거래가 되고 있는 기업들은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현재는 수요와 공급이 맞지 않으며 수많은 기업들이 매물로 나오지만 매력 있는 기업은 찾아보기 힘들다. 또한 국내 경제가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전반적으로 자금 흐름이 좋지 않은 것이 M&A 시장 활성화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내년 경기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현금을 보유하려는 기업들의 수세적인 경영도 한몫을 하고 있다. HW, SW 개발·제조업체 등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기업에서는 아직 버틸 수 있을 때까지 버텨보자는 분위기가 팽배한 것 같다』면서 국내 M&A 시장을 분석했다.

또한 올해 M&A 시장에서는 벤처 지주회사와 인수·개발(A&D, Acquisition & Development)주가 상당한 인기를 모았다. A&D는 부실 상장·등록 기업을 인수한 뒤 구조조정 작업을 통해 회사가치와 주가를 올리는 신종 M&A 기법이다. 코스닥 시장의 전반적인 침체에도 불구하고 A&D 관련주는 피인수 기업과 함께 동반 상승하면서 국내 M&A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는 듯했다.

국내 대표적인 인수·개발업체인 리타워텍은 국내 최초로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한 주식맞교환이라는 새로운 기업 인수방식을 도입해 자회사를 급격히 늘려 나갔다. 하지만 최근 리타워텍이 주가조작 혐의로 조사를 받으면서 A&D 관련주들이 코스닥 시장에서 일제히 약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메디슨, 로커스, 바른손 등 벤처 지주회사를 표방한 대부분의 업체들은 올해 코스닥 시장의 침체로 현금 유동성이 불안해지면서 이미 투자한 지분을 서서히 매각하거나 자회사를 통합하는 등 자사의 재무 구조조정에 들어간 상태이다. 이에 따라 이들은 당분간 M&A 시장에서 과거와 같은 중심적인 역할은 행사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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