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부 국내 화상회의 기술 동향 part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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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부 국내 화상회의 기술 동향 part 1
  • 승인 2006.05.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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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오버뷰_화상회의 솔루션
진정한 유비쿼터스 구현 커뮤니케이션에 시선 집중
회의 기능 넘어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발전해야 … 3G폰 등 무선 환경으로 이동중

모든 기술은 발전한다. 특히 IT분야의 발전 속도는 인간의 상상력을 초월하는 경우가 많다. 몇 십 년전 2000년이라는 미래를 대상으로 했던 공상과학 영화를 보면 인간의 상상력이 인간의 기술보다 뒤떨어진다는 것을 쉽게 느낄 수 있다. 그 시절 누구도 DMB폰을 상상하지 못했었다. 초소형 타블릿 PC라든지 PDA, 네비게이션, 3차원 비디오게임 등 우리가 일상으로 누리고 있는 기술들은 불과 몇 십 년 전만해도 상상하지도 못했던 공상 과학의 일부였다.
과거 우리가 그리던 미래에서 항상 빠지지 않는 부분이 원격 비디오 대화였던 것 같다. 영화의 주인공이 TV를 보며 상대방과 이야기를 나눈다거나, 손목시계를 이용해서 상대방과 얼굴을 보며 이야기를 나눈다. 또는 3차원 홀로그램으로 상대방과 대화를 하는 장면 등등. 그만큼 미래형 커뮤니케이션은 인간이 꿈꾸던 기술목표의 한 축에 있었고 지금도 그 원칙은 그리 많이 변하지 않았다.
인간이 추구하는 미래형 커뮤니케이션의 최종 종착점은 무엇일까. 약간 아이러니하게도 그 종착점은 오프라인 커뮤니케이션이다. 우리가 흔히 생활하고 있는 대면 대화가 인간 사회가 꿈꾸고 있는 최종 미래형 커뮤니케이션의 방향인 것이다. 서로 멀리 떨어져 있으면서도 기술의 힘을 빌어 마치 옆에 있는 사람과 이야기를 하는 것 같은 커뮤니케이션 시스템. 상대방의 표정을 보고 숨소리, 눈빛 나아가 온기나 촉감까지도 오프라인 대화처럼 느낄 수 있다면 그 시스템이야 말로 최상의 시스템일 것이다.
그러면 현재 기술의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은 얼마나 오프라인과 닮아있는지, 그리고 그 나아가는 방향과 해결해야할 문제점은 무엇이 있는지 살펴본다.

화상회의라는 단어가 갖는 굴레
내가 제일 거북해 하는 말이 화상회의라는 말이다. 화상회의라는 것을 팔아 밥을 먹고 살면서도 늘 머리속에 맴도는 욕구 하나는 이놈의 화상회의라는 말 좀 쓰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다. ‘화상’하면 속어처럼 들려 다른 좋은 말 좀 누가 만들어 냈으면 하는 것이 개인적인 바람이기도 하다. 그래도 일반적으로 사회에서 통용되는 보편어이기 때문에 화상회의란 단어로 글을 풀어나가 보자.
‘화상회의’라는 단어가 갖고 있는 단점은 단지 어감 뿐 만은 아니다. 화상회의와 관계되는 사람들도 이 단어의 울타리에 그 사고가 제한 받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본다.
화상회의란 무엇인가요? 라는 질문을 받게 되면 아마 십중팔구는 ‘원격에 있는 상대방과 비디오/오디오/데이터 등을 이용해서 회의를 하는 것’ 이라고 답할 것이다. 좀 유식한 사람이라면 ‘비디오 컨퍼런스 시스템(video conference system)’이라든지, ‘리치 미디어 컨퍼런스 시스템(Rich media conference system)’이라는 말을 사용하기도 하겠지만 이 말 역시 회의라는 굴레는 벗어나지 못한 말이다.

왜 화상회의 시스템으로 회의만 해야 하는가
현대자동차의 경우 일 평균 200~300건의 화상회의라는 것이 열린다. 하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실제 우리가 회의라고 불릴 만한 것이라기보다는 의사소통의 수준이 더 많다. 간단한 업무확인에서부터 회의 전 사전 조율, 실무자간 업무 협의 심지어는 일반적인 안부까지, 그 쓰임새가 다양하다. 예전에 전화로 했던 일을 이제 비디오/오디오/데이터를 포함해서 스스럼 없이 한다는 이야기다. 다시 말하면 현대자동차의 경우 화상회의 시스템이 아닌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회의 시스템이 아닌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이라는 말이 갖는 의미는 그리 간단하지 않다. 어찌 보면 지금까지의 기술발전 방향이나 로드맵의 수정이 대폭적으로 일어나야 할지도 모르는 말이다. 회의를 잘 하기 위해서는 성능 좋은 카메라, 고급오디오 시설, 대형 디스플레이, 문서발표 등 회의보조기능이 관건이었다면 커뮤니케이션을 잘하기 위해서는 접근의 편의성, 범용성, 이동성 등 그 핵심 요구사항이 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회의라는 틀을 깨지 못한다면 아마 100년 후에도 화상회의라는 단어가 사라지지 않고 있을지 모른다. 마치 옆에서 대화하는 것 같은 시스템으로 사용자가 잡담을 하든, 회의를 하든, 싸움을 하든 그것은 사용자의 몫이다. 화상회의를 관여하는 사람들이 할 일은 누구라도 우리의 시스템을 목적에 맞게 잘 쓰도록 해주면 그만인 것이다.
우리가 사용자에게 회의용으로만 쓰라고 강요할 권리도 없고 또 그렇게 강요해서도 안된다.

커뮤니케이션은 커뮤니케이션다워야 한다
회의시스템이 아닌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으로 발전하기 위해서 선행되어야 할 과제가 몇 가지 있다.

그 첫 번째가 통합이다.
컨버전스(Convergence)라는 말이 IT업계의 화두가 된지도 시간이 꽤 흐른 것 같다. 하지만 아직도 IT 트렌드의 주 관심사는 통합이다. 이제 TV로 TV만 보아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 TV도 보고 쇼핑도 하고, 영상전화도 해야 된다. 이것이 통합이고 통신이다.
그러나 미래형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이라는 화상회의 시스템은 아직도 나 홀로 시스템인 경우가 많다. 특히 PC 기반의 화상회의 시스템은 99% 나홀로 시스템이 대부분이다.
하드웨어 화상회의 시스템인 경우 폴리콤, 탠드버그, 소니가 삼대 축을 이룬다. 이미 몇 년 전부터 화상회의 시스템이 하드웨어에서 PC기반으로 옮겨간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에 맞게 수많은 PC기반의 화상회의 시스템이 시장에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예상과는 다르게 아직까지 하드웨어 화상회의 시장이 소프트웨어 화상회의 시장보다 그 규모가 더 크다.
이유야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나는 적과의 동침이 시장을 더 키울 수 있었다고 본다. 이 세 장비는 모두 표준 통신프로토콜(H.323)방식을 사용한다. 이 말은 서로 다른 회사 제품이어도 통신(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하드웨어 화상회의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으면 자사 뿐 아니라 협력업체, 외국바이어 등 그 누구하고도 화상회의를 할 수 있다. 그쪽 회사가 폴리콤을 쓰든, 탠드버그를 쓰든 그건 장애의 요인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소프트웨어 기반의 화상회의는 그렇지 못하다. 오직 그 프로그램이 설치되어 있어야 한다. 어느 회사의 화상회의 솔루션으로서 인정을 받을 수 있어도 커뮤니케이션 솔루션으로서는 0점이다. 이 단점을 벗어나지 못하는 솔루션이 갖는 시장에서의 점유율은 점차 하락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자유로운 커뮤니케이션 시대
요즘 유비쿼터스(Ubiquitous)라는 말은 초등학교에 다니는 어린아이까지 모르는 이가 없는 말이 돼버렸다. 이 단어는 마치 유행어처럼 우리 생활 곳곳에서 들려온다. TV광고는 물론이고 심지어는 선거에 출마하는 국회의원들까지 유비쿼터스 정치를 슬로건으로 내세우기도 한다.
그러나 알고보면 유비쿼터스라는 말은 한 복사기 회사가 자사의 복사기를 선전하기 위해 처음 사용한 말이었다. 네트워크가 존재하지만 사용자는 느끼지 못하는 공기 같은 환경에서의 광대역커뮤니케이션 환경. 이것이 유비쿼터스 환경이다.
진정한 유비쿼터스 환경이 된다면 우리가 자동차에서 라디오를 듣듯이 언제 어디서나 네트워크 환경에서 쌍방향 정보교환이 가능해 진다. 흔히 영화에서 보는 화상대화라든지, 몸에 이상이 생기면 자동으로 병원에 연결해주는 서비스, 외출중에도 집안의 가전제품을 콘트롤하는 등 다양하고 재미있는 생활들이 펼쳐지게 될 것이다.
네트워크가 마치 공기처럼 제한 없이 흐르는 시대가 오면 화상회의 솔루션 또한 그 환경에 맞춰 진화해야한다. 지금처럼 기업전용 시스템이 아닌 개인용 멀티미디어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으로 발전해 나가고 있다. 자유로운 멀티미디어 커뮤니케이션 환경에서 가장 부각되는 부분은 바로 무선환경에서의 커뮤니케이션이다.
그 시작이 3G폰의 등장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서비스를 하고 있지 않지만 이미 세계 여러 나라에서 3G 폰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몇 년 후에는 핸드폰으로 얼굴을 보며 화상회의를 진행할 날이 멀지 않았다.
자유롭다의 다른 또 하나의 명제는 앞에서도 언급한 컨버전스다. 컨버전스는 어떻게 이기종의 장비 또는 컴퓨터 환경을 하나의 유기체처럼 연동하여 서로 정보를 전달하고 통제 받고 움직일 수 있을까에 대한 1차원적인 고민이면서 반드시 해결하고 나가야 될 명제다.
3G 폰으로 멀티미디어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 진다해도 모바일 장비는 모바일 장비, 컴퓨터는 컴퓨터, 하드웨어 코덱은 하드웨어 코덱 사이에서만 멀티미디어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면 이것은 진정한 커뮤니케이션의 자유가 아니다.
A는 핸드폰으로, B는 PC로, C는 하드웨어 회의실에서 어느 위치 어떤 종류의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사용하더라도 서로 자유롭게 의사를 전달할 수 있는 환경이 되었을 때 멀티미디어 커뮤니케이션 시스템과 시장은 한 단계 더 발전하게 될 것이다.

화상회의 시장의 전망과 그 과제
누군가 나에게 경제 환경이 화상회의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물어본 적이 있다. 일반적으로 모든 시장은 시장 경제의 호황과 불황의 굴곡선을 그대로 따라간다.
하지만 화상회의 시장은 그 반대의 그래프를 그릴 때가 많다.
예를 들어 IMF가 찾아왔을 때 기업들은 많은 수의 직원을 구조조정 했다. 국가의 경제는 정말 말이 아니었다. 그러나 이 때 화상회의 시장은 의외의 호황을 맞았다. 기업들이 줄어든 직원 수 대신에 화상회의 솔루션 등을 도입하여 그 업무공백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얼마 전 사스가 돌았을 때도 해외 수출/수입기업은 거의 업무를 중단해야 할 위기까지 몰린 적이 있다. 그때도 화상회의 매출은 증가했다. 많은 기업들이 자택근무나 해외 업무진행을 위해 화상회의 솔루션을 도입했기 때문이었다.
이렇듯 화상회의 솔루션은 시장 경제와 100% 맥락을 같이 하지 않는 특징이 있다. 거기에 유비쿼터스 시대의 주축이 바로 멀티미디어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다. 2000년 초반 모노미디어 커뮤니케이션 수단인 핸드폰 시장이 급성장 했다면 이제 그 성장 주축이 멀티미디어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옮겨오는 것은 당연한 순리다.
그렇다고 화상회의 시장이 그 이익을 전부 다 받을 수는 없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화상회의가 아닌 멀티미디어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으로 발전했을 때 곧 다가올 유비쿼터스 시대의 미래시장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갈 수 있다. 그렇지 않고 계속 회의라는 굴레에 묶여 있다면 언젠가는 사용자의 기억에서 잊혀져 박물관 한쪽 구석에 고루한 과거 유물로 전시되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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