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Analysis - 스토리지 가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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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 Analysis - 스토리지 가상화
  • 승인 2006.04.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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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지 가상화, 아직 봄 날 아니다

공공시장 중심 확산 … ILM 구현 필수 요소로 각광

1년 전 스토리지 가상화에 대해 다룬 바 있다(‘스토리지 가상화의 현재와 미래’, Maket Foucus, NetworkTimes, p.142~166. 2005년 5월). 기존 가상화 솔루션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가상화된 스토리지 인프라 수준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릴 수 있는 스토리지 애플리케이션(ILM, 유틸리티스토리지 등)과 연동을 보장하는 가상화 솔루션의 등장으로 스토리지 가상화 솔루션 시장에도 따사로운 봄날이 찾아오고 있다는 것이 지난해 기사의 결론. 1년이 흐른 현재 스토리지 가상화에 대해 살펴본다.
오현식 기자·hyun@datanet.co.kr

지난해 상반기, 스토리지 가상화는 스토리지 업계의 가장 큰 화두 중 하나로 떠올랐다. 2003년 팔콘스토어를 필두로 데이터코어, 스토어에이지 등의 가상화 솔루션이 소개되면서, 관심을 불러일으킨 가상화 기술은 2005년, 스토어에이지가 포스코를 가상화 사이트로 확보하면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여기에 더해 관심을 모았던 EMC의 ‘인비스타(코드명 : 스토리지라우터)’의 출시가 임박했다고 알려지면서 가상화는 가장 큰 이슈 중 하나로 떠올랐다. 스토리지 관련 업체들은 너도나도 스토리지 가상화가 가져다주는 이점을 설명하느라 분주했고, 인밴드(In-Band) 방식과 아웃오브밴드(Out-of-Band) 방식, 가상화 솔루션의 적절한 위치 등을 둘러싼 갑론을박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렇다면 약 1년이 지난 지금은? 결론부터 말하자면, 국내 스토리지 가상화 시장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아코피아네트웍스는 국내 지사를 철수한 지 오래며, 데이터코어의 국내 지사 역시 눈에 띄는 움직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또한 기대를 한 몸에 모았던 ‘EMC 인비스타(EMC Invista)’의 경우에도 아직 국내 사례를 발굴하지 못하고 있으며, 스토어에이지의 가상화 솔루션인 SVM을 포스코에 공급해 화제를 모았던 인포큐브의 경우에도 이후 성과 발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물론 HDS(Hitachi Data Systems), 팔콘스토어 등 가상화와 관련해 일정 정도의 실적을 거두는 업체도 있다. 그러나 이들의 활동만으로 ‘가상화 시장의 만개’, 또는 ‘가상화 시장의 봄날’을 외치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는 비단 국내 문제로 국한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미국 네트워크컴퓨팅은 전문가들의 조언과 자체 리얼월드 랩에서의 제품 테스트를 기반으로 한 해 동안 주목받을 기술을 전망하는 ‘서바이버가이드2006 (Survi vor Guide to 2006)’에서 “EMC나 큐로직 같은 업체들이 뭐라고 얘기하든 2006년에 디스크 가상화가 꽃이 필 것 같지는 않다”고 언급, 시장 개화에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예측했다.

가상화, 진보 위한 기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지만, 스토리지 가상화는 여전히 주목받는 개념 중 하나다. 이유는 스토리지 가상화가 주는 다양한 이점 때문이다. 스토리지 가상화는 가용성 및 관리용이성 향상, 용량 대비 비용 개선, I/O 성능 개선 등을 이룰 수 있게 돕는다. 예를 들어, 물리적 저장 공간을 논리적 저장 공간으로 재분배하는 스토리지 가상화 구현을 통해 물리적 장치의 구성과 용량 배분을 서버와 애플리케이션에 관계없이 자유롭게 할당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리소스 할당 자동화, 애플리케이션에 수준에 맞춰 동적인 장치 지정 등이 가능해 최소한의 조작으로 QoS 수준을 만족시킬 수 있게 된다. 즉, 보다 손쉽게 스토리지를 관리하고 저장 공간의 효율적 분배가 가능한 것이다.
나아가 가상화 기술은 현재 스토리지 관련 기술의 궁극적 진화 방향으로 여겨지는 ILM(Information Lifecycle Management) 구현을 위한 기초로 여겨지고 있다는 점 또한 스토리지 가상화에 대한 관심을 거두지 못하게 하는 부문이다. 다양한 이기종 환경이 공존하는 현재의 IT 환경에서 이기종 스토리지 디바이스 구성을 논리적 형태로 재구성한다는 기본 개념을 토대로, 가상볼륨(Virtual Volume)을 통한 가용성 확보, DR(Disaster Recovery), 마이그레이션 기능제공, 애플리케이션 성능 향상을 위한 작업량 분산 기능 등을 포괄하는 스토리지 가상화는 ILM 구현을 위한 필수 요소 중 하나로 꼽힌다. 스토리지 가상화는 또한 시스템과 애플리케이션이 어떤 변화에도 대응하고, 상황에 최적화된 온라인 상태를 유지하는 온디맨드(On Demand) 운영환경으로 진화하게 만들어 주는 기반이 된다.

현장 검증 필요
단순한 리소스 풀링(Resource Pooling)에서 벗어나 ‘가상화를 통한 스토리지 통합 운영 관리 솔루션’으로 진화, ILM 구현의 기반으로 여겨지는 가상화 솔루션이 커다란 호응을 불러일으키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미국 네트워크컴퓨팅의 돈 맥비티(Don MacVittie)는 가상화를 필요로 할 정도로 대용량 저장장치를 사용하는 고객이 적다는 점과 더불어 복구 상황에서 가상화가 기술이 야기할 문제들로 인해 이를 꺼려하는 경향을 이유로 지적했다.
국내 상황을 비춰볼 때도 맥비티의 지적은 타당해 보인다. 현재 공급 측면에서 가상화 시장을 이끌고 있는 HDS나 팔콘스토어를 보면, 시장에 반향을 불러일으킬만한 대형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는 큰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행정수도 이전을 위한 ‘범정부 통합전산센터’ 수주가 용량 면에서 대형 사례이기는 하지만, 크게 이슈화되지는 못했다.
이와 관련, 일부에서는 리스크의 부담을 말한다. ‘현재 시스템이 잘 돌아가고 있다면 손댈 필요가 없다’는 것은 IT 인프라 관리에 있어 금과옥조(金科玉條)다. 스토리지 가상화 기술이 TCO 절감을 가져올 수 있어 CIO에게는 구미가 당기는 것이 되겠지만, 일선 담당자 측면에서 보면 괜히 잘 돌아가는 시스템을 건드릴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 특히 가상화 솔루션 적용으로 더 큰 이득을 볼 수 있는 대형 엔터프라이즈 기업일수록 장애 발생 시 위험부담이 더욱 크다는 점이 더딘 발걸음의 요인이 된다.
반대로 중견 기업의 경우에는 필요성이 덜하지는 않지만 활용할 수 있는 IT 예산은 더욱 빡빡하며, 규모가 작은 기업의 경우에는 가상화에 들어갈 예산도, 필요성도 없기에 가상화가 기대만큼의 성장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한 가지 이유를 추가하자면, 스토리지 가상화가 많은 문제 해결을 약속하고 있기는 하지만 상당수는 아직도 검증이 필요한 새로운 기술이란 점을 꼽을 수 있다. 점진적으로 가상화 구현 사이트가 증가하고 있으나 일선 담당자들은 아직도 가상화 적용에 대해 불안감을 갖고 있다. 이러한 상황들은 스토리지 가상화가 반드시 넘어야할 장벽이다.

공공 시장 중심 확산
국내 가상화 시장이 지지부진하다는 견해에 대해 HDS코리아나 팔콘스토어코리아는 불만을 표시할 것이다. 이들 업체는 국내 가상화 시장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자부하기 때문이며, 이들은 “확보한 가상화 레퍼런스를 통해 현장 검증 문제는 이미 해결된 이슈”라고 주장한다.
가상화 솔루션인 ‘IP스토어(IPStor)’를 주력으로 하는 팔콘스토어코리아(대표 하만정 www.falconstor.co.kr)는 “국내 가상화 시장이 부진하다면 팔콘스토어코리아의 존재의미 자체가 없다”고 말한다. “한국 지사 유지가 곧 가상화 시장에서 팔콘스토어의 활약을 증명하는 셈”이란 것이다.
2003년 국내 진출 2개월 만에 한미은행이란 대형 고객을 확보, 주위를 놀라게 만들었던 팔콘스토어코리아는 지난해에도 수자원공사, 경기도교육청, 경북교육청, 안산시청, 범정부통합전산센터 등에 IP스토어를 공급하는 성과를 일궜다. 통계청, 강원도청, 음성구청, 광주북구청, 제일은행, 하나은행, 충남대, 우성대, 관동대, 현대오일뱅크, 신도리코 등 2004년 확보했던 레퍼런스를 합산해보면,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금융권, 대학, 일반기업 등 전 산업군에 걸쳐 적용사례를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스토리지 가상화에 있어 둘째가라면 서러운 것이 HDS다. 다양한 가상화의 구현 방법이 존재하지만 스토리지 어레이에 기반한 가상화를 제창하고, 구현한 것이 바로 HDS다. HDS코리아(대표 네빌 빈센트)는 지난해 동해시청, 대한적십자, 중앙고용정보원, 범정부통합전산센터, 경찰청, LG전자, 국회도서관, 강남구청 등에 가상화를 구현했다. 어레이 가상화의 원조로 스토리지 가상화의 선두를 자처했지만 그동안 실적용 사례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해소할 만한 레퍼런스 확보다.
양사 모두 다양한 사례를 확보했다고 자부하지만, 대부분 공공시장에 집중된 모습이다. 즉, 현재 가상화 솔루션은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공급되고 있는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 이는 대형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는 가상화 솔루션에 대한 의구심으로, 중견급 기업에서는 가상화 솔루션이 도입 목록 상위에 올라와 있지 않다는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공급사례가 향후 확산의 기초가 될 것은 분명하다. 공공 프로젝트에서의 사례가 스토리지 가상화에 대한 IT관리자의 의구심을 해소하고, 가상화의 효율성을 증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HDS코리아의 LG전자 공급은 유의깊게 지켜볼만한 사례다. 그동안 가상화 솔루션이 이기종간 손쉬운 마이그레이션 제공이란 장점으로 이기종 통합에 사용되고 이후 구형 스토리지를 폐기하는 일회성 프로젝트 차원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반면, LG전자의 사례는 기존 스토리지와 신규 스토리지를 연동시켜 하나의 스토리지 풀로 사용하는 사례란 점에서, 또 대형 엔터프라이즈 기업 IT 관리자의 의구심을 해소시킬 수 있는 적용 사례라는 점에서 관심의 대상이다.

가상화 체험센터 ‘개봉박두’
지난해 스토리지 가상화란 이슈를 이끌었던 요인으로는 EMC의 ‘인비스타’가 있다. EMC 인비스타는 각각의 포트마다 모듈형태로 임베디드된 지능형 ASIC인 DPC가 데이터 패스를 관할하고, 별도의 CPC가 룰 등 메타정보를 관리함으로써 SAN 스위치 영역에서 데이터 경로와 스토리지 관리 경로를 완전히 분리시킨 네트워크 단의 가상화를 구현한다는 측면에서, 진정한 의미의 스위치 기반 스토리지 가상화 솔루션으로 업계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그러나, 공식 출시 이후 지난 1년간 인비스타와 관련된 한국EMC의 모습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국내 적용사례를 단 한 건도 만들지 못한 것이다. 높은 기대를 받았던 만큼 이를 둘러싼 말도 많았다. ‘실체없는 인비스타’라던가 ‘아직 실적용 단계에 미치지 못했다’는 비판이 그것이다.
이에 대해 한국EMC 측은 “초기 버전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감안해 고객에게 적극적인 권유를 하지 않았던 것 뿐”이라고 답한다. 초기 적용사례 확보를 위해 무리하게 적용시켰다가 고객의 신용이란 더 큰 것을 잃는 ‘소탐대실(小貪大失)’을 경계했다는 말이다.
한국EMC(대표 김경진 korea.emc.com)는 올 하반기 대반전을 자신한다. 우선 인비스타가 초기 버전인 1.0버전에 이어 올 6월경 성능과 안정성이 보다 강화된 1.2버전으로 업그레이드될 예정이란 점이 한국EMC가 대반전을 자신하는 이유다. 강화된 인비스타의 성능에 BOA(Bank of America), 보잉, 씨티그룹 등 본사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구축한 사례를 통해 국내 인비스타 공급에 불을 붙이겠다는 것이다.
하반기 대반전을 노리는 한국EMC의 또 다른 키는 ‘가상화 솔루션 체험센터’다. 한국EMC 솔루션센터 내에 런칭될 ‘가상화 솔루션 체험센터’는 인비스타를 포함해 NAS 가상화 솔루션인 ‘레인피니티’, VM웨어 서버 가상화 솔루션 등을 총망라한 가상화 체험센터를 구축할 예정으로, 이를 통해 한국EMC는 가상화 시장의 주도권을 가져간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그동안 한국EMC가 국내 스토리지 가상화 시장에서 힘을 쓰지 못한 것은 엄연한 현실이다. 그러나 한국EMC가 시장에서의 갖는 파괴력을 고려해 볼 때 적극적인 시장 공세는 가상화 시장의 확산을 촉진시키는 촉매가 될 수 있을 전망이다. 아울러 스토리지 업계 최초로 가상화 솔루션 체험센터 설립해 고객이 직접 유용성을 경험케 하는 것 또한 시장 활성화를 불러오는 요인으로 기대된다.

“2006년은 가상화의 해”
가상화 시장을 기대하게 하는 요소는 더 있다. 스토리지 소프트웨어 시장의 최강자 중 하나로 꼽히는 시만텍이 새로운 가상화 솔루션을 발표할 예정에 있다는 점도 스토리지 가상화를 주목케 하는 배경이 된다.
시만텍의 새로운 가상화 솔루션은 기존 ‘베리타스 스토리지파운데이션(VERITAS Storage Foundation)’에 서버오토메이션 기능을 결합한 ‘데이터센터파운데이션(Data Center Foundation)’으로 오는 5월 발표될 예정이다. 2004년 대표적인 호스트 기반 가상화 솔루션인 ‘베리타스 볼륨매니저(VERITAS Volume Manager)’와 ‘베리타스 파일시스템(VERITAS File System)’을 통합해 탄생했던 스토리지파운데이션이 약 2년 만에 대폭 업그레이드되는 것이다.
스토리지파운데이션, 나아가 데이터센터파운데이션의 기초가 되는 베리타스 볼륨 매니저는 유닉스 및 윈도 환경에서 10년 이상 적용돼 온 대표적인 볼륨 관리 툴로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사용자를 갖고 있는 호스트 기반의 스토리지 가상화 솔루션이다. 물론 일부에서는 물리적 자원을 논리적 자원으로 변화시키는 볼륨 매니저는 예전부터 있어왔던 전통적으로 사용되는 단순 가상화일 뿐 현재 얘기되는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스토리지 가상화와는 많은 차이가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그러나 스토리지파운데이션에 이어 데이터센터파운데이션으로의 진화는 이러한 비판을 잠재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시장 검증이 완료된 볼륨 매니저에 더해 파일시스템, 나아가 서버오토메이션 기능까지 결합된 데이터센터파운데이션은 가상화에 대한 시만텍의 비전과 실현능력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시만텍코리아 조윤환 과장은 “데이터센터파운데이션은 호스트 기반에서뿐 아니라 별도 서버를 활용해 아웃밴드 방식 네트워크 기반 가상화 솔루션처럼 사용할 수 있다”며 “데이터센터파운데이션은 APM(Application Process Man ager) 기능도 포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만텍코리아 송종혁 과장은 “시만텍의 입장에서 볼 때 다양한 백업 솔루션이 출시된 2005년이 ‘백업의 해’였다면, 2006년은 ‘가상화의 해’라고 볼 수 있다”며 올해 한층 강력한 기능의 가상화 솔루션이 대거 출시될 것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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