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e-마켓플레이스 시장 돌아보기(1) / 시장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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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e-마켓플레이스 시장 돌아보기(1) / 시장분석
  • 박지윤 기자
  • 승인 2000.12.1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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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초 IT업계를 열풍처럼 휩쓸고 지나간 e-마켓플레이스 붐이 하반기 들어 진정되면서 e-마켓플레이스 시장에 대한 객관적이고 냉정한 평가가 이루어지고 있다. 상반기에 앞다퉈 e-마켓플레이스 구축을 발표했던 대기업들과 중소 마켓플레이스 기업들이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개시함에 따라 그동안 지적되어 왔던 문제점들이 불거지고 있는 것.

인프라 부족과 솔루션의 문제, 업체간 주도권 싸움으로 e-마켓플레이스 시장에 대한 회의론마저 고개를 들고 있다. 현재 국내 상황에서 e-마켓플레이스의 구현은 무리였던 것일까? 국내 e-마켓플레이스의 현주소를 진단해본다.

올 한해 B2B e-마켓플레이스 붐이 산업 전반을 휩쓸었다.

상품의 구매 및 판매를 위한 기업간 전자상거래의 핵심이자 내부적으로는 비용절감을, 외부적으로는 매출확대를 동시에 이룰 수 있다는 장점을 바탕으로 e-마켓플레이스의 붐은 전세계적으로 전 산업분야에서 그 거대한 잠재력과 시장성을 보여주고 있다.

국내 IT업계도 이에 뒤질세라 대기업을 막론하고 중견·중소기업들이 너도나도 e-마켓플레이스 붐에 동참하였고, 각종 언론도 「안하면 죽는다」는 분위기를 조성하면서 2000년 한해 화두를 e-마켓플레이스로 몰고 가는데 한몫을 단단히 했다. 이제 e-마켓플레이스는 곧 기업의 경쟁력, 즉 생존전략과 직결되는 e-비즈니스의 핵심으로 평가되고 있다.

Ⅰ. 시장 분석

올 초 「2B or Not 2B」라는 유행어를 만들어 내면서 국내 산업 전반에 전염병처럼 퍼져나간 B2B e-마켓플레이스. 대기업들이 너도나도 e-마켓플레이스 구축을 발표했고, 이에 감염된 솔루션 업계들도 덩달아 관련 솔루션을 봇물처럼 출시하면서 마켓플레이스 붐에 동참하였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불을 지핀 당사자는 언론. 「마켓플레이스를 안하면 따돌림 당할 것」 같은 분위기 속에서 국내 산업 전체가 「e-마켓플레이스 전염병」에 감염되었고, 산업 전반에서 과열경쟁만 일어났다.

■ e-마켓플레이스 붐은 거품(?)

그러나 하반기 들어 붐(Boom)이 둠(Doom)으로 반전되기에 이르렀다. e-마켓플레이스 붐이 거품이었다는 게 업계의 지배적인 시각이 되었고, 이제 그 거품의 실체가 드러나고 있다. 심지어 이제 업계 관계자들은 e-마켓플레이스 붐의 진정한 동인(動因)이야말로 트렌드만을 쫓는 국내 IT 업계의 전형적인 「남비근성」에 기반을 두고 있었다는 데 이의를 달지 않는다.

상반기에 앞다퉈 e-마켓플레이스 구축을 발표했던 대기업들과 중소 마켓플레이스 기업들이 하반기 들어 본격 서비스를 개시함에 따라 그 동안 지적되어왔던 문제점들이 머리를 내밀고 있는 것이다. 즉, 인프라 부족 및 솔루션 공급과 관련한 문제, 업체간 주도권 싸움 등으로 인해 e-마켓플레이스 시장이 얼룩지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제 2의 IMF라 불릴 정도의 실물경기침체와 이로 인한 자금시장 경색으로 e-마켓플레이스 시장도 예외없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e-마켓플레이스의 특성상 장기적인 안목에서 접근해야 하는데, 아직까지 수익모델마저 불투명한 상황인데다 대부분 공급자 위주의 시장으로 구성되어 있어 구매력이 부족, 거래가 활성화되기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자금력이 부족한 중견·중소 규모의 마켓플레이스들과 거래실적이 신통치 않은 마켓플레이스들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인수·합병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들 또한 당초 추진중이었던 컨소시엄을 주주사 모집으로 전환하면서 연기하거나 기존에 채택했던 외산 솔루션을 좀더 값싼 솔루션으로 대체하고 있다. 솔루션 측면에서라도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다.

둠으로 변해버린 가장 큰 이유로 업계 관계자들은 무엇보다 「부족한 사전준비」를 꼽는다. 이와 관련 SAP코리아의 김범태 전략서비스팀 부장은 『정작 마켓플레이스를 통해 실질적으로 거래를 할 당사자들이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마켓플레이스를 구축하기만 하면 거래가 일어날 것이라는 무모한 생각으로 접근했던 것이 가장 큰 이유』라며, 『구매자들을 마켓플레이스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e-프로큐어먼트를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하는데, 국내 대기업들조차 아직 준비가 안된 상태』라고 지적했다.

한편 e-마켓플레이스 자체에 대한 회의론마저 대두되고 있다. 올 초 e-마켓플레이스를 추진했던 현대그룹 계열사의 한 관계자는 『마켓플레이스란 것이 결국 유행만을 따른 것이 아닌가. 정말로 e-마켓플레이스 사업으로 인해 이득을 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아니, 더 손해를 볼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면서, 『실질적으로 e-마켓플레이스 사업을 포기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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