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의 문맹인은 글을 모르는 사람이 아니라, 학습하지 않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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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 문맹인은 글을 모르는 사람이 아니라, 학습하지 않는 사람이다.
  • 승인 2005.1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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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의 책상에 항상 책이 쌓여 있는 이유

“현대의 문맹인은 글을 모르는 사람이 아니라, 학습하지 않는 사람이다.”
아마도 이러한 말을 주변 곳곳에서 많이들 접했을 것이다.
나는 초등학교를 입학하면서부터 고등학교를 절정으로 대학교까지 ‘학습=공부’라는 생각을 머리에 뿌리 깊게 지니고 있는 세대다. 그러나 진정한 의미의 학습이라는 것은 어떻게 보면 직장 생활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회사 생활을 시작해 최초 3~5년간의 습관과 직장 생활에 대한 가치관이 자신의 평생을 좌우하게 된다.

의사 결정 위한 사전 학습
나는 LG에 입사하면서부터 지금 링네트의 CEO가 되기까지 나의 모든 가치관과 철학을 책으로부터 얻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내 책상에는 항상 책이 쌓여 있다. 물론 책을 책상에 쌓아두는 CEO의 경우는 세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첫 번째는 외부 고객이나 내부 직원들에게 보여 주기 위한 일종의 인테리어 효과를 위해 쌓아두는 경우고, 두 번째는 책을 읽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쌓여 책을 사기는 했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실제 책을 읽을 시간이 없어서 책을 쌓아두는 경우, 마지막으로 일부러 책을 책상에 쌓아두면서 끊임없이 자신을 자극하고, 책을 통한 최신의 경영 기업의 습득을 습관화하기 위한 CEO의 경우가 있을 것이다.
CEO 자리에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은 ‘외롭다’라는 것이다. 매 순간 어려운 결정을 해야만 하는 CEO라는 자리는 항상 외로운 자리일 수 밖에 없고, 모든 사람들이 결정한 내용을 이해해 주기를 기대할 수도 없으며, 또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결정이라면 사실 CEO가 결정할 필요 없이, 이미 직원들에 의해 결정된 사안을 결재만 하면 될 것이다. 하지만, 결국 최종의 의사결정도 그 결과에 대한 책임도 CEO가 해야만 하기 때문에 외로울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런 순간에 나에게 무엇보다도 가장 힘이 되는 것은 바로 그 동안 수없이 읽은 책이다. 내가 CEO라고 해서 경영에 관련된 서적만을 읽지 않고 다양한 분야의 책을 폭넓게 읽는 이유도 이런 순간의 의사결정을 위한 사전 학습이라고 볼 수도 있다.
링네트는 2000년 LS전선(구 LG전선)의 네트워크 사업부가 LS전선과 분리되면서, 그 사업부의 사업부문과 인원이 거의 그대로 창립의 기초를 마련한 회사다. LG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임원이 되기까지 많은 부서를 돌아다니면서 경험을 쌓았지만, 독립된 하나의 회사를 운영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두렵고 어려운 길이라는 것을 이때 처음으로 깨달았다.
회사의 비전, 미션, 핵심가치, 사업부문, 신사업, 고객, 신규 시장, 마케팅, 회계, 재무, 총무에 이르기까지 모든 회사 경영의 알파에서 오메가까지를 하나하나 새로 만들고 안정화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CEO로서의 나 개인의 능력이 아닌 많은 직원들의 노력과 희생이 가장 큰 밑거름이 됐다는 것은 더 이상 말할 필요도 없는 것이고, 지금도 항상 그런 직원들의 열정과 희생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회사를 경영하고 있다.
그 당시 나에게 큰 힘이 됐던 또 다른 한가지를 더 들라면 바로 책이다. 물론 이미 LG 임원 시절에 MBA를 수료하면서 경영에 대한 기반 지식은 가지고 있었지만, 현실에서의 경영은 MBA에 나오는 그런 이론만으로는 부족한 점이 너무나 많은 것이었고, 직원들과 함께 하나씩 만들어 가면서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지금까지 왔고, 지금도 여전히 새로운 시도와 실패를 통해 더욱 건강한 회사를 만들어 가고 있는 과정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링네트 설립과 함께 새롭게 만들고 지금도 보완해 가면서 꾸준히 실천하는 차별화된 제도로 지식경영활동, 성과급 인센티브, 인재경영 등을 들 수 있다.

경험과 지식=회사 가치
지식경영은 링네트가 엔지니어링 서비스 산업부문으로 구성원 개개인이 보유하고 있는 경험과 지식이 바로 회사의 가치라는 사실을 지식 경영과 연결, 각자의 지식을 공유하고 또 다른 새로운 지식을 창출하며 핵심역량을 강화해 나가는 것에 목적이 있다. 개인적으로 지식경영이란 회사의 선배가 후배를 지도해 전체 조직의 역량을 상향 평준화를 시키는 것으로 기본적으로 선배, 즉 코치가 지식을 공유하고자 하는 봉사 정신이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링네트는 과감하게 개인별 격차를 벌려 실제로 대리의 연봉이 부장급 연봉보다도 더 높게 받아간 사례도 있고, 평균적으로 성과급이 개인의 전체 연봉의 20% 정도의 수준을 차지하도록 운영하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기본 연봉과 성과급의 비율이 70:30까지 만들 계획을 가지고 있다.
다음은 인재경영 부문으로 전 직원의 교육 훈련에 대한 투자 부분이다. 링네트는 전체 수익의 약 3~5%를 매년 직원의 교육과 훈련을 위한 프로그램에 투자하고 있다. 기업의 미래를 위해 우수 인력을 선발하는 것도 중요하고, 선발된 인력을 회사에 적합한 인재로 양성하는 교육 훈련이야말로 장기적인 안목에서의 기업 경쟁력을 키우는 일이라고 믿고 있다.
일차적으로 회사의 미래를 같이 할 좋은 바탕의 사람을 채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채용 시즌이 되면 목표로 한 대학을 직접 방문해 취업 상담이나 설명회를 하고 있다. 때로는 대기업의 바로 옆 자리에 회사 소개 자리를 만들고 나면 하루 종일 2~3명의 학생만이 들러서 중소기업의 한계로 몸소 체험하기도 하지만, 링네트와 같은 특정 분야에 관심 있는 우수 인재 1명이라도 같이하고자 소중한 시간을 그들과 보낸다.

‘최고가 되기 위해 항상 고객과 함께 한다’
‘2위 마케팅’이라는 말을 들어 봤을 것이다. 처음 ‘2위 마케팅’을 시작한 회사는 미국의 에어비스라는 자동차 렌트 회사가 1위의 허츠를 따라 잡기 위한 마케팅 전략으로 사용했고, 국내에서는 대한생명이 ‘2위 마케팅’으로 TV 광고를 한 적이 있다.
IT업계에서는 처음으로 링네트가 ‘2위 마케팅’을 구사하고 있다. “저희는 업계 최고가 아닙니다. 하지만 업계 최고가 되기 위해 항상 고객과 함께 하고자 합니다” 라는 문구로 고객에게 접근하고 있다.
이것은 단순히 마케팅적 문구가 아니라 링네트가 고객을 향한 모든 직원의 바람을 글로 표현한 것이다. 고객에 대한 정의는 최근에 많이 확장돼, 단순히 우리의 제품을 구매하는 대상으로 만의 의미가 아닌 내부 임직원, 주주, 사업 파트너, 협력업체 등 우리와 정기적인 관계를 맺고 회사의 발전에 이바지하는 모든 사람을 고객으로 정의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내부 임직원, 고객을 위해 링네트는 사내 복지 기금이라는 것을 만들었다. 회사의 일정 이익을 기금 형태로 전환해 임직원들의 복지와 고객을 위한 모든 활동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제 링네트는 2010년까지 매출 1천억원과 경상이익 100억원을 목표로 전 직원이 비전을 공유하고, 3C(Change, Challenge, Champion) 슬로건 아래 하나로 뭉쳐 꿈을 실현하고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이러한 것은 나 자신의 역량을 믿어서라기 보다는 대기업에서 출발한 탄탄한 기업 문화와 빠른 의사 결정을 위한 수평적 조직 구조(링네트에는 직급에 의한 조직이 아닌 팀원, 팀장, 임원의 3단계 직책에 의해 모든 조직 구조가 수평화 돼 있다)로 모든 조직원이 지식경영을 통한 학습 조직화 돼 있는 링네트 직원들의 역량을 나는 믿는 것이다.
우리의 목표는 꿈이 아니다. 실현 가능한 것은 꿈이라기 보다 열망이고 목표다. 전 직원이 한 방향을 바라보며 앞으로 나간다면, 월드컵 때의 문구처럼 ‘Dreams come true’ - 꿈이 아닌 현실로 우리에게 다가올 것이라고 나는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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