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한 시장 풍토 조성과 공정한 게임의 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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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전한 시장 풍토 조성과 공정한 게임의 법칙
  • 승인 2005.10.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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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전한 시장 풍토 조성과 공정한 게임의 법칙

과거에는 아스피린과 연필의 판매율이 경제 기상도를 나타내는 척도로 자주 사용됐다. 아스피린이 잘 팔리면 경제가 불황이고, 잘 팔리지 않으면 호황이라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연필이 많이 팔리면 경제 상황이 좋다는 의미다.
지금 우리 IT 산업은 연필이 있어도 별로 쓸 일이 없을 뿐만 아니라 아스피린을 매일 입에 털어 넣게 만들고 있다. 부도까지는 아니라 해도 국내 IT 업계의 어려움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올 초에 수립했던 매출 목표액을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30%까지 낮추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수준만 유지해도 다행이라며 자위하는 업체도 상당수다.

국내 IT 산업의 불황이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가. IT 업계 CEO와 종사자들의 얘기들을 종합해보면 관련 기관이나 정부가 내놓은 각종 지표나 시장 여기저기를 아무리 훑어봐도 단기간에 반전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관련 업계에서는 보다 근본적인 불황 탈출 방안을 모색하기보다는 인원 감축, 비용 절감 등을 절약하는 내핍을 최선의 방법으로 내놓고, 허리띠만을 졸라매고 있다. 바지가 내려가야 허리끈이 끊어진 줄 알듯 어떻게든 버티다 보면 시간이 흘러 해결될 것이란 막연한 기대감에 매달리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국내 IT업계는 ‘단맛에 취해 이 썩는 줄 모르듯’오직 눈앞의 시장과 매출만을 바라보며, 쉼 없이 달려왔다. 그러나 이제 그때와 같은 시장, IT라는 명패만 달아 놓으면 모든 것이 만사형통이던 그런 시절은 더 이상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이제 IT 업계는 변화와 혁신이 없이는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보자. 지금까지 우리는 기업의 특성이나 한계는 생각지 않고 돈이 되는 사업 분야에 너나할 것 없이 경쟁적으로 뛰어들었다. 그 결과 네트워크 시장은 어느 누구도 승자라 할 수 없는 서로 물고 물리며 피투성이가 됐을 뿐이다. 그리고 업체간 불신과 치유할 수 없는 고질병과 함께.

그럼 불황의 늪을 하루라도 빨리 탈출하는 방안은 무엇일까. 사업 내용을 다시 점검하고, 희생이 따르더라도 산업 전반에 불합리한 요소를 제거할 수 있는 구조조정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그래야만 건전한 시장 풍토와 건실한 업체가 늘어날 수 있는 토양이 마련될 것이다. 그리고 각 기업들도 특화되고 전문화된, 그리고 미래 지향적인 안목을 갖추려고 노력한다면, 불경기에도 견뎌낼 수 있는 자생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이 있다. 게임의 법칙에 충실한 ‘공정한 게임’이 IT 산업 전반에 적용돼야 한다. 지금까지 IT 업계는 충분한 훈련도 없이 경기장에 나와 상대방의 영업에 태클을 걸거나, 비겁한 행동이나 지위를 이용한 반칙으로 관중들을 짜증나게 했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이제부터라도 국내 IT 업계는 효율적인 전략과 전술을 갖추고, 공정한 게임을 펼쳐야 한다. 그래야만 관중의 열광과 끊임없는 관심 속에 승자와 패자 모두 박수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잘못된 영업 관행에서 탈피, ‘룰’에 의한 공정한 게임만이 IT 산업의 성장과 관련 업계의 성장과 생존을 담보할 수 있다.

정용달 네트워크타임즈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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