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12주년 기념 특집(Ⅱ) 국내 76개 병원 정보화 현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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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12주년 기념 특집(Ⅱ) 국내 76개 병원 정보화 현주소
  • 승인 2005.09.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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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계적 효율적 정보화만이 환자 만족 이끈다
네트워크 OCS PACS 등 인프라 구축 완료 … 보안 미비·예산부족이 걸림돌

지난 90년대부터 사회 각 분야에서 불기 시작한 정보화의 물결은 국내 병원들에도 영향을 미쳤다. 전통적으로 의사와 교수들로 이뤄진 다소 보수적인 의사결정 집단체인 병원이지만 대형 병원들의 등장과 의료시장의 서비스화로 자율경쟁체제가 시행, 그리고 의약분업 등으로 병원간 수익악화에 따른 본격 경쟁 체제에서 정보화는 고객 서비스를 위한 1순위 실현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인터넷 초강국이라는 국내 현실에 맞게 요즘 웬만한 종합병원에서는 인터넷 카페, 무선랜 등으로 어디서나 자유롭게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으며, 웹 상에서 진료예약 등을 미리 할 수 있다. 또 ‘OCS(Order Communication System)’로 접수대의 긴줄이 사라졌고 진료 후 병원 곳곳에 설치된 무인키오스크로 처방전을 즉시 발급받을 수 있다. PDA, 노트북 등을 활용, 의사나 간호사들이 차트없이 그 자리에서 바로바로 처방을 내리고 이동중에도 업무를 처리한다. 디지털영상처리시스템인 ‘PACS(Picture Archiving & Communication System)’를 이용해 엑스레이를 찍고 의사에게 가면 나보다 엑스레이 사진이 먼저 도착, PC화면을 통해 사진을 보며 의사와 상담할 수 있는 등 최첨단 시설이 병원을 변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최근 오래된 병원 건물의 신축 시기가 도래하며 신축된 건물에는 첨단 IT장비를 갖춘 것은 물론, 편의점, 패스트푸드, 쇼핑센터 등 각종 부대시설이 들어서 병원이 주상복합건물로 하나의 시티가 되어가는 등 국내 병원들의 변화는 눈부실 정도다.
그러나 빠른 정보화에 비해 적은 인원으로 운영되는 국내 병원 전산실의 한계와 전문 인력 부족, 정책 결정권자의 IT 마인드 부족, 빡빡한 예산 등은 병원정보화의 고질적인 병폐로 뿌리깊다. 또한 갈수록 고도화돼가는 인프라에 비해 전혀 준비돼 있지 않는 재해복구시설(Disaster Recovery), 보안 솔루션 부족 등은 의료사고를 야기시킬 수도 있는 폭탄처럼 내제돼 있다.
이에 본지는 전국 국내 230여개 종합병원들을 중심으로 전산/네트워크 환경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 응답한 76개 병원의 정보화 현황과 설문결과를 중심으로 병원 정보화를 위해 필요한 요소와 문제점, 그리고 진정한 병원 정보화의 나아갈 방향을 알아본다. |장윤정 기자·linda@datanet.co.kr|

우리나라 병원 정보화의 시발점은 70년대 후반이다. 의료보험 시행으로 진료비 산정과 청구업무가 복잡해지고 업무량이 늘어남에 따라 대형 컴퓨터를 도입해 원무업무를 처리하기 시작한 것이다.
본격적으로 병원 정보화를 촉진시킨 가장 중요한 계기는 80년대 후반 전 국민 의료보험제도의 실시다. 모든 국민이 의료보호의 의료보장을 받게 됨에 따라 의료서비스 이용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이로 인해 병원을 찾는 환자 수와 관리 업무량이 크게 늘어났다. 반면에 정부의 경직된 의료보험 수가 정책으로 인해 병원들은 경영에 어려움을 겪게 됐다. 이에 병원들은 경영의 합리화와 효율성 향상에 관심을 갖게 됐고 각종 정보시스템을 구축해, 문서 작성·급여관리·인력관리 등의 업무를 자동화하기 시작했다.
90년대 들어 대기업들이 의료산업 분야로 활발히 진출함에 따라 대형 병원들이 설립됐으며 이들 병원은 앞다퉈 정보시스템의 구축에 대규모 투자에 들어갔다. 이때부터 병원의 정보시스템은 OCS로 대표되는 임상정보시스템의 구축과 병원 내 각 부문의 정보시스템을 유기적으로 통합하는 시스템의 구축에 나섰다.
90년대 후반 이후 인터넷의 급속한 보급과 활용은 병원정보시스템에 또 한번 큰 변화를 가져왔다. 인터넷 사용의 확산으로 병원도 각종 의학 정보와 지식 등을 인터넷상에서 제공하기 시작한 것이다. 또한 환자들의 정보화 수준 역시 점차 높아져가고 이에 따라 병원을 찾는 환자들의 요구도 다양해지고 있다. 이처럼 늘어가는 고객들의 요구와 변화해가는 시대의 흐름에 부응하기 위해 병원정보화는 늦출 수 없는 국내 병원들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부상하기 시작했다.

대형·중소형 병원간 통합 네트워크 구현 ‘목표’
병원 업무를 살펴보면 크게 의료기록시스템, 진단업무시스템, 영상진단시스템, 원격진료시스템 등을 포함하는 진료업무, 진료안내시스템, 연구지원시스템, 전문가시스템 등의 진료지원업무 및 원무행정시스템, 일반행정시스템 등의 관리업무의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이 중 단순 행정업무 자료처리를 전산화하는 1단계와 네트워크 구축으로 특정부서간 정보를 전달하는 2단계 정보시스템 발전단계를 거쳐 현재 대부분의 병원들은 내부 각 시스템과 통합해 대용량 데이터를 교류하는 3단계 정보화 시스템 구축단계에 와 있다. OCS, PACS, EMR(Electronic Medical Record) 등을 구축, 처방전달부터 영상진단, 통합전자차트 등을 구현하고 있는 것. 향후 종합의료정보시스템(HIS), 통합의사결정시스템, 원격진료시스템, 인공지능 전문가 문진시스템 등을 구현하는 4단계인 외부 정보시스템과의 연계 실현을 목전에 두고 있다.
본지가 지난 2001년 국내 병원정보화 현황을 조사했을 당시에만 해도 OCS만 구축한 병원은 전체 조사대상 77개 병원중 약 38개(50%), PACS만 도입한 병원은 2.6%, OCS와 PACS를 함께 운영하고 있는 병원은 18개로 약 23.7%였다.
그러나 올해 본지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 병원 76개중 OCS 운영은 71개 병원(93.4%), PACS 운영은 61개 병원(80.3%)으로 나타났으며, EMR은 16개 병원(21.1%), HIS(Hospital Information System)의 도입도 약 57.9%에 달해 급격히 향상된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국내 병원들은 개별투자에 의한 정보화추진으로 비용낭비와 호환성 부재를 초래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각종 정보체계의 표준화가 지연돼 자료분석이나 진료정보공유 등이 불가능한 상태다.
해외의 경우 병원이 국가에서 운영하는 공공기관인데 반해 국내병원은 80% 이상이 민간에서 운영되고 있는 것. 따라서 국가의 보조 없이 개인 투자에 의존해야하기 때문에 수익성을 우선하는 풍토로 IT 투자에 대한 결정은 요원한 형편이다. OCS와 PACS 시스템의 경우를 봐도 독자적인 개발과 공급으로 인해 각 시스템간 호환이 불가능하며 업그레이드 지원 등도 어려운 상황이다. 또 진료 기능을 중시하는 병원 조직과 구성원의 특성에서 환자진료를 위한 기기 구입에는 예산을 아끼지 않는 반면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IT 인프라, IT 시스템 구축에는 인색하다.
이처럼 병원의 전체 예산 중 정보화에 투자하는 비율은 타 산업에 비해 낮은 수준이며, 제한된 예산도 주로 진료 기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 결과 비슷한 규모의 일반 기업과 비교할 때 병원의 경영정보시스템은 낮은 수준으로 평가된다. 이렇게 전반적으로 낙후된 의료 IT분야의 개선을 위해 병원전산담당자들은 병원에서 우선 4가지를 없앨 것을 제안하고 있다.
첫째 슬립(Slip: 전표, 처방전표), 둘째 필름(Film), 셋째 종이(Paper), 넷째 차트(Chart: 의무기록)다. 처방전표는 OCS로 자동화하고 필름은 PACS로, 종이는 KMS, 그룹웨어 등의 데이터베이스화로 없애고, 차트는 전자의무기록 EMR(Electronic Medical Record)로 대신, 향후 ASP, 물류전산화까지 하나로 연동되는 종합의료정보시스템(HIS)을 구현할 것을 제안한다. 현재 OCS와 PACS는 대형 병원을 중심으로 거의 구현이 완료된 단계이며 최근의 화두는 EMR이다. HIS 역시 기본으로 과반수 이상이 구현했으며 향후 전 병원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관련 전문가들은 “향후 병원 정보화의 추진 할 방향은 대형병원과 중소병원이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 병원간 의료데이터가 자유롭게 호환되어 서로의 업무를 분담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아직 현실적으로는 요원한 형편이다. 각 병원간 수익을 내세우며 타 병원에서의 진료결과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중소병원에서 진료한 데이터를 대형병원에서 자동으로 공유하는 것이 어려운 것은 언급할 필요도 없고 진료기록을 챙겨가더라도 모든 검사를 다시 받게 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조금씩 병원의 형태가 바뀌어가고 있다. 각 대학병원들을 중심으로 같은 재단 산하의 병원간 데이터 공유를 목표로 통일된 시스템을 도입, 정보화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EMR을 구현하며 서울대, 연세대 병원 등을 주축으로 호환 가능한 EMR 솔루션을 개발, 전국 병원들에 동일하게 적용해 환자정보를 공유하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하자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이처럼 OCS와 PACS는 물론이고 EMR 도입으로 대형병원과 중소병원, 의원급 병원까지 연계된 데이터 공유를 실현하는 의료정보화의 최종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고대역폭의 네트워크가 기본이 돼야 한다. 데이터의 고속도로라 할 수 있는 네트워크 구축은 병원 정보화 실현의 첫걸음이며, 최근 병원들이 저마다 내세우는 ‘디지털 병원’의 진정한 초석이 되어줄 것이기 때문이다.

Medical Dictionary
OCS(Order Communication System: 처방전달시스템)

각종 의학 정보 및 환자들의 진찰 진료를 보관한 데이터베이스와 의사의 처방을 통신망으로 각 해당 진료 부서에 전달해 주는 처방 전달 시스템. OCS의 핵심은 의사가 처방을 컴퓨터로 입력하고 그 내용이 네트워크를 타고 각 지원 부서로 전송된다는 것이다. 지원부서가 의사의 처방에 따라 검사, 투약 등 각종 조치를 끝내면 그 결과가 다시 의사의 단말기에 자동으로 전송되는데, 의사는 이를 확인하고 차후 처방에 이를 이용할 수 있다.

PACS(Picture Archiving and Communication System : 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
엑스레이, MR등의 의료영상을 필름으로 판독, 진료하던 방식을 디지털화하는 것. 의료영상, 특히 방사선학적 진단 영상을 디지털 형태로 획득한 후 고속의 통신망을 통해 전송하고 과거의 엑스레이 필름을 보관하는 대신에 디지털 정보 형태로 의료 영상을 저장한다. 판독용 전산 장비들을 통해 의료영상의 조회가 가능하기 때문에, 시간과 장소의 구애를 받지 않고 환자 대기 시간이 획기적으로 단축되고 타 의료기관으로의 의료영상의 인출, 입수가 용이해져 병원을 찾는 환자에 대한 서비스가 향상되는 효과가 크다.

EMR(Elotronic Medical Record : 전자의무기록시스템)
EMR은 진료, 원무, 통계에 걸친 전 병원업무를 자동화함은 물론 영상 저장 및 전송시스템과의 자동연계로 병원 경영의 효율성을 극대화해 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으며 미래 지향적인 진료환경으로 일컬어지고 있다.
EMR 도입으로 기대되는 효과는 ▲ 보험청구업무 자동화 및 실시간 청구 가능 ▲ 진료 및 대기시간 단축 ▲ 진료비, 검사내역 등 자동통계 처리 ▲ 외래간호사나 간호조무사 인건비 절감 ▲ PACS와 연계 차트, 필름 없는 병원 환경 마련 등을 들 수 있다. 이외에도 환자 대기시간 단축으로 신뢰도의 향상이나 쾌적한 병원환경 등에도 효과가 있다.

HIS(Hospital Information System: 종합의료정보시스템)
OCS, PACS, 득, KMS, CRM, ASP 등 각종 의료정보와 경영자원들을 손쉽게 공유, 활용이 가능한 종합의료정보시스템으로 의료정보시스템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다. 의료정보시스템의 총체적인 구현이다.

원격 진료(Tele-Medicine)
원격 진료란 먼 거리에 떨어져 있는 환자에게 전화선, 전용선(LAN) 등과 같은 데이터 통신을 이용해 의료의 제공, 진단, 자문, 치료, 의료정보의 전달, 그리고 건강교육 등을 실행하는 것이다. 실례로 미국 NASA(미항공우주국)에서는 우주 공간에서 수개월씩 생활하는 사람들의 건강관리를 무선 진료시스템을 이용해 지구에서 관리하고 있다. 또한, 수 십 킬로미터 떨어진 지역에 환자를 화상을 통해 수술을 하는 등 현재의 원격진료는 비약적인 발전을 이룩하고 있다.

EDI(Electronic Data Interchange: 전자자료교환)
거래 당사자가 인편이나 우편물에 의존하지 않고 기존의 종이서류 대신 컴퓨터가 처리할 수 있도록 표준화된 전자문서를 컴퓨터 통신망을 통해 교환하는 정보전달방식. EDI 도입으로 기대되는 효과는 ▲ 청구액 지급기간 단축 ▲ 입원환자에 대한 수시 청구 제도화 ▲ 검사결과 통지 등 첨부자료 불필요 ▲ 삭감률 감소 ▲ 청구 업무 편이 ▲ 청구 자료의 오류 방지 ▲ 진료비심사결과 빠른 통보 등을 들 수 있다.

BPM(Business Process Management, 비즈니스 프로세스 관리)
BPM은 기업 내/외부의 사람과 시스템간에서 상호작용하는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지속적으로 이해/활용/개선/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접근 방법. 주요 기능은 프로세스의 지속적인 변화 및 발전 지원, 프로세스간의 상호 연관관계 지원, 조직 및 시스템간 프로세스 흐름 지원 등이다. BPM은 업무상의 비효율적 요소를 관리하고 프로세스를 자동화함으로써, 적은 노력과 비용으로 더욱 많은 효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운영효율 극대화를 목적으로 한다. 특히 EAI와 결합되면, 분산돼 있는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서로 연결할 수 있다.

기가비트 기본, 10기가비트 ‘속속’ 실현
본지가 전국 230개 종합병원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한 결과 76개의 종합병원이 응답을 보내왔고 이중 약 76.54%가 기가비트 이더넷을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병원들은 지난 99년 초고속국가망의 구축열기와 때를 같이해 네트워크 구축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패스트 이더넷으로도 병원이 필요로 하는 이미지 데이터들을 전송할 수 있지만 패스트 이더넷은 대용량의 이미지 파일들을 전송하는데 너무 오랜 시간을 소요하므로 멀티미디어 기능, QoS 등에 강한 ATM을 기반으로 PACS·OCS업체들과 연계해 병원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작업에 착수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병원쪽이 자연스럽게 네트워크 시장의 변화를 타면서 지난 2000년부터 병원시장은 기가비트 이더넷쪽으로 선회하기 시작했다. 기가비트 이더넷은 빠른 속도와 싼 가격, 손쉬운 인터페이스로 병원네트워크 시장을 장악했다.
그리고 이제는 기가비트 이더넷을 넘어 10기가비트 이더넷으로 넘어가는 단계에 와 있다. 실제로 원자력병원과 연세대학교의료원은 10기가비트 이더넷을 구축했으며 설문조사 결과 향후 고려중인 백본 종류에 약 40.79%의 병원전산담당자들이 10기가비트를 고려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OCS 데이터를 전송하는 데는 그다지 많은 대역폭이 소모되지 않지만 영상데이터인 PACS는 고대역폭의 네트워크를 필요로 한다. PACS의 안전한 사용을 위해 다수의 병원들이 PACS를 위한 전용 네트워크를 따로 설치하는 등 병원 네트워크는 안전하고 사용하기 편리한 기가비트 이더넷을 구축하는 것이 기본이다.
하지만 아직 10기가비트 이더넷은 이르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PACS가 영상데이터지만 의외로 많은 대역폭을 소모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10기가비트 이더넷을 구축한 원자력병원과 연세대의료원의 경우 관련 담당자들은 병원전산화는 이제 시작단계라 더욱 많은 시스템들이 도입될 것이고 사용자들도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향후 확장성을 고려해 10기가비트 이더넷을 구축하게 됐다고 언급했다.
연세대의료원은 전체 네트워크를 10기가비트로 구축한 것은 아니지만 OCS 백본과 PACS 백본간을 10기가로 연결, 이미지나 향후 EMR 문서 이동시 병목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도입했다. 또 나머지 기가비트 부분도 10기가 모듈을 추가하면 바로 10기가비트로 확장할 수 있도록 향후 확장성을 대비한 도입을 완료한 상태다. 원자력병원은 향후 확장성을 대비해 ATM에서 기가비트로 마이그레이션하며 전 구간을 10기가비트로 구축했다.
또한 지난 1.25사태 이후 웜 등 바이러스의 유입으로 네트워크가 마비되는 사태가 올수도 있기 때문에 풍부한 대역폭을 확보해놓으면 네트워크가 느려지더라도 중단되는 최악의 상황은 방지할 수 있다. 이제 병원 시스템은 모두 전산화돼 만약 네트워크가 한 두시간만 다운되도 그날의 업무가 마비될 정도로 대기 환자수가 늘어난다. 실제 웜 유입으로 네트워크가 다운된 현상이 일어난 한 병원의 경우 전산담당자가 경질되고 네트워크 시스템 전면 교체작업에 들어가는 등 심각한 문제를 일으켰다는 것. 따라서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신관을 증축하거나 네트워크를 새로 구축하는 병원의 경우 10기가비트를 구축하는 사례가 점차 늘어날 전망이다.
한편 향후 백본/전산 시스템 증설시기는 응답병원의 67.11%가 아직 미정이라고 밝혀 네트워크 구축이 거의 완료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서울 시내의 주요 병원들을 대상으로 직접 취재해 본 결과 대부분의 대형 병원 관계자들이 네트워크 구축은 지난 90년대 후반부터 PACS의 도입과 함께 완료됐으며 이제 설치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각종 애플리케이션들을 올려 실질적인 병원정보화를 실현하는 단계에 와 있다는 것으로 조사됐다.

Case Study / 원자력의학원 ‘10기가비트 구축’
10기가비트로 안정성·확장성 뛰어난 정보화 기반 완료

원자력의학원은 지난 99년 전산망을 구축하며 ATM과 기가비트 이더넷 사이에서 고민하다 ATM의 안정성이 뛰어나다는 주변의 조언에 따라 ATM을 구축했다. 그러나 네트워크 환경은 기가비트로 급속히 이전됐고 현재의 ATM 네트워크로는 늘어나는 병원의 전산데이터들을 처리하기 어려워 기가비트로의 마이그레이션을 진행케 됐으며 과거와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향후 확장성을 고려, 10기가비트 이더넷을 전격 도입했다.

데이터 증가에도 걱정 없어
지난 1월 알카텔의 10기가비트 이더넷 장비로 설치를 완료한 원자력의학원은 전 구간을 10기가비트로 포설했다. 사용자 PC 등의 사양에도 차이가 있어 피부로 느낄 정도로 빠른 것은 아니지만 병목현상이 사라지는 등 안정된 네트워크에 만족하고 있다.
원자력의학원 최원영 팀장은 “아직 10기가비트 이더넷의 풀 트래픽을 사용할 정도로 데이터 용량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영상데이터가 늘어날 것이며 정보유통량이 증가할 것을 대비, 10기가비트 이더넷을 도입했다”며 “웜이나 바이러스 등 대용량 트래픽이 일시 유입돼도 걱정없다”고 언급했다.

EMR·유비쿼터스 병원 구현 ‘박차’
또 그는 “알카텔이 국내 병원에서 많은 레퍼런스를 보유하지는 않았지만 글로벌한 회사의 신뢰도를 높이 샀고 우리가 원하는 모든 기능을 포함하고 있으면서 적절한 가격 때문에 알카텔을 선택케 됐다”며 “알카텔 파트너인 캐리컴에서 지난 1월 오픈 이후 지금까지 매주 상태를 점검해주는 등 세심한 지원을 도와줘 더욱 믿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10기가비트 이더넷으로 최첨단 정보 고속도로를 정비한 원자력의학원은 다음 프로젝트로 EMR을 구상중이다. 또 오는 2009년 개원예정인 부산 기장의 분원은 유비쿼터스 병원을 목표로 언제 어디서나 자유로운 네트워크 연결이 가능토록 구성할 계획이다. 신축 분원에도 역시 10기가비트 이더넷을 적용, 안정적이고 확장성 높으며 빠른 네트워크 기반의 초석을 다질 계획이다.

<원자력의학원 네트워크 구성도>

유비쿼터스 병원, 아직은 시기상조(?)
반면 병원들의 무선랜 구축은 지난 2001년부터 현재까지 제자리걸음이다. 지난 2001년 본지의 조사에 따르면 총 76개 응답병원 중 무선랜을 도입한 병원은 3.9%, 구축할 계획은 22.4%, 아직 미정이라는 응답이 73.3%였다. 2004년에는 11.76%가 도입했고 미정이 71.76%였으며 2005년 조사결과 13.16%가 구축, 아직 미정이라는 응답이 61.84%로 소폭 증가하고 있지만 업계의 기대만큼 빠른 성장은 아니다. 이렇게 병원 무선랜 도입이 느린 이유는 보안 문제에 대한 걱정과 의료기기와의 호환성, 안정성 등 많은 걸림돌이 있지만 그중에서 가장 큰 문제는 무선랜을 도입하더라도 이를 제대로 활용할만한 애플리케이션이 없다는 것이다.
한 병원전산실 관계자는 “무선랜 도입을 고려하고 있지만 실제 구축해 봐야 별로 쓸 일이 없다는 것이 문제”라며 “PDA, 노트북 등을 들고 다니며 직접 처방을 입력하기에는 아직 EMR 등이 구축이 되지 않아 어렵고 단순히 노트북 가져오는 환자, 방문객 편의를 위해 투자하기에는 비싼 투자비에 비해 효과가 적다. 무선랜 활용이 가능하려면 우선 병원 애플리케이션 개발이 선행돼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동형 디바이스의 발전도 뒷받침돼야한다. 병원 관계자들은 PDA는 화면이 작아 PDA를 위한 EMR 프로그램을 다시 짜야하지만 그렇게 되면 기능을 최소화해야해 불편이 따른다고 지적한다. 또 노트북은 배터리의 한계가 있고 테블릿 PC의 경우 해상도가 문제되는 등 불편한 점이 많아 실제 PDA, 노트북 등을 도입했다가 폐기하는 사례도 있어 이동형 디바이스의 발전이 선행돼야 무선랜 도입이 확산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그러나 무선랜 자체에 대한 도입의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 현재 제반환경이 갖춰지지 않았을 뿐 무선랜 등을 활용한 유비쿼터스 병원으로의 진화는 모든 병원들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병원정보화의 목표다. 서울대병원, 연세대의료원, 건국대병원, 중앙대병원 등은 분원, 신관을 오픈하며 무선랜을 기본으로 포설하고 리얼타임으로 OCS 오더를 처리할 수 있도록 무선랜과 PDA를 활용한 모바일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 신관을 증축할 예정인 보라매병원, 원자력병원, 가톨릭의료원 등도 신축 병원은 유비쿼터스 병원으로 개관할 예정이다. 또 보안에 대한 걱정을 덜기 위해 네스팟을 도입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으며, 환자용은 네스팟으로, 의료진용은 내부 자체 무선랜으로 구성하는 경우도 많다.
시립보라매병원 의료정보팀 한광훈 실장은 “향후 대부분의 OCS가 스마트폰, PDA, 모바일 폰 등으로 나가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며 SSL VPN 등으로 재택근무도 가능한 유비쿼터스 병원을 지향하고 있다”며 “앞으로 국내 병원들의 가장 큰 트렌드는 모바일이다. 아직 이동형 기기가 불안정하지만 장비는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것이니 몇 년안에 유비쿼터스 병원의 실현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지난 8월 신관을 오픈한 건국대병원은 3층을 제외한 전 병원에 무선랜을 설치했다. 아직 업무용으로만 쓰고 있지만 인증 등을 보완하면 고객 서비스용으로도 오픈할 예정이다. 건국대병원 의료정보팀 오봉훈 주임은 “현재는 무선랜 도입으로 제한된 유비쿼터스 환경을 실현하고 있지만 향후에는 RFID 등을 도입, 진정한 유비쿼터스 병원을 목표한다”며 “향후 RFID의 도입으로 의료데이터의 실시간 전송 및 활용은 물론, 환자의 위치추적, 물류, 자재관리 등 다방면에서 언제 어디서나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병원을 실현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건국대병원이 신관을 개원하며 RFID를 도입하지 못했던 것은 비용 때문이다. RFID는 태그뿐만 아니라 안테나와 리더기 등을 모두 구비해야 하는 등 숨겨진 부대비용이 많다는 것. 따라서 주변 기기의 비용이 하락하지 않는 이상 쉽게 도입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또한 의료화기기들의 네트워크화 역시 진행돼야 한다고 언급한다. 아직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의료장비가 적어 즉각적인 데이터의 공유가 불가능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네트워크 업체뿐만 아니라 의료정보기기 회사와 네트워크 벤더, 병원담당자, 그리고 정부 등이 연계된 연구와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무선랜을 기본으로 모바일, RFID 등을 접목시킨 유비쿼터스 병원으로 진화하기 위해서는 유비쿼터스 인프라 환경의 활용도를 높일 수 있는 EMR 등의 병원 애플리케이션 개발, 확산이 시급하다.



차세대 킬러 애플리케이션 ‘EMR'에 관심 집중
최근 병원들의 초미의 관심사는 EMR 도입이다. 지난 2003년 본지의 병원정보화 현황 조사에서 설문 응답 85개 병원 가운데 9개 병원만이 운영중이라고 밝혔던 EMR은 지난 2004년 11.1%, 올해 조사에서는 21.1%로 점진적인 증가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본지의 조사 결과 <표 3> 국내 병원 전산/네트워크 시스템 현황에 의하면 가장 우선적으로 투자할 분야로 대다수의 병원이 EMR을 꼽고 있으며 서울대병원, 삼성의료원, 건국대병원, 한림대병원 등 실제 EMR 운용 사례를 참고해 속속 도입이 이뤄지고 있다.
이처럼 디지털병원의 핵심과제로 떠오른 EMR은 의사의 처방을 포함해 혈압, 맥박, 체온, 환자의 병력, 수술 및 치료경과 등 수천종에 이르는 진료기록을 디지털 데이터로서 관리, 검색할 수 있는 최첨단 의료전산시스템이다. 따라서 EMR이 가동되면 의사나 간호사가 종이에 적는 차트는 사라지게 된다. EMR은 지난 1991년 미국 의학연구소(Institute of Medicine)에서 ‘디지털 병원의 마지막 목표이자 과제’라고 공식 선언했을 정도로, 완전한 의료전산화의 상징이라고 일컬어지고 있다.
이처럼 병원전산 관계자들은 “OCS의 도입으로 검사, 투약에 대한 시간이 단축되고 환자들의 대기시간이 짧아지기는 했지만 막상 OCS 데이터로는 의사, 간호사들이 활용할 수 있는 정보가 적다”며 “이에 따라 모든 처방전을 차트에 기록하지 않고 바로 EMR을 활용, 전산화함으로써 처방에 대한 기록을 남겨 향후 관련 질병에 대한 사례를 연구할 수도 있고 복잡한 차트정리, 보관 업무에 대한 수고를 줄일 수도 있어 EMR은 당분간 차세대 병원의 핵심과제로 부상될 것”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한 업계의 관계자는 “국내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OCS, PACS를 마무리하고 3단계로 진행하던 EMR을 이제는 대다수의 병원에서 원하고 있다”며 “심지어 OCS도 없는 중소형병원에서 PACS, EMR을 도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 그는 “한발 더 나아가 OCS, PACS, EMR을 이어 CDIS(Common Device Interface System)와 같은 원내 전 부서에서 발생되는 영상을 포함한 모든 정보신호를 수용하는 시스템 도입을 통해 과거의 시간과 공간의 물리적 한계를 뛰어넘고 의사, 의료종사자, 그리고 환자에게 이어지는 양질의 의료서비스 정보 환경의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EMR은 기존 CS 환경보다 웹 환경의 EMR을 선호하는 추세이며 단순히 차트를 스캔해 영상으로 보존하는 영상 EMR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차트 서식을 표준화해 바로 입력시킬 수 있는 텍스트, 영상이 결합된 EMR 도입이 일반화돼가고 있다. 웹 환경을 이용하면 향후 병원간 호환성에도 도움이 되고 CS 환경보다 화면이 미려하고 편리해 사용자들이 선호한다는 것. 닷넷, 자바 기반의 웹으로 구성되며 웹 애플리케이션 서버(WAS)를 활용해 SI 업체들이 각 병원의 성격에 맞게 개발해주고 있다.
자사의 ‘제우스’ 솔루션을 건대병원, 한림대병원, 삼성의료원 등에 공급한 티맥스소프트 권대일 과장은 “표준기반의 닷넷이나 자바 등을 주로 활용하기 때문에 향후 병원간 웹 서비스의 호환에도 염려 없는 기본 인프라를 확보하는 것”이라며 “병원마다 자체적으로 성격에 맞게 개발하지만 표준 스펙에 맞춰 개발하는 편이라 CS환경보다 향후 확장성, 안정성 측면에서 장점이 크다”고 언급했다.
실제 지난 2003년 분당서울대 병원을 개원하며 전격 EMR을 도입, 활용해오고 있는 서울대병원의 경우 처음 도입 당시 차트에 익숙해있던 의사, 간호사들이 잘 활용할 수 있을지 걱정했지만 의외로 젊은 의사 등을 중심으로 EMR에 잘 적응해 이제는 기존 차트를 쓰라면 오히려 불편해할 정도라는 의견이다.
서울대병원 의료정보센터 박성규 팀장은 “타 병원에 비해 환자가 많고 인기가 높은 교수들의 경우 하루 약 200명의 환자를 진료하는 경우도 있어 EMR을 도입하면 진료시간이 늦어지지 않을까 걱정했다”며 “이에 PC를 대신 입력해줄 사람을 구해놓는 등 EMR의 부작용을 대비해, 많은 보완책을 세워뒀지만 문제가 거의 없었고 지금은 예전보다 업무가 빠르고 쉬워졌다”고 언급했다. 또 그는 “의사들의 지원과 이해가 EMR 구현의 기본이며 가장 선행돼야 할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관련 전문가들에 의하면 병원에서 쓰는 서식종류가 수천 개지만 자주 쓰는 서식으로 압축돼 자주 쓰는 서식을 저장해놓고 불러 쓰기 때문에 많은 서식을 전산화하는 부담도 별로 없다.
우리들병원의 경우 지난 99년부터 EMR을 활용하고 있으며 내부적으로 고객 안내문 정도에만 종이를 쓸 뿐 전 환경이 전산화돼 있다. 우리들병원 의료정보팀 김창진 과장은 “자주 쓰는 부분은 키워드로 패턴을 저장해놨다가 단축키로 불러들이게 하는 등 워드로 쳐야하는 부분을 최소화해 개발했다”며 “오래된 환자의 경우 기존 차트는 환자기록을 찾는데 오랜 시간이 소요됐지만 EMR을 사용하게 된 후 몇 초면 기록을 조회할 수 있어 환자, 의사, 간호사 모두 만족해한다”고 언급했다.
이처럼 EMR이 도입되면 차트가 차지하는 엄청난 공간을 간편히 디지털 자료로 보관할 수 있으니 공간적인 면에서도 활용도가 높다. 하지만 발전되는 만큼 보완해야하는 부분도 따르는 법. 환자진료/기록의 전산화에 따른 백업과 재해복구, 환자 정보보호를 위한 내부정보 보안 등 각종 문제점들은 발전의 속도에 따른 빛과 그림자처럼 향후 디지털병원이 해결해야할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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