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뱅은 매우 긍정적이고 기대되는 일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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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뱅은 매우 긍정적이고 기대되는 일임이 분명하다
  • 승인 2005.08.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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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Notes
국내 네트워크 산업은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의 ‘변화’ 그 자체였다. IT 환경과 시장, 기술 등 예측이 불가능할 정도의 빠른 변화 속에 한 시대를 풍미했던 수많은 화려한 기술들이 사라졌고, 네트워크 산업을 선두에서 이끌던 많은 기업들이 생(生)과 사(死)를 달리했다. 이러한 과정 속에 우리는 세계가 인정하는 ‘IT 강국’이라는 명성을 얻었다.

그러나 별다른 막힘없이 앞만 보고 달려온 네트워크 업계는 지금, 경기 침체와 더불어 벤처 붐이 시들고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며 가시밭길을 걷듯 순탄치 못한 기업이 한 둘이 아니다. 특히 만나는 업계 관계자마다 먹고살 일거리가 없다고 아우성이며, 다른 경쟁 업체의 근황을 물어보는 것이 첫인사가 된지 오래다. 그렇다고 이리저리 몸부림쳐 봐도 뾰족한 수가 나오지도 않는다고 한숨이다.

국내 네트워크 업계는 시장의 성장이 지속될 것이란 어리석은 희망과 함께 너도나도 고질적인 병폐를 만드는데 앞장섰으며, 새로운 시장에 대한 준비 또한 미흡했다. 그리고 지금 국내 네트워크 업계는 생존을 위한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고, 새로운 시장 창출이 거의 없을 뿐 아니라 시장을 이끌 신기술조차 부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불가피한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이런 침체의 늪을 벗어날 돌파구로 기업간 ‘빅뱅’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뭉쳐야 산다’는 급박한 시장 분위기 속에 변화와 변혁을 거부한다면 이는 자멸을 자초한다는 것이다.

규모의 경제가 강조되고, 시장이 침체될 될수록 1등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명제만이 통용되는 상황에서 생존을 위한 기업간의 빅뱅은 매우 긍정적이고, 기대되는 일임이 분명하다. M&A는 ‘정상’ 유지를 확고히 하거나 제한된 시장에서 상호 보완적인 역할을 통해 수익기반을 넓힐 수 있는 기초 체력을 튼튼히 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오라클, 시만텍, 시스코, 주니퍼, IBM 등 거대 IT 공룡들은 짝짓기를 미래 지향적인 도구로 활용하고 있으며, 그 시너지 효과는 이미 잘 알려져 있다.

M&A는 기업간 정확한 밑그림이나 비전, 그리고 시너지 등을 촘촘히 따져봐야 한다. 특히 ‘내 것은 대단하고 남의 것은 볼 품 없다’는 이기주의와 한 밑천 잡으려는 한탕주의는 철저히 배제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진행된 국내 기업들의 M&A는 대주주(경영자)가 현실 회피 수단이나 눈앞의 이익에 급급한 나머지 졸속으로 이뤄지거나, 신규 시장 개척이나 시너지 극대화보다 코스닥시장에 등록하기 위한 방편으로 이용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한 살림을 차렸지만, 시너지는 둘째치고 오히려 경쟁력이 약화되는, 껍데기만 화려하지 알맹이가 없는 짝짓기는 자멸을 자초할 뿐이다.

지금 국내 네트워크 업계는 장기 불황의 몸살에 시달리고 있다. 대다수 네트워크 업체는 좋든 싫든 M&A라는 급류에 휘말릴 수밖에 없는 대내외적인 환경을 고루 갖추고 있다. 이런 상황일수록 눈앞의 이익보다 기업의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과 식견, 그리고 냉철하고 정확한 판단을 내려야한다.
그러나 너무 초조해할 필요는 없다. 기업은 마라톤과 달리 결승점이 없지 않는가. 그간의 경험을 토대로 한 계단씩, 한 걸음씩 올라가고 나아갈 때 높이 멀리 갈 수 있을 것이다. 뜨거운 가슴과 냉철한 사고로 어려움을 슬기롭게 대처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정용달 네트워크타임즈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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