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코스코리아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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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코스코리아 부사장
  • 승인 1999.09.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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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포탈 서비스의 격전장에 라이코스코리아가 뛰어들었다. 라이코스코리아를 이끄는 장수는 열정과 패기로 무장한 조경달 부사장. 그가 과연 적장의 목을 베고 승자로 우뚝 설 수 있을 것인지 그의 승리 방정식을 알아 봤다.

국내 포탈 서비스 시장에서 독주하던 야후코리아의 행보에 제동이 걸렸다. 최근 국내 포탈 시장의 경쟁이 뜨거운 가운데 라이코스코리아의 급부상으로 본격적인 경쟁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라이코스와 미래산업의 합작으로 지난 7월부터 국내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 라이코스코리아는 보름만에 100만 페이지뷰를 달성하고, 최근에는 200만 페이지뷰를 넘어서 300만 페이지뷰에 육박하고 있다. 야후코리아가 100만 페이지뷰를 돌파하기까지 6개월이 걸렸지만 그 기록을 불과 보름만에 달성한 것이다.

라이코스코리아가 단기간에 이같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이유는 첫째, 국내 인터넷 사용자가 증가했고 둘째, TV CF를 통해 라이코스코리아의 이미지메이킹에 성공했으며 셋째로, MBC, 한국통신프리텔, 한솔 CSN 등과의 제휴를 통해 낮은 인지도를 커버하는 전략을 구사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포탈 서비스 분야의 1위인 야후를 불과 1년도 안돼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벌써부터 야후코리아와의 경쟁이 어떻게 될지 궁금해지는 가운데 라이코스코리아를 이끌고 있는 사람이 누군지도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라이코스코리아의 대표는 미래산업 사장을 겸임하고 있는 정문술 사장이지만 실질적인 경영을 맡고 있는 사람은 조경달 부사장이다.

기술개발과 마케팅에서부터 경영전반에 걸쳐 모든 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그는 서비스 시작과 동시에 예상 밖으로 빠른 호응을 얻고 있는 라이코스코리아의 서비스를 강화시키고 10월 정식 서비스로의 업그레이드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후발 주자라는 불리함을 단시일 내에 극복하기 위한 움직임도 네티즌들의 호응만큼이나 빨라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이미 150만 페이지뷰 이상을 기록하고 있는 27MB의 용량의 무료 홈페이지 서비스 트라이포드(Tripod: http:// www. tripod.co.kr), LG증권, 교보증권 등 4개 증권사의 증권 정보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차별화된 증권정보 등을 제공하고 있으며 아이네트, MBC, 온네트 등과의 잇따른 제휴를 통해 안정적 서비스와 컨텐트 확보에도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모든 일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조 부사장은 남들과는 다른 선택의 길을 걸어왔다. 만 32세의 젊은 나이에 라이코스코리아를 책임지고 있지만, 그의 사회 첫 출발은 화려함과는 거리가 먼 조그만 중소 반도체장비업체 미래산업이었다.

지난 92년 당시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던 미래산업에 입사한 이유는 소프트웨어 기술자를 구하려는 정문술 사장의 열의에 감복하기도 했지만 미래산업에 『소프트웨어 전공자가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라는 것이 조 부사장의 대답이다

사실 조 부사장은 중앙대 재학시절부터 전국대학생전산학과연합회(NCA) 주최 소프트웨어 공모전에서 판매관리시스템으로 우수상을 수상하는 등 일찍부터 유명 인사였다.

SI업체들이 소프트웨어 기술자들을 빼가던 상황에서 보수도 많고 안정된 직장 대신 중소업체인 미래산업을 선택한 것은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기에 적합하다는 스스로의 판단 때문이었다. 그가 꿈꾸는 회사를 만들기에 미래산업은 더없이 좋았고 미래산업은 그를 필요로 했다.

매일 짜장면을 먹으면서도 즐겁게 일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때부터 소프트웨어 개발 팀장으로 업무를 주도했고 라이코스와의 합작을 이끌어낸 것도 그의 역할이 컸다.

성공과 실패에 관계없이 파란만장하게 살고 싶어 미래산업에 들어갔다는 그가 인터넷으로 눈을 돌린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사이버 경제는 실물과 다르지 않다. 인터넷이 더 이상 컴퓨터 전공자의 전유물은 아니다. 인터넷은 무엇인가를 하기 위한 툴일 뿐이다. 그 안에서 가게를 열 수도 있고 애인을 찾을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인터넷은 유행이 아니라는 점이다.』

인터넷 비지니스에 대한 조 부사장의 지론은 확고하다.

사이버 공간이지만 겉으로 보이는 성과보다는 실질적인 이로움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라이코스코리아가 현재 제공하고 있는 컨텐트 중 증권서비스의 경우 불필요한 페이지뷰를 줄이고 한눈에 필요한 정보를 볼 수 있도록 구성돼 있는 것도 이와 같은 철학의 반영이다.

한가지 정보를 보기 위해서 클릭에 클릭을 해 들어가는 것이 페이지뷰는 늘어날지 모르나 사이트의 신뢰성을 해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비지니스는 신의에 입각한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가지고 한다는 것이 그의 확고한 철학이다.

『야후코리아의 경우 페이지뷰가 국내 최다지만 한가지 정보를 찾아 보기 위해 불필요한 클릭이 중복된다』고 그는 지적한다.

또한 야후코리아와의 경쟁에서 앞설 수 있는 근거로 인터넷 상에서 야후코리아의 검색방법은 등록한 웹 사이트에 한해서만 찾아주고 PC급 서버를 쓰고 있는 반면, 라이코스코리아는 기계적인 검색을 통해 새로운 웹 사이트를 찾는 방식이라는 점과 이를 위해 보다 강력한 엔터프라이즈급 서버가 사용된다는 점을 든다.

트래픽 싸움에서 야후코리아를 앞설 수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강점이라고 조사장은 강조한다.

『웹 비지니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과 트래픽이다. 사이트로 들어온 사람이 다시 밖으로 나갈 필요를 느끼지 못할 만큼 컨텐트의 질이 좋아야 한다. 여기서 인터넷은 정보 이외에 필요한 환경이다. E-메일, 홈페이지, 동호회는 물론 정보도 결국 사람에 관한 것이다. 라이코스코리아는 네티즌이 머물면서 살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궁극적인 목적이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주어진다고 말하는 조 부사장은 7월 오픈이 시간적으로 너무 촉박하다는 주변의 우려를 깨끗이 일소하고 서비스 초기의 의문을 불식시킨 것도 즐겁게 일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의 이러한 가치관은 직원을 채용하는 데도 반영된다.

꼭 일하고 싶어하는 사람을 우선적으로 뽑고, 출퇴근이나 복장 등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일하도록 배려하는 것도 인터넷 관련 회사라는 특성 외에 조 부사장이 말하는 「일과 놀이가 결합된 회사」를 만들겠다는 학창시절의 꿈이 반영된 결과다.

실제로 라이코스코리아에는 노란머리를 한 직원이 있는가 하면 심지어는 롤러블레이드를 타고 다녀도 제지하는 사람이 없다.

앞으로의 사업 계획에 대해서는 최근 300만 페이지뷰 돌파에 가속도를 붙이는 전략을 강구하고 독일, 일본 등 라이코스의 국제적인 네트웍과도 연계해 내년 100억원의 매출과 500만 사용자를 확보한다는 야무진 계획도 세워 놓고 있다.

과연 조경달 부사장이 웹 사이트에서 네티즌의 파라다이스를 만들 수 있을 것인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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