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거기> 촉촉히 젖어드는 사랑의 달콤·쌉싸름한 추억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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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거기> 촉촉히 젖어드는 사랑의 달콤·쌉싸름한 추억속으로
  • 승인 2005.08.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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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사랑을 한다. 그리고 자신의 사랑에 기뻐하고 아파하고 이별하고 다시 만난다. ‘춘천 거기’는 평범한 우리 일상에서 마주칠 수 있는 다양한 사랑의 형태를 보여준다. 하지만 사랑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달콤하다. 비록 그것이 이제 막 시작된 풋사랑이든, 짝사랑이든, 불륜이든 사랑은 항상 새롭고 또 항상 아름답다.

사랑의 다양한 경험과 마주하는 공연
‘춘천 거기’에는 세 쌍의 연인과 주변인이 등장한다. 유부남인 명수를 사랑하는 선영, 선영의 또 다른 연인 지환. 연인 2년차의 영민과 세진, 그리고 이제 막 만남을 시작한 응덕과 주미. 그리고 이들을 두고 희곡을 쓰는 수진, 그녀 작품의 연출자이자 수진을 짝사랑하는 병태가 그들이다. 선영은 유부남인 명수를 사랑하지만 그를 온전히 갖지 못해 아파한다. 영민과 세진은 서로의 과거를 알고 있기에 사랑하면서도 집착하고 서로를 괴롭힌다. 자기의 마음을 받아주지 않는 선영과 수진으로 인해 가슴을 앓는 지환과 병태, 그리고 떠나버린 사랑을 추억하는 수진. 이들은 응덕의 춘천 펜션에서 함께 모여 각자의 사랑을 정리하고 발전시키며, 또 새로운 출발을 약속한다.
‘춘천 거기’에는 이렇게 다양한 형태의 사랑이 표현되어 있으며 관객들은 이를 통해 사랑의 서로 다른 경험을 마주하게 된다. 통증이 없는 인생은 없다. 그것이 몸부림칠 정도로 괴롭다 하더라도 껴안고 가야 한다면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고 ‘춘천 거기’는 관객에게 끊임없이 속삭인다. 조용히 흐르는 눈물을 아무렇지도 않은 듯 후두둑 떨구고 일어날 수 있도록 사랑을 시작하는 연인들에게, 혹은 아파하는 이들에게 쉴 새 없이 팔딱거리는 배우의 숨소리는 새로운 용기와 시작을 알린다.

섬세한 연출·배우들의 자연스런 연기 돋보여
‘춘천 거기’는 극중 극 형태를 취하고 있다. 수진이 쓰는 희곡을 연극 속에 끼워 놓아 자칫 밋밋해질 수 있는 극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극 중간 중간 등장하는 화관을 쓴 소녀는 극중 수진이 쓴 희곡 ‘오월동주’에서의 나래이터이자 연극 속 선영의 자아이며 동시에 수진이고 관객들 자신이기도 하다. 소녀의 감성적인 나래이션으로 관객들은 선영의 슬픈 사랑에 공감하고 수진의 아픈 마음에 공명하며 자신의 사랑을 추억하게 된다. 연극 속에서 큰 무대 전환은 없다. 하나의 침대와 책상이 놓인 평범한 방이 등장인물의 집이 되기도 하고 친구, 혹은 연인의 집이 되기도 한다. 이를 통해 평범한 우리네 일상, 그 속에 담긴 사랑이 자연스럽게 극 속에 묻어난다. 또한 춘천 펜션에서 드라이 아이스를 이용해 냇물을 만들고, 멸치를 이용해 고기잡는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은 재기발랄하며 정겹다. 소주와 맥주, 과자 봉지를 놔두고 진실게임을 하는 모습 역시 누구나 한번쯤 경험해 봤을 친숙한 장면이다.
역할에 맞는 캐스팅과 섬세한 연출, 자연스러운 배우들의 연기가 어우러져 ‘춘천 거기’는 평범한 듯 하면서도 공감이 가는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통통 튀는 대사와 톡톡 터지는 웃음으로 ‘춘천 거기’는 누구나 경험했을 사랑에 관한 이야기들을 차분하게 풀어 어느새 객석에 다가와서 묻는다. “정말 있었던 거니? 사랑이라는 너 말이야.”

■ 공연제목
<춘천 거기>
■ 공연일시
2005년 8월 21일까지
평일 : 7시 30분
토요일 : 4시, 7시
일요일·공휴일 : 3시, 6시
■ 공연장소
동숭아트센터 소극장
■ 공연문의
공연딜러 전재완 실장
016-289-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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