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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 Issue - 국산 소프트웨어 산업 현황
2005년 06월 29일 00:00:00
국산S/W 활성화, 기업·정부·사용자 삼위일체가 절실하다
기술·마케팅 능력 키워야…해외진출로 활로모색


대한민국은 IT강국인가.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IT중 어떤 분야를 염두에 두었는지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초고속 인터넷이나 단말기, 반도체, PDP 등 현재 승승장구를 달리고 있는 분야를 떠올린다면 ‘OK’다. 하지만 하드웨어를 돌아가게 하는 IT의 근간 소프트웨어를 떠올린다면 아직 ‘NO'라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정부는 소프트웨어를 차세대 동력 산업으로 지목하고 집중 육성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이지만 국산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좁은 시장, 아직 미흡한 사용자들의 소프트웨어 인식, 척박한 개발 환경과 마케팅의 부재 등으로 소수 업체를 빼면 영세한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소프트웨어는 경제의 버팀목인 IT자산 중에서도 가장 큰 잠재력을 지닌 분야로 꼽히고 있다. ‘국산’을 강조하는 시대는 한참 지났지만 반드시 일으켜야만 하는 산업이라면 당사자인 업체뿐 아니라 사용자, 정부도 현명한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국산 소프트웨어의 산업의 현황과 문제점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 알아본다.
송지혜 기자·song@datanet.co.kr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소프트웨어 업체는 6천300여개, 소프트웨어가 차지하는 시장은 18조원 정도로 국내 GDP의 약 3% 미만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프트웨어의 특성상 이런 수치는 상황에 따라 여러 가지 각도로 볼 수 있다. 핸드폰이나 반도체, 임베디드 등 여타 IT산업에서 자체 생산되는 소프트웨어를 포함한다면 이 수치는 훨씬 커진다. 하지만 이를 제외한 순수 소프트웨어 산업은 국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아직 크지 않다.
정부는 소프트웨어가 지닌 무한한 잠재력을 외면해서는 향후 국가 경쟁력이 불투명해 진다는 판단에서 상대적으로 작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소프트웨어 산업을 차세대 국력 산업으로 육성, 장려하려는 각종 정책을 쏟아 놓고 있다. 우리나라의 규모는 세계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1%를 차지하고 있을 뿐, 2003년 세계 소프트웨어 시장 규모는 6천734억달러로 반도체나 PDP, 휴대폰을 합친 규모보다 더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으니 시장성만으로도 탐나는 분야다. 즉, 소프트웨어 산업은 도전할 가치가 충분히 있고 반드시 도전해야만 하는 시장인 것이다.
또한 소프트웨어는 부가가치로서도 매력이 있다. 첨단 항공기 값의 40%를 소프트웨어가 차지하고 있다는 사례는 소프트웨어의 고부가가치를 나타내는 좋은 예. 이외에도 매출 1000억원 당 620명의 고용이 창출돼 제조업의 50명에 비해 고용창출 효과도 탁월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소프트웨어의 발전 없이는 어떤 산업도 탄탄하게 성장, 발전하기 어렵다는 사실이다. 자동차, 휴대폰, 반도체, 금융, 제조업 등 모든 산업에서 소프트웨어는 기반 산업으로써 뒷받침을 하고 있다.
이런 소프트웨어 산업은 그러나, 국내에서 여러 가지 장애 요인을 안고 제대로 성장 가도에 접어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가격 경쟁에 혼탁해진 S/W 시장, 국산 편견은 엎친데 덮친 격
IDC의 2004년도 조사에 따르면 국내 패키지 소프트웨어의 시장 점유율은 약 18% 정도이며 나머지 80% 이상은 외산 소프트웨어가 차지하고 있다. 상위 15개 기업들 중 5개가 국산 업체로 조사됐다.
선전하고 있는 국산 업체들이 있지만 국산 소프트웨어 산업은 아직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엄밀히 말하면 게임이나 디지털 콘텐츠, 보안 부문을 제외하면 항상 열세를 면치 못한 게 사실. 이는 지식기반 산업의 특성상 한 번 자리를 내주고 순위가 매겨진 뒤에는 뒤집기가 만만치 않은 이유도 작용한다.
한 기업 관계자는 “소프트웨어는 1등 이외에는 살아남기 힘든 분야”라며 “몇몇 응용 소프트웨어 부문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강한 브랜드 인지도를 앞세운 외산 업체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업체들의 매출 현황을 훑어봐도 짐작할 수 있다. 연간 1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업체는 6천여개 중 2천여개에 불과하고 이중 100억원 미만이 1천500개를 넘는다. 100억원 매출이 넘는 기업으로는 천억원대 매출을 올리는 대기업 SI들을 제외하고는 패키지 업체에서는 드물다.
이와 같이 대부분의 국산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규모나 매출 등에서 영세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우리나라보다 훨씬 시장 규모가 큰 일본과 업체 숫자가 비슷해 수요보다 공급이 많은 불합리한 구조를 지니고 있다.
기업의 영세성과 불합리한 시장 구조는 우선 업체들끼리의 과당 경쟁을 불러오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과당 경쟁은 곧 가격 경쟁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대부분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이익 확보라는 것 자체가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영세한 기업은 기술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자금과 마케팅 능력이 부족해 대부분 제살깍기 경쟁에 돌입한다”면서 “이런 과도한 가격 경쟁은 기술 경쟁력을 약화 시킬 뿐 아니라 도산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어 국산 업체에 대한 신뢰를 약화시켜 고객들이 외산 기업에 의지하는 심리를 높이는 주범”이라고 말했다.
가격 경쟁과 함께 굳건히(?) 서 있는 또 하나의 장벽은 ‘국산’소프트웨어에 대한 편견이라고 업체들은 입을 모은다. 기술적으로 동등해도 국산이라는 이유로 제 값을 주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는 것. 대부분 ‘국산에 대한 편견이야말로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을 키우는데 가장 큰 걸림돌’임을 피력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저렴한 가격인데도 불구하고 국산이라면 더 싸야 한다는 생각이 만연해 있다. 깍지 않으면 아깝다는 인식이 깔려있는 것이다. 게다가 프로그램에 버그가 생겨도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외산이면 ‘그럴수도 있다’는 더 너그러운 분위기가 있어 전산 관리들은 책임을 면하기 위해 국산을 꺼리는 분위기가 사라지지 않는다”며 어려움을 나타냈다.
특히 외산 선호가 공공기관에서도 다르지 않다고 업체들은 말한다. 문제 발생시 국산을 채택한 담당자에게 책임을 묻는 문화 때문이라면 한번 생각해 봐야할 문제. 업체 관계자는 “기술이 떨어지는데 국산이라는 이유로 써 달라는 건 시장 논리에 맞지 않지만 처음부터 완벽한 솔루션 제품은 있을 수 없다”며 “기술은 고객과 벤더간의 피드백이 이뤄지면서 발전하는 것이고 외산 소프트웨어 업체들도 똑같은 절차를 밟으면서 발전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러한 피드백 과정에서 외산에게는 너그럽고 국산제품에는 ‘이럴 줄 알았지’라는 눈초리를 보내며 담당자를 문책한다면 국산 소프트웨어 발전은 있을 수 없을 것”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또한 그는 “선진국에서는 IT 시스템에 문제가 생겼을 시 따로 전담하는 부서가 있어 담당자들이 소신 있게 솔루션을 선택하는 환경이 만들어져 있다”며 정부의 소극적인 국산 소프트웨어 사용에 불만을 드러냈다.

제 값 받는 S/W 시장 구조 절실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을 얘기 하면서 SI 시장은 빼놓을 수 없는 부문이다. 2000년부터 2002년까지 발주한 정부의 공공 프로젝트 중 주요 5대 대형 SI업체가 수주한 양은 전체의 86% 이상일 정도로 정부에서 발주한 대형 프로젝트는 대부분 SI업체에서 수주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게다가 기타 민간 업체 프로젝트는 더욱 SI에 편중돼 있다.
하지만 SI업체도 가격경쟁에 시달리는 건 마찬가지다. 전체 소프트웨어 시장의 절반 이상을 SI 업체가 차지하고 있는 현실에서 이런 상황은 소프트웨어 산업의 구조적 문제점을 심화시키고 있다.
얼마전 한 공공 프로젝트에 대형 SI가 ‘1원 입찰’로 파문을 던진 바 있듯 업체간 경쟁은 이미 심각한 수위에 올랐다. 수익은 무시하고 ‘레퍼런스 늘리기’에 치중해 수익구조의 문제를 심화시키는 것이다. 정부에서는 저가 입찰제도 보다는 기술과 가격을 8:3 비율로 평가해 수주 업체를 정한다고는 하지만 가격 경쟁은 여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프트웨어 벤더들은 ‘마이너스가 마이너스를 낳는다’며 이런 기형적 모순을 비판했다. SI업체는 프로젝트를 수주하기 위해 손해를 보더라도 무리한 입찰을 단행하고, 그 손해는 그대로 참여하는 소프트웨어 업체에게 돌아간다는 것.
일각에서는 이러한 이유로 ‘정부는 소프트웨어 제품을 독립적으로 계약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업체 관계자는 “조달청의 조달 등록가도 입찰시에는 받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가격을 낮추는 첫 번째 대상이 소프트웨어 업체라 손해를 보는 경우도 있다”라고 토로했다.
이와 같은 맥락으로 최근 중소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주목하는 사례가 생겼다. 최근 한 SI업체가 정부의 프로젝트를 모두 자체 개발한 솔루션으로 수주한 것이다. 이에 대해 중견 소프트웨어 업체의 관계자는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시기에 대형 SI 혼자 프로젝트를 독식하는 사례가 생겼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이 뿐 아니라 조달청에서 책정하는 조달가도 너무 낮아 이 또한 국산 소프트웨어 업체를 힘겹게 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 조달가가 대부분 리스트프라이스(소비자권장가격)의 30~50%정도로 책정돼는 등 너무 박한 금액으로 매겨지고 있는 것. 하지만 더 큰 문제점은 공공 기관뿐 아니라 민간 기업에서도 조달가를 기준으로 디스카운트를 하려는 경향이 있어 국내 업체들의 수익성은 점점 악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 업체는 이러한 이유로 GS인증마크를 획득한 뒤에도 조달 등록을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관계자는 “조달가가 매겨지는 순간 그 이상으로 금액을 받을 수 없는 현실 때문에 조달 등록을 포기할까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현명한 M&A는 ‘보약’
최근에 M&A가 강하게 거론되는 이유도 이러한 어지러운 시장을 정리해야 한다는 주장 때문이다. 기술은 있지만 자금과 마케팅 능력이 없는 기업을 대기업에서 흡수, 합병해 과도한 경쟁을 가라앉히는 한 편, 좋은 기술을 사장시키지 않고 시장에서 키우자는 것.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M&A에 대한 인식은 그다지 좋지만은 않은데다 M&A가 이뤄질 여건이 충분치 않아 외국처럼 활발하게 일어나지는 않고 있다. 기술적 문제는 하나의 중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중에 원천 기술을 가진 업체는 거의 없다고 할 수 있어 외국처럼 기업간 M&A가 쉽지는 않다”면서 “하지만 현재 ‘상도’를 잃어버린 소프트웨어 시장에서는 적절하고 현명한 M&A가 활성화 될 수 있는 방법론을 모색해 봐야할 때”라고 언급했다. 글로벌한 외국 기업들은 자신들의 자체 개발보다는 기술력 있는 기업을 인수하고 자신들은 마케팅을 책임지는 형식을 취하는 방법이 보편화 됐다. 이 방법이 정답일 수는 없지만 빠르게 돌아가는 기술 변화를 따라잡고 효율적으로 규모를 키우는데 M&A가 효과적이라는 중론을 귀기울일 필요가 있다.



“유지보수는 A/S가 아니다”
힘든 가격 경쟁이 시장을 혼탁하게 만든다면 사용자가 소프트웨어에 대한 가치를 인정해 주지 않는 풍토는 업체들의 사기를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자금난까지 심화케 하고 있다.
사용자들의 소프트웨어 폄하 인식이 가장 잘 드러나는 대목은 유지보수료 관행에서 알 수 있다. 당연히 제대로 행해져야 할 유지보수료에 대한 지불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 벤더들에게 유지·보수료는 일정한 수익을 내게 해주는 거의 유일한 수입원이기 때문에 이 문제는 굳이 국산, 외산을 나눌 것도 없이 모든 소프트웨어 업체가 당면한 고심거리다.
대부분 유지보수 행위에는 높은 인건비가 소요되지만 현실은 인건비도 건지기 힘든 환경이다. 유지보수료에 대한 인식이 열악하면 할수록 외산 업체에 비해 그 기반이 열악한 국산 업체에게는 더 큰 문제로 다가오고 있다.
유지보수료에 대한 인색한 태도는 고객사 자신에게도 부메랑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소프트웨어는 업데이트 및 유지·보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그 가치는 없어지고 기업에게도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소프트웨어의 업체 매출의 50%를 유지보수료가 차지하는 미국의 경우와 비교해, 국내 업체들은 20% 내외라는 사실은 열악한 환경을 잘 설명해 준다. 한 보안 업체 관련자는 “고객사에서는 1년간 무상 유지보수는 기본으로 요구한다”면서 “유지보수 비용을 보험이자 서비스라고 생각하는 외국과는 달리 국내 고객들은 무상 A/S 정도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아 가격을 제대로 받기 껄끄러운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소프트웨어의 지적재산권을 인정해 주지 않아 생기는 마찰로 최근 들어 조금씩 개선되고는 있지만 아직 멀었다는 게 업체들의 주장이다. 또한 공공연하게 알려진 바대로 유지·보수 비용 책정에 가장 인색한 곳이 바로 공공기관이라는 점이 더 문제다.
현재 공공기관에서는 유지보수 비용으로 구매가의 6~8%를 지불하고 있다. 보통 민간 기업에서 구매가의 10%정도 책정하는데 비해 훨씬 낮은 금액이다. 6~8%라는 선은 감사원에서부터 시작해 이후부터 공공기관에서는 관행처럼 굳어져버렸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런 책정에 업계에서는 ‘터무니없는 금액’이라고 난색을 표하면서도 울며 겨자먹기로 지속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국산업체들은 오라클이 선언한 ‘유지보수비용 22%’ 정책 시행에 대해 다른 나라 이야기처럼 반응하면서도 내심 많은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긍정적인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정통부에서 패키지 소프트웨어 유지보수료를 공공기관 예산에 추가해 유지보수료의 합리화 분위기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것. 그러나 애초에 너무나 싼 가격에 구축이 되는 경우가 많아 구매가가 아닌 리스트프라이스로 유지보수료를 지급해야한다는 주장도 있다. 무엇보다도 소프트웨어의 지적 재산권을 인정해 주는 인식이 퍼지지 않는 한 업계의 고민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제안서’에 대한 최소한의 지불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소프트웨어 업체는 규모가 큰 프로젝트라면 길면 2~3달을 수십명의 연구원과 컨설턴트가 매달려 제안서를 만든다. 하지만 들어가는 인력과 시간, 물질적인 소모에 대한 최소한의 지불이 이루어지지 않는 풍토에 업체들의 체력은 약화된다는 것. 임길환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팀장은 “하나의 제안서는 한 기업의 지적 재산이 쏟아들어 간 산물이기 때문에 어느 수준의 기준을 통과한 제안서에는 최소한의 금액이라도 지불하는 문화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지적 재산권 보호에 대한 인식이 고조돼 가는 21세기 한국에서 소프트웨어는 지적 재산권의 사각지대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현실에 처해 있다.

정부, 공개S/W 활성화로 국산 S/W 진흥 모색
시들거리는 국산 소프트웨어 산업을 일으키는 방법으로 정부가 선택한 방법은 공개 소프트웨어의 활성화다. 정통부는 분야별로 세계 3대 기업을 3개 육성시키고, 현재 18%에 머물러 있는 소프트웨어 국산화를 35%까지 끌어 올려 소프트웨어 산업 생산을 30조원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는데 이를 밑받침 해줄 바탕으로 공개 소프트웨어의 활성화를 거론한 것이다.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여러 애플리케이션개발에 박차를 가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 주겠다는 것이다.
이도규 정보통신부 사무관은 “공개 소프트웨어의 확산은 국산 소프트웨어가 자유로운 기술 개발로 국제 경쟁력을 획득할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며 “정부는 여러 가지 시범 사업을 통해 공개 소프트웨어의 이점을 알리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정부는 올해 보건복지부, 공군본부 등 11개 정부기관을 대상으로 공개 소프트웨어 시범사업을 시작했고 이중 대전 광역시의 보육운영 ASP 사업과 EBS의 사업 성공으로 자신감 있게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리눅스는 공개 소프트웨어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통부는 리눅스 기반으로 하드웨어 등 자체 비용을 줄이고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개발 환경을 조성해 기술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다. 또한 한·중·일 삼국이 리눅스 표준을 개발해 시장을 넓히겠다고 선언했다.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의 한 관계자는 “이번 정책은 장기적인 안목을 추진되고 있다”라며 “정통부는 직접 내부 시스템에 공개 소프트웨어를 적용하는 것을 시작으로 우체국, 금융권과 같은 핵심 시스템에도 점진적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에 대한 업체들의 반응이 환영 일색인 건 아니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정책은 프로젝트성이 대부분이다”라며 “정부에서 내놓은 정책에 반응하는 건 직접 프로젝트에 참가한 업체뿐 아니겠는가”라는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과거 야심만만하게 내놓았던 여러 가지 정책이 1년도 못가 슬그머니 자취를 감춘 사례를 선명하게 기억하는 일부에서는 ‘이상만을 쫓는 탁상정책’이라며 불신감을 드러냈다.
리눅스 기반 확대에 대한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정부의 의도는 이해가 가나 실효를 거둘지는 현실적으로 의심스럽다는 것. 이에 대해 정통부 관계자는 “정부는 큰 밑바탕을 그려 소프트웨어 국산화 길을 트는데 조력하는 것”이라며 “향후 5년, 10년이 지나야 성과가 나타날 수도 있지만 당장에 업체들의 입맛에 맞는 지원보다는 시장 파이를 키우는 게 정부에서 할 일”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정통부는 ‘중소 SW기업 GS인증제품 공공기관 우선구매제도’를 시행해 기술력이 있는 중소 업체의 판매 활로를 넓혀주고 있다.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의 까다로운 기술 검증을 거친 제품을 공공기관에서 우선적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한 제도로 이에 대해서 기대를 하는 업체들이 많다. GS인증 제도는 기술력이 없는 제품을 필터링해 주는 기능을 한다는 점에서 가장 큰 기대를 모은다. 검증이 안 된 제품을 판매하고 사라져 버린 업체들이 그 동안 국산 소프트웨어에 대한 불신을 크게 만든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GS인증에 대한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아 상당수의 기업들이 이에 대해 모르고 있어 좀 더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더욱이 운영규정을 살펴보면 GS인증제품을 생산하는 중소SW기업은 중앙행정기관, 지자체 등의 공공기관 중 제품 수요가 예상되는 대상기관을 선정,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KIPA)에 신청해야 한다. KIPA는 신청서를 검토해 의견서를 정통부에 제출하면 정통부는 관련 의견서를 첨부해 해당 공공기관에 우선 구매를 요구하고, 공공기관은 구매결과를 정통부에 통보하는 방식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방법이 강제력이 전혀 없을 뿐만 아니라 공공기관에 사유서를 쓰게 하는 것에서 부작용도 나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S/W 업계, 체계적인 연구 환경 조성할 때
소프트웨어와 같은 지식기반산업에서 기술 개발은 무엇보다도 성패를 가르는 요소.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산업에서 내세울 수 있는 가장 큰 강점은 우수하고 근면한 연구 개발자다. 한번 연구 프로젝트에 들어가면 추진하고 완성해 내는 능력이 어느 나라보다 빠르고 성과도 높아 여타 외산 기업의 개발과 비교해도 전혀 뒤지지 않고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뛰어나다고 업계는 입을 모은다.
하지만 다른 외산업체들에 비해 연구 환경의 일관성과 체계성이 결여 돼 있는 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외산 소프트웨어 업체에서 근무했던 한 업체 관계자는 “외산 업체들은 연구 프로세스가 체계화 돼 있어 연구 성과에 대한 축적이 용이하고 합리적”이라며 “세계 어디에서 연구를 하던 한 업체라면 똑같은 프로세스로 진행되기 때문에 연구를 공유하고 발전시키기 유리하다”라고 말했다.
즉 정교하고 전체적인 설계도면을 가지고 배를 만드는 것과 주먹구구식으로 만들다 물이 세면 때우는 방식의 차이와 다를 게 없다는 것.
체계적인 개발 방식은 단지 몇 사람의 개발자에게 기술이 좌지우지 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개발 단계에 신입 개발자가 참여 하더라도 이미 만들어져 있는 개발 프로세스만 따르면 무리 없이 진행이 가능하도록 해준다는 말이다.
이런 전체적인 설계도면을 계획하고 이끌어가는 역할은 노련하고 숙련된 개발자가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전체적인 프로세스를 기획하고 지휘할 수 있는 아키텍트급 개발자 층이 얇다. 프로그램을 코딩하는 프로그래머와 엔지니어는 풍부하지만 아키텍트 전문 인력은 모자라 이는 개발 환경을 열악하게 만드는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국내에 아키텍트급 개발자 층이 얇은 이유는 그들이 연구, 개발 활동 이외에 경영 참여 등의 다른 길을 선택하기 때문이다.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 김유중씨는 “노련한 아키텍트급 개발자는 10년 이상 개발 현장 경험에 의해 만들어진다”라며 “우리나라는 오랜 연륜을 쌓은 개발자들이 나중에는 연구 일선에서 물러나 경영에 참여하는 경우가 다반사이기 때문에 더욱 그 층이 얇아 졌다”라고 언급했다.
고급 전문 인력층의 부재는 원천기술 확보를 가로 막는 장벽이 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원천기술을 확보한 소프트웨어 업체가 거의 전무한 상태. 원천기술이 없이는 소프트웨어 강국으로 발돋음 할 수 없음은 자명하기 때문에 하루 빨리 시정돼야할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정부에서도 개발자에 대한 인식이 높아져 아키텍트급 전문인력 천명 이상, 임베디드 전문인력 1천200명, 공개 소프트웨어 전문인력 3천600명을 양산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수준 높은 전문 인력은 교육에 의해서가 아니라 현장에서의 경험으로 탄생하기 때문에 개발자와 소프트웨어 업체의 인식의 변화가 먼저 요구되는 사안이다.

해외시장에서 돌파구 찾는다
국산 소프트웨어 산업은 척박한 소프트웨어 인식과 구조적인 문제로 난항 중이지만 그 미래가 어두운 것만은 아니다.
특히 최근에는 국내 시장에서 국산 업체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이 확산되는 조짐이 보이기도 한다. 가장 큰 이유는 서비스의 민첩성에서 외산 기업들이 따라올 수 없다는 것. 구축된 프로그램에 문제가 발생할 시, 국산 업체들은 하루 안에 달려가 문제점을 체크하고 보수, 업그레이드를 하지만 외산 업체들은 그 문제점을 인정하고 시정하기까지 본사와의 커뮤니케이션 문제로 훨씬 많은 시일이 소요된다.
또한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이 안고 있는 ‘첩첩산중’ 어려움을 이겨내고 세계로 진출하는 국산 기업들이 하나 둘 늘어나면서 그 기대는 더욱 커지고 있다. 유비쿼터스 시대를 맞이하면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패러다임으로 우리 기업들도 새로운 강자로 떠오를 수 있는 기회가 오고 있는 것이다.
국내 WAS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티맥스소프트는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되는 대표 기업이다. 최근에는 데이터베이스(DBMS), 비즈니스 프로세스 관리(BPM), 애플리케이션 성능관리(APM), 보안, 리호스팅 솔루션을 출시하며 토털 소프트웨어 솔루션 업체로 거듭나고 있다. 티맥스소프트는 2006년부터 미국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해 2010년까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계획을 가지고 2006년에는 1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박만성 티맥스소프트 상무는 “티맥스는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토털 솔루션 소프트웨어 업체로 변신 중이며 향후 적극적인 해외진출로 시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핸디소프트는 BPM으로 국내 가장 많은 레퍼런스를 보유한 업체로 설립 14년만에 세계 소프트웨어 매출 306위를 차지해 이목을 끈 바 있다. 핸디소프트는 2002년부터 시작한 해외진출로 현재 미국과 일본에 법인을 두고 있고 2003년에는 해외 매출 천만달러를 돌파해 국내 소프트웨어의 세계진출에 선례를 남기기도 했다. 김현준 핸디소프트 전략매니저는 “2010년까지 매출 2조원, 임직원 8천명을 두고 세계 10대 소프트웨어 업체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연구,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대표적인 사무용 소프트웨어 업체 한글과 컴퓨터는 미국, 일본, 중동 등의 국가를 위한 ‘씽크프리 오피스(Think Free Office)’ 3.0 버전을 6월초 출시, 수출에 힘을 쏟고 있다. 이는 이미 MS 오피스에 익숙해져 버린 세계 사용자들에게 한컴의 오피스 제품을 알리고자한 제품으로 개발 단계에서부터 MS 오피스 호환성을 목표로 만들어졌다. 한컴은 씽크프리 오피스를 MS 오피스를 표준으로 사용하는 대기업 시장 공략에도 사용할 계획이다. 또한 한컴 오피스는 자체 기술로 세계화된 오피스 소프트웨어의 표준을 제시한다는 전략으로 올해 280억원의 매출 목표를 가지고 있다. 서호익 한컴 마케팅 팀장은 “국내 소프트웨어 사용량의 절반이 불법 복제”라며 “불법 복제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 전환이 국산 소프트웨어 기업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는데 좋은 밑바탕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세계적으로 정보보안 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한 1988년부터 안티바이러스 노하우를 쌓으며 보안 분야를 개척해온 안철수연구소는 백신 전문 기업에서 글로벌 통합보안 솔루션 개발 기업으로 성장하며 세계 시장에도 도전하고 있다. 2002년 스파이제로로 일본에 진출한 안철수연구소는 B2C 시장에서 5위를 이루는 성과를 달성했다. 황미경 커뮤니케이션팀 과장은 “안철수연구소는 솔루션 개발뿐만 아니라 서비스지원역량을 강화해 2010년까지 세계 10대 보안전문기업이 되도록 매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라콤아이앤씨는 지난 3월 ‘대한민국 소프트웨어 사업자 대상’에서 대상격인 정보통신부장관상을 수상해 기술과 경영능력으로 인정받은 업체다. 지난 98년 설립된 이후로 국내 MES, EAI 솔루션으로 기술의 안정성을 인정받아 MES는 국내 점유율 1위를 자치하고 있다.
또한 최근 대형 SI업체를 인수하고 BPM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어 불황의 늪을 헤매던 지난 2004년에도 25%의 성장을 기록했다. MES는 미국, 멕시코, 중국 등 10개국에 수출 중이다. 미라콤아이앤씨는 지난해 110억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 목표 매출은 170억이다.
홈페이지 저작도구 ‘나모웹에디터’를 만든 세중 나모는 창립 초기부터 해외 시장 진출을 계획, 제품 개발 시 해외판을 함께 개발해 왔다. 개발 및 로컬라이제이션 노하우를 쌓아온 나모는 현재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대만, 일본 등 세계 10여개국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올해에는 100억 이상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화 솔루션으로 무장
메모리상주형 DBMS라는 틈새시장을 공략해 성공을 거둔 업체도 있다. 알티베이스는 외산이 독점하고 있는 DBMS 시장에서 데이터베이스를 메모리에 상주시켜 운영, 실시간으로 발생되는 트랜잭션을 빠르게 처리해 주는 MMDBMS를 개발해 국내에서 점유율 4위를 기록한 업체이다. 알티베이스 제품은 데이터 처리 속도에 민감한 통신, 금융 분야에서 크게 각광을 받고 있는 상태이며 최근 세계적인 중국의 이동통신사와 대만의 증권 등을 고객으로 확보한 성과를 올렸다. 김기완 알티베이스 사장은 “이제는 틈새시장뿐만 아니라 하이브리드 DBMS로 업계의 키 플레이어로 성장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지시스템은 최근 주목 받고 있는 BI를 구축하는 업체로 외산이 득세하는 BI 시장에서 기술력과 커스터마이징 노하우로 고객 사이트를 늘려나가고 있는 상태. 국내 업체로서는 최초로 BI플랫폼을 제공해 각광을 받고 있다. 올해는 20개의 신규 고객사를 만든다는 각오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기업관리 솔루션으로 눈에 띄는 기업도 있다. 엔키아는 기업의 정보자원관리(EMS)의 원천기술을 확보해 다국적 기업들 사이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2000년 이후 매년 큰 폭의 성장을 기록한 엔키아는 올해 230% 성장한 약 150억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향후 중국, 말레이시아 등 해외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올해 ‘대한민국소프트웨어사업자대상’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EAI, BPM 전문기업 메타빌드도 주목할 업체. 메타빌드의 ‘비즈토어 인디고’는 이미 각종 행자부, 산자부 등 정부기관과 금융, 제조사 등 산업전반에서 안정성과 가용성을 인정받아 국·내외 70여 기관 400개 사이트에 공급했다. 지속적인 성장을 해온 메타빌드는 올해 매출액이 1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소프트포럼은 국산 업체들이 장악하고 있는 PKI 보안 시장에서도 가장 주목받고 있는 업체. 최근에는 해외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일본에 독립 법인을 세워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하고 있는 소프트포럼은 나아가 동남아시아 시장에도 눈을 돌려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ERP업체로서 대표적인 국산기업으로는 소프트파워를 들 수 있다. 소프트파워는 1984년에 설립 20여년 동안 비즈니스 솔루션에 매진해 SMB 시장을 석권했고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99년에는 일본, 중국에 진출해 일본 SI업체인 아크사에 기술을 수출하며 기술적 안정성을 인정받았다.
BEA, 시트릭스 등 외산 솔루션을 공급, 판매해오다 최근 자체 브랜드를 완성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업체는 아이티플러스다. 아이티플러스는 이미 800여개의 고객사를 확보하고 기술력을 축적, 자체개발한 애플리케이션변경영향관리툴인 체인지마이너, 메타마이너를 판매해 벌써 매출의 13%를 자체제품이 차지했다. 미국과 일본, 베드남에 현지 법인을 세워 수출을 해 자체제품 매출을 50% 이상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엠투소프트는 한국 특유의 문서 작성 문화를 정확히 파악해 외산 업체를 훨씬 앞서고 있는 리포팅툴 업계의 선두주자다. 최근에는 우리와 문서 작성 문화가 비슷한 일본 기업 문화를 공략, 혼다의 세계 16개 지사에 리포팅서버를 공급하기도 했다.
최근 시장이 형성 돼가며 주목을 받고 있는 X인터넷 시장도 국산이 주도하고 있다. WAS업체로도 유명한 쉬프트정보통신은 X인터넷의 대표 주자로 떠오르며 시장 형성에 적극적이다. 데이터 세트(DataSet)를 이용, 웹에서의 대량 데이터 처리 기술방식 등으로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는 쉬프트정보통신은 활력있는 UI 기능도 강화해 X인터넷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의지다.
일각에서는 국산 소프트웨어 산업의 향방에 대해 회의적인 의견을 내놓고 있다. 특히 소프트웨어에 대한 인식이 후진국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에 선진국 수준의 발전은 힘들다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10년 전만해도 이렇다 할 국산 소프트웨어 업체가 전무했던 것에 비해 오늘날은 세계 석권까지 노리는 탄탄한 기업들이 늘어가고 있다는 사실은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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