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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 Focus 스토리지 가상화(Storage Virtualization)의 현재와 미래 PART2
2005년 05월 23일 00:00:00
PART Ⅱ

스토리지 가상화 솔루션 시장, “기나긴 겨울잠에서 깨어나다”

기술 검증 단계 넘어 실 구현 사례 급증 … HDS·EMC·넷앱 등 신규 진입 ‘대세’


스토리지 가상화 솔루션이 기술적 한계로 인해 널리 채택되지 못하고, 소규모 기업 환경에 간헐적으로 적용되던 시대는 지났다. 최근 새롭게 등장한 스토리지 가상화 솔루션들은 기존 가상화 솔루션의 문제점 해결은 물론, 다양한 스토리지 애플리케이션과의 연동 및 이기종 스토리지 제품과의 호환성을 보장하며 주류로 나아가기 위한 준비를 모두 마쳤다. 그토록 지루해하던 겨울잠에서 드디어 깨어난 것이다.
| 권혁범 기자·kino@datanet.co.kr |


폭발적인 데이터 증가를 위한 가장 효율적인 스토리지 구성 방식으로 각광받고 있는 SAN 시장은 올해에도 전 세계 기준 전년대비 40% 이상 고성장(인포-테크 리서치 그룹, 2005. 3)을 기록할 전망이다. 고가의 도입 비용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SAN에 대해 기업들의 호응이 뜨거운 것은 가용성, 확장성, 안정성과 같은 기업들의 요구 사항에 가장 부합하는 스토리지 구성 방식이 바로 SAN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SAN은 파이버 채널 스위치를 이용해 서버와 스토리지를 연결하기만 하면 완성되는 조립형 레고 상자가 아니다. 다양한 컴포넌트들의 조합이 짜임새 있게 설계되고, 운영을 위한 충분한 학습이 동반돼야만 그 효과를 모두 발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SAN을 구성하면 스토리지 용량을 확장하는 일쯤이야 우스울 거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막상 용량을 증설하게 되면 관리자는 특정 서버가 사용하는 데이터에 대한 볼륨을 일일이 설정해 줘야만 한다. 그리고 다시 특정 스토리지에 데이터가 집중되지 않도록 QoS(서비스 품질 관리), 즉 스토리지 공간의 효율적인 분배에도 계속 관심을 둬야 한다.

네트워크 스토리지 관리의 새로운 대안 ‘가상화’
최근 몇 년간 스토리지 업계의 최대 이슈로 대접받고 있는 ‘스토리지 가상화(Virtualization)’는 이와 같은 네트워크 스토리지(특히 SAN)를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하자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지금까지의 SAN이 단지 배선 문제만을 해결한 스토리지 통합 방식이었다면, 스토리지 가상화 기반의 SAN은 보다 강력한 관리 기능을 제공할 수 있는 차세대 스토리지 환경인 셈이다.
가상화 기능이 구현된 스토리지 시스템은 스토리지 관리자로 하여금 SAN 내의 저장 풀(pool)을 논리적 구조로 관리할 수 있도록 만든다. 논리적 저장 영역을 스토리지 풀에서 할당할 수 있기 때문에 물리적 장치의 구성과 용량의 배분이 서버와 애플리케이션에 대해 투명하다. 용량을 원하는 대로 추가하거나 제거할 수도 있으며, 이 작업은 서버 및 애플리케이션에 대해 자유롭다.
디스크 어레이와 같이 다른 성능이나 특성을 가진 장치를 애플리케이션에 적절한 성능 수준에 맞춰 동적으로 지정할 수 있으며, 리소스 할당 자동화가 가능해 최소한의 직접 조작으로 서비스 품질(QoS) 수준을 만족시킬 수도 있다. 이 밖에도 부서 등 기업의 사용자 그룹이 사용하는 저장 리소스를 쉽게 모니터할 수 있어, 각 그룹이 사용하는 용량에 따라 관리자가 쉽게 용량을 할당할 수 있다.



“가상화를 위한 가상화는 의미가 없다”
스토리지 가상화가 이처럼 네트워크 스토리지 관리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라면 왜 좀더 빠르게 보급되지 못하는 것인가? 미국 아이다호의 한 대형 은행에 근무하는 시스템 관리자의 말은 충분한 대답이 될 것이다.
그는 “스토리지 가상화란 물리적 디스크 드라이브를 논리적 볼륨으로 매핑(mapping)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은 대규모 디스크 어레이에서 수년 동안 해오던 것이다. 다만 문제는 관련 업체들의 과대선전으로 이 정의가 흐려지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업체들이 말하는 스토리지 가상화란 마치 전혀 다른 것을 의미하는 것처럼 보인다”라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스토리지 가상화를 단순히 ‘리소스 풀링(Resource Pooling)’ 정도로 해석한다면, 호스트 기반이나 디스크 어레이 기반 가상화는 이미 10년 전부터 존재해 온 기술이다. 그리고 가상화라는 개념만으로 본다면 파일 시스템이나 가상메모리 등에서 우리가 이미 익히 사용해 오고 있는 기술에 불과하다.
결국, 스토리지 가상화는 전혀 새로운 기술도 아닐 뿐더러 스토리지 관리의 새로운 대안은 더더욱 아니란 말인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그 대답은 ‘글쎄’였겠지만, 지금은 확실히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다. 최근 대두되고 있는 스토리지 가상화는 단순히 ‘물리적 자원을 논리적 자원으로 변환’하는 기술만을 의미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지금 업계에서 말하는 스토리지 가상화는 이기종 스토리지 디바이스 구성을 논리적인 형태로 재구성한다는 기본 개념을 토대로, 가상 볼륨(Virtual Volume)을 통한 가용성 확보, DR(Disaster Recovery), 마이그레이션 기능 제공, 애플리케이션 성능 향상을 위한 작업량 분산 기능과 같은 개념까지 포함하고 있다.
업계의 관계자는 “스토리지 가상화라는 말이 최근에는 ‘가상화를 통한 스토리지 통합 운영 관리 솔루션’으로도 불린다. 벤더에 상관없이 모든 관리가 가능하고(통합적 측면), 볼륨을 어떻게 관리할 지, 백업 및 복구를 어떻게 구현할 지, 콘텐츠를 어떻게 보호하고, 유저가 원하는대로 스토리지 환경을 어떻게 구성할 지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는(운영적 측면) 제품이 바로 ‘스토리지 가상화’ 솔루션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스토리지 가상화 ‘시장 잠재력’ 최고조
결국 기존에 언급되던 ‘스토리지 가상화’와 최근 다시 회자되고 있는 ‘스토리지 가상화’는 비록 용어는 동일할지라도, 제공하는 기술면에서는 차이가 있는 셈이다. 이처럼 스토리지 가상화에 대한 정의가 업체마다 다를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스토리지 가상화 기술이 기존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중심에서 최근 들어 네트워크 스토리지로 그 주도권이 빠르게 옮겨가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지금까지 스토리지 가상화 솔루션이라고 하면, 일부 스토리지 하드웨어 업체들이 제공하는 하드웨어 의존적 스토리지 가상화 솔루션이나 호스트 기반 스토리지 가상화 솔루션이 전부였다. 하지만 최근 등장하고 있는 네트워크 기반 스토리지 가상화 솔루션은 ‘스토리지 가상화 기술’에 대한 개념을 보다 구체화시켰다.
네트워크 스토리지(특히 SAN)의 효율적인 관리에 가상화 기술이 유용하다는 사실이 입증된 만큼, 단순한 논리적 볼륨 생성만을 스토리지 가상화라고 말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들의 주장 역시 자사에 유리한 방향으로 개념을 정리한 것에 불과하지만, 업계는 물론 고객들 역시 이들의 주장이 전혀 근거 없다고 부정하지는 않는다. 시장이 이미 이들의 의도대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스토리지 가상화 솔루션 시장은 매년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IT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가트너 데이터퀘스트에 따르면 전 세계 볼륨 매니지먼트 및 가상화 소프트웨어 시장은 최근 5년간 연평균 26.5%의 성장률을 기록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물론 시장 규모로만 비교하면 여전히 전체 스토리지 소프트웨어 시장의 5%에도 못미치지만, 고객들의 높은 관심과 메이저 스토리지 벤더들의 잇따른 진입으로 성장 잠재력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태다.

베리타스, 검증된 호스트 기반 가상화로 승부
현재 전 세계 스토리지 가상화 솔루션 시장에서 가장 위력을 과시하고 있는 업체는 단연 베리타스소프트웨어다. 일반적으로 호스트 기반 스토리지 가상화 솔루션으로 구분되는 베리타스 볼륨 매니저(VVM)는 유닉스, 윈도 환경에서 10년 넘게 적용돼 온 대표적인 볼륨 매니지먼트 툴로써, 그 사용자 수만도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그러나 이 기능만으로는 최근 네트워크 스토리지 환경에서 요구하는 스토리지 가상화를 완벽하게 구현하기는 어렵다. 즉 1대 이상의 애플리케이션 서버와 이들의 SAN 연결 스토리지의 가상화를 구현하기 위한 토대로 VVM을 활용하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지만, 파일 공유나 데이터 복제와 같은 추가 기능 구현을 위해서는 또 다른 솔루션이 필요하다.
베리타스는 이를 위해 다양한 솔루션을 결합하는 방안을 제시한다. 베리타스 볼륨 매니저와 베리타스 파일 시스템을 결합한 ‘베리타스 스토리지 파운데이션(현재 4.1버전)’, 비즈니스 관점의 워크플로우 관리를 위한 ‘베리타스 커맨드 센트럴 스토리지(CCS)’는 베리타스가 제안하는 스토리지 가상화 구성의 핵심 솔루션이다. 이와 함께 다양한 고객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지난해 상반기 시스코의 파이버 채널 스위치 번들형 제품인 ‘베리타스 스토리지 파운데이션 포 네트워크’ 제품을 선보인 데 이어, 올 하반기에는 보다 광범위한 스토리지 가상화 서비스 지원을 위한 ‘SAN 볼륨 매니저’ 베타 버전을 발표할 예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업체들은 여전히 베리타스를 스토리지 가상화 솔루션 전문업체로 구분하는 것을 망설인다. 베리타스가 구분하는 스토리지 가상화 솔루션은 물리적 자원을 논리적 자원으로 변환시키는 볼륨 매니저와 파일 시스템을 결합한 것일 뿐, 여타 전용 스토리지 가상화 솔루션처럼 가상화된 볼륨을 활용해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베리타스의 모든 소프트웨어 제품군이 동원돼야 한다는 게 요지다.
베리타스는 오히려 이러한 점들이 베리타스만의 장점이라고 강변한다. 로우엔드 전산 환경에서 다수의 서버가 다수의 스토리지에 연결된 상황이라면 이와 같은 종합선물세트형 솔루션이 유용하겠지만, 미션 크리티컬한 환경에서는 그 동안 볼륨 매니지먼트, 파일 시스템, 백업/복구, 복제 등 스토리지 소프트웨어 분야별 시장에서 검증된 자사 솔루션이 경쟁력을 있다는 주장이다.
한국베리타스의 관계자는 “가상화 기술은 스토리지 시스템 전체에 적용되는 기술이라는 점에서 얼마나 많은 곳에 안정적으로 구축됐는지 기술적 성숙도를 살펴야 한다. 현재 시중에 출시된 인-밴드, 아웃-오브-밴드 방식의 네트워크 기반 스토리지 가상화 솔루션은 아직 충분히 검증됐다고 보기 어렵다. 이 두 기술의 단점을 보완하는 기술이 바로 호스트 기반 가상화 기술이며, 대표주자가 바로 베리타스다”라고 말했다.

“호스트는 가고 네트워크 시대가 왔다”
네트워크 기반 스토리지 가상화 기술이 차세대 SAN 구축의 핵심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은 호스트 기반 스토리지 가상화 기술의 경쟁적 우위를 강조하는 베리타스가 영 못마땅하다. 호스트 기반 가상화 솔루션과 달리 네트워크 기반 스토리지 가상화 솔루션에서 가상화 기술은 저렴한 비용으로 손쉽게 관리할 수 있는 다양한 스토리지 서비스 구현의 ‘전제 조건’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업계의 관계자는 “스토리지 가상화 솔루션을 단순히 스토리지 풀링(pooling)을 위해 도입한 사례는 없다. 물론 스토리지 가상화 구현만을 목적으로 프로젝트를 발주하는 기업들 역시 찾아보기 어렵다. 즉 다양한 부가 서비스 구현이 동반되지 않은 스토리지 가상화 기술은 고객들에게 아무런 의미도 제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네트워크 기반 스토리지 가상화 솔루션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팔콘스토어, 데이터코어, 스토어에이지의 솔루션은 바로 이러한 개념에 가장 충실한 제품들이다. 이들 제품은 논리적 볼륨을 통해 애플리케이션 서버와 물리적 디스크 리소스의 통합을 구현하는 기능 외에, 비즈니스 연속 운영, 재난 복구 솔루션, 데이터 마이그레이션 솔루션, 백업 통합 및 고속 백업, 보안 솔루션과 같은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베리타스가 가상화 툴을 비롯한 여러 포인트 솔루션들을 통합함으로써 관리 최적화를 도모하는 것과 달리, 이들 3사의 가상화 솔루션은 그 자체가 스토리지 통합 관리를 위한 일종의 프레임 역할을 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들의 영업 전략도 단순히 통일된 스토리지 풀을 제공하는 것보다는 재해 복구, 고속 백업과 같은 부가 서비스 부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팔콘스토어·데이터코어, 가상화 ‘신흥강호’ 입증
비슷한 시기에 국내 시장에 진출한 이들 3사 가운데 현재 가장 주목받고 있는 업체는 팔콘스토어다. 지난 2003년 국내 지사 설립 2개월만에 KT와 한미은행이라는 대형 고객을 확보하며 주위를 놀라게 만들었던 이 회사는 1년 사이에 매출액을 2배로 늘리며 고공행진을 거듭하는 중이다. 지난해 새롭게 확보한 고객들을 살펴보면 공공기관(통계청, 강원도청, 음성군청, 광주 북구청, 광주 동구청 등), 금융권(제일은행, 하나은행 등), 대학(충남대, 우성대, 관동대, 경운대 등), 일반 기업(현대오일뱅크, 신도리코 등) 등 전 산업에 골고루 분포돼 있다.
이러한 기세는 올해에도 계속되고 있다. 공공기관 및 일반 기업들의 관심이 크게 높아지면서 ‘IP스토어’는 올해 들어 1일 평균 1개씩 꾸준히 테스트가 진행중이다. 덕분에 올 1/4분기 성적도 벌써 지난해 성적을 뛰어넘었다. 이러한 속도라면 올해 국내 실적이 100억원을 넘을 전망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가상 테이프 라이브러리(VTL) 매출액이 포함된 수치라거나 메이저 벤더의 부재로 인한 일시적 상승 효과라고 폄하하기도 하지만, 고객들의 목소리는 결코 그렇지 않다. 통계청은 ‘IP스토어’를 가장 잘 활용하고 있는 고객 중 하나다. 올 초 관리상 실수로 고객 데이터 로그 파일을 분실했을 때에도 통계청은 ‘IP스토어’의 타임마크 기능을 활용해 손쉽게 데이터를 복구할 수 있었다.
팔콘스토어와 거의 동시에 국내 지사를 설립하고 초기 시장을 선도해 온 데이터코어도 비록 폭발적인 반응은 아니지만 꾸준히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금융결제원, 대구시청, 소방본부(이상 재해 복구), LG전자, 경기도청, 충남교육과학연구원(스토리지 이중화) 등에 ‘SAN심포니’를 공급하며 인지도를 넓혀 가는 중이다.
데이터코어 역시 올해 들어 출발은 좋다. 벌써 세 군데 이상에 제품이 공급됐으며 새롭게 진행중인 프로젝트도 적지 않다. 특히 지난해 선보인 SMB용 스토리지 가상화 솔루션인 ‘SAN멜로디’가 드디어 인제대학교에 처음으로 공급됐다. 데이터코어는 SRM 시장을 겨냥한 ‘SAN마에스트로’와 iSCSI 이중화를 지원하는 ‘SAN심포니 v6.0’가 합세되면 한층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데이터코어코리아의 관계자는 “지난해까지가 국내에서의 기틀을 닦는 기간이었다면, 올해부터는 그 결실을 거두는 해가 될 것이다. 다만 보다 알찬 수확을 위해 영업 인력을 확충하고, 서비스 지원을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현재 추진중인 국내 서버 벤더와의 제휴는 데이터코어코리아의 입지를 크게 높여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스토어에이지·IBM, 알짜배기 고객 확보로 ‘건재’ 과시
반면 네트워크 스토리지 가상화 솔루션 가운데 유일한 아웃-오브-밴드 방식임을 강조하며 기술적 우위를 거론해 온 스토어에이지는 진입 시기나 그간의 노력을 감안하면 아직까지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다만 지금껏 넷클립스 단일 총판을 유지해 온 이 회사가 지난해 2월 인포큐브와 추가로 파트너 계약을 체결한 후 서서히 상승세에 접어들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한 변화다.
인포큐브가 포스코를 고객사로 확보한 것은 스토어에이지의 한국 시장 공략에 커다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넷클립스의 영업력이 주로 시·군·구에 집중돼 있어 스토리지 가상화 솔루션 ‘SVM’의 인지도 제고에 다소 어려움이 있었다면, 포스코의 구축 사례는 이와 같은 고민을 일시에 해결하는 효과를 제공하고 있다.
포스코의 ERP 시스템은 가동계와 개발계로 구성된다. 가동계는 HP 수퍼돔과 EMC 시메트릭스로, 개발계는 10여개의 이기종 서버와 EMC 클라릭스가 연결돼 있다. 하나의 ERP DB를 위해서는 최소 7개의 볼륨을 활용해 개발 및 테스트를 진행해야 현업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오라클의 조언대로라면, 시메트릭스에 저장되는 1.4TB 가량의 DB를 개발계에서 이용하기 위해 무려 10TB의 용량을 증설해야 한다. 게다가 가동계 DB가 2TB로 늘어나면 개발계에서는 6TB를 추가로 늘려야 하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포스코는 스토리지 가상화 솔루션을 이용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수퍼돔을 포함해 12대의 서버에서 나오는 데이터 쓰루풋을 감당하기에는 인-밴드 방식의 솔루션이 부적절하다는 판단 하에 아웃-오브-밴드 방식의 ‘SVM’을 적용했다. 현재 ‘SVM’은 무려 120여개의 포트를 연결해 포스코의 스토리지 통합 구성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 2003년 의욕적으로 네트워크 기반 스토리지 가상화 시장에 동참한 IBM도 아직 고객 숫자로만 보면 실망스러운 성적이다. 그러나 그 내용만으로 본다면 주시할 필요가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단지 스토리지 관리를 위해 사용중이지만, 음원 스토리밍 서비스 업체인 유리온과 대신증권은 실시간 복구 기능을 갖춘 미러링 스토리지 솔루션 환경을 구축해 놓은 상태다.
그 동안 EMC의 시메트릭스와 SRDF로 구성된 재해 복구 시스템을 운영 중이던 대신증권은 IBM의 스토리지 가상화 솔루션 ‘SVC(SAN Volume Controller)’를 이용해 이기종 장비간 동기 방식의 재해 복구 환경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SVC’는 가상화 기반 재해 복구 서비스 외에도 온라인 업무 시간 중 데이터 마이그레이션, 볼륨 확장 등 현업 업무에서의 운영 및 관리를 보다 용이하게 바꿔 놓았다는 평가다.
강신호 대신증권 과장은 “IBM의 가상화 솔루션을 통해 온라인 시스템의 가용성 확보는 물론, 특정 업체의 내부 복제/재해 복구 솔루션까지 통합 관리할 수 있게 돼 운영 및 관리가 한결 용이해졌다”며 “재해 복구 구축을 위해 특정 하드웨어에 종속되는 제약이 없어진 점도 만족스럽지만, 무엇보다 TCO 관점에서의 비용 절감이 가장 큰 소득이다”라고 말했다.



스위치 기반 스토리지 가상화가 대세(?)
이처럼 SAN 환경을 보다 최적화시키기 위해 스토리지 하드웨어 업체 및 소프트웨어 전문 업체들이 가상화 기술을 전면에 내세움에 따라, SAN 환경의 핵심 역할을 하는 파이버 채널 스위치 업체들도 이러한 흐름에 적극 동참하고 나섰다.
가장 적극적인 업체들은 스토리지 하드웨어 벤더들과 OEM 계약이 체결돼 있지 않아 이들의 눈치를 살피지 않아도 되는 니치 플레이어(Niche Player)들이다. 맥산시스템즈(MaXXan Systems)는 지난 2003년 팔콘스토어 ‘IP스토어’의 모든 기능(가상화, 내부 복제, 원격 복제, 서버-프리 백업, 이기종 스토리지간 미러링 등)을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 카드(Server) ‘SA200f’와 통합된(integrated) 인텔리전트 애플리케이션 스위치 ‘MVX’ 제품군을 선보이며 본격적인 스위치 기반 네트워크 가상화 시대를 열었다.
MDS 9500 시리즈 출시 이후 줄곧 가상화 기술이 블레이드 형태로 스위치 안에 구성되는 인밴드 방식의 가상화 스위치 출시를 예고해 온 시스코는 지난 2003년 말 베리타스와 IBM의 가상화 솔루션을 탑재한 ‘VSF 포 네트워크(베리타스)’, ‘SVC+MDS 9000 번들 솔루션(IBM)’ 제품을 각각 선보였으며, 토이카네트웍스(Toika Networks)도 지난해 하반기에 스토어에이지의 ‘SVM’이 탑재된 인텔리전트 스위치 제품을 각각 출시했다.
그러나 이러한 제품들은 사실상 시장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서버 의존적이지도 않고(애플리케이션 성능 저하 유발), 하드웨어 의존적이지도 않고(가상화 구현 한계), 어플라이언스 의존적이지도 않아(어플라이언스 성능에 따른 버틀랙 생성), 스토리지 가상화 기술의 현격한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원래 의도와는 달리, 어플라이언스와 파이버 채널 스위치를 동일한 박스에 집어넣은 것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결국 진정한 의미의 스위치 기반 스토리지 가상화는 최근 EMC가 선보인 ‘스토리지 라우터(코드명)’라고 볼 수 있다. EMC의 ‘스토리지 라우터’의 핵심은 데이터 경로와 스토리지 관리 경로의 완전한 분리를 책임지는 데이터 패스 컨트롤러(DPC)다. 각각의 포트마다 부착된 DPC(일종의 ASIC)는 가상화 엔진을 탑재해 데이터 패스를 관할하고, 나머지 부가 서비스들은 이 스위치에 모듈형으로 얹혀진다. 이로 인해 데이터 경로와 스토리지 관리 경로가 완전히 분리돼 단일경로를 사용하는 인-밴드 방식의 단점을 보완하며, SAN 레벨에서의 고성능 서비스, 고가용성, 안정성을 보장함으로써 네트워크 단에서의 다양한 이기종 스토리지 통합 구성을 지원한다.
이처럼 확연한 기술적 진보에 힘입어 기업들의 관심도 크게 증폭되고 있다. 신제품 런칭과 함께 진행한 EMC 고객 세미나에 참석한 기업들 가운데 대여섯개 기업이 기존 업무의 효율성을 위해 ‘스토리지 라우터’ 테스트를 요청했으며, 신규 업무를 위해 적용을 문의하는 기업도 있었다. 물론 이것만으로 스위치 기반 스토리지 가상화가 대세라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어플라이언스 방식에 비해 초반부터 높은 관심을 얻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HDS·썬, 컨트롤러 기반 가상화 모델 제시
스위치 방식의 스토리지 가상화 방식을 대세라고 표현하는 것에 심한 거부감을 받는 기업들은 비단 어플라이언스 방식의 스토리지 가상화 솔루션 업체들만이 아니다. 컨트롤러 기반 스토리지 가상화(혹은 인박스 가상화)의 당위성을 주장하는 HDS와 썬마이크로시스템즈, SAN과 NAS를 동시에 아우르는 가상화 솔루션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네트워크어플라이언스(이하 넷앱)와 어코피아네트웍스가 대표적이다.
HDS는 지난해 하반기에 선보인 ‘태그마스토어 USP’야 말로 가장 완성도가 높은 스토리지 가상화를 구현한다고 역설한다. 어플라이언스든, 스위치든 별도의 추가 장비 없이 32PB의 내외부 스토리지를 하나의 공동 풀로 통합해 단일 소프트웨어로 관리할 수 있고, 이기종 스토리지에 대한 복제 및 마이그레이션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가장 효율적인 방식이라는 것이다. 일부에서 지적하는 원격 복제의 경우 DWDM 장비를 활용하면 원격지에 또 한 대의 태그마스토어를 구축할 필요 없이 DR 구성도 가능하다고 말한다.
HDS의 이러한 주장에 적극적인 지지 의사를 밝힌 업체가 바로 썬이다. 오는 6월 발표 예정인 썬의 ‘SE6920’ 업그레이드 버전은 태그마스토어의 미드레인지 버전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노선이 거의 동일하다. 이 제품은 스토리지 컨트롤러 단에서 스토리지 풀(pool) 매니저 기능은 물론이고, 가상화 레거시 볼륨(VLV), 볼륨 미러링, 데이터 리플레케이터 기능을 모두 지원한다. 특기할 만한 사실은 파이버 채널은 물론, iSCSI 프로토콜까지 지원해 제품 활용도를 대폭 향상시켰다는 점이다.

새롭게 떠오르는 NAS·파일 시스템 가상화 ‘눈길’
반면 넷앱은 NAS 시장의 강자답게 진정의 의미의 스토리지 가상화 솔루션이라면 SAN 뿐 아니라 NAS와 IP SAN 등 다양한 스토리지 환경에 모두 적용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최근 넷앱이 선보인 ‘넷앱 V시리즈’는 이와 같은 다양한 블록 및 파일 환경에 걸쳐 동일한 가상화, 프로비져닝, 관리 모델을 지원한다. 동시에 디스크 기반 백업/복구, 바이러스 보호, 2배의 디스크 용량을 요구하지 않는 가상화 복제, 데이터베이스 변조(corruption)로부터 신속한 데이터 복구, 온라인 재해 복구를 위한 동기 및 비동기 미러링 기능을 제공한다.
다만 여기에서 주의할 점은 이 제품은 기존 NAS 장비까지 모두 아우르는 가상화 기능은 제공하지는 않는다. ‘넷앱 V시리즈’의 전신이 ‘g파일러’라는 사실만으로 충분히 짐작하겠지만, 만약 NAS가 필요하다면 연결돼 있는 스토리지 가운데 특정 볼륨을 할당해 사용할 수 있다.
어코피아의 ‘ARX(Adaptive Resource Switch)’ 제품군은 넷앱이 놓친(혹은 그다지 관심을 두고 있지 않는) NAS 스토리지 및 파일 서버를 위한 스위치 기반 파일 스토리지 가상화 솔루션이다. 이 제품은 서로 다른 OS를 사용하는 이기종 파일 스토리지라 할 지라도 하나의 거대한 파일 스토리지로 보여주는 가상화를 바탕으로, 데이터 마이그레이션, 로컬 복제, 그리고 원격지 복제 기능을 지원한다.
다수의 파일서버나 NAS 엔진을 운용하는 미디어 콘텐츠 서비스 업체, 인터넷 포털이나 웹하드 서비스 업체, 그리고 부서 단위의 소규모 스토리지의 통합 관리에 현실적인 어려움을 갖고 있는 기업들도 다수의 파일서버와 DAS, NAS 스토리지들을 저렴하고 손쉬운 방법으로 통합하고, 다양하고 지능적인 스토리지 관리기능을 부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어코피아의 국내 총판을 맡고 있는 인포큐브는 유관 파트너사들과의 긴밀한 협력체제를 바탕으로 니치 마켓(Niche Market)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2005년은 스토리지 가상화 시장 ‘전환점’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D2D, SMB, ILM, IP SAN과 함께 전 세계 스토리지 시장의 키워드로 지목된 ‘스토리지 가상화’는 총소유비용(TCO) 절감과 빠른 투자회수율(ROI)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정확히 부합하는 기술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아직까지 그 다음 단계에 대해서는 의견을 조율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의 어플라이언스형 스토리지 가상화 솔루션에 스토리지 자원 관리(SRM) 기능을 추가해 관리적 이점을 더욱 부각시키는 게 나은지, EMC처럼 가상화 기능을 구현하는 인텔리전트 스위치에 그 역할을 넘기는 것이 나은지, HDS처럼 컨트롤러에서 가상화 기능까지 도맡아 처리하는 것이 나은지, 그것도 아니면 더 이상의 기능 추가보다는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SMS(System Management System) 툴과의 연동을 시도하는 것이 차라리 적절한지 업체들마다 의견이 분분하다.
다만 한 가지 공통된 목소리는 스토리지 가상화 기술이 스토리지 환경을 복잡하게 만드는 또 다른 요인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각 업체 관계자마다 SRM 기능을 추가하든, 스위치 제품에 역할을 넘기든, 스토리지 컨트롤러에 병합되든, SMS 툴에 통합시키든 사용자 편의성을 우선 순위로 두고 발전 방향을 모색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분명 올해는 ‘스토리지 가상화’ 시장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이다. 이미 HDS, EMC와 같은 든든한 원군을 만났고, 파이버 채널 스위치 업체들의 전폭적인 지지도 얻은 데다가, 그 동안 소외돼 있던 NAS 및 파일 스토리지에 대한 가상화 솔루션도 시중에 모습을 드러냈다. 여기에 아직 시장에 진입하지 않은 나머지 대형 스토리지 벤더들도 올해 안에는 신제품을 선보일 예정이어서, 1∼2년 전처럼 신생 업체들이 시장을 모두 석권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바야흐로 스토리지 가상화 시장에도 그토록 학수고대하던 ‘봄날’이 찾아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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