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대의 리더가 되어야 할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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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대의 리더가 되어야 할 한국인
  • 승인 2005.04.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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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우리나라에서 영어교육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중·고교에 영어는 수업시간이 많은 과목의 하나가 된 지 오래고 대학에서는 영어특강, 졸업자격 영어점수제 및 영어로 수업하는 교과목을 개설하는 등 부산하다.
또한 회사원 등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영어교육 프로그램들이 마련돼 있으며 지방자치단체에서는 경쟁적으로 영어캠프를 만드는 등 영어학습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이는 해외에서의 마케팅 활동과 다국적기업들의 한국 지사 설립 등으로 상대방과의 커뮤니케이션과 사회생활에 영어의 필요성과 중요도가 점차 증가하고 있고 채용이나 승진시험에 영어 능력이 필수 항목으로 대두하는 등 능력 판단의 척도로서 영어구사능력이 최우선중의 하나가 되고 있는 것도 큰 원인일 것이다.
이제 기업에서 인력 채용 시 상당한 수준의 토익 점수를 요구하고 있고 근래에는 시험에 의한 단순 토익 점수보다 실제 영어구사능력을 더 중요시 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일반인도 마찬가지로 영어를 못할 경우 아무리 풍족해도 해외 여행은 망설여지게 되고 해외에서의 활동은 꿈도 못 꿀 일이다. 또한 인터넷 정보의 60% 이상을 영어 사이트가 제공하고 있기에 영어를 못하면 필요한 정보를 찾기도 힘들다. 바야흐로 영어 능력이 개인과 국가의 경쟁력의 중요한 요소이며 국제화 및 세계화의 척도가 되어버린 것이다.
문제는 아직까지도 필자를 포함한 많은 한국 사람들이 이러한 영어를 쉽게 구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OECD 국가 중 영어구사 능력이 가장 뒤떨어진다고도 한다. 실로 중학교 시절부터 대학까지 10여 년 넘는 세월을 영어 공부에 시간을 투자했음에도 불구하고 영어를 제대로 구사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 학교 교과 과정을 통하여 배운 실력으로는 영어를 잘 한다는 평을 듣기가 실로 어려운 형편인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 몇 년 후면 실제 경제활동을 하는 많은 사람들 특히 중요한 실무를 담당할 사람들의 영어구사 능력은 지금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좋아질 것이다. 우리나라 부모들의 엄청난 교육열과 여러 가지 이유로 유치원 시절부터 영어 교육에 나서고, 조기유학을 보내는 가정이 늘어나면서 젊은 세대들의 영어구사 능력이 예전의 우리와는 차원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이로 인한 다른 사회적 문제가 생겨나고 있고 또 더 생겨날 것이지만.

글로벌 인제 육성 위한 제도 개선 ‘절실’
얼마 전 美워싱턴포스트紙가 한국의 `기러기 아빠` 실태를 3개 면에 걸쳐 크게 소개한 적이 있다. 교육열이 높은 한국의 부모들이 자녀들을 미국에서 교육시키고 싶어하지만, 만만찮은 미국 교육비 부담으로 가정의 분열을 불러오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비틀린 선택(A Wrenching Choice)`이라는 제목의 기사는 한국 모 기업체의 간부인 김모씨가 미국에 부인과 세 자녀를 보내고 혼자 떨어져 살고 있다며 사진을 곁들여 기러기 가정의 실태와 사회 분위기 등을 자세히 묘사했다.
우리나라의 조기유학 가정이 얼마나 되는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2002년 현재 취학연령대의 어린이 약 1만여명이 공부를 위해 해외로 떠난 것으로 정부는 밝히고 있으며, 해외 조기 유학생 수는 2000년 4천400명에 불과했지만 2년 만에 2배 이상 늘어났고 지난해 유학ㆍ연수에 24억9천만달러를 사용했다고 한다.
이러한 조기유학으로 전통적인 한국 가족체계에 대한 혼돈 및 심각성이 사회문제화됨에도 불구하고 영어를 배우고 국제적 경험을 얻기 위해 조기유학을 떠나는 것은 아마도 부작용이나 비난 등의 비용보다 성취도가 더욱 크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모든 분야가 점점 글로벌화 되어가는 오늘날에는 단순 영어구사를 넘어 사고방식까지도 글로벌화돼야 한다는 흐름과 요구도 크게 작용하고 있는 듯 하다.
혹자들은 농담으로 영어 하나만 잘하면 굶어 죽지는 않는다고 말하기도 한다. 조기 유학으로 국부가 유출되고 있다는 자책과 비난을 하기 전에 글로벌 인재 육성을 위한 제도적 혁신과 준비가 있어야 할 것이다. 더 나아가 영어뿐만 아닌 중국어, 불어, 일본어, 스페인어 등 제 2, 제 3외국어 학습을 위한 선진화된 교육시스템을 개발해 남미, 유럽, 중국에서의 경쟁력 확보까지 필요한 시기에 단지 남의 언어에 대한 사대주의로 치부하기에는 시대가 너무 빨리 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 하지 않는가.
우리나라 기업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대부분 후발주자로서 자원과 브랜드 인지도, 역량 측면에서 선발자인 글로벌 기업에 비해 열세의 위치에 있다. 따라서 글로벌화를 전개하기 위해서 가장 선행되어야 할 것은 학습메커니즘을 구축하고 글로벌 인재 육성에 주력해야 한다.

외국인의 생각과 행동도 이해하라
우리나라 기업들이 글로벌 전략을 전개함에 있어서 가장 애로를 느끼는 점이 글로벌 인재의 확보라고 한다. 그 동안 주로 내수 위주로 사업을 영위해 온 기업으로서는 해외 현지 환경이나 시장에 익숙한 인재 육성이 제대로 이뤄 질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해외 사업을 완전히 현지인에게만 맡길 수도 없다. 그럴 경우 본사의 글로벌 정책 전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거나 커뮤니케이션의 미흡으로 갈등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완충 또는 조정 역할을 위해서도 본사에서의 인재 파견이 수반돼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글로벌 인재의 육성은 단기간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정책적으로 관리돼야 할 것이다.
이러한 글로벌 인재의 육성은 대기업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벤처기업에서도 글로벌 마인드와 인재의 육성은 필수이다. 우리나라의 내수시장은 아주 미미하기 짝이 없다. 그래서 사업규모의 확장을 위해서는 창업부터 해외진출을 염두에 둬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글로벌 마인드를 가진 인재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국내 진출해 있는 다국적기업의 실태를 보면 아무리 뛰어난 사람이라도 단지 한국 사업영역에 국한되고 실제 권한은 아시아 태평양 또는 본사에서 모두 가지고 있으며 대부분의 아시아 태평양 임원들이 홍콩, 싱가폴, 호주 출신들이다. 다시 말해 한국의 뛰어난 인재들이 그들에게 리포트하고 있는 실정인 것이다. 물론 그보다 훨씬 나은 경우도 있고 최근들어 일부 한국사람들이 유수의 다국적기업 아시아 태평양 또는 본사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고무적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홍콩, 싱가폴, 호주 사람들과 한국 사람들과의 가장 큰 차이는 영어구사능력이고 그를 제외하고는 많은 부분에서는 결코 한국사람이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영어구사능력이 글로벌 시대의 신분을 결정하고 있는 것이다.
필자가 앞에서 언급했듯이 이미 글로벌 시대가 되어버린 지금은 뛰어난 영어구사 능력은 기본이고 그들의 생각과 행동을 100% 이해하고 알지 못하고서는 결코 그들과 동등하게 경쟁할 수가 없고 그들을 뛰어 넘을 수도 없을 것이다.
나는 요즘 가끔 우리 자식들이 시스코, 마이크로소프트, IBM같은 최고의 기업을 만들고 CEO가 되어 주요 다국적 기업의 중요한 위치에서 세계 경제를 이끌고 있는 모습을 상상해본다.
그것은 글로벌 시대의 리더가 돼 있는 내 자식이 아니라 우리 한국인의 모습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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