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델컴퓨터 사장
상태바
한국델컴퓨터 사장
  • 승인 1999.08.01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한국델컴퓨터는 이수현 사장체제의 안정화와 함께 그 동안 세계시장에서 집적해 온 역량을 드러내고 있다. 기존에 비교우위를 가졌던 기업고객 대상의 PC시장은 물론 NAS(Network Attached Storage)를 앞세운 엔터프라이즈시장과 교육망 시장에서도 입지가 강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이수현 사장의 강력한 사업추진력이 그 동안 국내 시장에서만큼은 수면아래 있던 델의 잠재력을 끌어올리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며, 이런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인터넷에서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PC판매로 그 명성이 높은 델컴퓨터(이하 델). 유독 한국에서의 영업만은 신통치 않은 상태다. 각종 언론보도를 통해 델을 알고 있는 일반 소비자들, 「고급PC의 저가구입」이란 유혹에 델의 홈페이지를 방문하지만 한국어 지원이 안돼 되돌아 나오기 일쑤다. IT업계에서 영업이라면 2등이 서러운 이수현 사장. 결코 이를 간과하고 있지 않을 것이란 판단에 이에 대한 내용을 먼저 물었다.

♦ 지난 3월 취임 때 국내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델의 인터넷 PC판매를 보다 수월하게 만들겠다는 약속을 한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 때 당시 약속시한이 2/4분기였던 것으로 아는데, 아직까지(7월22일 현재) 별 다른 변화가 없습니다.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약 한 달 반전쯤에 한글버전 작업을 중단시키고 웹 사이트 제작 전문업체에게 아웃소싱을 한 상태입니다. 당초 한글버전을 약속했던 것은 단순하게 델 사이트의 한글화가 아닌 독자적인 정보와 컨텐트를 가진 웹 사이트의 제공이었습니다. 그런데 작업진행 중간 점검에서 이에 대한 준비가 충분치 못하다는 판단을 했습니다. 고객에게 충분한 정보와 가치를 제공하지 못하는 사이트를 만들어 보이는 것 보다, 다소 시간이 지연되더라도 양질의 사이트 서비스를 선보여야 한다는 생각에 기존 작업을 중단하고 전문업체에게 아웃소싱을 결정한 것입니다. 이 달 안에는 한국델의 모든 고객들이 만족할 만한 한글버전의 델사이트에 접속할 수 있습니다.

♦ 취임 전 델의 경쟁업체 중 하나인 컴팩에서 영업을 총괄했습니다. 그 때 당시 이사장이 생각하던 델과 현재의 자리에서 판단하는 델은 상당한 차이가 있을 듯 합니다. 델에 대한 주관적 관점이 어떻게 변화됐는지요.

솔직하게 말해서 과거에는 델의 존재에 대해 별 다른 위협을 느끼지 않았습니다. 당시에 본인은 아이비엠, 디지탈(현 컴팩) 등을 거치면서 중대형 시스템과 유닉스 서버 등 IT 분야의 영업에서 나름대로 탄탄한 배경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델에 대한 관심도 적었던 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델이 무서운 회사라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됩니다.
이는 델이 가진 잠재력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기업이나 개인들이 신기술을 이용해 얼마만큼의 돈을 어떠한 형식을 벌어들이느냐에 집착하는 반면, 델은 인터넷이란 툴을 이용해 보다 원대하고 미래지향적인 꿈을 그리고 있음을 발견한 것입니다.

♦ 세계시장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델파워’의 본질을 파악했다는 말씀인 것 같습니다. 델의 잠재력이라면 어떤 것들인지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십시오. 또 델이 가진 잠재력을 국내 시장에서 어떻게 펼쳐나갈 것인지도 궁금합니다.

델의 잠재력은 크게 3가지로 압축해 볼 수 있습니다.
첫째, 이익을 위한 비지니스가 아닌 고객 층을 두텁게 하는 것을 기본 전략으로 삼아왔다는 점입니다. 델은 단순하게 판매이익이나 시장점유율을 확대시키는 데 영업초점을 맞추고 있지 않습니다. 소비자의 수족이 되겠다는 생각과 고객의 권리를 보호하고 이를 지원하는데 영업 초점을 맞춰온 것입니다. 이 때문에 델은 세계시장에서 수집·분석된 정보 중 99%를 수십만 개의 웹 페이지를 통해 공개하고 있습니다.

둘째, 직접영업을 통한 방대한 양의 고객 정보를 또 다시 고객에게 실질적인 이익으로 돌려주고 있다는 것입니다. 델의 제품을 구입한 고객은 제품번호가 존재하는 한 영원히 서비스와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습니다. 전세계 고객을 대상으로 제품 구매동기와 배경, 요구사항과 기호 등에 대한 사후 파악 및 관리를 실시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런 막대한 정보를 경쟁사 분석, 영업분석, 가격경쟁력, 기술개발, R&D 등에 적극적으로 반영해 고객에게 그 혜택이 되돌아가도록 하고 있습니다.

셋째, 지속적인 혁신을 추진하는 능동적인 회사란 것도 강점입니다. 델은 젊은 회사입니다. 그렇지만 초창기부터 SCM를 근간으로 비용을 크게 줄여왔고, 재고 역시 존재하지 않도록 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철저한 아웃소싱을 통해 물류비용 축소와 제품원가 절감을 추진해 해당 부문에서의 이윤을 고객에게 제공하며, 언제나 발전을 위한 방안을 마련하려 노력합니다.

이러한 델의 잠재력은 국내시장은 물론 세계 어느 곳에서도 동일한 비지니스 효과를 발휘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한국델은 국내시장 공략에 있어 특단의 조처는 필요치 않을 것으로 판단합니다. 다만, 국내 시장특성에 따른 다각적인 마케팅과 지리적 특성에 따른 물류, 다양한 고객기호 파악 등에 이전보다 많은 비용과 인력을 투입할 생각입니다.

♦ 기업이 PC구입을 할때 델은 0순위로 꼽히고 있습니다. 이렇게 기업고객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배경은 무엇입니까. 또, 최근 국내에서도 기업고객에 대한 한국델의 매력적인 비지니스가 있었던 것으로 아는데 구체적인 내용을 밝혀주시지요.

델은 기업고객들에 대해 몇 가지 독특한 영업방법을 취하고 있습니다. 그 중 하나는 『프리미엄 홈페이지』로, 이는 대량의 PC구입을 결정하는 기업의 홈페이지의 제작과 관리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실례로 GE(General Electronics)의 경우 전 세계 지사에 5,000여 개 웹사이트를 통해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은 물론 델과의 협력, 각종 정보교류 등의 서비스를 제공받고 있습니다. 일부러 막대한 비용을 들려 홈페이지를 제작하고, 관리하지 않아도 되는 로얄 프리미엄 홈페이지입니다.
한국델은 얼마 전 KAL과 600대 정도의 업무용 PC를 공급하는 계약을 성사시켰습니다. 이번 비지니스의 핵심은 『델플러스(Dell Plus)』라는 델의 기업고객서비스입니다. 한국델은 KAL의 전 세계 지사용 PC공급에 있어 필요한 소프트웨어와 각종 툴 등을 생산지에서 직접 본체에 탑재해 별도의 유통과정 없이 고객사가 원하는 지역으로 공급함으로써 매우 고무적인 평가를 받았습니다.

♦ 지금까지 주로 델의 PC영업에 대한 얘기를 들었습니다만 최근 한국델이 주력하고 있는 영업분야는 PC가 아닌 것으로 압니다. 향후 한국델의 영업 방향과 전략을 말씀해 주십시요.

그렇습니다. 현재 한국델이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는 분야는 PC가 아닌 스토리지와 서버시장입니다. 최근 기업들이 전산환경구축에 있어 TCO(총소유비용)를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어 이 부문 영업에 탄력을 받고 있습니다. 월 평균 150대선에 머물던 서버판매가 최근에는 250~300대로 증가했습니다. 이에 따라 통신업체와 ISP업체 등을 대상으로 한 영업에 더욱 무게를 둘 생각입니다. 뿐만 아니라 한국델은 인터넷 방화벽 업체와 협력을 통해 교육망시장 진출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외에 리눅스코리아, 웹데이타뱅크 등 리눅스 전문사와의 전략적인 제휴로 리눅스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입니다.
PC 판매회사란 이미지에서 벗어나, 서버, 스토리지, 리눅스, 교육망 등 IT시장 전 분야에서 델의 인지도를 확보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를 위해 브랜드 인지도 제고를 위한 마케팅을 펼치는 한편 국내 SI업체는 물론 솔루션벤더, 그룹웨어 전문업체 등과 유기적인 협력체제를 구축할 방침입니다. 이를 통해 한국델은 앞으로 국내 모든 IT관련 프로젝트에 참여할 것입니다.

♦ 말씀하신 사업 분야 중 PC서버 관련 시장에서의 경쟁은 최근 매우 치열한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델이 시장 점유를 높이기 위해서는 특단의 조치가 있어야 할 것으로 보여지는데, 어떠한 복안을 가지고 계시는지요.

사실입니다. 현재 국내 PC서버 시장에서의 경쟁은 삼성전자와 한국컴팩의 주도하에 한국후지쯔, 삼보컴퓨터 등 후발업체들의 공격적인 영업으로 전운마저 감돌고 있습니다. 이에 한국델은 자사 PC서버 「PE시리즈」에 인터넷관련 솔루션을 적용, 중소기업을 비롯해 전사적자원관리(ERP), 데이터웨어하우스(DW) 등 대량의 데이터처리를 필요로 하는 금융권과 통신시장 등을 집중 공략할 방침입니다. 특히, 리눅스 기반의 소프트웨어를 저가형 PC서버에 탑재해 소호 등 저가시장은 물론 최근 선보인 고성능 8웨이(way) PC서버 「PE8350」를 통해 국산 주전산기 시장공략에 역량을 집중시킬 생각입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