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은 바다의 큰 물고기만 생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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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바다의 큰 물고기만 생존할 수 있다
  • 승인 2005.0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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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Notes
정용달 네트워크타임즈 편집장

지난해 말 정부의 ‘벤처 활성화 방안과 코스닥 강화 정책’ 발표로 연초부터 코스닥 시장이 거침없이 질주하고 있다. 이러한 상승세는 오랜 경기 불황의 여파로 신음하던 벤처기업들에게 ‘희망’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할 것이다. 하지만 ‘과열’이니 ‘거품’이니 또다시 벤처기업과 코스닥시장에 대한 우려와 곱지 않은 시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묻지마 투자’와 ‘벤처 거품론’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과거 벤처 거품 당시 벤처기업들은 과도한 타법인 출자, 경영성과 부진, 미래 성장 동력 취약, 경영자의 한탕주의, 투명성 없는 주식 거래 등 부정적인 사건이 비일비재하며 벤처 투자에 대한 신뢰가 크게 훼손됐다. 이런 상황에서 가혹할 정도로 큰 손실을 경험했던 투자자들이 또다시 코스닥시장의 ‘거품’과 ‘허풍’이 재연되지 않을까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우리는 벤처기업과 코스닥 시장의 열기를 다시 고조시키는데, 모진 풍파와 값진 댓가를 지불했다. 따라서 이제는 ‘묻지마 투자’나 ‘한탕주의’와 같은 것은 두 번 다시 발을 붙일 수 없도록 제도적 장치와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우리 경제의 미래 성장을 이끌어나가는 견인차이자 새로운 희망은 누가 뭐라 해도 벤처기업이기 때문이다.

정부의 벤처기업 활성화 대책과 코스닥 강화 정책으로 촉발된 작금의 코스닥 시장과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 분위기가 제 2의 벤처 붐을 불러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이번 기회마저도 과거와 마찬가지로 ‘무늬만 벤처’와 ‘천사를 가장한 악마’의 투자 놀이로 변질된다면 어렵사리 조성된 벤처 활성화는 고사하고 다시는 기회가 오지 않을 지도 모른다. 또한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정부가 땜질 처방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언제까지 거들거나 보호해줄 수 있는 것도 아니지 않는가.

요즈음 벤처기업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무엇일까. 자금, 인력, 투명성, 관리 능력, 마케팅 방법론 등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역동성을 바탕으로 한 미래 성장 동력 발굴과 해외 진출에 적극 나서는 것이다. 벤처기업이 나름대로의 독창적인 수익모델과 성장 전략을 기반으로 협소한 내수 시장이 아닌 세계 시장에 승부수를 던질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시급하다. 다시 말해 ‘작은 연못의 큰 물고기’로 안주하는 것보다 ‘넓은 바다의 큰 물고기’로 나아가야 만이 생존할 수 있는 것이다.

투자자들 역시 과거와는 달리 이제는 철저하게 벤처 옥석가리기에 나설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이로 인해 수익성과 미래 지향성, 그리고 기술력을 검증받지 않은 3류, 4류 기업은 설자리가 없으며, 장기적으로 시장이 좋아진다고 해도 단지 1, 2개의 선도업체만이 생존할 수 있다. 문제의 핵심은 어떻게 경쟁력을 갖춰 나갈 것인가에 있을 것이다.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노력을 게을리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여기서 간과해서 안 되는 것은 해외시장 진출에 대한 의지와 실천이다.

기존 벤처들은 여러 측면에서 과감히 군살 제거에 나서야 하며, 신생 벤처들도 투자자와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명확한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강한 실천 의지를 보여주는 것만이 난국을 헤쳐나가는 유일한 방법임을 알아야 한다. 투자자들 역시 벤처에 대한 편견과 왜곡된 시선, 한 술 더 떠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아서는 더더욱 안될 것이다. 사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서로의 힘을 모아 보완, 발전시켜 나아가는 냉철한 행동과 사고를 일관되게 견지하는 것이 우리 모두가 공존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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