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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IT 산업 종사자 710명 대상 ‘국내 IT 시장 평가 및 전망’
신년 특집(Ⅳ)
2005년 01월 31일 00:00:00
“신규 시장 개척·주력 사업 집중만이 최선책이다”

극심한 경기 침체로 네트워크 시장 ‘타격’ …
무선·컨버전스 불황 극복 ‘히든카드’


벌써 몇 년 째 계속되고 있는 경기 불황으로 국내 IT 산업이 빛을 잃고 있다. 지난해 초만 해도 하반기쯤이면 바닥을 칠 것으로 예상됐지만, 아직까지도 불황의 끝은 보이지 않는다. 이례적인 내수 부진으로 공공 기관마저 투자를 줄여버린 마당에, 뜀박질하는 환율은 수출 의지마저 무력화시키고 말았다. 여전히 불투명한 국내 IT 산업이 나아갈 좌표는 어디인가? 본지는 그 해답을 제시하고자 2004년을 분석하고, 2005년을 전망하는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설문 조사에 응답한 710명의 IT 종사자들은 지난해 국내 IT 산업은 전반적인 경기불황으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됨에 따라 네트워크 장비 시장이 극심한 타격을 받았지만, 무선 솔루션의 지속적인 성장으로 올해에는 다소 회복 기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 권혁범 기자·kino@datanet.co.kr |


설문 조사 방법
이번 설문 조사는 본지 사이트 dataNet(www.dataNet.co.kr)의 회원들을 대상으로 지난 12월 14일부터 20일까지 일주일 동안 국내 IT 산업 종사자를 대상으로 ‘2004년 IT 시장 평가 및 2005년 전망’에 대한 온라인 설문 조사를 실시, 지난 한 해와 올 한 해의 국내 IT 산업을 평가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본 설문 조사에는 국내 IT 산업에 종사하는 총 710명이 참여했다. 설문 조사에 앞서 실시한 표본 조사 결과 응답자 710명 가운데 남성의 비율이 94.6%(672명)로 월등히 많았으며, 30대 응답자가 69.0%로 과반수를 넘었다. 특히 IT 산업에서 5년 이상 종사한 응답자가 무려 71.6%에 달했다는 사실은 설문 조사 결과에 대한 높은 신뢰성을 부여한다.
710명의 응답자 가운데 영업직 종사자가 35.0%를 차지해 국내 IT 산업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엿들을 수 기회를 제공했다. 이 밖에 연구/개발(18.0%), 관리/사무(18.0%), 임원(12.1%) 등 다양한 분야의 IT 종사자들이 설문에 응답해 양질의 결과를 이끌어냈다. 다시 한번 본지 온라인 설문 조사에 참여해준 dataNet 뉴스레터 회원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



청년 실업률 및 비정규직 고용이 늘어나고, 덩달아 가계 부채도 위험 수위까지 치달으면서 지난해 국내 경기는 IMF보다 더 혹독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GDP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민간 소비는 꽁꽁 얼어붙어 도무지 회복될 기미조차 보이지 않았고, 그나마 효자 노릇을 하던 반도체, 휴대폰 등도 세계 IT 경기 둔화세 등으로 하반기 들어 위기에 봉착한 상태다. 때문에 각종 연구소에서 내놓은 올해 경제 지표는 하나같이 부정적인 논조로 일관하고 있다.

‘내수 부진·투자 위축’ IT 불황 결정타
본지가 실시한 ‘2004년 IT 시장 평가 및 2005년 전망 설문 조사’ 결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설문 조사에 참여한 508명(71.5%)의 응답자는 지난해 국내 IT 경기가 우려할 정도로 침체된 상태였으며, 전체 응답자 710명 가운데 2/3에 해당하는 482명(67.9%)의 응답자는 지난 2003년보다도 심각한 수준이었다고 답변했다. 이번 설문 조사에 응답한 IT 산업 종사자들 가운데 직접 기업 고객들과 대면하는 영업 종사자가 무려 35%에 달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이 수치가 주는 의미는 결코 작지 않다.
이번 설문 조사에 따르면, 올해 국내 IT 시장 침체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내수 경기 부진(41.1%)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의 투자 심리도 내수 경기 부진에 더해 크게 축소되면서, 그나마 수출 기업들을 중심으로 이뤄졌던 설비 투자 증가세마저도 크게 둔화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기업들의 적지 않은 현금성 자산 등 유보 자금이 경기 회복 시그널을 신속한 투자로 연결시킬 수 있는 요인임에도 불구하고, 경기 불확실성으로 인해 기업들이 재무 구조 개선에 보다 치중했던 것이다. 238명(33.5%)의 응답자가 내수 경기 부진 못지 않게 기업들의 투자 축소가 IT 시장 침체에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고 답변했다.
이 밖에 헌정사상 최초의 대통령 탄핵 소추와 그 역풍이 거셌던 4.15 총선, 그리고 최근에 벌어지고 있는 4대 개혁 입법에 대한 여야 갈등 등 불안한 정치 상황(14.7%)도 국내 IT 산업 위축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조사됐으며, 정부 정책의 미비를 질타하는 응답자(7.0%)도 적지 않았다.



N/W 장비·기업용 애플리케이션 ‘사상 최악’
지난해 경기 침체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받았을 것으로 생각되는 IT 분야를 묻는 문항에 대해서는 무려 39.2%에 해당하는 278명이 네트워크 장비를 꼽았다. 특히 네트워크 장비는 올해에도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지적한 응답자가 38.3%에 달해 국내 네트워크 장비 시장 침체가 장기화될 것임을 시사했다.
실제로 국내 네트워크 시장은 지난 몇 년간 뚜렷한 하향 곡선을 긋고 있는 게 사실이다. 위기 모면을 위해 사업을 다각화하거나 업체 인수를 통해 몸집을 불리는 등의 노력이 잇따르고는 있지만, 총체적인 불황을 극복하기에는 아직 미흡하다. 업계 전문가들이 보다 근본적인 대안으로 ‘체질 변화’를 요구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마구잡이 식의 사업 다각화보다는 주력 사업 위주의 사업 강화와 경영 마인드 변화를 통한 중장기적 관점의 전략 수립이 더 중요하다는 게 이들의 지적이다.
네트워크 장비 외에 기업용 애플리케이션(14.6%)과 관리 솔루션(12.9%)도 위기에 봉착한 것으로 조사됐다. 시장 포화로 최근 몇 년 동안 신규 수요가 급격히 감소되고 있는 전사적자원관리(ERP), 고객관계관리(CRM), 공급망관리(SCM) 등 기업용 애플리케이션 시장은 지난해 고객 확대를 위해 SMB 시장 공략이라는 ‘특단의 조치’까지 취했지만, 새는 구멍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관리 솔루션 시장 역시 경기 침체로 투자가 연기되면서 힘든 한 해를 보냈다. 예년과 마찬가지로 지난해에도 과열 경쟁으로 인한 저가 낙찰이 시장 활성화에 찬물을 끼얹은 것으로 드러났다.
많은 IT 산업 종사자들은 기업용 애플리케이션과 관리 솔루션 시장이 올해에도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올해 가장 고전이 예상되는 IT 분야를 묻는 문항에서도 기업용 애플리케이션(13.2%)과 관리 솔루션(11.8%)은 네트워크 장비(38.3%)에 이어 나란히 2, 3위를 차지했다.




2004년 ‘보안’, 2005년 ‘무선’이 키워드
비록 총체적 경기 불황으로 지난해 대부분의 국내 IT 산업이 어려움에 봉착했지만 나름대로 주목받았거나 성장가능성을 인정받은 분야도 있었다. 설문에 응답한 710명의 IT 산업 종사자 가운데 41.9%에 달하는 298명은 지난해 가장 주목받은 IT 분야로 ‘보안 솔루션’을 꼽았다. 경기 침체가 보다 지능적이고 전문적인 사이버 범죄를 양산하면서, 기업들 역시 보다 강력하고 치밀한 보안 시스템을 구비하게 됐다는 게 이들의 지적이다.
아직 시장조사 기관들의 연말 집계가 완료되지는 않았지만, 지난해 3/4분기까지의 성적을 감안하면 지난해 국내 보안 솔루션 시장은 소폭의 성장이 가능할 전망이다. 그 동안 묵묵부답이었던 SMB 보안 솔루션 시장이 지난해를 계기로 확실히 자리를 잡았으며, 안티 바이러스, 방화벽/VPN, 침입탐지솔루션(IDS)에 집중되던 투자 행태도 침입방지솔루션(IPS), 서버 보안, 스팸 차단 등으로 다각화됐기 때문이다.
보안 솔루션에 이어 지난해 가장 주목받은 IT 분야 2위로 지목된 무선 솔루션(22.5%)은 오히려 지난해보다 올해에 더 기대되는 솔루션으로 지목됐다. 무선 솔루션은 올해 가장 기대되는 IT 분야를 묻는 항목에서 2004년의 히어로 보안 솔루션(20.3%)을 큰 격차로 제치고, 당당히 1위(38.6%) 자리에 등극했다.
국내 무선 인터넷 산업은 그 성장 속도를 가늠하기 힘들 정도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왔고, 지금껏 어느 산업보다도 환경 변화가 빠르게 전개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한 예로 지난해 카메라폰의 확산은 모바일 싸이월드와 같은 무선 인터넷 이용률을 높여 이동통신사업자의 데이터 매출 증대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많은 IT 산업 종사자들이 무선 솔루션을 올해 최대 히트상품으로 거명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이 밖에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성장 가도에 오른 디지털 컨버전스도 지난해 주목받았던 IT분야 3위(17.2%)에서 올해 기대되는 IT 분야에서는 보안 솔루션을 제치고 2위(21.4%)에 이름을 올렸다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대표적인 디지털 컨버전스 영역인 VoIP 시장만 해도 올해 본격적인 성장을 예고하고 있다. 그 동안 관련 제도 미비로 비난받던 정통부가 VoIP 활성화를 위해 별도로 역무를 신설하고, 착신번호로 ‘070’을 부여한 데 이어, 지난해 말 드디어 시내전화사업자의 VoIP 전화서비스에 대한 방침을 확정했기 때문이다.



2006년 이후 IT 경기 회복 예상
이번 설문 조사에 응답한 과반수의 IT 산업 종사자들은 올해에도 지난해와 비교해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지난해보다 경기가 호전될 것이라고 답변한 응답자는 전체 710명 가운데 212명(29.8%)에 불과했다. IT 경기 회복이 예상되는 시점을 묻는 항목에도 과반수가 넘는 응답자(70.4%)는 2006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2008년 이후(7.6%)와 장기 침체가 계속될 것(5.4%)이라고 응답한 답변자도 적지 않아 국내 IT 산업의 불투명한 미래를 대변했다.
작금의 경기 침체가 몇 년 째 계속되고 있는 것이기는 하지만, 전혀 해결책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번 설문에 응답한 IT 산업 종사자들은 현재의 불황을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신규 시장을 개척하려는 시도(37.8%)가 뒤따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대내외의 불확실성이 지속돼 기업들의 실제 투자가 단기간 내 회복되기는 어려운 만큼 주력 사업 위주로 힘을 집중시키고(18.8%), 시장 다각화 차원에서 해외 시장을 개척하려는 노력(15.2%) 또한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일부 응답자는 국내 IT 산업 발전을 위해 M&A 혹은 제휴를 확대해 거대 외국 업체들과 맞서야 한다(11.8%)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결과적으로 이번 설문 조사에서 알 수 있는 점은 지난해 국내 IT 산업은 전반적인 경기불황으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됨에 따라 네트워크 장비 시장이 극심한 타격을 받았지만, 무선 솔루션의 지속적인 성장으로 올해에는 다소 회복 기미를 보일 전망이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업체들은 시장에 만연한 과열경쟁을 지양하는 대신 신규 시장 개척과 주력 사업 위주의 집중력을 발휘해 경기 침체를 극복하는 것만이 장기적으로 국내 IT 산업이 강해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최선책이라는 게 IT 산업 종사자들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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