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IT업계, M&A 바람 거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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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IT업계, M&A 바람 거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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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01.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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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IT업계에 M&A 폭풍이 몰아치고 있습니다. 최근 시만텍이 스토리지 전문업체 베리타스를 인수했으며 쓰리콤은 티핑포인트, 오라클은 최근 인수한 피플소프트 인수작업을 마무리했다고 밝힌 바 있죠.

또한 최근 마이크로소프트는 스파이웨어를 막아주는 보안기술을 보유한 자이언트소프트웨어를 인수했으며 이베이는 온라인 부동산 업체인 렌트닷컴을 인수했고 CRM 전문업체 시벨시스템도 이닥스를 인수하는 등 크고 작은 해외 IT업체들의 M&A가 이어져 선두업체의 몸집불리기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관련 전문가들은 “선두업체들은 자신의 기술력을 강화하고 새로운 사업분야에 대한 대응력을 갖추기 위해 기술력이 뛰어난 신생업체들을 인수하는 경향이 일반화되고 있다”며 “신생업체만이 아니라 비슷한 규모의 업체들도 치열한 IT업계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규모의 경제를 가져가야한다는 생각에 독자 생존보다 인수합병을 통한 거대 기업화를 지양하고 있다”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최근 이뤄진 인수합병중 우선 눈에 띄는 것은 시만텍의 베리타스 인수, 쓰리콤의 티핑포인트 인수 등 보안업계의 사업다각화입니다. 특히 베리타스한국지사는 국내 시장에서 활발히 사업을 펼쳐온 반면 시만텍국내지사의 영향력은 미미해 향후 베리타스국내지사에 시만텍이 흡수되는 양상이 펼쳐질 수도 있을 것으로 관련업계는 예측하고 있습니다.

보안 소프트웨어 전문업체인 시만텍은 지난달 스토리지 소프트웨어 전문업체인 베리타스 인수를 공식 발표했습니다. 이번 거래는 시만텍 주식의 2004년 12월 15일 종가(27.38달러) 기준 135억달러 규모로, 합병이 마무리되면 새로운 시만텍은 개인사용자, SMB 및 엔터프라이즈, 데스크톱과 데이터센터, 그리고 모든 플랫폼을 포괄하는 보안 및 스토리지 솔루션을 아우르며 전 세계 소프트웨어 업체 4위로 급부상하게 됩니다. 2006년 회계연도(2005년 4월∼2006년 3월) 기준 양사의 매출 합계는 50억달러에 이르며, 현금 보유액만 해도 무려 50억달러에 달하죠.

하지만 새로운 시만텍이 과연 그 규모에 맞는 시너지를 발휘할 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이 많습니다. 그 동안 엔터프라이즈 고객을 다수 확보하고 있던 기업들을 여러 차례 인수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시만텍은 소비자 시장에 강한 기업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다양한 제품군에 비해 기업 시장에서 영향력이 높은 제품은 겨우 안티 바이러스 하나에 불과하다. 경쟁 업체들이 그다지 시만텍을 의식하지 않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귀결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보안 업체들은 물론이고, 스토리지 소프트웨어 업체들까지도 이번 인수 합병이 시장에 미칠 파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오히려 양사가 지금껏 인수한 회사들과의 통합 작업조차 마무리짓지 못한 상태에서 또 다시 조직 및 제품 통합에 나서야만 하는 형편이라, 악재로 작용할 공산도 크다고 지적하죠. 특히 시만텍의 명성이 전혀 통하지 않는 국내 시장에서는 그 효과가 더욱 낮을 것이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또한 쓰리콤은 지난달 4억3천만 달러에 IPS 전문업체인 티핑포인트를 인수했습니다. 최근 주니퍼가 넷스크린을 인수하고 시스코의 보안사업이 강화되는 가운데 쓰리콤의 티핑포인트 인수는 네트워크 업체들의 본격적인 보안 사업 진출 붐에 또 한번 불을 당길 조짐입니다.

쓰리콤은 티핑포인트의 우수한 IPS 솔루션을 공급함으로써 업계가 가장 필요로 하는 보안, 컨버지드 음성 및 데이터 네트워크 솔루션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게 됩니다. 또한 티핑포인트는 쓰리콤의 전 세계 영업망과 인프라스트럭처를 통해 자사의 고감도 보안 전문 솔루션의 공급을 확대해 양사 모두 윈-윈의 모델이라는 것. 이번 인수를 위해 쓰리콤은 지난달 종가 대비 13% 높은 가격인 공개 주 당 47달러, 총액 약 4억 3천만 달러를 현금으로 지급하게 되며 쓰리콤의 회계연도로 2005년 3분기(2005년 2월 마감)에 계약 체결이 완료될 예정입니다.

향후 티핑포인트는 쓰리콤의 한 부서 형태로 운영되며, 쓰리콤내의 모든 보안 사업을 티핑포인트가 총괄하게 되며 티핑포인트의 인수로 인해 쓰리콤의 보안사업이 보다 활기를 띌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티핑포인트의 고성능 인라인(In-Line) 기술은 IP기반의 음성 및 데이터 트래픽을 위한 네트워크 인프라스트럭처와 애플리케이션, 성능 보호를 제공하죠.

국내사업의 변화 상황은 당분간 눈에 띄지 않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기존 국내에서의 티핑포인트의 사업에는 변화 없이 기존 채널인 한매기술, 싸이버텍홀딩스 등을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하게 될 예정이며 쓰리콤 국내 지사도 현재 공석인 지사장 영입 후 새로운 전략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그러나 최근 쓰리콤이 티핑포인트를 인수한다는 발표가 나간 후 한국쓰리콤에 의한 체계적인 지원 및 관리, 가격 정책 등을 기대하며 한국쓰리콤에 고객들의 문의가 늘어나는 등 올해 티핑포인트의 국내 입지가 보다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한국쓰리콤 관계자들은 언급했습다.

한편 지난 18개월간 끌어온 오라클의 피플소프트 인수 작업도 최종 마무리됐죠. 오라클은 총 103억달러(주당 26.50달러)로 피플소프트를 인수하게 됐으면 이는 지난해 6월 오라클이 제시한 51억달러(주당 16달러)보다 훨씬 높은 가격입니다.

이번 인수로 인해 세계 기업용 애플리케이션 시장에서 3위에 머물렀던 오라클이 1위인 SAP를 위협하게 됐습니다. 실제 시장 점유율면에도 12%에서 피플소프트 도움으로 25%까지 껑충 뛰어 올랐습니. 이로써 기업용 애플리케이션 시장에서 SAP(39%)와 오라클이라는 양 강 체제가 형성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오라클은 자사 매출의 80%를 차지하는 데이터베이스와 피플소프트의 제품간의 결합으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양사는 이번 인수 시너지 효과를 최대화하기 위해 양사 엔지니어간의 공동운영 방안을 모색하고 있죠. 그리고 인수로 인한 내부 안정화를 위해 오라클은 피플소프트의 엔지니어를 그대로 승계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피플소프트8, 피플소프트9, J.D에드워즈6 등 향후 제품 출시 계획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할 방침입니다.

하지만 모든 인수 합병이 그렇듯이 오라클은 양사 제품을 어떻게 통합할 것인지, 인력과 조직은 어떻게 편성, 재구성할 것인지, 그리고 기존 고객에 대한 기술 지원은 어떻게 할 것인지 등에 대한 숙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이 같은 숙제가 해결된다면 SAP뿐만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 및 IBM 등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그야말로 기업용 애플리케이션 시장의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입니다.

아직 양사의 국내 지사의 향후 변화에 대해서는 발표된 바가 없지만 오라클은 피플소프트 인수로 기존 사업에 더욱 탄력을 붙일 수 있을 것은 확실하다고 관련전문가들은 언급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IT업계의 M&A는 피할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독자 기업만으로는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과 높아져가는 고객 요구에 대응할 수 없다는 것. ‘뭉쳐야산다’, ‘1등만이 살아남는다’는 진리(?)가 IT업계에 퍼져가며 해외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M&A는 올해 더욱 가시화될 것으로 예견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해외와 달리 국내는 M&A에 대한 인식과 문화가 달라 양사간이 문화차이를 극복하는데 어려움이 따른다는 것이 M&A의 걸림돌로 지적됩니다. 최근 어울림정보기술을 인수한 넷시큐어가 임원진간의 갈등으로 전 직원이 사직서를 제출하는 등 파장이 일어난 사례가 대표적인 예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인수합병으로 몸집을 불리는 것도 좋지만 기업 문화에 대한 고려 또한 뒤따라야 M&A로 인한 시너지를 높일 수 있다는 것.

그러나 독자생존이 어려워지는 무한경쟁의 시대에서 국내외를 비롯한 IT업계의 M&A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으로 당분간 M&A를 통한 업계 재편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입니다. <장윤정 ․권혁범 ․이재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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