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국내 네트워크 시장은 지난 몇 년간 뚜렷한 하향 곡선을 긋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위기 모면을 위해 사업을 다각화하거나 업체 인수를 통해 몸집을 불리는 등의 노력이 잇따르고는 있지만, 총체적인 불황을 극복하기에는 아직 미흡합니다. 업계 전문가들이 보다 근본적인 대안으로 `체질 변화`를 요구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입니다. 마구잡이 식의 사업 다각화보다는 주력 사업 위주의 사업 강화와 경영 마인드 변화를 통한 중장기적 관점의 전략 수립이 더 중요하다는 게 이들의 지적입니다.
네트워크 장비 외에 기업용 애플리케이션(14.6%)과 관리 솔루션(12.9%)도 위기에 봉착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시장 포화로 최근 몇 년 동안 신규 수요가 급격히 감소되고 있는 전사적자원관리(ERP), 고객관계관리(CRM), 공급망관리(SCM) 등 기업용 애플리케이션 시장은 지난해 고객 확대를 위해 SMB 시장 공략이라는 `특단의 조치`까지 취했지만, 새는 구멍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관리 솔루션 시장 역시 경기 침체로 투자가 연기되면서 힘든 한 해를 보냈습니다. 예년과 마찬가지로 지난해에도 과열 경쟁으로 인한 저가 낙찰이 시장 활성화에 찬물을 끼얹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많은 IT 산업 종사자들은 기업용 애플리케이션과 관리 솔루션 시장이 올해에도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못박았습니다. 올해 가장 고전이 예상되는 IT 분야를 묻는 문항에서도 기업용 애플리케이션(13.2%)과 관리 솔루션(11.8%)은 네트워크 장비(38.3%)에 이어 나란히 2, 3위를 차지했습니다. <권혁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