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틸리티 컴퓨팅 구축 사례 확산 힘입어 `연착륙` 파란불
상태바
유틸리티 컴퓨팅 구축 사례 확산 힘입어 `연착륙` 파란불
  • [dataNet] 권혁범 기자
  • 승인 2004.12.28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수도꼭지를 틀면 물이 나오는 것처럼, 전원 스위치를 켜면 전기를 사용할 수 있는 것처럼, 컴퓨팅 서비스도 사용한 만큼만 비용을 지불하는 유틸리티 서비스화 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 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이러한 변화는 산업 혁명과 같은 필연적 조류이고, 그 조류에 탑승하지 못하면 결국 도태되고 말 것이라는 지적도 이제는 이력이 날 정도입니다.

그렇다면 2004년 12월 현재, 과연 기업들은 얼마만큼이나 유틸리티 컴퓨팅으로 전이됐을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변화는 감지되고 있지만, 아직 완성 단계는 아닙니다. 작금의 유틸리티 컴퓨팅 서비스는 스토리지 가상화 기술과 파티셔닝 기술 등을 적용해 시스템을 통합하고, 네트워크 및 시스템 관리용 툴을 사용해 서비스의 품질에 중점을 두고 운영/관리하는 수준에 불과합니다. 바꿔 말하면 아직도 대부분의 기업들은 컴퓨터 등의 IT 장비를 구입하고, 운영할 인력을 고용해서 그 기업 내부에만 IT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가발전(自家發電) 컴퓨팅 환경이라는 뜻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요 IT 기업들은 2004년을 국내 유틸리티 컴퓨팅 서비스 시장의 중요한 전환기로 간주합니다. 유틸리티 컴퓨팅 서비스를 위한 기술 지원이 사실상 완성된 시점이자, 유틸리티 컴퓨팅 서비스의 중추 세력이 될 SI 업체들의 참여가 가시화된 해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본격적인 유틸리티 컴퓨팅 서비스를 도입한 기업들이 소수나마 등장했다는 사실은 그 동안 `유틸리티 컴퓨팅의 필연적 도래`를 강조해 온 주요 IT 기업들을 들뜨게 하기에 충분합니다.

올해에 유틸리티 컴퓨팅 환경을 구축한 대표적인 국내 기업들은 대략 열 손가락에 꼽힙니다. 교보생명, 태평양, 대한항공, NHN, 현대정보기술, 삼성SDS(파일럿 프로젝트) 정도가 그나마 알려진 기업들입니다. 이들이 구축한 유틸리티 컴퓨팅 환경은 적용 범위는 물론, 적용 대상, 적용 시기 등 모두 다르지만, 비즈니스의 민첩성(agility)은 높이면서 IT 비용은 줄이기 위한 일환으로 유틸리티 컴퓨팅을 선택했다는 사실만은 일치합니다.

구체적인 사례가 하나둘 발생하면서 주요 IT 업체들의 행보도 더더욱 빨라지는 분위기입니다. 유틸리티 컴퓨팅을 차세대 컴퓨팅 전략의 핵심 요소로 포진시킨 바 있는 한국IBM, 한국HP, 한국썬 등 3사는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소프트웨어가 어느 부서에서 얼마나 사용되지는 정확히 측정할 수 있는 자산 관리툴을 비롯해 가상화(Virtualization), 프로비져닝(Provisioning), 정책(Policy) 및 자동화(Automation) 등 유틸리티 컴퓨팅 전략을 위한 기반 기술을 모두 구비한 상태입니다. 따라서 언제라도 유틸리티 컴퓨팅 환경으로 전환하고자 한다면 그 즉시 가능하다고 입을 모읍니다.

한국IBM은 단순 장비 공급이 아니라, 기획 단계부터 구체적인 관리 방안에 이르는 모델을 전방 배치하고 있습니다. 유틸리티 컴퓨팅이라는 개념이 투자 절감은 물론이고, 마이그레이션하는 위험을 최소화시키는 과정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전반적인 로드맵을 그리는 게 중요하다는 판단에서죠. 즉 한국IBM이 보는 유틸리티 컴퓨팅은 일부 전산 환경에 적용되는 페이 퍼 유즈(Pay per Use)가 아닌, 아웃소싱과 결합된 서비스 개념인 셈입니다.

지난해 9월 기존 유틸리티 컴퓨팅 전략의 전위대였던 UDC(Utility Data Center) 사업을 중단함으로써 `유틸리티 컴퓨팅 사업 포기설`에 시달려온 한국HP는 곧바로 보다 강력한 진화 모델을 앞세워 완전히 사업을 재정비했습니다. HP의 새로운 유틸리티 컴퓨팅 모델은 HP 블레이드 시스템, HP 버추얼 서버 인바이런먼트, 체인지 매니지먼트, 유틸리티 서비스 등 4개의 축으로 세분화됩니다. 이 안에는 컨트롤링, 고가용성, 가상화, 과금 체계 등 유틸리티 컴퓨팅 서비스에 관련된 모든 기능이 총망라돼 있습니다.

국내에 소개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구체적인 사례는 없는 상태지만, 한국HP는 주요 SI 업체들과의 협력에 전력을 기울일 계획입니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면 UDC 시절부터 한국HP와 긴밀한 협력 체계를 유지해 온 LG CNS가 한국HP의 유틸리티 컴퓨팅을 구현한 최초 고객이 될 공산이 큽니다. 현재 LG CNS는 이미 HP 블레이드 시스템과 시스템 인사이트 매니저를 사용하고 있으며, 최근 데이터 센터를 새롭게 구성하는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틸리티 컴퓨팅을 넘어 매니지드 유틸리티 서비스로의 진화를 서두르는 한국썬은 자사 제품이 설치된 모든 곳에 웹 기반의 유틸리티 컴퓨팅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이를 위해 이미 소프트웨어 시스템을 JES(Java Enterprise System)로 일원화시켰으며, 보다 강력한 N1 그리드 완성을 위해 신제품 개발에 한창입니다.

다만 한국썬 역시 한국HP와 마찬가지로 아직까지는 국내 구축 사례가 없는 상태입니다. 한국썬은 직접적인 엔드 유저 공략보다는 SI 업체를 통한 서비스 제공이 보다 유용하다는 판단 하에, 현재 SI 업체들과의 협력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특히 서비스 확산을 위해 SMF(썬 마이크로시스템즈 파이낸스)를 활용해 SI 업체들과의 공동 투자도 고려중입니다.

IBM, HP, 썬 등 서버 업체 3사 외에도 EMC, 네트워크어플라이언스, 히타치데이터시스템즈 등 스토리지 하드웨어 업체들이나 CA, 베리타스 등 써드 파티 솔루션 업체들도 유틸리티 컴퓨팅 모델에 관심이 높습니다. 스토리지 하드웨어 업체들은 정보수명주기관리(ILM) 전략을 유틸리티 컴퓨팅 모델과 결부시켜 적극적으로 시장 가능성을 타진하는 상황이며, 써드 파티 솔루션 업체들은 이기종 환경에서의 효율적 대응을 앞세워 고객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한국CA가 선택한 유틸리티 컴퓨팅 전략의 핵심은 아웃소싱이나 대규모 시스템 교체가 아닌 관리입니다. 즉 기존 인프라 및 관리 방식에 대한 시각을 바꾸기만 한다면, 대부분의 기업들은 지금 바로 기존 IT 자원을 활용해 유틸리티 컴퓨팅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주의할 사항은 CA가 말하는 기존 IT 환경에 대한 관리 역시 자사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재구성한 관리 시스템 변화, 즉 유틸라이제이션을 의미한다는 사실입니다. 유니센터 서비스 카탈로그, 니센터 서비스 풀필먼트, 니센터 서비스 어슈어, 니센터 서비스 어카운팅, 유니센터 서비스 미터는 이와 같은 CA 유틸리티 컴퓨팅 모델의 핵심 솔루션이다. 한국CA는 내년 4월경 각각의 솔루션간 통합 기능이 한층 강력해진 유니센터 r11을 출시할 예정입니다.

한국베리타스의 유틸리티 컴퓨팅 전략은 다름 아닌 `유틸리티 컴퓨팅 인에이블러`입니다. 자사 소프트웨어를 사용한 만큼 과금하는 것이 아니라, 썬, HP, IBM, EMC, 네트워크어플라이언스 등에서 유틸리티 컴퓨팅을 구현하고자 할 경우 공조를 통해 고객의 목표를 빠르게 현실화해 줄 수 있는 파트너가 되겠다는 것입니다.

한국베리타스는 가용성, 성능, 자동화야말로 유틸리티 컴퓨팅 현실화를 위한 필수 영역이라는 판단 하에, 이 3가지 서비스 영역에 해당하는 솔루션 공급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그 동안 취약한 부분으로 지적되던 과금 부분은 이제이슨트(Ejasent) 인수와 윈슬로우 컨설팅 그룹(WCG)의 `e-밸류에이트`와의 접목으로 말끔히 해결했습니다. 한국베리타스는 내년 4월경 구 이제이슨트의 `마이크로 메져`와 `커맨드센트럴 서비스`를 통합한 제품을 선보일 계획입니다. <권혁범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