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업계 종사자 374명 대상 ‘국내 IT 산업 분석 및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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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업계 종사자 374명 대상 ‘국내 IT 산업 분석 및 전망’
  • 이재봉 기자
  • 승인 2004.10.1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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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11주년 기념 특집(V)
내년 하반기 IT 경기 호전 예상 … 텔코·모바일 분야 ‘시장 리드’
“위기는 새로운 기회를 낳는다”
… 과감한 투자로 미래 대비해야

최근 경기에 대한 상반된 의견들이 충돌하고 있다. 정부는 올해 중반기 이후 경기가 살아날 것이라는 통계 자료를 내놓고 있지만 일반인들이 피부로 느끼는 경기는 IMF 시절보다 못한다는 입장이다. 국내 IT 경기도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IT 담당자들은 올해 IT 경기가 호전될 기미가 없다고 응답했으며 내수시장 침체를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그리고 현재의 IT 경기 침체는 2005년 하반기에나 가서 풀릴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내년도 IT 투자에 있어서는 줄이기보다는 새로운 분야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뜻을 비췄다. IT 산업에 대한 IT 담당자들의 의견을 들어보자.
이재봉 기자·jblee@datanet.co.kr

국내 IT 경기는 지난해 경기 저점에서 올해 상반기까지 상승 곡선을 그리면서 다소 회복 기미를 보여줬지만 올 하반기에 다시 경기가 위축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국내 IT 산업의 지표로 일컬어지고 있는 반도체와 LCD(Liquid Crystal Display) 가격 변동에서 볼 때 반도체 가격은 지난해에는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여줬지만 올 상반기에 하락세로 돌아섰고 LCD 수출 가격도 올해 2/4분기 이후 약 5∼10% 하락하고 있다.

IT 경기 회복 ‘오리무중’
dataNet의 ‘국내 IT 산업 분석 및 전망’에 대한 온라인 설문조사에서도 현재 국내 IT 경기에 대해 나쁘다는 응답이 48%로 가장 높았고 보통이다가 24%, 아주 나쁘다가 22%로 나타났다. 보통이라고 밝힌 응답자를 제외하고 IT 담당자들은 올해 국내 IT 경기를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비율이 70%임에 비해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비율은 고작 6%로 나타나 지난해에 이어 지속적인 침체가 이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같은 IT 경기 침체 원인에 대해 내수시장 침체가 41%로 가장 높게 꼽았고, 다음으로 투자 위축(33%), 불안한 국내 정치 상황(17%), 정부 정책 미진(7%), 그리고 수출 부진(1%)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조사한 시장 조사에서 가장 큰 IT 경기 침체 요인으로 지적된 경기불황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71%)이 올해까지 지속되면서 기업의 소비 심리를 위축, 내수 시장 침체로 이어진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이런 내수시장 침체는 계속해 기업 투자비용을 줄이게 만드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현대경제원구원에서 발표한 국내 IT 산업 경기 전망은 경기 확장론과 재침체론을 모두 언급하고 있어 향후 국내 IT 경기에 대한 예측을 어렵게 하고 있다.
우선 IT 경기 확장론의 근거는 최근의 IT 경기 부진은 2003년 1/4분기 이후의 회복 국면이 확장 국면으로 전환되는 과정상에서 나타나는 일시적인 단기 조정 국면이라는 것이다. 올 연말이나 늦어도 내년초경에는 IT 산업을 성장시킬 수 있는 촉진제인 세계 PC 교체 시기가 도래할 것이고 이 시기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IT 경기 회복세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대로 IT 경기 재침체론은 올해 2/4분기에서 3/4분기가 성장의 정점이였고 이후 서서히 하락 곡선을 그릴 것이라는 것. PC 교체시기에 대해서도 OS 등 주요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및 교체가 선행돼야 하드웨어인 PC 교체가 나타나지만 실제 소비자들은 PC 교체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어 재침체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국내 IT 담당자들도 향후 국내 IT 경기 회복 시기에 대해 과반수인 50%가 2005년 하반기 이후로 보고 있다. 2005년 상반기에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보고 있는 응답자는 24%였고 향후 장기적인 침체가 지속될 것이라고 답한 사람도 22%나 됐다. 반면 올해 하반기에 IT 경기가 살아날 것으로 보고 있는 응답자는 3%에 그쳤다.
이와 같은 장기적인 IT 시장 침체 예상 속에서 향후 국내 IT 시장의 성장을 촉진할 요인으로 IT 투자에 대한 확대(44%)를 언급하고 있으며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강력한 정부 정책(22%)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또한 유비쿼터스, 그리드 및 온디맨드, 어댑티브 엔터프라이즈 등의 차세대 컴퓨팅과 유틸리티 컴퓨팅에 전략과 기술에 대한 기대도 새롭게 나타나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IT 경기 불안은 고유가, 美 금리인상, 중국시장 위축에 이어 세계 경제 회복의 4번째 악재”라며 “지금과 같은 IT 경기 침체가 지속될 경우 한국 경제가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런 일련의 상황에 대해 현대경제연구원은 IT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수출 및 설비 투자를 중심으로 국내 산업 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하고 있고 특히 내수시장이 얼어붙고 있는 상황에서 IT 경기 마저 침체될 경우 한국 경제는 내수와 외수 모두 침체 국면에 빠져 불황의 골이 더욱 깊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IT 서비스 분야 투자 확대
불안한 IT 경기 환경속에서도 IT 담당자들은 계속해 새로운 분야 및 기업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분야에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2005년 IT 투자 예산을 묻는 설문에 투자비를 줄일 계획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16%였지만 늘릴 것이라고 한 응답자는 배가 넘는 24%로 나타났다. 또한 지난해와 동일한 수준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한 응답자를 합하면 절반이 훨씬 넘는 62%나 됐다.

그렇다면 어느 분야에 집중 투자할 것이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54%가 IT 서비스 분야라고 답했다. 이는 신규 투자로 인한 비용 부담과 함께 기 투자한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고객의 요구를 대응하겠다는 기업 의지를 보여준다. IT 서비스를 이어 향후 투자하겠다는 분야는 엔터프라이즈 솔루션(15%), 중대형 장비(13%), 네트워크 장비(9%), 보안(3%), 애플리케이션(3%), 그리고 무선 환경 구축(2%)에 대한 투자 순으로 나타났다.

IT 담당자들은 시스템을 도입할 경우 어떤 조건들을 고려할까. 가장 큰 고려 사항은 역시 성능과 품질(48%)이었다. 이에 비해 가격은 9%로 매우 낮은 비율이었지만 실제 프로젝트 과정에서는 상반된 결정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응답률이 낮은 유지보수, 기술 지원, 교육 등은 실제로 시스템의 성능과 품질 못지 않게 시스템 운영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꼭 필요한 사항이지만 그동안 공짜라는 인식에 의해 하위로 밀려난 것으로 판단된다.

통신·모바일, IT 산업 주도
올해 국내 IT 산업에서 가장 투자가 활발했던 산업군은 무엇일까. IT 담당자들은 통신(43%), 공공/정부(24%), 그리고 금융권(17%)에 가장 많은 응답을 보였다. 이들 산업군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도 IT 투자가 가장 활발한 곳으로 IT 시장의 황금어장으로 불리우고 있다. 또한 주목해야 할 것은 중소기업(SMB) 시장에 대한 새로운 인식의 변화다. 그동안 틈새시장으로만 분류됐던 SMB 시장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IT 업계의 뜨거운 감자로 부각됐고 IT 벤더간 시장 선점이 가장 치열했던 분야다.
이밖에도 정보화의 사각지대로 불렸던 제조, 유통, 건설 분야에 대해서도 조금씩 눈길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산업군에 가능성을 두는 이유는 이미 통신, 공공, 금융권은 IT에 대한 투자가 상당부분 이뤄졌고 쟁쟁한 벤더들이 선점하고 있어 쉽사리 뚫고 들어가기 힘든 분야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제조, 유통, 건설 분야는 후발업체의 시장 진입과 선발업체의 새로운 시장 개척 전략이 상충하는 분야다.
그동안 국내 IT 산업은 앞만 보면서 힘겹게 질주해왔다. 한달이 멀다하고 새로운 기술과 솔루션들이 쏟아져 나왔고 기업들도 우후죽순격으로 생사가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활발한 움직임이 다소 주춤한 시기다. IT 거품이 빠지면서 어느정도 시장이 정리됐다는 평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장기적인 IT 침체라는 고비를 감내해야 했다.
앞에서 살펴봤지만 이 같은 장기적인 IT 산업 침체에서도 대부분의 담당자들은 새로운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진 못하더라도 줄이는데는 반대했다.

올해 국내 IT 담당자들이 가장 관심을 보인 분야는 무선인터넷(모바일) 분야(56%)였다. 무선 인터넷은 단순히 무선을 통한 인터넷 접속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기반으로 한 사업 영역까지 포함한다. 무선인터넷에 이어 보안(18%)과 무선랜(12%)이 선택됐다.
정보화는 많은 사람에게 보다 풍부한 정보에 접근할 수 있게 하지만 역으로 불법 침입 같은 부정행위의 가능성도 증가시켰다. 또한 각종 웜 및 바이러스로 인해 기업 비즈니스가 마비되는 사태가 발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고 있다. 따라서 향후 보안에 대한 인식과 투자는 지속적으로 나타날 전망이다. 이외에도 디지털 컨버전스, 시스템 통합, 유비쿼터스 등이 언급됐다. 또 향후 IT 산업을 주도할 기술에 대해 응답자들은 초고속 인터넷(47%), 무선랜(18%), 무선인터넷(13%), 보안(12%), 컨버전스(5%), 메트로이더넷 등을 꼽았다.

설문조사 방법

본지는 자체 온라인 뉴스메일(www.dataNet.co.kr)을 통해 지난 8월18일부터 23일까지 국내 IT 업계 종사자를 대상으로 ‘국내 IT 산업 분석 및 전망’에 대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 국내 IT 산업을 리드할 IT 분야·IT 경기 및 향후 전망에 대한 설문에 국내 IT 업계 종사자 총 374명이 참여했습니다.
다시 한번 본지 온라인 설문에 참여해주신 분들께 감사의 말을 전하고 향후에는 보다 더 알찬 내용으로 찾아 뵙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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