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병원정보화, OCS·PACS 투자 편중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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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병원정보화, OCS·PACS 투자 편중 `심화`
  • [dataNet] 권혁범 기자
  • 승인 2004.09.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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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적인(혹은 양적인) 측면에서 보면 국내 의료 정보화 수준은 매년 상당히 개선되고 있지만, 내적인(혹은 질적인) 측면에서는 몇 년째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본지 조사에 따르면 신축되는 병원이나 일부 초대형 병원을 제외한 대부분의 병원은 여전히 OCS나 PACS 투자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올해 진행된 프로젝트들을 분석해 보면, EMR 구축에 투자한 경희의료원을 제외한 단국대의료원, 한양대의료원(이상 OCS 업그레이드 및 유지보수), 연세대 치과대학병원, 울산대학교병원, 한림대의료원 산하 춘천성심병원, 연세의료원(이상 풀 PACS 도입) 등 대부분의 사립대학교 병원들은 올해 OCS 교체나 풀 PACS를 도입하는 데 대부분의 정보화 예산을 투입했습니다.

공공 의료기관이나 민간 병원들의 투자 내용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전국지방공사의료원연합회, 산재의료관리원 산하의 3개 병원, 제주대학교병원, 강원대학교병원, 부산대학교병원은 모두 올해 PACS 구축 외에는 별다른 투자 계획이 없습니다. 약 35억원이 투자된 대표적인 민간 병원 정보화 프로젝트인 포천의료원 산하 3개 차병원의 정보화 사업도 OCS 교체 작업이었으며, 한전의료재단 한일병원 역시 의료 영상 데이터 교류를 규정한 국제 의료표준 규격인 DICOM(Digital Imaging Communication in Medicine) 기준을 준수하는 풀 PACS 구축에 투자를 집중시켰습니다.

사실 많은 전문가들이 올해 병원들의 정보화 투자는 원격 진료와 EMR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했었습니다. 지난해 4월 의료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이 기술들에 대한 법적 근거 및 기반이 마련됐기 때문이죠. 새롭게 시행된 개정안에 따르면 의사와 의사간의 원격의료는 물론, 전자서명이 포함된 전자의무기록도 인정됩니다.

실제로 의료법 개정 이후 대학, 종합병원을 중심으로 EMR과 원격 진료에 대한 타당성 및 기술 검토가 크게 늘었습니다. 병원을 신축 중인 사립대학교 병원들은 모두 EMR 도입을 이미 확정했으며, 서울대학교병원을 중심으로 국공립대학교병원들도 현재 공동 EMR 도입을 추진중입니다. 특히 보건복지부는 통합정보시스템 구축 사업을 위해 지난해 예산 4억7천300만원보다 116% 증가한 10억2천300만원을 편성함으로써, 국공립대학교병원들의 공동 EMR 도입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EMR이나 원격 진료는 기대보다 훨씬 도입률이 저조합니다. 장기적인 경기 침체가 가장 큰 이유겠지만, OCS나 PACS처럼 곧바로 병원의 경영 수익 증대 효과로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덕분에 올해 EMR 단독 프로젝트는 최근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경희의료원이 유일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권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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