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6개 대학 정보화 현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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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36개 대학 정보화 현주소
  • 이재봉 기자
  • 승인 2004.09.1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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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11주년 기념 특집(Ⅰ)
종합행정정보·e러닝 시스템 도입 활발 … 전 캠퍼스 디지털화에 집중 투자
“대학도 생존 전쟁이다” … U-캠퍼스 구축 열기 ‘후끈’

대학들이 9월부터 가을학기를 일제히 시작했다. 학생들은 개강을 맞아 설레는 마음과 함께 수강해야 할 전공·교양·필수 과목에 대한 정보와 강의실 및 담당 교수에 대한 정보도 얻어야 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개강 일주일전 선배를 찾아 갖은 애교를 통해 정보를 얻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변했다. 최근 대학들은 대학 정보화 전략에 따라 종합정보시스템을 구축해 학생, 교직원, 교수 및 일반인들에게 대학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최근 대학 등록 미달 등 대학 생존을 위협하는 요인들을 타개하려는 대학의 생존 강화 차원에서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대학 정보화 물결 속에서 향후 대학의 모습은 U(유비쿼터스)-캠퍼스로 묘사할 수 있다. 언제 어디서나 휴대 단말기를 통해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디지털 요새로 대학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U-캠퍼스로 가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장애들이 많다. 침체된 경기를 차치하더라도 부족한 인력 및 예산, 정보화에 대한 마인드 부족, 표준화되지 않은 대학 정보화 정책, 장기적인 대학 정보화 종합계획 부재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대학 정보화 물결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이에 본지는 국내 36개 대학을 통해 현재 대학 정보화 현황과 향후 변화를 예측해 봤다. 특히 교육 서비스 제공이라는 수용자 관점에서 학생, 교직원, 교수들이 피부를 느낄 수 있는 요인을 바탕으로 대학 정보화를 살펴봤다.
이재봉 기자·jblee@datanet.co.kr

대학들이 수요자 입장의 교육 서비스 기관으로 변모하고 있다. 학문의 상아탑으로서 단순한 지식 전달의 장이 아닌 생활의 중심으로서 각종 편의 시설과 함께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인프라를 제공하고 있다.
대학들이 목표로 하고 있는 대학 정보화는 더 나은 학습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종합정보시스템 구축과 장소,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전 캠퍼스를 디지털 요새화한 유비쿼터스 캠퍼스(U-Campus)다.
최근 대학들은 종합행정정보시스템을 구축해 인터넷이 연결된 곳이면 어디서나 학생의 성적, 강의, 학과, 졸업, 시간표, 교육과정, 학적 및 전공 변동 사항 그리고 등록금 내역까지 직접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교직원들은 재무, 사무, 관리 정보를 한눈에 파악해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으며 교수들은 연구비, 성과, 연구업적, 연구소 관리를 직접 작성할 수 있다. 이외에도 재무분석과 각종 통계가 실시간으로 리포팅돼 대학 경영도 투명해지고 있다.
이처럼 대학들이 단순한 강의 패턴에서 벗어나 서비스 산업으로 변화고 있는 것은 최근 대학이 안고 있는 등록 미달 등 대학 생존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방책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대학 정보화라는 말은 외형적인 인프라 확장에 국한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지만 최근에는 대학들이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학교로 변신을 꾀하면서 기존 투자된 IT 인프라를 통해 어떻게 하면 학생, 교수, 교직원 및 학부모들에게 원하는 정보를 제공할 것인가에 집중하고 있다.

IT 주력 시장으로 부상
그동안 IT 산업에서 대학은 일반 기업에 비해 적은 투자비용과 시장 규모로 틈새시장으로 규정됐다. 하지만 대학 정보화가 효율적인 자원 및 인력 활용뿐만 아니라 경영 혁신을 이룰 수 있다는 확신을 대학에 심어주면서 투자를 확대하고 있어 틈새시장에서 주력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특히 시스템통합(SI) 업체들의 행보에서 찾아볼 수 있다. 삼성SDS, LG CNS, SK C&C, 쌍용정보통신, 대상정보기술, 대우정보시스템 등 대형 SI 업체에서 중견 SI 업체들까지 대학 정보화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삼성SDS는 2년제 대학 학사행정시스템인 ‘매지캠퍼스’, 사이버 교육 시스템인 ‘매지사이버’ 그리고 통합포털 솔루션을 통해 대학 정보화 사업에 나서고 있고, LG CNS는 유비쿼터스 컴퓨팅 환경을 위한 ‘U캠퍼스’ 방법론을 통해 다가서고 있다. 쌍용정보통신은 통합정보솔루션인 ‘엔라이즈 이케이피’를 통해 대학 통합포털을 구축하는데 주력하고 있고 대상정보기술은 유비쿼터스 기반 교육 시스템인 ‘유비캠퍼스’를 통해 U-캠퍼스를 확대해가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정보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교수, 학습 자료와 방법을 제공하기 위한 권역별 ‘대학 e러닝 지원센터’ 운영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2007년까지 약 174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대학 e러닝 지원센터 운영은 대학 전반의 정보화 촉진을 위해 지난 2002년 말에 발표한 ‘대학 정보화 활성화 종합 방안, e캠퍼스 비전 2007’의 일환으로 추진하게된 사업이다.
대학 e러닝 지원센터는 e러닝에 필요한 교육 콘텐츠 기획, 개발 및 활용을 통합적으로 지원하는 서비스 센터로 권역내 대학들이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1차년도인 지난해는 지역적 특성 및 사업 추진 의지를 반영해 제주대에 8억원을 지원했다. 2007년까지 전국을 10여 권역으로 나눠 권역내 1개 대학에 ‘e러닝 지원센터’를 설립, 총 10개 센터에 174억원을 투자하게 된다. 앞으로 권역별 지원센터는 온라인 강좌를 위한 콘텐츠를 개발하게 되며 이를 위한 스튜디오형 강의실, 교수, 학습지원 통합시스템, 편집 전송 시스템 구축비를 지원 받게 된다.
한편, 교육부가 대학 정보화 활성화 종합방안을 발표한 후 국공립대의 정보화 시범사업에 대한 발주가 활기를 뛰면서 전사적자원관리(ERP) 솔루션 업체들도 바빠지고 있다.
이처럼 대학 정보화의 핵심 영역을 담당하고 있는 ERP, 종합정보시스템, 유비쿼터스 솔루션 업체들은 오는 2007년까지 대학 정보화 시장이 약 8천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시장 선점에 노력하고 있다.

포털·U-캠퍼스 ‘정보화 쌍두마차’
향후 대학들의 정보화를 위한 정보화 종합계획에 따르면 종합정보시스템을 위한 포털 구축과 유비쿼터스 캠퍼스 구축을 우선 순위로 꼽고 있다.
대학들은 종합정보시스템과 유비쿼터스 캠퍼스 구축을 위해 우선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을 도입하고 대학 정보화를 위한 중장기 발전 종합 계획에 따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안정성과 신뢰성있는 시스템 구축을 지향하고 있으며 투명하고 생산적인 대학 행정정보서비스 및 교육 수요자를 위한 정보화 시설 강화에 노력하고 있다.
대학 관계자는 “수요자 중심의 교육 및 학사 행정 서비스를 구현해 개인의 다양한 욕구와 교육의 또 다른 패러다임인 사이버 교육에 적합한 환경을 제공, 정적인 캠퍼스가 아닌 살아 움직이는 교육의 장으로 만들고자 한다”고 밝혔다.
대학들은 U-캠퍼스 구축을 위해 인프라, 정보시스템 구축과 함께 학사 행정 지원, 교육 연구지원체제 등에 투자하고 있으며 e러닝, 그룹웨어 및 대학 정보화 관련 솔루션을 도입하거나 자체 개발하고 있다.
대학 정보화를 위한 대학들의 움직임에서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모바일 캠퍼스 구축이다. 최근 대학들은 캠퍼스내 무선 환경을 구축해 학생들이 강의실, 식당, 벤치 등에서 정보를 검색하거나 이메일을 주고받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하지만 불안한 시스템 환경, 낮은 대역폭, 보안, 할당된 IP 자원 관리 및 전 캠퍼스를 커버할 수 있는 액세스 포인트(AP) 부족 등과 같은 풀어야 할 문제도 여전히 남아 있다.
대학 포털 시스템은 산재된 정보 접속 창구의 단일화를 위한 시스템으로 신분에 따라 개인화된 기능과 정보를 제공한다. 교육, 휴가, 수업시간표 등 기간 데이터와 연계해 일정관리 기능과 함께 전자우편, 게시판, 명함 및 자원관리 기능도 제공한다.
그렇다면 국내 대학 전산실 담당자들이 생각하는 대학 정보화 수준은 어느 정도나 될까?
본지가 창간 11주년 특집으로 자체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국내 36개 대학의 정보화 수준은 약 3.6으로 나타났다(5점 척도 계산. 1:매우 낮다. 3:보통. 5:매우 높다). 구체적으로 보통이다(3점)라고 답한 대학은 18개로 50%, 약간 높다가 15개 대학으로 약 41.7%, 그리고 매우 높다가 3개 대학으로 약 8.3%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살펴봤을 때 경기도 지역 대학이 4점으로 가장 놓았고 다음으로 경상도(3.8), 서울(3.6), 전라도(3.5), 충청도(3.1) 순으로 나타났다. 또 대학별로는 사립대가 3.9로 가장 높았고 산업대·국립대(3.5), 교육대(3) 순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국내 대학 정보화 수준이 생각보다 낮은 이유는 부족한 전산 인력과 예산을 꼽을 수 있다. 현재 대학들이 추진하고 있는 대학 정보화는 한 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대학 환경과 IT 발전에 따라 지속적으로 추진되어야 할 과제다.
전문가들은 “대학 정보화를 위해 인적·관리적·기술적 관점에서 장기적인 캠퍼스 IT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인적문제는 전산 담당 인력을 포함해 학생, 교직원 및 교수들이 안고 있는 정보화 정책의 문제로 정보화 윤리·마인드, 저작권 및 정보보호 등이 이에 속한다. 관리적인 문제는 대학 정보화를 위한 정책 입안, 집행 및 평가를 위한 리더십과 각종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등 정보화 인프라에 대한 유지보수, 업그레이드 및 보안에 대한 세부적인 관리 체제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기술적인 문제는 네트워크, 서버 등의 하드웨어와 그룹웨어 및 각종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전문적인 내용이 필요하다.
많은 대학들이 대학 정보화 수준을 결정하는 요인으로 꼽고 있는 전산 담당자 인력은 한 대학당 약 8.2명(36개 대학 총 295명)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수치는 많게는 몇 만명에서 적게는 몇천명의 학생을 갖고 있는 대학 사정에 비춰볼 때 턱없이 부족한 수치다. 대학별로는 산업대가 11명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국립대(9.6명), 사립대(8.2명), 교육대(2.6명) 순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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