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네트워크 장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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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네트워크 장비
  • 강석오 기자
  • 승인 2004.09.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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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시장 편입 위한 발판으로 틈새 ‘주목’ … 시장·고객·상품별 특화·전문화 필수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가능성 있는 곳에 집중 투자하라”

국산 반도체, 이동통신단말기, 정보기기 등은 경쟁력을 갖추고 있지만 네트워크/통신 장비만큼은 국내 시장에서 힘을 쓰지 못하고 주류시장에서 소외돼 있다. 이는 외산에 비해 기술력이나 자본력 등 거의 모든 부문에서 경쟁력이 취약할 뿐 아니라 군소 업체가 난립한 가운데 대부분 가격 위주로 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 업체들은 틈새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며 점차 주류시장으로 진입을 시도, 국산 네트워크/통신 장비도 성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아직 외산과 어깨를 같이할 정도는 아니지만 전략과 전술을 통해 입지를 마련한 가운데 다양한 틈새시장 발굴에 나서고 있다. 차세대 네트워크 시장 개화와 맞물려 변방에만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주류로 편입될 수 있을지 국산 네트워크/통신 장비들이 그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강석오 기자·kang@datanet.co.kr|

국내 네트워크/통신 장비 개발업체들이 선진 다국적 벤더들과 동등한 입장에서 겨룬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기술력이 미흡한데다 전반적인 네트워크/통신 장비산업 기반 자체가 취약해 적기적소에 시장 진입조차 버겁기 때문이다. 여기에 힘들여 상용화를 했다하더라도 브랜드 인지도는 물론 마케팅과 영업력이 크게 뒤져 선진 다국적 벤더들과의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영세하고 기반이 취약한 국내 네트워크/통신 장비 개발 업체들이 오랜 기술 축적과 막강한 자본력을 갖추고 있는 이들 다국적 벤더들을 뒤쫓는 일은 사실상 ‘계란으로 바위치기’에 가까운 셈이다. 이 때문에 업계 관계자들은 ‘아무리 힘을 내 다국적 기업들을 쫓아가도 저들은 멀찌감치 도망갈 뿐이다’, ‘모든 것이 절대적으로 열악한 현실에서 선진 다국적 기업들을 따라잡기는 쉽지 않다’고 토로하고 있다.
그럼 국내 네트워크/통신 장비 산업의 미래는 없는 것인가. 업계 관계자들은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라고 말한다. 즉, 선진 다국적 기업들이 미리 자리를 잡고 있는 거대한 완제품 시장을 뚫고 들어가는 것은 무리지만 비집고 들어갈 만한 시장은 아직도 충분하다는 주장이다. 이른바 틈새시장 전략이 그것으로 진입 장벽이 높을수록 틈새도 그만큼 많다는 논리로 완제품이 안되면 반제품으로라도 시장을 개척할 수 있다는 것이다.

“틈새시장 전략으로 승부하라”
틈새시장이란 원래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진입 장벽이 높아 새롭게 시장으로 비집고 들어가기에는 규모가 작은 기업이나 신제품의 경우 기존 경쟁자들이 미처 신경 쓰지 못했던 시장을 찾을 때 새로운 기회가 생겨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이미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다수 기업들이 포지션 한 상황에서 후발업체가 기존 제품들이 못보고 넘기거나 무시했던 수요층을 타깃으로 새로운 제품 공급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높여나가는 것이다. 하지만 기회가 많은 만큼 반대로 위험 부담 역시 많다.
외산이 장악하고 있는 시장이라도 국내 업체들이 도전할 만한 여지는 여전히 남아 있다는 것. 메트로 이더넷 스위치 개발 업체인 다산네트웍스나 L4~7 스위치 전문 업체인 파이오링크가 그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업계에서는 지적한다.
다산네트웍스는 외산이 독점하고 있는 코어나 에지 영역이 아닌 메트로 이더넷 액세스 분야에 집중, 그나마 국산 장비의 자존심을 세웠다는 평가속에 최근 독일의 지멘스가 인수하며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을 서두르고 있다. 파이오링크 역시 L4~7 스위치 개발에 줄곧 매달려 외산이 거의 독점하다시피 하던 국내 시장에서 선전하며 최근 일본 등 해외로 시장을 넓혀나가며 외산과 겨루고 있다.
또 다른 업체는 IP 대세론으로 경쟁사들이 거들떠보지 않는 ATM 분야를 지속적으로 공략해 입지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 애드팍은 다국적 기업을 비롯 국내 업체들이 IP 네트워크와 같은 뜨는 분야에 주력할 때 수요는 크지 않지만 초고속국가망이나 관공서, 통신서비스 사업자들이 필요로 하는 ATM 분야에 집중, 꾸준히 매출 상승을 보이며 차세대 IP 분야로 영역을 넓혀 나가고 있다. 그러나 이들 업체들 역시 틈새를 공략, 절반의 성공을 거뒀지만 주류시장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아직 가야할 길이 험난하다.

아이디어와 차별화가 ‘포인트’
하지만 이러한 몇몇 업체들의 틈새시장 개척을 통한 선전은 국내 중소업체들에게 틈새시장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있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은 국산 네트워크/통신 장비산업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사전에 시장을 충분히 파악하고 도전할 경우 성공 기회는 그만큼 높아지는 법. 이에 따라 현재 IP 컨버전스, IPv6, ITM(Internet Traffic Management), MSPP(Multi Service Provisioning Platform), 홈네트워킹 등 차세대 네트워크 분야에서 국산 장비들이 틈새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성공적인 사례에도 불구하고 미래가 여전히 불투명한 것이 국산 장비 업계가 처한 현주소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네트워크/통신 장비 시장은 막강한 자본력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다년간 전세계 시장에서 축적한 노하우와 촘촘한 판매망 등을 앞세운 다국적 업체들의 시장 장악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차세대 네트워크 시장 역시 다국적 기업들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는 반면 경쟁력이 약한 국내 업체들은 들러리로 밀리고 있어 국내 중소형 업체들은 틈새시장을 발굴하는 등 전략적 차별화에 나서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렇듯 국내 업체들에게는 성공보다는 여전히 실패라는 위험요소가 높은 가운데 외산 장비의 공세로 타격을 입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중소형 업체들은 시장은 물론 고객, 상품별로 특화 및 전문화 전략으로 틈새시장을 노리는 게 바람직하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물론 이러한 틈새시장 전략이 그대로 통한다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네트워크/통신 장비 시장을 휩쓸고 있는 다국적 기업들과의 정면 승부를 피하고 국산 장비 산업의 성장 기반을 다져나가기 위해서는 중단기적으로 틈새시장 전략으로 갈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가능성에 투자하고, 고객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것이 성공 확률을 높이는 지름길일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산 네트워크/통신 장비의 시장 진입 장벽이 갈수록 높아지며 이미 외산이 점령한 거나 다름없는 가운데 그나마 남아 있는 틈새시장조차 눈독을 들이고 있어 간단히 생각하고 뛰어든다면 낭패를 보기 십상”이라며 “국내 IT 경기는 어렵지만 세계적으로 보면 IT, 반도체 등의 경기가 호전되고 있는 만큼 당장은 어렵더라도 기술력을 무기로 시장성을 꼼꼼히 따져보고 주류시장으로 파고들기 위한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틈새를 노리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다산·파이오링크, 국내 넘어 해외로 사업 확장
이처럼 국내 IT 산업중 이동통신단말기, 반도체, 정보기기 등은 미국, 일본, EU 등 주요 국가들의 경기회복세에 힘입어 수출이 호조를 보이며 선전하고 있지만 유독 네트워크/통신 장비 분야는 수출은 고사하고 내수에서조차 고전을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소형 스위치나 라우터 등은 이미 대만이나 중국산 저가형 장비가 차지한지 이미 오래고, 국내 업체들은 개발을 거의 중단한 상황으로 새로운 사업거리 찾기에 분주하지만 경쟁력이 취약한 가운데 군소 업체들의 난립으로 경쟁만 치열하다. 그만큼 경쟁력을 갖추고 시장을 비집고 들어가기란 말처럼 쉽지 않은 가운데 침체된 국내 네트워크/통신 장비 산업의 부흥을 위한 돌파구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다산네트웍스는 독일 지멘스의 인수를 계기로 국내 벤처에서 탈피, 글로벌 기업으로의 비상을 시도하고 있다. 당장 기존 사업 구도에는 큰 변화는 없을 전망이지만 지멘스가 1억유로를 투자해 다산을 IP 네트워크 장비 개발의 전진기지로 키워나갈 계획으로 있어 지멘스의 R&D센터 역할을 통한 기술력 축적으로 국내 장비 벤더로는 드물게 글로벌 기업으로의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최근 다산은 메트로 이더넷 스위치, VDSL 등 기존 사업뿐 아니라 차세대 유망사업으로 부상한 홈네트워크 시장 공략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지난해 대만 액톤과 제휴를 통해 무선랜, 중소형 장비 유통망을 구축한데 이어 차세대 홈 네트워크 장비도 출시할 예정이다. 또 조만간 IPv6 기반의 홈네트워크 라우터를 선보일 계획으로 통신사업자들의 투자 축소 등으로 침체된 국내 시장에서 새로운 활로를 모색중에 있다.
노텔, 시스코, 라드웨어 등이 독점하던 국내 시장에서 L4~7 스위치 전문기업으로 자리매김하며 독자적인 행보를 착실히 해오고 있는 파이오링크는 국내 VPN 로드밸런싱 시장의 80%의 시장점유율을 나타내며 주가를 올리고 있다. 현재 국내외 금융권을 비롯 기업, 공공기관 등 다양한 레퍼런스를 확보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일본 지사를 설립하는 등 일본, 중국 등 해외 시장 개척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파이오링크의 이러한 성과는 국내 업체들의 벤치마크 대상이 될 정도로 국산 장비로는 보기 드문 선전이다. 최근에는 ‘핑크박스’ 시리즈의 국내 공급 채널 확대를 비롯 티핑포인트의 침입방지시스템(IPS)인 유니티원과 로드밸런싱 연동 테스트를 마치고 공동마케팅을 통해 새로운 시장 만들기에 나서는 등 다양한 시장을 타깃으로 L4~7 스위치 공급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더불어 창업주 체제에서 전문 경영인 체제로 전환, 틈새에서 벗어나 주류시장 진입을 위한 시동을 걸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벨랩을 꿈꾸며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애드팍·엔에스텍, ATM·QoS 시장서 입지 확대
랜 영역에서는 ATM이 당초의 기대를 저버렸지만, 왠 영역에서는 아직은 건재한 가운데 애드팍은 국내 장비 개발 업체들이 대부분 IP 네트워크로 옮겨간 상황에서도 꾸준히 ATM 시장을 공략해 국내 최대의 액세스단 ATM 장비 공급업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현재 정보통신부, 법무부, 해양수산부, 노동부, 환경부, 행자부, 대검찰청, 병무청 등 대부분의 공공기관을 ATM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최근에는 메트로 이더넷의 단점을 메울 수 있는 메트로 ATM L3 스위치인 ‘패스파인더(PassFinder) AP4810-L3’를 출시, 이더넷의 폭발적인 성장에 가려 그간 시장에서 별 관심을 끌지 못했지만 우수한 보안성과 QoS를 앞세워 메트로 ATM이라는 틈새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더불어 PoE(Power over Ethernet)를 지원하는 L2 스위치를 비롯 BcN 시장 공략을 위해 모듈러 타입의 멀티서비스 라우터를 출시하는 등 지속적인 신제품 개발을 통해 시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처럼 애드팍은 ATM 초고속국가망용 라우터와 VoIP 장비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며 약진하고 있는 가운데 자체 개발한 VoIP, PoE 스위치, 영상 솔루션, VPN 솔루션들을 하나로 결합해 통합 솔루션 벤더로서의 입지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네트워크 트래픽 관리 전문업체인 엔에스텍은 ‘태스크QoS(TaskQoS)’를 앞세워 QoS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올해 성능과 기능이 대폭 개선된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기존 대역폭 기준 라인업 체계에서 대역폭과 목표 시장, 업그레이드 적용 폭을 고려한 플랫폼 체계로 제품 라인업을 재정비하고 메이저 업체로의 자리매김에 적극 나서고 있다.
엔에스텍은 대역폭 및 트래픽 관리 기술인 QoS 솔루션, 데이터 압축 전송 및 관리 기술인 웹 가속 솔루션 등의 기반 기술을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현재 하나로텔레콤, 대전중소기업지원센터, 중앙신용정보, 동양생명, 고려대, 건국대, 서울보건대학, 한국항공우주산업, 마산시, 충주시, 여수시, 영월군, 영광군 등 다수의 레퍼런스를 확보하고 있다.
일반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부터 대학, 공공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장에서 패킷티어, 앨럿 등 외산과의 대결에서 선전하며 입지를 넓혀 나가고 있다. 특히 새롭게 선보인 신제품과 시장의 요구에 부합하는 플랫폼 체계의 제품 전략을 앞세워 보다 세분화된 QoS 시장을 공략, 세계적인 QoS 장비 개발업체로 도약한다는 비전을 세워 놓고 있다.

엔피아·글로벌다윈, ITM 시장서 선전
토털 네트워크 솔루션 전문기업을 표방하고 있는 니트젠테크놀러지스 엔피아 사업부문은 ‘모든 네트워크와 시스템의 무장애 보장, 서비스 가동률 99.9%’를 슬로건으로 STM (System Traffic Management)이라는 틈새시장 개척을 가속화하고 있다. 공공, 금융, 인터넷 콘텐츠 서비스 기업을 타깃으로 트래픽 폭증에 따른 시스템 장애를 사후 처리가 아닌 사전 차단을 목표로 ‘아이피마스터(IPMaster)’의 공급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
현재 금융권을 비롯 대형 인터넷 포털, e러닝, 방송 등 대용량 콘텐츠 서비스 기업들을 타깃으로 시장 공략을 강화중으로 공공기관, 홈쇼핑 등으로 시장 영역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 지사를 설립, 멀티미디어 서비스용 네트워크 구축을 비롯 컨설팅, 운영, 유지보수 전반을 포괄하는 네트워크 아웃소싱 서비스 등 자사 핵심 역량을 앞세워 일본 멀티미디어 네트워크 시장 공략도 본격화했다. 특히 미국의 벤치마크 테스트 전문 회사인 라이온브리지(Lionbridge)의 베리테스트(VeriTest)에서 기존 L4 스위치보다 우수한 성능을 입증한 것을 계기로 아시아, 유럽, 미국 등지로 토털 아웃소싱 서비스 수출을 더욱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웹 가속기 개발 전문업체인 글로벌다윈은 ‘스마트CDS(SmartCDS)’를 앞세워 국내외 웹 가속기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인터넷 콘텐츠의 대용량 멀티미디어화 가속화로 인해 기존의 CDN이나 캐싱 솔루션을 활용한 속도개선 기술이 한계에 부딪치고 있어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솔루션으로 웹 가속기가 새로운 틈새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현재 경찰청, 문화관광부, 한국관광공사, 교통개발연구원, 조달청, 국방부, 산림청, LG전자, 대한생명, 경성대 등을 레퍼런스로 확보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부스트웹, 레드라인 등의 외산을 제치고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최근 CDN과 같은 캐싱 기술보다는 웹 가속기를 이용해 웹 응답 속도를 해결하는 업체가 많아지고 있는 추세로 캐싱 서버보다 우수한 효율성으로 인해 시장이 점차 확대되고 있어 올해 20억~30억원 매출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 혼다자동차, 후지산케이그룹의 온라인 쇼핑몰을 비롯 제조, 건설, 보험 등 다양한 분야의 일본 기업들에게 스마트CDS를 제품을 공급하며 해외 시장 개척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이를 통해 올해 일본 지역 수출 물량만 170만달러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리드·아이비트, 차세대 네트워크 시장 공략 ‘시동’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의 TDX 교환기 개발사업, CDMA 이동통신시스템 사업 등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온 연구원들이 설립한 뉴그리드테크놀로지는 통신장비 전문 개발 업체로 최근 KT, SK텔레콤을 레퍼런스로 확보하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그리드의 차세대 주력 장비인 ‘NGSG’는 올(ALL) IP 기반의 차세대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광대역통합망(BcN)의 핵심장비로 기존 유무선 전화망과 IP 패킷망 사이에서 SS7 메시징 중계기능을 제공한다. KT BcN 테스트베드에 ‘시그널링 게이트웨이(Signaling Gateway)’와 ‘트렁크 게이트웨이(Trunk Gateway)’를 공급한데 이어 굿모닝신한증권 전 지점에 VoIP 통합 솔루션인 ‘프리라인(FreeLine)’을 공급하며 점차 주가를 올리고 있다.
SK텔레시스와 공동으로 SK텔레콤의 신호망고도화 프로젝트에 시그널링 게이트웨이(SG) 공급권을 확보, ‘NGSG’를 공급함으로서 국내 BcN 장비 시장 공략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특히 BMT에서 시스코 등 쟁쟁한 외산 장비들을 제쳐 그간 틈새에 머물러 있던 국산 장비들의 차세대 네트워크 시장에서 주류시장으로 진입할 가능성을 높였다는 평이다.
IPv6 원천기술 개발업체로 IPv6 라우터 개발에 매진해 온 아이비트는 지난 2001년 IPv4/6 트랜스레이터(Translator)를 실시간 운영체제(RTOS) 기반으로 자체 개발한데 이어 지난해 말 IPv4/6 변환기인 ‘포식스-1000R(Forsix-1000R)’이 국제 IPv6포럼에서 발행하는 IPv6 레디 로고 인증을 획득했다. 올 초에는 SNMP 기능이 추가된 트랜스레이터인 ‘포식스-2000R’을 개발했고, 현재 VoIP 및 VPN용 트랜스레이터 등 제품 라인업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최근에는 엔터프라이즈 중소형 IPv4 및 IPv6 듀얼 스택 라우터인 ‘포식스-3200’을 비롯 소형 홈 라우터인 ‘포식스-3100’을 출시했다. 포식스-3200은 사실상 국내 최초의 IPv6 라우터로 정보통신부가 추진하고 있는 코리아v6(KOREAv6) 프로젝트 등의 IPv6 선도망에 적용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가운데 일반 기업과 공공 등을 타깃으로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아이비트는 국산 IPv6 상용 라우터 출시를 계기로 기존 R&D 중심의 조직을 마케팅 및 영업조직 중심으로 전환, 차세대 인터넷 시장 공략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또 축적된 데이터통신 기술을 바탕으로 IPv6 통신 단말기 등 세계적인 IPv6 관련 제품 및 망 진화에 대응해 다양한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외산에 맞서는 한편 해외 시장 공략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아이티·코위버, 차세대 옵티컬 시장서 두각
광통신 기술과 관련된 광통신 시스템을 주력으로 하고 있는 아이티는 차세대 옵티컬 장비로 부상한 MSPP 시장에 도전장을 던져 EoS(Ethernet over SONET)를 적용한 NG-SDH 칩과 시스템의 상용화를 일궈내는 등 루슨트, 노텔, 시스코 등과 맞서고 있다.
현재 자체 개발한 칩을 기반으로 RT(Remote Terminal) 장비인 이더트랜스(EtherTrans) 1000과 1000R을 상용화, 지난해 이더트랜스 1000을 KT의 MSPP 테스트베드에 공급했다.
아이티는 COT(Central Office Terminal)보다는 외산과의 경쟁력이 있는 가입자계 장비인 RT를 중심으로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COT 장비인 이더트랜스 3000의 상용화도 서두르고 있다. 특히 기술혁신을 통해 세계적인 광통신 전문업체로 자리잡기 위해 중장기 목표로 데이터와 전송분야를 통합한 칩 개발을 통해 BcN과 같은 차세대 네트워크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광전송 장비 전문 개발업체인 코위버는 삼성전자에서 광전송 장비를 전문적으로 연구했던 인력 등으로 구성돼 기술력만큼은 마켓 리더라고 자부하고 있는 가운데 기존 중소형 광전송 장비 등 틈새시장 중심에서 벗어나 차세대 옵티컬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MSP P 시스템인 플러스(PLUS)-M4/M1이 KT의 가입자계 MS PP 장비 계약 우선 협상 대상자 1순위로 선정됐고, 액세스 광단국장치(I-MUX)도 KT의 BMT를 통과하는 등 선전하고 있다.
특히 코위버는 다양한 제품 라인업 구축으로 시장 상황에 능동적인 대처가 가능, 시장 성장을 주도할 아이템인 MSPP 시장 공략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외국계 통신장비업체와의 제휴로 동남아 등 해외 진출도 적극 모색하고 있다. 현재 KT를 비롯 파워콤, 하나로텔레콤, 데이콤 등을 레퍼런스로 확보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에는 130억원의 매출 달성에 그쳤지만 올해는 200억원의 매출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양한 솔루션과 차별화로 틈새 공략
이처럼 다양한 네트워킹 영역에서 일부 업체들이 선전하며 고만고만한 틈새시장 플레이어가 아닌 주류시장으로 진입하기 위한 행보들이 본격화되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 업체들은 아직도 사업 방향을 찾지 못해 고전하고 있는 상황으로 다양한 솔루션과 전략 마련을 통한 틈새 개척이 시급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차세대 하이테크 분야에서 아직은 소수지만 세계 굴지의 다국적 기업들을 꺾고, 토종 업체들이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등 국내 장비업계에도 희망이 생겨나고 있다”며 “기존 외산 벤더들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이들보다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해야 하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무리이기 때문에 보다 우수한 기술, 품질, 고객 서비스 등의 차별화를 통해 시장을 집중 공략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제반 여건이 불리한 상황에는 세분화된 특정 시장에 마케팅 노력을 집중함으로써 잠재적인 수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틈새시장 전략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할 것이다. 즉, 충분한 자원과 능력을 갖추지 못한 국내 업체들에게는 틈새시장 공략을 통해 경쟁력을 키우고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것. 여기에는 기술력 못지 않게 상황에 따른 다양한 전략과 전술이 중요하게 작용한다.
업계 관계자는 “선택한 틈새시장에서 판매량을 늘려나가기 위해서는 단기적으로 수익률을 희생하더라도 제한적인 투자를 통해 목표 시장에서 선도적 시장점유율을 유지함으로써 중장기적으로는 ROI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가격정책은 전략의 부분이지 전부가 아니기 때문에 지나치게 가격적인 측면만을 내세울 경우 출혈경쟁을 야기해 경쟁력을 오히려 약화시킬 뿐”이라고 경고했다.
따라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국내 기업들은 다양한 아이디어와 상품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차별화에 적극 나서야만 수익성 확보를 통한 성장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는 얘기다. 즉, 다국적 벤더들의 국내 시장 독과점은 네트워크/통신 장비의 다양화를 가속화시키고 있어 이들 다국적 벤더들의 손이 미쳐 미치지 않는 틈새시장에서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찾을 수 있을 수 있다는 것.

R&D 중심 투자전략과 시장 세분화 필요
과거에 비해 국내 업체들의 기술력이 크게 성장했지만 선진 다국적 기업들과의 거리는 여전하다. 최근 틈새시장 공략 전략이 성공해 선전을 하는 국내 업체들이 생겨나고는 있지만 원천 기술과 요소 기술을 다년간 축적해온 외산 벤더들에게 밀리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따라서 관련 업계의 역할분담을 통해 공동 개발 및 마케팅은 물론 정부 차원 지원 체제 확립을 통해 외산과의 기술 격차를 줄이는 등 우선 기초체력 확보에 적극 나서는 등 기본부터 차근차근 밟아 나가야 할 것이다. 공든 탑은 쉽게 무너지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어렵게 국산화에 성공하고도 국산이라고 시장에서 외면을 당하는 것이 현실임을 감안하면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들과 더불어 다양한 시장 개척과 수익 모델 발굴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며 “단기적인 성과에 급급해 하지 말고 R&D 중심의 중장기적인 투자전략 마련과 시장 세분화를 통해 국산 장비의 입지를 넓혀 나가야 할 것으로 틈새시장 전략이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부족한 기반기술 확보를 위해 적극적인 선진기술을 수용, 공격적인 상품을 비롯, 부가가치가 높은 다양한 응용 상품 개발 등 기존 제품이나 서비스에서 틈새를 찾고, 미래 예측을 통한 틈새를 발굴해 내는 것이 후발주자의 약점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으로 제기되고 있다. 즉, 반짝하는 신종사업보다는 기존 시장에서 새로운 틈새를 개척해 나가 미래 시장을 대비해 나가는 것이 좀 더 안정적이고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산 네트워크/통신 장비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기술 개발을 비롯 고부가 제품 라인업 구축을 통한 전략 분야 육성으로 외산과 맞설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하는 일이 시급한 상황”이라며 “발상의 전환을 통한 틈새시장 발굴이 경쟁우위가 가능한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는 기회라는 것을 상기하고, 다양한 성공사례 등도 분석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무기로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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