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그때 그 기술, 사람, 그리고 회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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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그때 그 기술, 사람, 그리고 회사들
  • Network Computing
  • 승인 2004.0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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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RVIVOR’S GUIDE TO 2004
비교적 무난하게 또 힘든 한 해를 보냈다. 다행이라고 생각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과거 그 어느 때보다도 더 유연하고 효율적이며 생산적이 되어야만 생존할 수 있었을 것이다. 또한 기술쪽을 보완하기 위해 비즈니스에 더욱 우선순위를 두기도 했을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벌써 지갑끈이 느슨해진 것을 목격하고 있을 것이며, 분석가들은 2004년 IT 예산이 2.3%에서 5% 이상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지난 한 두 해 동안 붙들어 왔던 일부 프로젝트들을 위해서는 좋은 조짐이지만 여전히 우선순위를 정할 필요는 있다.

당신의 결정을 돕기 위해, 美 네트워크컴퓨팅에서는 그동안 다뤄온 7개 부문의 핵심 시장을 평가하고자 서바이버 가이드를 마련했으며, 리얼월드 랩에서 지난 한 해 동안 제품을 평가하고 변화하는 동향을 분석해 온 기술 전문가들이 직접 나섰다.

2004년에는 비즈니스 전략을 네트워크 컴퓨팅의 공식적인 핵심 취재 부문으로 추가하기로 했으며, 기술 구매를 위한 사업적 정당성을 구축하는 것을 돕기 위해 업체들의 존속성을 계속 평가해 나갈 것이다. 비즈니스 에디터인 데이비드 조아킴이 IT 비즈니스 관계의 상황에 대해 분석한 기사가 본문에 들어 있다.

그리고 과거를 되짚어본다는 의미에서 우리는 발행인 겸 전 편집장이었던 프리츠 넬슨에게 현재의 IT 업계를 판도를 결정한 기술, 사람, 그리고 회사에 대한 회고와 전망을 얘기해줄 것을 요청했다. 우선 그와 함께 감상적인 여행부터 시작해보자.

[SURVIVOR’S GUIDE TO 2004] 1. 그때 그 기술, 사람, 그리고 회사들

실패와 악몽, 그리고 도산, “아픈 만큼 성숙해 진다”

우선 밝혀두건데, 필자는 이런 종류의 회고 기사를 쓰기에는 아직 너무 젊다. 편집자는 단지 회고 기사가 유행이고 나 역시 그런 류의 사람일거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이 원고를 청탁했을 것이다.

필자는 팀 버너 리(Tim Berner-Lee: 월드 와이드 웹의 창시자)가 막 웹을 생각해냈을 당시 한 회사의 IS 부서에서 근무를 했다. 당시 우리의 가장 큰 도전은 다이얼 아웃 네트워크 모뎀 풀을 구성하는 것이었는데, 아티소프트(Artisoft), 반얀(Banyan), 헤이즈(Hayes), 메지(Madge), 프로테온(Proteon), 라칼(Racal), 시놉틱스(Synoptics), 웰플릿(Wellfleet) 등의 굵직굵직한 업체들이 끝없이 당시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었다.

지금까지 나는 계속 앞으로 나가는 쪽을 선택해 왔지만 지금 이 자리에서는 머리를 굴리고 기술의 역사를 돌이켜 봄으로써 제품의 실패와 이행의 악몽, 그리고 회사의 도산을 막을 수 있게 돕도록 강요당하고 있다.

사람들은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고 말을 하며, 나는 이 여행에서 두 가지를 모두 경험했다. 지난 날 기술과 회사의 흔적들은 여전히 우리에게 남아 있으며, 어떤 것들은 이전 모습의 그림자를 간직하고 있고 완전히 알아차릴 수 없게 된 것들도 있다. 그리고 별다른 허풍 없이 처음 약속했던 것보다 훨씬 더 진보를 이뤄낸 것들도 있다. 이들이 이룬 변화와 변모는 흥미로운 것이며 어떤 경우에는 별다른 재미를 느끼게도 해준다(예를 들어 이 기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우리 웹사이트에 있는 프로테온 링크를 클릭하면 포르노 사이트에 들어가게 된다).

2003년 8월 7일자 컬럼에서 필자는 전설적인 SNA 게이트웨이 업체인 래빗 소프트웨어(Rabbit Software)를 포함해 PDP-11의 길을 걸어온 몇 개 회사를 언급한 바 있는데, 여기에 대해 많은 독자들이 래빗과 그 종말에 대한 비화를 보내 왔다. 덕분에 나는 래빗이 미들웨어란 말을 만들어 특허를 냈다는 사실, 그리고 이 회사가 노벨에 인수될 뻔 했었다는 사실, 그리고 결국은 탱그램(Tangram)과 합병을 했으며 이 회사는 2001년 래빗 제품 라인을 종결시켰지만 여전히 존재하는 곳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이런 변화를 주도한 사람을 잊지 않기 위해 야콥 렉터라는 TN3270을 만든 사람에 대해 생각해 보자. 이것은 물론 SNA의 죽음을 알려주는 조종들 가운데 하나였다. 렉터는 현재 다른 유망 기술인 MPLS에 참여하고 있다.

TCP/IP는 FTP 소프트웨어, 쿼터덱(Quarterdeck), TGV, 월렁옹, WRQ 등 90년대 초반 전성기를 맞았던 회사들의 탄생을 가져왔다. 하지만 결국 마이크로소프트가 이런 회사들의 상당수를 돌보게 됐으며(여기서 돌본다는 말은 산 채로 먹었다는 뜻이다), 시스코가 TGV 등 회사들을 돌보게 되었다.

이 시절 시스코의 강적은 케이블트론(Cabletron)이었는데, 케이블트론은 통합 경향을 따르는 대신 아프리즈마(Aprisma), 엔터라시스(Enterasys) 및 리버스톤(Revier-stone)을 만들어 자체 분열을 시도했다. 구 케이블트론 CEO였던 크레이그 벤슨(Craig Benson)은 현재 뉴 햄프셔 주지사가 됐으며, 그의 파트너이자 공동 설립자였던 로버트 레빈(Robert Levine)이 야전 부대에서 영업 회의들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 참가하던 두 사람이 긴 회의가 너무 싫어서 의자가 없는 높은 테이블을 가져다 놓았다는 얘기도 들었다. 케이블트론은 또한 시큐어 패스트 버추얼 네트워킹(Secure Fast Virtual Networking)으로도 기억될 것이다. 정말 좋았던 그 시절이었다.

컴퓨서브(CompuServe)나 유유넷(UUnet)도 먹어치운 월드콤(WorldCom)에게 먹힌 MCI는 어떤가. 처음 월드콤은 MCI의 이름과 그 답답한 장거리 회사의 유산을 벗어버렸지만, 최근 신세대 서비스 사업자 월드콤으로서 그 이름을 다시 MCI로 바꾸어 월드콤의 실추된 이미지를 제거하고자 시도하고 있다. 그리고 현재 실권을 잡고 있는 사람은 마이클 카펠라스(Michael Capellas)로 그는 다름 아닌 자신이 CEO로 있던 컴팩을 먹어치운 휴렛팩커드에서 실권을 잡았던 사람이다.

우리는 계속 돌고 돌아간다. 10년 전 노벨은 AT&T로부터 USL(Unix Systems Labs)을 사들였다. 올해 노벨은 수세(SuSE) 리눅스를 샀다. 본지 자매지인 VAR비즈니스의 기술 에디터이자 네트워크 컴퓨팅의 창간 편집장인 데이비드 스톰은 이것이 계속 되풀이 되는 데자뷰일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오늘날 리눅스 쪽의 가장 큰 가시는 SCO다. 그 뿌리는 캐노피 그룹(Canopy Group)에 있는데, 이 곳은 레이 누다(Ray Noorda)가 지은 집에서 성장한 벤처 자본 민간 회사며, 누다는 80년대와 90년대 초반 노벨의 CEO 겸 회장을 역임한 바 있다. 누다는 AT&T에서 USL을 사들이는 데 결정적인 공헌을 한 배후 인물이다.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우리는 ‘서바이버’라는 이번 호의 주제에 보조를 맞춰 IT 세계에 많은 영향을 미쳤고 어떤 경우는 지금도 미치고 있는 기술과 사람, 그리고 회사들을 함께 묶어 보았다.

사라지고 잊혀진 기술

디지털 이퀴프먼트의 알파 프로세서
초창기 64비트 칩 가운데 하나인 알파는 암을 치료하고 세계의 평화를 가져다 주며 DEC(Digital Equipment Corp)의 부담을 줄여줄 것을 약속했다. 그러나 DEC에서 나오는 다른 것들과 마찬가지로 이것은 DEC 플랫폼에서만 돌아가며 다른 곳들은 유닉스 플랫폼을 선택했다. 컴팩은 DEC가 남긴 것들을 산 후 알파를 계속 추진했지만 HP가 지난해 마침내 그 행보를 중단시켰다. 한바탕 소동만 남기고 사라진 기술이다.

X.400
X.400을 기억하는가? 흥미롭고 혁신적이기까지 한 이 텔레콤 표준은 사람들이 명함에 이메일 주소를 넣기 시작했을 무렵에 태어났으며, 위치나 메일 시스템, 혹은 전송수단에 관계없이 이메일로 즉시 모두가 소통할 수 있도록 해준다는 약속을 했다. 각각의 X.400 주소는 1천100개 문자 길이로 돼 있다.

제너럴 매직(General Magic)의 매직 캡(Magic Cap)
애플 뉴턴이 시대에서 몇 년을 앞서 갔다면 애플에서 분사한 제너럴 매직의 매직 캡은 몇 광년을 앞서 갔다. 이 회사의 소프트웨어 대행자 기술인 텔레스크립트(Telescript)를 이용해 이것은 웹에서 ‘자동으로’ 꽃을 주문하고 식당을 예약하며 주가를 확인할 수 있게 해준다. 제너럴 매직은 결국 여러 가지들 중에 음성 인식으로 이동을 했으며, 2002년 마침내 이것을 전면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오픈독(OpenDoc)
교차 플랫폼 기술인 오픈독은 애플과 IBM, 로터스 등의 회사들(마이크로소프트는 참여하지 않았음)의 합작 개발품으로, 사용자가 한 문서에서 실행될 수 있는 맞춤 소프트웨어를 만들 수 있게 해주도록 만들어졌다. 지금도 이것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얘기는 가끔씩 들린다.

입실론의 ‘컷 쓰루(cut-through)’ 스위칭
입실론(Ipsilon)은 이것이 라우터 백플레인에서 ATM과 IP의 좋은 것만을 결합시킴으로써 네트워킹을 극적으로 바꿔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컷-쓰루 스위칭 기술은 사실상 RFC에 들어갈 수 있게 해주었지만 이 기술을 신봉했던 다른 업체는 유일하게 노키아 뿐이었으며, 이 회사는 97년 입실론을 인수했다. 그 후 노키아의 파트너인 체크포인트 테크놀로지즈는 자사 방화벽에 라우팅 기술을 집어 넣었다.

ATM에서의 다중 프로토콜
ATM과 IP의 결합을 위해 시도되었던 또 하나의 실패작.

잊혀졌지만 사라지지는 않은 것들

무선 DSL
스프린트와 월드콤은 모두 대중들에게 무선인터넷 액세스를 전달한다는 희망에서 MMDS 대역 라이선스에 큰 돈을 쏟아 부었다. 그러나 이 기술은 실패하고 말았는데, 그 주된 이유는 가시선이 필요해 설치상 문제가 된다는 것이었지만, 모뎀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기도 했다.

블루투스(Bluetooth)
과대포장이 되긴 했지만 믿기 어려울 정도로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고 있으며 그럴 만한 이유도 충분하다. 랜 애플리케이션에서는 802.11 만큼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하지만 간단한 접속용으로나 제한된 거리 이상에서 비교적 느린 데이터 속도로 케이블을 대체하는 데는 도움이 된다.

토큰 링(Token Ring)
처음에는 FDDI로, 보다 최근에는 RPR로 두 번 부활했다.

푸시(Push)
한 때는 진정한 웹 콘텐츠 전달 기술로 일컬어졌으며 포인트캐스트(Pointcast)에서 주도했던 푸시 기술은 결국 소프트웨어 배포 툴로서 자기 자리를 찾게 되었다.

네트워크 컴퓨터(NC)와 넷PC
썬과 기타 업체들이 이 단말기 형태의 기계가 데스크톱을 대체하게 될 것이라고 예언한 것을 기억하는가? NC는 그 사촌인 씬 클라이언트 소프트웨어와 함께 이제 수직 시장의 틈새를 채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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