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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시절부터 시작한 프라모델, 골라 만드는 재미가 있다”
2004년 01월 08일 00:00:00
여행을 다녀와서 가장 선물을 많이 하고, 또 많이 받는 제품은 열쇠고리다. 여행지를 대표하는 건물 혹은 특산물 모형이 달려 있어 여행 다녀온 ‘티’를 내기도 쉽고, 부담도 크지 않기 때문이다. 프라모델(플라스틱 모델)은 열쇠고리에 달려있는 모형처럼, 실제 사물보다 크게는 1/8부터 작게는 1/700까지 축소해 놓은 조립품을 말한다. 다만 다른 점은 열쇠고리에 이용되는 건축물들은 대개 프라모델에는 사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프라모델을 두고 어떤 이들은 어른들을 위한 장난감이라고 부른다. 그도 그럴 것이 오토바이, 비행기, 자가용, 로보트, 인형과 같이 어린이들이 상당히 좋아하는 것들을 소재로 하면서도, 상당한 손재주를 요하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프라모델을 시작한 한국스토리지텍 고객지원팀의 김정균 씨는 손재주 하나만은 타고 난 듯 하다. 어려서부터 전자 제품을 만지작거리는 걸 좋아해 지금까지 뜯어보지 않은 제품이 냉장고 정도라니 정말 대단한 능력이다. 하지만 손재주 하나만으로 프라모델에 입문했다가는 금새 싫증을 느끼기 쉽다. 프라모델은 손재주도 손재주지만,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군대는 프라모델의 최고 모델

김정균 씨가 가장 좋아하는 장르는 군대(military)다. 지금까지 무선모형(Radio Control Model)을 제외하고는 모든 장르를 섭렵했지만, 군대만큼 매력적인 분야가 없다는 게 그의 결론이다. 각종 기록들을 뒤져가며 색감을 찾고, 세부적인 요소(기관총 등)들을 채워나가는 재미는 그 어떤 프라모델보다 흥미롭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독일군과 미군이 사용하는 탱크는 그 색깔도 다르고, 사용되는 총들도 달라, 동일한 모델인데도 색깔을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고 한다.

이쯤이면 김정균 씨가 페인트에 얼마나 많은 공을 들이는 지 얼핏 짐작이 갈 것이다.

그가 페인트를 시작한 것은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다. 당시에는 색도 많지 않은 데다가 주로 유성 페인트를 사용하다 보니 붓자국이 남곤 했다. 하지만 중학교에 올라가면서부터 페인트 종류가 크게 늘었고, 에어 브러시라는 획기적인 제품까지 등장했다. 에어 브러시는 쉽게 말하면 스프레이와 같지만, 화구용은 그보다 훨씬 작아 열심히만 연습하면 글씨를 쓸 수도 있다. 중학교 시절부터 프라모델에 일가견이 있던 터라, 그에게 에어 브러시로 글씨를 쓰는 작업은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접합제를 바르고 퍼티 에어(Putty Air)와 사포로 접합선을 없앤 뒤 에어브러시로 페인트 작업을 했다고 프라모델 제작 과정이 끝난 것은 아니다. 물론 일부 모델은 이 작업만으로도 충분하지만, 오토바이의 경우는 그 다음 과정이 필요하다. 유광 스프레이가 그것이다. 오토바이는 발색에 따라 완성도를 따지기 때문에 완성품을 보면 제작자의 기술 수준을 알 수 있다. 김정균 씨가 가장 아끼는 모델 가운데 하나도 혼다산 오토바이다.

현재 김정균 씨가 갖고 있는 프라모델은 얼마 되지 않는다. 집에 놀러온 친구나 조카들이 하나씩 가져가고, 이사하는 과정에서 부모님의 은근한 압력(?)에 못이겨 버리다보니 남은 건 아끼는 모델 몇 가지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여전히 새로운 프라모델에 관심이 빼앗겨 있다. 영국에 놀러갔을 때 봤던 페라리 365처럼 고급스러운 자가용은 그가 지금 가장 갖고 싶어하는 프라모델이다. 새로운 모델들이 계속 등장하는 한 그의 프라모델 사랑도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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