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스토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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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스토리지
  • 권혁범 기자
  • 승인 2003.12.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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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20개 분야 2003년 평가와 2004년 전망
[IT 20개 분야 2003년 평가와 2004년 전망] (8) 스토리지

미드레인지 H/W·S/W 지원 사격 힘입어 경기 불황 극복
NAS·2차 스토리지 시장 등 호재 많아 … 스토리지 관리 S/W 강세 여전

데이터를 생성하고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이 늘어남에 따라 데이터 저장을 위한 스토리지에 대한 요구는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여건에도 불구하고 스토리지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은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용량 면에서는 가파른 성장 곡선을 기록하고 있지만, 업체간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매출액 면에서는 소폭 성장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국내 스토리지 시장도 이러한 공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전망이다.

한국IDC가 예상한 올해 국내 스토리지 전체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약 8% 성장한 7억7천100만달러다. 외장형 스토리지 시장만으로 한정하면 6억8천600만달러로 지난해보다 9.2%가 증가한 수치다. 아직 구체적인 집계가 완료되지 않은 상황이라 낙관하기에는 이르지만, 상당수의 업계 관계자들은 얼추 비슷한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 이유로 미드레인지 스토리지 시장의 급성장, NAS 수요 증가, 2차 스토리지 시장 안착 등 하드웨어적인 호재와 스토리지 관리 소프트웨어 시장의 안정적인 성장을 꼽았다.

미드레인지 스토리지 ‘시선 집중’

사실 국내 스토리지 시장 역시 올해 전반적인 경기 침체로 말미암아 2/4분기까지는 그야말로 악화일로(惡化一路)였다. 상반기에 스토리지 구매에 적극적으로 나선 기업들은 거의 없었으며, 그 여파로 스토리지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할 것 없이 애초 계획에 훨씬 못 미치는 성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슬슬 스토리지 경기는 풀리기 시작했다. 그 포문을 연 것은 다름 아닌 미드레인지 스토리지였다.

지난해부터 급격한 성장곡선을 그리던 미드레인지 스토리지는 성능과 기능성은 물론 소프트웨어 제품 지원까지 대폭 향상되면서, 그 동안 용량 확장에 소극적이던 제조, 공공, 유통, 병원, 인터넷 기업들의 구입이 크게 증가했다. 이는 그 동안 금융 및 통신 시장에만 의존하던 스토리지 시장이 여타 산업으로 힘을 분산시키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변화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해 말 거의 동시에 미드레인지 스토리지 신제품을 발표한 한국EMC와 HDS코리아는 하이엔드 스토리지 시장에서와 마찬가지로 미드레인지 스토리지 시장에서도 팽팽한 경쟁 관계를 형성하며 전체 시장 볼륨을 키우는 데 일조했다. 하지만 올해 국내 미드레인지 스토리지 시장에서 가장 눈에 띈 업체는 다름 아닌 한국IBM이다.

그 동안 스토리지 시장에서는 아웃사이더 정도로 평가받던 한국IBM은 올 3/4분기 공공기관 및 SMB 시장의 미드레인지 스토리지 영업 호조에 힘입어 전체 스토리지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 한국IBM은 올해 해군, 대검찰청, 통계청, 토지공사, 서울시 교육청, 계룡시청, 한국문화정보센터의 공공도서관 디지털자료실 구축사업(3차) 등 시군구청 및 공공 기관을 비롯해, SBS, 중소기업협동조합, 강북삼성병원, 고려대학교, 국민대학교, 한국사이버대학, 그라비티, 동우화인캐미컬 등 제조, 병원, 방송국, 대학, 게임업체에 이르기까지 전 산업에 걸쳐 고객을 확보하는 데 성공, 국내 미드레인지 스토리지 시장의 다크호스로 급부상했다.

NAS 강세 속 2차 스토리지 시장 ‘서막’

국내 SAN 시장이 매년 계속되던 가파른 상승세를 잠시 멈추고 숨고르기에 들어간 반면, NAS 시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지속적인 성장률을 기록하며 전체 스토리지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분명 시장이 좋은 건 아니었는데, 주요 벤더들이 연이어 신제품을 출시한 데다가 인터넷 기업들의 수요가 뒷받침된 점이 주효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인터넷 기업들의 부활은 NAS 벤더들에게 커다란 호재였다. 지난 3년여간 진행된 서바이벌게임에서 살아남은 포털 서비스 업체들은 올해 IT 투자를 확충하는 과정에서 NAS 제품 도입에 적극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올해 NAS 제품의 수요는 대부분 미드레인지급 이하 제품군에 집중돼 있어, 하이엔드 NAS 시장의 위축과 NAS 게이트웨이 도입 확산에는 오히려 장애물로 작용했다. 그 예로 올해 초 HDS코리아와 네트워크어플라이언스가 공동 개발하고 공동 브랜드화한 ‘HDS-넷앱 엔터프라이즈 NAS 게이트웨이’는 아직까지 레퍼런스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지난해 말부터 주목받기 시작한 니어 라인(Near Line) 개념의 2차 스토리지도 올해 스토리지 시장 활성화의 주역 가운데 하나다. 비록 폭발적인 반응이 일었던 것은 아니지만, 정보생명주기관리(ILM; Information Lifecycle Management)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그 수요도 크게 증가했다. 대표적인 ATA 디스크 스토리지 업체 가운데 하나인 아라리온이 지난 10월까지 판매한 ATA 디스크 용량은 무려 300TB. 온라인 음악 서비스 사이트 마이리슨닷컴(35TB), 인터넷 콘텐츠 공급사업자 인터넷빛고을(32TB) 등 대형 프로젝트를 독식하면서 아라리온은 올해 가장 주목받은 스토리지 벤더 가운데 하나로 급부상했다.

이 밖에 ATA 기술 기반의 디스크 드라이브가 탑재된 디스 서브 시스템 ‘블레이드스토어’를 앞세운 스토리지텍을 비롯해, 백업 시스템으로 더 잘 알려진 ‘DX30’의 퀀텀, ATA 드라이브가 장착된 CAS 장비인 ‘센테라’의 EMC, 1차 스토리지 용도로 사용하는 고객이 더 많은 ‘ATA비스트’의 넥산 등도 2차 스토리지에 대한 인식 확산으로 수혜를 받은 업체들이다.

백업/복구·복제 S/W가 성장 견인

스토리지 관리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은 굳이 강조하지 않아도, 기업, 스토리지 벤더 모두 공감하는 부분이다. 그리고 이러한 공감대로 반영하듯 스토리지 관리 소프트웨어 시장은 해마다 높은 성장률을 기록중이다. 다만 주목받는 분야는 해마다 약간씩 차이가 있다.

올해 가장 기대되던 시장은 스토리지자원관리(SRM), 가상화(Virtualization), PC 백업, 그리고 HSM 및 아카이빙 소프트웨어였다. 백업 및 복구 소프트웨어, 데이터 복제 소프트웨어는 평작에 그치는 반면, 이 4개 분야가 스토리지 관리 소프트웨어 시장의 성장을 책임질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 및 시장조사 전문업체들의 예상이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시장 상황은 조금 다르게 진행됐다. 올해에도 국내 기업들은 백업 및 복구 소프트웨어를 가장 우선적으로 도입했으며, 데이터 복제 소프트웨어도 여전히 강세를 보였다.

반면 시장 잠재력을 인정받은 4개 시장은 대중화 시기를 내년으로 연기해야 할 전망이다. 우선 SRM 시장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에도 커다란 주목을 받는 데에는 실패했다. IDC의 ‘아태지역 스토리지 자원 관리 소프트웨어 시장 조사’대로라면 올해 국내 SRM 시장은 전년 1천610만달러보다 약 30% 이상 성장한 2천만달러 규모에 달해야 하건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했다.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역시 총체적인 경기 불황이겠지만, SRM 소프트웨어가 여전히 완성 단계가 아니라는 점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현재 SRM 소프트웨어는 여전히 기능적인 측면에서 소비자들을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업체들은 단일 제품으로 모든 기능을 제공하려 하고, 또 다른 업체들은 같은 기능을 여러 가지 제품을 통해 제공하고 있는 등 SRM 고유 시장을 구분 짓는 것도 쉽지 않을 정도다. 다만 최근 지능화된 스토리지 네트워킹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면서 SRM 도입을 고려하는 고객도 같이 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SRM·가상화·PC 백업·HSM 시장을 주목하라

스토리지 가상화 소프트웨어도 올해 초 그 실용성을 인정받으면서 도입 고객들이 느는 듯 했으나, 가상화 기능을 내장한 지능형 SAN 스위치 등장이 임박하면서 그 열기가 급격히 식었다. 이에 따라 베리타스, 팔콘스토어, 스토어에이지 등 대표적인 스토리지 가상화 소프트웨어 벤더들은 시스코, 맥산, 맥데이터 등 지능형 SAN 스위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SAN 스위치 벤더들과 연합전선을 구축하고 있는 실정이다.

PC 백업도 올해를 본격적인 개화기로 기대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 커넥티드의 총판을 담당하고 있는 네오비즈코리아는 애초에 목표로 잡았던 대형 금융권 및 대기업 시장 진입이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이며, 베리타스는 PC 백업을 아예 자사 백업 솔루션의 옵션으로 내장시킨 만큼 전략적으로 새롭게 재정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국내 PC 백업 시장을 호령하는 지오이네트도 올해에는 이렇다할 위력을 보이지는 못했다.

병원, 방송국, 교육 기관들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올해가 최고의 전성기가 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엎고, HSM 및 아카이빙 소프트웨어 시장은 오히려 더 시들해 진 느낌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많지는 않아도 꾸준히 프로젝트들이 있어왔건만, 올해에는 이마저도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업체는 늘어났는데, 수요처는 줄어든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계 전문가들은 향후 스토리지 관리 소프트웨어 시장의 주춧돌은 이 4개 분야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스토리지 리소스에 대한 용량 및 서비스 수준 관리, 스토리지 네트워크의 가상화를 통한 데이터 및 볼륨 관리, PC 단까지 이어지는 백업 및 복구, 스토리지 네트워크에 대한 가용성의 관리야말로 앞으로 스토리지 관리자가 가장 관심을 가져야 하는 부분이라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결국 향후 스토리지 관리 소프트웨어 시장은 이들의 역할에 따라 성장폭이 결정될 전망이다. <권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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